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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도에 맞춘 승마부츠.몇년 지나 지인에게 물려 받았는데 상태가 좋다.같이 맞춘 원래 내 부츠는 파란만장하게 살다가 폐기처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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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매는 스타일 부츠는 발등이 밋밋하지 않아 멋스럽다.하지만 대부분 위의 기본형 스타일을 선호한다. 끈 스타일은 자라는 어린이용으로 좋다. 발 길이를 좀 남게 맞추고 커가는 발둘레를 끈으로 조절하면 더욱 오래 신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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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새 부츠를 신으면 발목에 주름이 없어 불편하다가 점점 주름이 형성되면서 발목이 부드럽고 편안해진다. 주름이 생기면 부츠 길이가 그만큼 짧아지는데 이를 감안하여 처음엔 긴 부츠가 무릎 안쪽을 자극하여 거북하다. 이래저래 길이 들어야 내 신발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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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이 박음질 처리된 윗창과 밑창 사이는 벌어지기 쉬운 부위다. 처음에 케익용 초를 세심하게 문질러 메꾸어두면 습기도 침투하지 않아 오래 보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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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꿈치에 달린 꼭지는 박차가 걸리는 부분이다.이게 없으면 박차가 자꾸 흘러내린다. 또 부츠 벗을 때 어디 모서리에 대고 발을 당기면 쉽게 벗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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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츠의 뒷부분으로 가죽의 이음새인데 신다보면 자꾸 터지는 부분이다. 구두수선하는 곳에 가져가면 다시 깔끔하게 꿰매어 줄 것이다. 종아리 안쪽은 늘 마찰하는 부분이라 변색이 되는데 심해지면 가죽염색으로 다시 새것처럼 만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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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부츠가 일반부츠랑 다른 특징 중에 하나는 지퍼가 바깥쪽에 달려있다는 거다. 그래야 말털이 톱니에 엉기거나 지퍼고리로 말을 상처내지 않을 테니까.그런데 습기가 많이 차서 장마철 같은 때는 뻑뻑해져서 올라가지도 않을 수 있으니 자주 초칠을 해야 한다. 지퍼가 망가진다면 역시 구두수선소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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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부츠엔 뒷굽이 꼭 있어야 한다. 그래야 발이 등자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이 신발의 밑창은 많이 닳기도 해서 맨질맨질 한데 가로로 골이 파인 줄이 많아야 등자에서 덜 미끄러울 것이다.

승마에 입문하던 시기에 새로 장만해야 했던 장비들은 목돈이 들어가야 하는 탓에 꼭

있어야 하는 물건인가? 하고 의문을 가지며 대충 비슷한 물건으로 쓰면 될 거라고 여긴

적도 있지만 오래 가지 않아 승마용품은 다 존재의 이유가 있는 거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특히 승마부츠는 더욱 필요한 장비이다.일반 신발은 발등덮개가 등자 안쪽으로

들어가 다시 안 빠지기도 하고 앞부리가 부드러워 말에게 밟혔을 때 발가락이 많이 다칠

수도 있다. 승마부츠라고 밟혔을 때 안 아프지는 않으나 그나마 좀 더 보호해 주기는 한다.

발목도 가죽으로 감싸주지 않으면 등자에 부딪혀 멍이 들기도 한다.또 일반 부츠를 신고

기승해 보았더니 여러가지로 불편했다. 일단 종아리 부위가 남아돌아서 밀착감이 떨어지는

데다가 지퍼에 말털이 자꾸 껴서 지퍼가 얼마 못갈 것 같았다. 게다가 통굽이나 뾰족한

굽도 영 맞지가 않았다.

하여 무릎 아래의 부위별 사이즈를 측정하여 대략 보름 후에 세상에 하나뿐인 내 부츠를
 
받아 신게 되었다. 생애 최초의 승마부츠인 셈인데 초보운전자에게 간 신차의 팔자가

초반부터 순조롭지 않듯이 내 부츠의 운명도 그러했다. 말을 통제하지 못하여 끌려다니다가

벽이나 난간에 쓱 밀어붙여져서 부츠의 가죽 표피가 허옇게 벗겨지기도 하고 여러 번 말에게

밟히기도 하다가  2~3년 지나서는 터지고,문드러지고 벗겨져서 여러 번 구두병원 신세를

졌지만 행색이 말이 아니어서 그만 은퇴시켰다.

같은 가죽이라도 승마용품으로 탄생한 가죽들의 신세는 매우 고달프다. 운동을 쾌적하고

안전하게 해주도록 하는 것이 임무인데 늘 말과 사람의 땀에 젖어 습기를 뒤집어쓰고 살
 
수 밖에 없으니 습기와 천적관계인 가죽으로선 최악의 상황이다. 그러므로 승마부츠도 잘

돌봐주어야 오래도록 멀쩡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겠다.
 
승마가 끝나고 나서 먼지와 모래를 털어내고 가죽크림이나 구두약을 잘 발라주어야 한다.

그리고 융같은 부드러운 천으로 오래 문질러 광을 낸다면 매우 훌륭한 부츠의 상태가 된다.

한때 승마장 회원들의 분위기가 좋을 때에는  말타고 삼삼오오 둘러앉아 모두들 구두를

닦고 광내며 한바탕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내곤 했었다. 외부인들이 보면  환경미화소에서

단체로 구두닦는 풍경인데 평소 승마하면 귀족스포츠니 럭셔리운동이니 하는 선입견을

가졌다면 그 관념과 현실의 괴리감에 당혹스러울 수도 있겠다. 사실 승마를 하다보면

그다지 우아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승마복에는 늘 말털이나 침 같은 것을 묻히고 다니며

말냄새를 폴폴 풍기기 일쑤다.

내가 아는 승마인 여성 중에 대조적인 두 사람이 있었다. 하나는 운동 끝나고 무슨 보물

단지처럼 공들여 신발을 닦는 스타일이고 하나는 말에서 내리기 무섭게 '애고 힘들어!'

하며 부츠 벗어 집어던지고 뒤도 안 돌아보는 스타일이었다. 그녀들의 승마시작 연도는

비슷했는데 한 5년 지나니 한 신발은 은은한 광택이 나는 부드러운 가죽이 새 신발과

다름 없었는데 또 한 신발은 공사판 작업화처럼 보였다. 그 신발들이 말 배 옆에 붙어서

나타내는 이미지는 너무도 달랐다. 광택나는 부츠는 그 주인인 기승자까지 품위있게

보이도록 했지만 작업화는 아무리 기승술이 좋아도 별로 고급스럽지 못하게 보였다.

나도 부지런한 성격은 못되어 광택까지는 못 미치고 먼지나 털고 신는 정도이다. 다만

가끔 안장이나 굴레를 가죽보호크림을 듬뿍 묻혀 닦은 후에 천에 남은 크림으로 부츠를

맛사지 시켜주는 정도의 노력을 한다. 닦고 난 부츠의 보관은 그늘지고 바람이 통하는
 
장소가 최상이며 부츠 안에 신문지를 두껍게 말아서 끼워두면 부츠의 모양도 잡아지고

습기도 제거해서 다음 기승 때 더욱 쾌적하게 신을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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