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101 SCHOOLING EXERCISES for horse and rider

 

지은이 : Jaki Bell 옮긴이 : 정성환 출판사 : 대한미디어

 


참 똑똑한 마장마술 책이 세상에 얼굴을 드러냈다.2005년에 미국에서 출간되었고  한국에서 번역을 마친 후   지난 8월 8일에   발행된 따근따끈한 출판물이다.옮긴이의 말에 의하면 이 책은 유럽승마선진국의 승마지도자들이 필수 지침서로 사용하고 있단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에는 유명 승마선수들 자신이 선호하는 schooling exercises를 두루두루 수집하여 그 가치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배움을 위하여 승마고수들을 찾아다니며 한 수 배워야하는 수고로움을 대신해주는 셈이니 진정 귀한 책일 것이다.
내 개인적으로 <101가지 말 조교법>이란 책이 반가운 까닭은 꼭 필요한 싯점에 나타나주었기 때문이다.햇수로 9년차 승마인으로서 그동안 인생에서 알지 못하던 말의 세계을 알아나가고 승마가 뭔지 어렴풋이나마 감을 잡는데 세월을 보냈다.말과 지내다보니 반려동물로서 말이 주는 즐거움과 말등에서 느끼는 기쁨이 가장 커다란 행복의 원천이라는 데 전적으로 동의할 수밖에 없어서 앞으로도 승마의 길을 가야만 한다.
한편 칸타와 깐돌이도 제각각 준비가 되었다.칸타는 3살 어린 나이에 자마가 되어  질풍노도의 세월을 거치더니 지금 8살이 되어서는 주인을 무한히 신뢰하고 잔잔한 바다처럼 여유롭고 차분해져서 마장마술을 하나씩 터득해 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또 깐돌이는 얼마 전 만 3세가 지나 바야흐로 승용마로서의 삶을 시작해나갈 출발선에 서 있는 처지이다.갓 태어난 망아지 시절부터 사랑과 정성으로 길러온 깐돌이가   승용마로서 최대한의 잠재력을 꽃피우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 내 승마의 목표가 될 것이다.

내 처지가 아니더라도 오래 전부터 마장마술 공부를 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절실하게 느꼈었다. 우리나라의 승마환경에 비추어볼 때 그렇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좁은 국토에서 그것도 수도권에서 말을 타는 환경은 밖에 나가 안전하면서도 시원하게 내달릴 공간도 없고 하다보니 좁은 승마장 안에서 승마의 즐거움을 느끼며 나아가려는 동기를 부여받으려면 일상적으로 뭔가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도해보아야 한다.
미국에서 호쾌한 웨스턴 승마가 발달하고 몽골에서 신출귀몰한 솜씨로 말타고 날아다니는 문화가 자리잡은 것은 드넓고 거칠 것 없는 자연환경과 무관하지 않다.과거에 만주벌판을 내달리던 고구려인의 기상을 간직한 한국인이 오늘날 그렇게 말을 탈만한 환경은 없다고 보면 딱 맞다. 이런 곳에서 마음만은 고구려 전사처럼 내달린다고 한들 한겨울에 반팔을 입고 돌아다니는 것만큼이나 격에 맞지 않아서 사람이나 말이 다치는 후유증을 남기기도 하는 것이다.
한국땅에서 말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길게 이어나가기를 간절하게 염원한다면 어쩔 수 없이 마장마술이나 장애물을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엘리트승마를 목표로 두지 않는다면 한계는 있겠지만 그 종목 안에서 기수와 말의 기량을 조금씩 업그레이드하여 진화해 나가는 것은 크나큰 성취감과 매 순간 흥미를 끊임없이 불어넣어 주리라 믿는다.
아직까지 우리 승마문화는 구보 배우기가 승마의 절대목표이고 달리고 나면 다 배웠다는 생각을 하고 승마를 그만두거나 더 무리하게 달리는 일에 매진하다가 후유증을 남기기도 하는 분위기가 많아 안타깝다.이는 승마장의 분위기가 많이 좌우하기도 한다.
마장 안에서 앞서 배운 사람들이 경쟁적으로 내달리면 너도나도 다 달리는 것만 추구하는 분위기가 된다.그러나 대부분의 보법을 속보로 채우고 다양한 파노라마를 연출하며 마장마술 연습을 하는 기수가 돌아다니면 모두들 그 아름다움에 넋을 놓고 부러워하게 된다.마장마술을 연습하면 일직선으로 똑바로 나아가기만  수십 번을 해도 성에 안 차고 완벽한 원 하나를 그리기 위해서도 엄청난 공을 들여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이 그런 연습을 하지 않고 밖에서만 바라보면 거 무슨 답답한 짓이 다 있나 속터지는 심정일 것이다.하지만 마장마술의 의미를 알고 개인의 승마발전과 즐거움의 수단으로 삼아 열정을 기울이면 그 매력에 흠뻑 빠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어찌 되었든 어느 승마인이든 마장마술이 자신의 취향이 아니더라도  기본을 터득하기 위해 일상적인 연습을 하는 것이 도리라고 본다.기본기를 갖추는 일은 어느 분야에서건 중요하듯 승마에서도 그렇다는 것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지금까지 왜 한국에서 승마하려면 마장마술을 해야 하는가 나름의 생각을 좀 짚어보았다.새로 출간된 책은 말에 대한 경험도 어느 정도 풍부한 승마인과 그의 말에게 진정한 도움을 줄 것이다.뭐 길게 승마할 사람이라면 미리 책을 사서 틈틈이 보는 것도 미래를 대비하는 의미에서 나쁘지는 않겠다.

새 책은 공짜로 얻은 것이다.정가가 25,000 원인데 승마매거진 정기구독자에게 그냥 보내준 탓이다.승마매거진 발행인이 새 책의 번역자이기 때문이다.정기구독료가 연 60,000 원이고 연간 6회 받아보는 승마잡지이니 승마애호가라면 이참에  정기구독하고 마장마술 책 한권 받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승마매거진 편집부 : 02 - 6357 - 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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