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츄럴호스맨 쉽 훈련은,

관계의 회복이자 상처에 대한 치유이다.

그리고 사람과 말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 상생의 훈련이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하고자한다.

내츄럴 훈련을 하면 말이 어떻게 다시 태어날 수 있는지에 대해...

그 가능성에 대해 ...

 

처음, 내츄럴호스맨쉽 (이하 내츄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말이 사람을 따르고 함께 춤추고 호흡을 함께하는 모습의 근원적인 아름다움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관계를 형성하는 데는 말을 오랫동안 다루어 온 호스맨들의 전통과 기술이,

우리가 알지 못하는 특별한 방법이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었다. 

 

그 기대감은 장미 트레이너의 레슨에 의해 현실로 구체화되었다.

아직 어리숙하기는 하지만  나 또한 이전까지는 몰랐던 조마 기술로

조금씩 말을 이리저리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여러가지 암울한 설레임들 중 작은 꺼풀들이 하나씩 벗겨지는 순간들이 이어졌다.

 

내츄럴 훈련은 신체적인 것에 머물지 않는다

신체적인 능력의 향상과 함께  사람에 대한 불신과 공포,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정체성이 없었던 말이 보여주는 정신적인 회복 능력은

놀라울 정도이다. 

  

회복의 징표는, 

한없는 신뢰의 눈빛으로 사람을 따르고 ,

긴장을 풀고,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모습

시간이 지날수록 한층 여유롭고 성숙한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말이 보내는 특별한 신뢰의 눈빛을  느껴 본다면

'내츄럴'을 사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우리의 현실에서  내츄럴은 아직 외롭다. 많이 외롭다.

아무도 없는 구석탱이에서, 뙤약볕에서, 때로는 마분더미 옆에서 ~~  

자연의 순리를  따르듯이 오랜 인내심의 길을 걸어야할 듯하다. 

 

하지만 말과 운명을 함께 하고픈 이들에게 내츄럴 훈련은

'이보다 행복할 순 없다'를 선사하며 빛나는 자부심을 가져다준다.

 

그것은

'당신을 따르겠어요. 당신과 함께라면 무섭지 않아요. 이렇게 하면 되는건가요'

라는 말이 보내는 무한 신뢰와 존경의 눈빛에 다름아니다.

 

그러니

어찌 가지 않을 수있으랴. 그 곳이 그 어느 후미진 구석탱이라 한들... 

 

 

 

 

 

 

 

 

 

 

사랑이.

 

장미 트레이너가 한강승마클럽에 와서  자유조마의 시범을 보일 때 한차례 훈련시킨 말이다

2005년생 더러브렛 경주 퇴역마. 유난히 큰 눈망울에 불안과 근심이 가득하다.

다리의 세월 깊은 상처들을 보면 그간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험악하게 다뤄져왔는지를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다.

 

이 곳에 오기 전의 과정은 알 수 없으나, 경주에서 퇴역한 뒤 이리저리 팔려다니며 떠돌았을 것이다. 

다행히도 이곳에 와서 학대받지않고 여유로운 생활을 하며 그럭저럭 사람을 태우기도 하였지만 

놀라고 튀는 습성이 있어 조심스레 교육용 말로 적응시키던 중

앞다리를 조금 절어 몇 개월간 휴양중인 상태다.

스스로의 내면에 쌓인 상처와 근본적인 불안감은 회복되지 못한 듯 보인다 

 

굳이 사랑이를 내츄럴의 훈련마로 뽑게 된 것은 

사랑이가 적절한 훈련과 회복을 통해 건강하고 사랑받는 승용마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이

오래전부터 가슴 한구석에 있어왔고

내츄럴 훈련이야말로 사랑이의 문제를 풀 수 있는 훈련일 거라는 막연한 확신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러고보면 그것도 운명일 지 모른다.

장미 트레이너의 한차례 시범훈련이후 

나는 사랑이의 상태를 호전시키기 위해 꾸준하게 내츄럴 훈련을 시키게 되었고,

나는 사랑이를 통해 내츄럴의 기술을 꾸준히 연마하고 사랑이의 변화하는 모습을 직접

체험하게 되었으니...

 

그렇게 사랑이와 나는 잠시나마 서로의 스승이 되었다.

 

 

 

 

 

자유조마의 시범 이후,

사랑이의 내츄럴 훈련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랑이의 상태와 변화된 것들을 살펴보자

 

 

사랑이훈련의 훈련 내용 ( 사랑이 처음 상태 :  둔감화 0 %   민감화 0% )

 

1. 훈련기간 : 4월 5일 ~ 4월 27일 /  주 2~ 3회 /  총 10회 정도

 

2. 훈련의 내용

 

  * 자유조마 : 보법의 전환 / 방향전환 / 뒷다리 양보와 끌어들이기 /

                    방향전환의 세분화 - 평보에서, 속보에서 , 구보에서

                    보법의 하향이행 ( down transition )

  * 둔감화 : 조마삭 흔들기, 돌리기 ,던지기 등 / 채찍 흔들기, 돌리기, 소리내며 휘두르기

  * 민감화 : 뒷다리 양보 / 보내기와 방향전환 / 레터럴 플랙션 / 고개 내리기

  * 그 외  - 사람 공간 존중하기, 끌기,  산책하기 , 소리나는 자갈밭 걷기 , 풀뜯기 등

 

3. 훈련의 내용과 성과

 

  * 자유조마 ( 양호 )

 

    - 평보, 속보, 구보의 상 하향 이행은 숙달

    - 평보, 속보에서의 방향전환 시 멈추어서서 사람의 신호를 기다리는 것에는 성공했으나  

      구보에서는 멈추지 않고 그대로 방향전환하고 있음

    - 좌측 뒷다리 양보는 잘함. 오른쪽에 대한 심한 거부감이 있어 사람이 다가서기도 전에 미리 앞을 

      차단하며 도는 경향이 강해 사람이 의도적으로 제지하며 다가서아 함

    -  사람 따라오기 잘 함

 

 * 둔감화 ( 서서히 적응 중 )

 

    - 왼쪽 조마삭은 던지기까지 잘 함. 오른쪽은 처음에 거부감이 심했으나 지금은 적응단계.

     얼굴 앞에서 돌리기도 적응. 그러나 장소가 바뀌면 다소 민감해 짐.

    - 채찍에 대한 거부감이 심해 진도가 매우 더딤.

     흔들기와 터치하기, 문지르기까지는 받아들이나 소리내며 휘두르기는 적응 못함 

  

 * 민감화 ( 양호 )

 

    - 뒷다리 양보 잘 되었음

    - 보내기 잘 되었음

    - 방향전환 : 정지와 뒷다리 양보를 통해 사람을 향해 돌아서기, 방향 지시에 의한 이행 잘 되고

                    있음

    - 레터럴플랙션 : 좌 우 모두 잘 함

 

 

사랑이 이 외에도 다른 말들을 통해  말의 특성과 나이, 경험에  따라  내츄럴 훈련에 대한 반응도 매우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 사람과의 관계가 원활한 말일수록 이해도가 높고 훈련 진척이 빠른반면에 

     사람에  대한  불신과 두려움이 많은  말일수록 훈련의 성과가 오래 걸린다.

 

  -  눈에 띄게 빠른 성과를 보이는 훈련이 있고  더딘 부분이 있다.

     사랑이의 경우 둔감화 교육에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특히나 채찍에 대한 둔감화는 진척이 없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채찍에 대한 상처가 깊고도 깊은 것이다.

 

 

 

 

                              

                               사랑이의 눈빛이 부드럽고 편안해졌다. 훈련에 대한 호기심도 높아졌다 

                               로프에 대한 둔감화는 비교적 잘 진행되고 있다

 

다행히도 사랑이는 여러가지 정신적인 안정감과 사람과 환경에 대한 두려움 해소 측면에서 빠른

발전을 보여주었다.

 

그렇지만 현재의 모습으로 쉽게 속단 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이유가 무엇이던 간에 10여 년 쌓인 두터운 두려움의 단단한 껍질을  그리 쉽게 벗어던질 수 있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훈련을 통해 회복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 실마리를 풀어나가는계기를 마련할수 있을것이며 

머지않은 미래에는 다시 태어난 사랑이의 당당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란 확신만으로도 충분히

자랑스럽다.

  

두 세번의 기본 훈련만으로도 사랑이는 마필관리인과 클럽 원장님으로부터 '사랑이가 확실히

달라졌어요'라는 칭찬을 듬뿍 받게 되어 나의 기분을 우쭐하게 해주었고,

덕분에 나는 더욱 열심히 사랑이 훈련에 집중하였으니...

 

이거~ 이거~ 누구를 위한 내츄럴 훈련이란 말인가??? 

1.관리인  2.클럽 원장님  3. 사랑이  4. 나

 

 

 

 

 

 

내츄럴 훈련은 겉보기엔 말을 이리저리 부리는 기술처럼 보인다.

물론 그것도 맞다.  잘만하면 아주 멋지게 말을 잘 부릴 수 있으며 폼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근본적인 것은,

이 훈련을 하다보면 놀라울만치 빠르게  말과 사람의 관계가 올바르게 형성되는 것을 느낄 수 있고,  

 

말의 정신이 제 자리를 찾으며,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두려움의 장막들을 벗어던지는 

정신적인 성장과 안정에 탁월한 성과가 있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에 대한 답은 직접 경험하고 함께 찾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리라 

 

 

 

               민감화 훈련 중 뒷다리 양보하는 칸타

 

 

짧은 시간에 느낀 바로는 좀 지나친 과장아니냐는 반문도 있을 수 있겠지만, 

수년 여에 걸쳐 세상천지 분간 못하는 망아지를 키워내고,

멘붕에 빠진 어린 퇴역경주마들,

병을 앓거나 노동에 지쳐 삶의 의욕을 잃고 의기소침해진 말들,

주인이 오지 않거나 이러저러한 이유로 갇혀만 지내는 말들이 일으키는 문제행동들을

오랫동안 지켜본 경험에 의하면

내츄럴훈련의 효과는 결코 지나친 과장이 아니다. 

 

'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 때도 알았더라면 ' 하고 아쉬울 정도이다.

 

 

 

 

                              내츄럴의 씨앗들 - 레이와 마티 그리고 아마르

 

 

사랑이처럼 사람을 무서워하고 외부 환경에 대해 자독히 불안함을 느끼는 말들이

정상적으로 건강하게 삶을 영위하는 모습을 보고싶다. 그런 말들은 이 땅에 너무나 많을 것이다. 

 

그리고  말들의 대부분은 이러저러한 정신적 상처와 불균형인 상태를 안고 살아간다. 

우리의  말들이 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승마문화의 구조적인 문제는

여기서 거론하고 싶지 않다.

 

다만, 말들이 사람이나 환경에 두려움을 갖고 정신적으로 황폐해진 상태를 만들어야하는

낮은 수준의 의식과 승마 문화와 승마산업구조가 존재한다면

반대편에는 이를  치유하는 구조나 사람들 또한 존재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그 영역 또한 체계적으로 자리잡혀 있지 않아 안타깝지만

앞으로 이를 해내야 하는 사람들이 '내츄럴호스맨 '의 정신과 기술로 무장한 사람들이어야만 하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자연적인 환경과 삶의 방식이

도시 문명 속에서 황폐해진 우리의 몸과 정신을 치유해주듯이...

내친 김에 바라는 것이 있다  

내친 김에 바라는 것 한가지를 말하련다.

 

내츄럴의 학습과 도입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것이다.

적어도 말을 배우고 다루려는 승마 지망생과 말관련학과, 교관을 비롯한 지도자들, 승마장 운영자,

말 관련 기관과 단체들, 한국마사회 등에서는 '내츄럴호스맨 쉽'의 정신과 기술을 말 훈련의 기본으로

삼아줄 것을 이 자리를 빌어 당부하고 싶다.

 

나같은 사람들이 승마의 변방에서 놀이삼아 하기에는 너무 아까울 정도로

내츄럴호스맨쉽의 정신과 훈련은 사람에게도 말에게도 너무나 중요하고도 중요한 기본임을 깨달았다. 

 

확언하건데, 우리 주변의 말들의 문제는 

말의 문제가 아니라 올바른 말 훈련의 부재와 사람의 문제임이 분명하다.

 

이를 직시한다면, '내츄럴호스맨 쉽'의 정신과 기술을 도입하여 널리 보급시키는 것이야말로

일선에서의  말 훈련과 승마 문화의 기본기를 다질 절호의 기회임을 나는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그리고 그럴 때도 충분히 되었다고 본다.

 

내츄럴훈련은 말을 올바로 서게 하고 그 가치를 사람이 누리는 승마의 질을 담보해주는 

가장 확실한 기초가 될 것이다 

 

 

  

 

 

말을 타는 이는 누구나

내츄럴호스맨 쉽의 길을 걸어가자.

들국화의 노랫말처럼 '걷고~ 걷고 ~ 또 걸어보자~~ '

 

언젠가 우리 곁의 모든 말들이

스스로의 자긍심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올바르고 당당한 모습으로 서리라는 확신을 갖고

한발 한발 나아가야한다.

 

그것은 그런 의지를 가진 승마인들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내츄럴 호스맨 쉽은

상생과 치유를 향해 흔들림없이 걸어갈 수 있는 분명하고도 옳은  길이다.    

 

 

 

 

 

 

 

여러 날이 흘렀다. 봄이 왔는가 싶었는데.... 

 

 

         

 

          우리의 봄은 차가운 바닷 속에 묻혔다.

 

 

 

                            

 

                           봉오리도 피지 못한 우리의 새싹들을 참담하게 묻어 둔 채,

                           통곡 속에 이 봄이 가고있다.

 

                           이 아픔은 어찌 치유될 지 아득하고도 먹먹하다.

 

.                          

                                                                        .

 

                                                                        '

 

 

 

                           세월호 참사에 의해 희생된 고인들의 넋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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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감한 것과 민감화릏 혼동하지 말 것

  - 민감한 상태 100%와 민감화 100%는 틀림

  - 민감화는 민감화 교육을 받은 상태를 말하는 것임 그러므로 매우 민감한 말의 경우 민감한 정도

     %를 얘기하는 것은 잘못된 것임

  - 민감한 것과 민감화 교육 상태의 구별과 차이는,  행동 -> 반응 하면 민감한 것이고  행동 ->사고

     ->. 응답 하면 민감화 교육을 받은 것.

 

 * 민감화 교육의 내용

 

   - 뒷다리 양보

   - 보내기 와 방향전환

   - 기승 교육

 

* 민감화 교육 사례

 

* 민감화 교육 의 성과

  - 아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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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화가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시는 분들께서 많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저 말을 더 예민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께서도 계시는 것 같고요.

 

민감화는 부조/신호(cue)를 가르치는 과정입니다. 예를 들어 사람이 바로 옆에서 채찍을 휘두르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으며 절대로 말을 해치지 않으나 손가락과 음성으로 움직이라는 신호를 준 후에는 채찍의 의미가 바뀐다는 것을 이해시키는 것이지요. 이것을 잘 이해한 말은 조마를 돌릴 때 채찍으로 맞은 후에도 정지시키고 나서 바로 채찍을 옆에다 휘둘러도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그런 결과를 원한다면 민감화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일관성입니다. 단 한번이라도 신호없이 채찍이나 끈만을 사용해 말을 보낸다면 말의 관점에서는 아주 불공평한 것이며 믿을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한 둔감화를 없애버리는 행동이지요.

 

개으른 말이나 사람에게 짜증을 내는 말, 또한 압박을 너무 두려워하는 말 또한 민감화를 통해 고칠 수 있습니다.

 


민감화:


- 신호 후 압박을 줄 때는 항상 멈춤 없이 리듬 있게 강도를 높이도록 (똑같은 강도로 변형 없이 계속 하는 것은 둔감화를 시키는 것입니다.)

- 압박을 줄 때는 나쁜 감정이 없도록

- 압박을 줄 때는 항상 똑같은 강도로 (최소한의 강도로) 시작

 

1. 뒷다리 양보

- 처음에 말 옆으로 갈 때 사람도 긴장을 푼 상태로 시선은 목 쪽으로

- 말이 사람이 옆으로 가는 것 만으로 움직인다면 멈출 때까지 따라가며 둔감화/만져주기 - 멈춘후 진행

- 신호는: “공격적인 자세와 시선을 후구로

- 해방은: 몸을 펴고 시선은 목으로

- 끈을 사용하지 않고 신호 만으로도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1 걸음 이상 요구하지 말 것

- 해방을 한 후 말이 멈출 때까지 둔감화/만져주며 따라갈 것 (시선은 목)

- 끈을 사용해 보내야 했다면 때린 자리에 둔감화

 

2. 조마 (보내기)

- 말의 정면에서 시작

- 신호는 앞으로 나가며 손가락으로 원하는 방향을 가리키기

- 절대로 사람이 옆으로 가거나 뒤로 나가는 것을 없도록

- 처음에는 한 걸음이라도 올바른 쪽으로 가면 해방, 말이 멈춘다면 앞으로 가서 다시 시작

- 말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끈을 그만큼 주기

- 끈을 사용하지 않고 보낼 수 있다면 그때부터 속도 유지

 



3. 조마 (멈추기) (위에 그림 참고)

- 말 머리가 A 지점에 왔을 때 끈을 줄이기 시작

- 말의 후구가 A 지점에 왔을 때 뒷다리 양보 시작

- 활발하게 후구 양보를 하지 않는다면 끈을 사용해 보내기

- 사람은 A 지점을 향하여 최대 1-2 걸음 (절대로 말을 따라가지 말 것)

- 말이 스스로 끈의 느낌을 따라 밴딩을 하며 머리를 준다면 당기지 말 것

- 앞을 막는 밴딩을 요구할 때는 머리를 사람 쪽으로 당기는 느낌이 아니라 탁탁 막는 느낌

- 말의 후구가 활발하게 움직인다면 사람도 바로 정지

- A 지점에서부터 90도 각도인 B 지점에서 정지가 목표

 

4. 조마 (손 바꾸기)

- 멈추지 않는/뒷다리 양보 없는 방향전환

- 말 머리가 A 지점에 있을 때 끈을 줄이며 손을 바꾸고 후구가 A 지점에 있을 때 1-2 걸음 앞으로 나가서 사람은 정지

- 말의 후구가 돌아가면 바로 반대방향으로 앞다리 양보를 시키며 보내기

 

5. 보내기 운동 (Sending Exercise)

- 3 번과 똑같은 원리

- 사람과 벽 사이로 말을 양쪽으로 보내기

- 처음에는 멀리 떨어져서 시작함

- 말이 평보로 긴장을 푼 상태로 갈수 있을 때까지 반복

 

6. 레터럴 플렉션 (Lateral Flexion)

- 말의 기갑에 손을 올린 후 머리가 들어올 수 있는 만큼의 공간을 만들어 줌

- 말이 움직인다면 항상 말의 기갑에 매달린 자세에서 따라갈 것

- 끈을 잡을 때 항상 천천히, 말이 끈의 느낌으로만 올 수 있는 기회를 줌

- 끈을 잡은 손은 그 자리에서 고정, 말이 반대쪽으로 머리를 돌린다면 따라가지만 사람 쪽으로 끌고 오는 경우는 없어야 함

- 절대로 오지 않는다고 더 강하게 당기지 말 것

- 말이 온다면 바로 끈을 놓고 100% 해방

- 말의 코가 와야 인정하며 머리를 돌린 상태로 목이 끌려오는 것은 해방을 하지 말 것

- 끈을 잡자마자 오기 시작하면 더 짧은 해방으로 (손을 놓지 않고 잠시 느슨하게 주는 것) 더 사람 쪽으로 가까이 다가오게 함

- 기다려야 한다면 왔을 때 바로 100% 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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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국내에서 처음 진행되는 '내츄럴 호스맨 쉽'의 레슨 후기이며

다음까페 '승마매니아'에 함께 올리는 글입니다

 

 

 

 

 

          

 

 

          

토요일 레슨이 김포 한강승마클럽에서 진행되었다.

 

 장미 트레이너에게는 출장 레슨. 수강생들에게는 봄소풍 야외수업이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봄 소풍을 방해하려는 듯,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빗방울에 돌풍이 몰아치는~~ 머,  나름 아름다운 날이다.

 '내츄럴'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자연의 변덕스러움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할 터...

 아무렇지도 않은 듯  세시간 내내 오들오들 떨어야했다.

 

 반면에 장미 트레이너와 내츄럴 초짜 시범 조교 '사랑이'와 '아마르'는

추위에도 아랑곳않고 겉옷까지 벗어가며 열을 올렸다.

 

 

 

 

 

 

 

                        

 

 

                                                                             

                                                                  

오늘의 내용은

'자유조마- 방향전환과 끌어들이기 ' '둔감화와 민감화'시범이다.

 

 이미 장미 트레이너의  레슨 요약을 통해 그 내용은 까페에 게시되어 있으므로,

여기서는 내가 보고 배우면서 느낀 감상과 

놓치고 싶지 않은 약간의 포인트만 짚어보고 싶다.

 

 

 

 

 

          

 

 

1. 자유조마 ( 준비물 : 살아있는 말 한마리. 최소 15미터 원형 라운드 펜. 조련용 채찍 ) 

 

 라운드 펜안에서  '자유조마'는  

나에게는 '조마삭 끈'으로부터의 자유로 다가왔다. 

 트레이너의 의지에 의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정신적으로 자유롭게 어슬렁거리게 해준다면 모를까..

말은 그닥 자유롭지 않다. 도망갈 곳 없는 원형, 불편한 사람...

 

하지만  라운드 펜에서 자유조마의 목적은

원형을 벗어난 자유로운 공간에서의 조마를 위한 첫걸음일 것이다. 

해방을 위한 압박의 공간일 것이다.

자유라는 개념이 억압없이는 존재할 수 없듯이...

 

 그렇다 할지라도 조마삭으로부터의 자유, 이것만으로도  의미하는 바는 크다.

조련에서 말을 고삐로부터 조마삭으로부터 놓는다는 것은

 말을 통제하고 가두고 조종해야 하는 우리에게는 '불안한' 것이다. 

 

'내츄럴 호스맨 쉽'으로부터 배우고 싶은 것은 여기서부터 발생한다.

 놓는 것.놓아 버리는 것.

 

 놓는 다는 것은 불안하지만

 만약에 그 불안함조차  놓아버릴 수 있다면..

 놓고도 불안하지 않게 우리를 단련할 수 있다면 ..

그것이  우리가 그렇게 바라는 자유로운 삶이라고  나는 이해하고 있다. 적어도 인생에서는...

 말은 ? 아직 모르겠다. 

 

내츄럴호스맨쉽을 향해 걷다보면 

그 곳에 이르게 될 지도 모르겠다

'자유로운 삶'

 

  

자유조마로부터 삶의 자유를 연상시키는 것은 억지스러운 면이 있으나

   '내츄럴호스맨 쉽'으로부터  나는 자꾸 자유의 냄새를 맡는다

 

그것은 아마도 말에게 잃어버린 자연을 되돌려주고 자유로운 삶을 살게하고픈

욕망에서 비롯된 것일게다

 

창살도 울타리도 없는 너른 들판.. 바람소리.. 풀들의 물결

 

이쯤되면 병이 깊어진 것이다

 

 

 

사랑이와 장미 트레이너

 

 

           

                               자유를 향해 나아가기위해서는 억압된 상황을 넘어서야한다

 

 처음 해보는 자유조마에 '사랑이'는  마음이 급하고 당혹스럽다.

게다가 처음보는 이 여성 트레이너는 예사롭지가 않다.

 말의  곤혹스런  눈빛 따위는 조금도 게의치않고  몰아친다.

엉덩이가 땅바닥에 주저앉을 정도로 황망하게 '사랑이'는 돌아서 도망간다.

  도망갈 곳이 없다.

사람을 피해  도망 갈 때마다 막아서며 더 몰아친다 .

10 여 분이 지나자 '사랑이'의 몸에서 열기가 뿜어나온다.

 

 

 

 

        

 

 

 

몸이 풀리면 정신도 여유로워 질 것이다. 그럴까? 그럴 것이다. 

 

사람도 그렇다. 빠듯한 일상에 웅크리고 허덕허덕 지내면

좀처럼 마음의 여유가 생기지 않고 생각은 점점 좁아지고

 벗어 날 길 없는 쳇바퀴같은 일상 속에서 작고 딱딱하게 쪼그라드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럴 땐 열일 제쳐두고 산을 오르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걷기에 몰두해보자.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 숨이 가빠지고 몸이 풀리면 

 번잡하고 꼬인 생각들은 하나 둘씩 사라져가고 제 자리를 찾는다

 편안한 마음과 함께 용기가 생기고 심각했던 문제들이

그렇게 유난을 떨며 심각해 할  문제가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너그러워지고 넓어지는 것이다.

 

 

 

 

 

      

 

                                               '사랑이'가 이런저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사랑이'의 발걸음이 조금은 여유를 찾는 듯하더니

사람을 향해 안쪽으로 한번 돌았다.

 숨을 꼴닥이며 내내 지켜보던 내 입에서 안도의 탄성이 터져 나온다

 ' 오 케이! 사랑이 ~~ 잘했어.잘했어. 됐어' 

 

 

 

 

 

        

 

 

곧바로 장미 트레이너의 대답이 바람 끝에 실려 날아온다.

 "한번은 우연일 수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그리 된 것입니다. 세 번은 연속으로 해야 배운 것입니다. " 내 입이 쑥 들어가고 칼날이 가슴을 비집고 들어온다. " 모진 것 ! "

 

아니나 다를까 ...

몇 번의 방향전환에서 사랑이가 처음처럼 벽을 향해 돈다.

 아직 사람을 피해 도망가는 것이다.

 다시, 장미 트레이너의 채찍이 모터를 단 듯 자동으로 돌아간다.

 

 

 

 

 

         

 

 

여기서 누구나 알 것 같은 포인트 하나!

 

방향전환을 할 때

말은 왜 사람 쪽으로 , 원형의 안쪽으로 방향을 바꿔야 할까?

 

 사람을 향해 멈춰서는 법을 배워야하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엉덩이를 보이고 도망가는 말이 아니라

사람과 소통할 줄 알고, 사람의 신호를 이해하기 위한 첫 걸음은  

사람을 향해 집중해서 서있는 말로 부터 시작될 것이다

 

이것을 이해시키기위해 장미 트레이너는

사랑이에게 강한 압박을 행했던 것이다

 

 

 

 

 

         

 

 

'사랑이'는 그렇게 20여 분이 흐르자

사람의 신호에 의해 올바른 방향전환을 배우고 

자신을 모질게 가르친 선생님을 한없이 부드러운 눈빛으로 졸졸 따라다니게 되었다.

 

아마도 '사랑이'에게는 생전 처음 받아본 경험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사람을 향해 선다는 것의 의미를 깨달은 날일 지도 모르겠다.  

 

부디

오늘 '사랑이'가  자신의 불안함을 극복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기위한 위한 첫걸음을 내딛었기를  간절하게 바래본다 

 

 

*

*

*

 

'사랑이'의 자유조마 시범에 이어 

'아마르'( 더러브렛 5세 )와 함께 한 장미 트레이너의  '둔감화' '민감화' 시범 조련은

 다음 편을 기약해야겠다.

 

다음편 '둔감화'시범에서는 연습생으로서 내가 시도한 '둔감화'와

장미 트레이너의 '둔감화'의 근본적인 차이점을 눈물을 머금고 즐겁게 밝힐 예정이다.

 

그리고 사람에 따라

둔감한 말이 어떻게 기민하게 반응하고 사람을 존중하는 말로 변화될 수 있는지,

 '우리 애가 달라졌어요'의 말 버젼을 준비 할 예정이오니....

 

채널 고정! '내츄럴 호스맨 쉽'

 

 

 

 

고맙습니다^^

 

 

  

 

 

 

 

 5 :5 가르마 . 얼짱각도 ' 아마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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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국내에서 처음 진행되는 '내츄럴 호스맨쉽'의 레슨  후기이며

다음 까페 '승마매니아'에 함께 올리는 글입니다. 

 

 

 

 

 

 

말이 사람의 몸짓 언어를 이해하기 위하여 고개를 돌리고  바라본다.

그 시선은 사람을  무심히 바라보는 눈길이 아니다.

'무슨 뜻이지 ?' 이해하려고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의 편안한 몸짓과 그 몸짓을 바라보는 말의 시선.  

 

고요한 긴장을 뚫고

끊어진 듯 이어진 듯 보이지 않는 정신의 연결이 부드럽게 파동친다.

시간이 지나고 훈련이 거듭될수록 그 연결은 더 세밀하고 촘촘히 엮여질 것이다.

 

신비로웠다

 

 

 

장애물마 코스모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려고 고개를 떨구는 말의 모습은 

그런 시간을 만들어주고 기다릴 줄 아는 사람에 의해서만  비롯된다.

 말이 편안할 때 취하는,

한쪽 다리를 비스듬히 내려놓은 자세로 몸짓을 주고받는 이는 장미 양이다. 

 

 

 

 

 

 

장미. 그레이스 장.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심리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이다.

 

언젠가 장미 양의 동영상을 보면서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의 여주인공이 환생했다고

 안 사람과 웃으며 얘기한 적이 있었다.

그 얘기를 댓글에 달았더니 

'포카혼타스'닮았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뮬란'은 처음이라고 했다

 어디든 달려가는 장미 양이니 부리나케 '뮬란'영화를 찾아보았으려나... 

 

 

 

 

 

                                                                    

 

 

 

  말에 대해 배워가는 단계라고 스스로 낮춰 말하지만

      주어진 모든 상황으로부터 열심히 배우고 공부하는 학생

 말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풍부하고 

  말의 언어가 몸으로 체득화된 놀라운 트레이너이다.   

 

 

 

 

덩치가 산만한 장난꾸러기 3살 스탤리온 - 에올

 

 

내츄럴호스맨쉽의 전통이 없는 우리의 문화에

그녀가 어느날 축복처럼 우리에게 다가온 것이 우연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에게도 내츄럴의 토양이 존재하고 그 토양 위에는 씨앗이 필요하며

그 씨앗이 뿌려져야 할 때가 온 것이라고... 나는 해석했다. 

 

하지만 아직은 겨울이었다.

 

 

 

 

 

 

 레슨의 기회가 왔고  

겨우내 무겁고 게을러진 엉덩이를 채찍질해  레슨의 대열에 합류하였다. 

 

 

 

 

 

장미 양의 레슨을 받으며 몇가지 점에서 놀랐다 . 

그리고 몇가지 점에서는  당혹스러웠고 

 모를  깊이 앞에서는  암울한 설레임이 찾아왔다

 

 

 

 

 

말의  심리와 행동을  바탕으로 

소통의 언어를 체계화한 지혜로움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에 놀랐고  

 

기승상태가 아닌 지상에서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려고 반응하는 말의 눈빛과 행동에 놀랐다. 

 

장미 양의 열린 정신과 치열함에 놀랐고,

그녀가 말의 행동과 언어를 진심으로 깊이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에 놀랐다.

 

 해석할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말의 행동 심리 언어가 

우리 주변의 많은 말들에게 표현되지 못한 채 파묻혀 있었다는 것에 놀랐고

 

그것을 모르는 나의 무지에 놀랐다. 

 

 

 

 

                                                                        장미 양과 에올

 

                                         

                                            몇 번의 모의 연습 후에 해본 실습에서

서툰 나의 몸짓은 당혹스러움  그 자체였다

말을 혼란에 빠뜨리기에 참으로 충분하였다

말을 가르치기 전에 사람이 먼저 배우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 

온 몸으로 절실해졌다.

 

 

 

 

 

말을 향해 서있는 자세에서조차 말의 행동양식을 따르는,

말과 일체화하려는 정신이 있어야했다.

 타이밍을 놓치면 말 앞에서 눈치없는 바보가 되어야했고

 말의 천진스런  눈길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해하는 나를 만나기도 해야했다 

 

말이 내 앞에서 도망가지 않고 긴장을 풀게해주는 사람이 되기 위해...

 말 앞에서 부끄러운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그 밖에 설레이면서도 암울함을 갖게 해준 많은 것들에 대해서는

다듬어지지않은 어줍잖은 생각들이어서 

오랫동안 묻어두고 삭혀야 할 것 같다.

 

 

 

 

 

 

             

 

              

                                    

 

 

                                                     

 

 

                                  

 

 

 

 

장미 양이 어느 글에서 밝혔듯이,

 그녀는 말들이 따르고 찾아가는 '지혜로운 늙은 암말'같은 존재가  되기 위하여 노력한다고 했다. 

말 무리들이 따르는 '지혜로운 늙은 암말' ....

 

이 말에 공감하거나 이해하시는 많은 분들이

이 땅의 내츄럴의 토양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 

그 곳이 어디든.. 어느 곳이든.. 

 

그러기위해 장미 양이 내츄럴의 선물보따리를 짊어지고

고국으로 날아왔을 것이다.

 

내츄럴호스맨쉽의 소중한 씨앗이 뿌려졌다 

그 미래가 궁금하고 기대된다 

 

 

 

 

                                                                 장미 양과 코스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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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겨울 바람이 찹니다.

올 겨울은 유난히 춥고 많은 눈이 온다하니, 마음의 옷깃을 단단히 여며야 할 것 같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우리는 말을 괴롭히며 타는 사람에 불과할 것이다. 미숙하고 어설픈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기 위하여 말들은 그들에게 가해지는 온갖 괴로움을 감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말자

 

오늘, 당신과 이야기하고싶은 것은 말은 스승이다’  승마에서 최고의 스승은 말이다 라는 주제입니다.

이 말은 책을 통해서 또 사람들에게서 여러번 들었을 것입니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그 뜻을 내가 경험하고 피부로 깨닫기 전까지는 추상적이고 의미없는 말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인류가 깨달은 많은 진실과 지혜들이 있지만 그 모든 것이 나의 것이 되지 않았듯이 ...

 

하지만 말이 스승이다 라는 명제는 말을 타는 사람들 누구나 깨달아야 할 진정으로 중요한 의미입니다

 

그것이 왜 중요할까요?

말이 나의 스승이다라는 뜻은 무엇일까요?

말이 나의 스승인지를 어떻게 느낄 수 있을까요?

사람마다 그것은 어떻게 다르고 어떤 경험속에서 느꼈을까요?

 

나는 그것이 참 궁금하고 그 경험들을 함께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그런 경험들을 하나씩 쌓아가며 진정한 말의 친구로 성장하길 바라고 또 바라고 있습니다.

 

말이 스승이다라는 말을 해석하는  첫 번째 의미는, 아마도 말타는 방법과 기술을 가르쳐준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좋은 말은 승마를 가르쳐준다라고 좋은 말을 더 강조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승마에 갓 입문하거나 얼마 지나지 않은 분에게는 쉬이 가닿지 않는 말일겁니다. 말이 승마를 가르쳐준다라는 의미를 말할 수 있는 것도 말잔등 위에서 깨알같은 세월을 보내봐야 알 수 있는 것이까요.

 

이 말의 의미는  그리 단순한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말이 승마를 가르쳐준다라고 단순하게 받아들인다면, 단지 말을 가장 오래 탄 사람이 가장 말을 잘 타야 할 것이고, 좋은 말이 승마를 가르쳐 준다면 가장 좋은 말을  탄 사람이 말을 제일 잘 탈것입니다.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보면 이 말에는 다른 뜻이 숨겨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것을 말을 대하는 사람의 자세 또는 태도에 대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말이 전하는 다양한 반응과 느낌을 감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를 통해  말과의 호흡을 맞추려는 사람의 마음과 자세 , 즉 사람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해봅니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말은 아무에게나 승마를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저항과 거부의 몸짓을 이해하고 화해할 줄 아는 이...말을 배려하기 위해 내 욕망을 내려놓을 줄 아는 이...  말과의 관계를  긴밀하고 사려깊게 형성하기위해  마음을 다해 노력하는 이들만이 느낄 수 있는 은밀하고도 비밀스런 선물일 것입니다.

 

 

'말이 스승이다'의 두 번째 의미는 승마의 영역를 확장하여 나아가야합니다.  말이 기술을 가르쳐주는 기승행위를 넘어서 말이 여러 가지 행동이나 몸짓들,  아픔과 고통을 호소하는 행동, 거부하는 몸짓, 난폭한 행동, 심지어 죽음을 통해 전해주는 모습까지도 가르침으로 보아야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수의사들에게는 말의 죽음이 말의 죽음을 배우게 해주는 배움의 역할을 하는것과 마찬가지 의미일 것입니다. 말이 죽으면 왜 죽었는지 알아야 할 것이고 해부를 해보면 더 잘 알수 있을 것이고 그 죽음을 통해 다른 말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공부를 하게되는 이치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내가 매일 만나는 악벽을 가진 모든 말, 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모든 말들조차도 나의 스승인 것입니다.

 

절룩거리는 말을 통해서는 그 말이 어디가 아픈지를, 어떻게해야 나을 수 있는지, 어찌하면 더 심해지는지를 배우는것이며, 날뛰는 말은 그 말이 난폭해서 날 뛰는 것이 아니라 혼자 있는 두려움이나 오랫동안 마방에 갇혀지낸 것에 대한 자연스런 행동이며 적절한 관심과  애정어린 운동을 꾸준히 시켜줘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재갈이나 안장, 고삐의 조작등이 불편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경우는 아시다시피 수도없이 많습니다.

 

채찍이 무서워 온몸이 뻣뻣해진 말을 통해서는 내가 두려움을 주는 행동을 없애고 부드러움으로 다가가야하는 나의 부족함을 알려주는 것이며, 의욕이 없는 말은  삶의 기쁨과 동기를 찾게 해주어야만  활발해짐을  배우게 되는 것입니다.

 

문제 있는 말은 없다. 문제있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라는 진정한 홀스맨들의 가르침을 이해하고, 말의 여러가지 문제 행동들이 미숙한 나로 인해 야기됨을 깨닫는 사람이 될 때서야 비로소 우리는  말을 탈 자격을 겨우 획득한 사람이라고 감히 말해봅니다.

 

그 전까지 우리는 말을 괴롭히는 사람에 불과합니다. 미숙하고 어설픈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기 위하여 말은 그들에게 가해지는 온갖 괴로운 고통의 시간을 감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말아야 합니다.

 

K.

말과 관련된 우리의 모든 활동들을 배움의 자세로 받아들이면 우리에게

말은 스승입니다

말을 타는 이들에게 모든 말은 스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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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글은 '소멸의 아름다움' ( 필립 시먼스 / 나무심는 사람 )에서 인용하였습니다

 

 

 

 

 

 

 

 인류가 살지 않는 별 

그 별들 사이의 텅 빈 공간 따위는 두렵지 않다 .

그보다는 내마음 속 불모지가

훨씬 더 절실하게 두려움을 안겨준다

 

- 로버트 프루스트 '불모지' 중에서

 

 

 

 

 

 

  ... 우리는 멀리 떨어진 별들의 깊은 곳에서 만들어진 원자.

텅 빈 우주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원자들의 일시적인 결합에 불과하다.

 ... 우리는 스스로 생각했던 것보다 더 중요한 존재인 동시에

 덜 중요한 존재이기도 하다..

 

 

 

 

 

 

 

 

 나의 신비주의는

다른 세계에 접근하는 것과는 관계가 없고

 이 세계를 더욱 깊이 경험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을 뿐이다.

나의 신비주의는 일상 생활의 신비주의.

거기에 필요한 것은 상상력, 평범한 것에 대한 사랑과 관심

신의 은총에 대해 기꺼이 놀라는 마음뿐이다.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내가 지금 여기

낡은 구두와 장미꽃이 있는 세계에 있으면서

 내가 영원을 찾을 수 있는 곳에서

영원을 찾고 있다는 것 뿐이다.

 

 

 

 

 

 

 

어떻게 하면 이 영원한 현재를 즐길 수 있을 것인가?

 

...지금 이 순간에, 우리의 호흡에, 우리 눈앞에 있는 우리 손의 움직임에 정신을 집중하면,

 삶의 빛 속으로, 평범한 것들의 핵심에 있는 신비 속으로 끌려들어간다.

 

 

 

 

 

 

 

 

 

아이가 빵에 버터를 바르는 것을 볼 때

 까마귀가 들판에 내려앉는 것을 볼 때 

 나이 든 묘목업자가 신나는 얼굴로 잡종 진달래를 열심히 설명하는 것을 들을 때....

그런 평범한 순간,

갑자기 다른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게 되고...

 신발을 벗고 깊이 고개숙여 절을 하고 싶어진다

 

 

 

 

 

 

 

 

 

 

현재에 살면

 적어도 처음에는 과거와 미래를 잊고,

마음 속에서 소용돌이치는 기억과

기대감의 회오리를 멈추고

 명상하거나 빵을 굽거나 숲속을 거닐거나 아이들과 함께 놀면서

행복하고 평온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수련을 거듭하면...

이번에는 과거와 미래가 불안이나 심란을 가져오지 않는다.

그대신 우리는 지금 이순간이

모든 시간의 흐름속에서 제 자리를 찾은 것을 깨닫고

 우리가 영원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지금 이순간만이 아니라

인생 전체 속에서 살게 된다

 

.

.

.

.

.

 

.

.

   

< 에필로그 >

 

 

 

 

모든 곳이 길이되는 초원  

 

 

 

 

 

 

 

몽골에서는

바람과 풀과 햇빛과 함께 걷는다

달릴 때는 온 초원이 함께 일어난다 

 

 

 

 

 

 

 

그리고

우리에게 잃어버린 원초적 기쁨과 자유가 있었다는 것을 

 우리가 자연의 일부였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깨닫게된다.

 

 

 

 

 

 

 

가다가 힘들면 걷고

걸음을 멈추어서서 아득한 풍경을 가슴에 담아두거나

그 풍경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도 좋다.

 

 

 

 

 

 

 

 

말들은 일사분란하게 나아간다

 

 

 

 

 

 

 자신의 소임을 정확하게 알고  행동한다.

스스로를 보호하지만 어떤 진창과 수렁도 마다하지 않는다  

 

 

 

 

 

 

 

모든 말들이 선두에 나설 수 있고

어떤 말도 뒤쳐졌다고 조급해하거나

 앞선 말을 쫒으려 내달리지 않는다.

 

 

 

 

 

 

 

 무리에서 떨어져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움직이되 개별적으로 자유롭다.

 

 

 

 

 

 

 

때로는 거친 강을 건너고,

 

 

 

 

 

 

 

건널 수 없는 강에 이르면 산을 넘어야 한다.

 

 

 

 

 

 

 

깎아지른 절벽을 끼고

 차마고도를 넘는 짐꾼들처럼 산을 넘는다.

 

 

 

 

 

 

 

 

아래로는 아름다운 강물이 흐르고 있다.

 

 

 

 

 

 

여기는 몽골이다.

 

 

 

 

 

 

 

 이곳 몽골인들도 이제는 초원의 삶을 많이 떠난다.

 

 

 

 

 

 

 

 이미 도시화가 심화된 울란바토르 시를 중심으로

초원을 떠난  몽골인들이  모여들고

 

 

 

 

 

 

 

 

유목민의 삶을 상징하며 초원의 삶을 지키던 아름다운 게르

가난한 빈민을 상징하는 주거공간으로 도심 외곽에 흉물스럽게 자리잡았다.

 

게르가 없는 초원은 주인을 잃은 듯 허허롭다

 

 

 

 

 

 

 

 

 

 대도시의 삶에 지친 우리는 초원을 꿈꾸고

초원의 삶을 살던 몽골인은 대도시를  꿈꾼다.

 

 

 

 

 

 

 

 

그래도..

세상의 변화와 격랑에도 불구하고

 여름이 돌아와 풀이 무성해지면  몽골인들은 초원으로 향한다.

 

 

 

 

 

 

 

 

 초원은 돌아가야할 영원한 고향인 것이다

 

 

 

 

 

 

 

 

몽골과의 인연을 위한 징표가 필요했던 것일까

 첫 번째 여행에서는 지갑을 잃어버리고

두 번째 여행에서는 믿기 어렵게도 구두를 두고왔다.

 

 

 

 

 

 

 

   

  가끔, 두고온 물건을 떠올릴때마다  

내가 몽골에 존재하고 있다는 기분이 찾아든다. 

 

 

 

 

 

 

 

초원을 감싸는 신비한 빛 

우주에 홀로 존재하는듯한 게르의 차가운 밤들

생성과 소멸. 순환의 모습을 너른 가슴에 펼쳐놓은  몽골의 초원

 

 

 

 

 

 

 

 말의 다리를 통해 전해지는 

풀의 살결, 물의 소리, 대지의 울림

 낯선 여행자들이 말을 몰아대는 어설픈  츄~ 츄~ 소리들

 

그 속에 여전히 함께 있다는 신비 속에 빠져든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몽골에 가게되면 자신의 무언가를 하나쯤 남겨두고 오는 것도 괜찮으리라.

그것이 무엇이든..

 

 

 

 

 

 

 

 

 

 현재의 삶이 버거울때나, 지루할 때나 ,의기소침해질때면

잠시 몽골에 두고온 것들을 떠올리게되고

 

 

 

 

 

 

그 기억들은 우리를 잊지않고 몽골로 데려다줄 것이다.

 

 

 

 

 

 

 

 

몽골의 초원과 빛속으로...

청아하게 울려퍼지는 초원의 노래소리로...

 말들의 잃어버린 낙원, 영원한 고향 속으로...

 

 

 

 

 

 

 

그러면 우리는

초원의 말들처럼 꿋꿋하고 굳건한 한걸음을

지금 이순간 영원 속에서

함께 내딛고 있을 것이다.

 

 

 

 

 

 

 

 

 

                

 

 

 

 이상 연재를 마칩니다

               사진에 등장하는 분들의 사전 동의없이 사진을 게재하였음에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사진을 제공하여 주신 분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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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녘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일어나보면

신비한 초원의 빛 속에서 말들이 풀을 뜯고 있다

 

 

 

 

 

 

 

 

 

세상 천지가 풀이다.

 

 

 

 

 

 

 

가슴속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온다.

 

 

 

  

 

몽골이 건네는 첫번째 감동적인 선물이다

 

 

 

 

 

풀은... 하늘과 맞닿아있다.

 

 

 

 

 

풀이 세상의 주인이고 배경이고 토대이다.

 

 

 

 

 

말과 소와 양과 개와 사람들이

 풀의 일부분으로,

 풀에 의지해 살아간다.

풀을 얻기 위해 일어나고 풀을 찾기 위해 이동한다.

 

 

 

 

 

 

풀이 삶의 전부이다.

 

 

 

 

 

 내 말타기의 이력은

 살아있는 한줌의 풀을 얻고자하는 과정에 다름아니었다.

 

 

 

 

 

 

                                            “ 풀밭에서 말과 함께 흐뭇하게 늙어가기위하여...”

그러기위해 말잔등에 오른 나날이었다.

 

 

 

 

  그렇게 풀밭은 현재의 결핍이자 꿈이 되었다 

 

 

 

 

 

 말들의 뷔페음식

 

 

 

 

 

 

몽골마...

 

 

 

 

 

 

 

 

 말들을 보니 갑자기 마음이 설레인다.

 세상 모든 것이 용서된다.

 

 

 

   

                  

                                       ‘당신은 지금 몽골에 와 계신 겁니다

                                         몽골이 주는 두 번째 선물이다.

 

 

 

 

 

                                            

                                                   몽골마들의 등선과 산의 모습이 닮았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풀을 뜯던 말들도 일할 시간이 다가오면 마굿간으로 들어가야한다.

마굿간에 서있는 녀석들에게 설레이는 마음으로 풀을 뜯어 내밀었다

 

 

 

 

 

???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본다....

 “ 이걸 받아먹...으라구요... 풀을 ... 멕여줘요 ? ”

허걱받아먹을 줄 모른다.

                                      

 

 

 

 

 

순간 ...

 

 

풀 한줌을 들고가면

 

 

 

 

 

온갖 애교를 떨며 간절한 눈빛으로

 

 

 

 

  갈망하던 아이들의 얼굴이 휙휙 스쳐 지나간다.

 

 

 

 

 

풀 한줌들고 사교하러갔다가 당했다.

문화적충격이다.

 

 

 

 

 

 

 풀이 천지니,

타기 전에 풀뜯고 안장 매고 풀뜯고 천천히 이동할 때도 틈만나면 풀뜯어물고

 쉬는 시간은 내내 풀뜯는 시간이다...

 

 

 

 

 

굳이 손으로 풀먹일 일이 없어지고 다른  재미에 빠져 시간은 흘러 

몽골마들이 사람이 뜯어주는 풀을 안받아먹는지 다시 확인할 기회는 없었다.

 

 

 

 

 

 

  어린 말들조차 먹을 것을 스스로 챙겨 먹어야하고

영하 3 ~ 40도를 넘나드는 살인적인 몽골의 겨울 초원에서

말 들은 눈속에 묻힌 마른 풀을 파헤쳐 먹고 살아내야한다.

이런 혹독한 조건속에서 몽골마들의 강인함과 독립성은 형성된다.

 

 

 

 

 

여행하는 내내 말들은 풀뜯기에 전심전력한다

그것은  곧이어 다가올 기나 긴 겨울을  이미  예감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고보면  몽골마들의 얼굴에는  공통된 분위기가 있다.

 

 

 

 

 

 

 

보채지도 않고

재롱도 떨지않고

불안해하지도

의심하지도 않는 얼굴

주어진 삶의 조건과 시련들을 묵묵히 건너면서 단련된.

.

.

.

 

아,

 

 

 

 

 

 

 징징대다 지친 ...  내 삶이 부끄러워졌다.

 

 

 

 

 

 

  묵.묵.히  살아야겠다.

저 몽골마들처럼...

 

 

 

 

몽골이 선사한 가장 큰 선물이다.

 

 

 

 

 

 

 

 

 

 

                       그리운 몽.돌.이... 여행내내 함께 한 영특하고도 놀라운 녀석이다

                      

 

 

 

 

이 때의 깊은 인연으로 몽돌이는

  승마에세이 '우리는 지금 유니콘의 숲을 거닐고 있다' ( 김인선 저 / 좋은땅 출판사 / 2013년 11월 발간 )  2부와 3부 표지의 사진모델로 실려 환하게 웃는 멋진 선물을 선사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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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

 

 

 

 

 

  아마르가 깐돌이로 이 세상에 얼굴을 내밀고 난처하고도 신비롭게 서있던 그 새벽으로부터 5년. 깐돌이는 비로소 말horse이 되었고 나는 홀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오랜 도시생활로 야생성을 잃어버린지 오래인 중년의 남자가 20여년만에 홀로 여행을 떠나야하는 상황앞에서는 잠시 안절부절해도 좋으리라. 쉽사리 홀로 밖으로 나서지 못하는 겁많은 말처럼... 말에게나 사람에게나 야생의 정신이 필요할 때다.

 

 

 

말이 맺어준 인연의 땅 '몽골' 그리고 '소멸의 아름다움' (필립 시먼스 / 나무심는 사람)

 

 

필립 시먼스 ( 1958 ~ 2003 )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치며 평론과 단편소설을 쓰던 미국의 영문학 교수. 서른다섯의 나이에 '루게릭병'에 걸려 날마다 조금씩 죽어가야했던 저자는 죽음을 앞둔 불완전하고 결함있는 삶이 오히려 어떻게 충만한 삶이 될수 있는지를 깊은 성찰과 지혜속에서 온몸으로 보여준다.

 

 

 

비어있음으로해서 가득한, 완전하면서도 결핍으로 충만한 몽골이야말로 '소멸의 아름다움'을 읽어내기에 적합한 땅이다.

 

 

 

 해질녘 몽골의 초원을 바라보며, 탁탁 영혼을 깨치며 타들어가는 마른 장작불 소리를 들으며 그리고 동이 터오는 새벽녘. 게르의 이슬맺힌 풀밭에 앉아서, 책을 읽었다.

 

 여기 아름다운 몽골에서 '합리적 신비주의자'가 전하는 삶에 대한 성찰을 소개해본다.  

 

 

( 아래부터는 '소멸의 아름다움'에서 인용된 글임)

 

 

 

삶은 어차피 죽음을 앞둔 상태다. 불치병에 걸려 죽어가는 우리는 죽음을 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의식한다는 점에서 축복받은 존재다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자연의 섭리에 속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우리에게 일어나는 어떤 것도 우리와 무관한 이질적인 것으로 보지 않는 것이다

 

 

 

 

 

죽음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자유를 깊이 의식하면서 사는 것이다. 인생에서 참으로 중요하지 않은 것- 명성,물질적 소유,우리의 육신- 들에 대한 집착으로부터의 자유...현재를 충실하게 사는 자유...끝으로 우리의 고귀한 본성에 따라 행동할 자유.

 

 

 

 

 

아침에 침대에서 나올 수 있는 날은 하루하루가 나에게는 축복이다. 우리가 팔다리를 움직여 세상 일을 할 수 있는 날은 그 하루하루가 우리에게 축복이다. 팔다리가 위축되고 말을 못하게 되어도, 여전히 우리는 축복받은 존재다. 이 심장이 뛰는 한 나는 축복받은 존재다.

 

 

 

 

 

 

우리는 영원히 집을 완성할 수 없고 , 절대로 충분히 행복할 수 없으며, 집은 언젠가 우리를 완전히 떠나버릴 것이다

 

 

 

 

 

사람은 정착하기를 원하지만, 정착하지 않은 동안에만 희망이 있다(에머슨)...진정으로 살아있기위해 영원히 정착하지 말자

 

 

 

 

 

 

모든 종교적 감정은 우리의 진정한 집이 '다른 곳'에 있다는 깨달음으로 시작된다

 

 

 

 

 

 

그 '다른 곳'을 영적인 완전함으로 정의하든...자연계와의 조화로운 관계로 정의하든, 우리의 영혼과 신의 합일로 정의하든...우리는 되도록 멀리가기를 바란다. 이 삶의 고통에서, 미완성된 집에서, 미완성된 우리의 자아에서 멀리 벗어나고 싶어한다

 

 

 

 

 

하지만, 우리가 이 삶속에 남아있는 한, 인간으로 남아있는 한, 우리가 갈망하는 그 '다른 곳'에는 결코 이르지 못한다

 

 

 

 

 

 

더 나은 삶에 대한 환상에 열중하면, 과거의 상처에 대한 기억에 얽매이고 다가오는 불행에 대한 두려움에 쫓기면, 우리가 갖고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 유일한 선물을 잃게 된다

 

 

 

 

 

 

그것은 바로 현재의 순간이다...현재의 순간은 우리가 살고있는 미완성된 집이다

 

 

 

 

 

 

하루하루는 미완성이고 불완전하지만, 나는 손상되고 쇠약해지고 있는 이 몸뚱이속에서, 이 호흡속에서, 더듬거리는 이 말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려고 날마다 애쓴다...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여기, 현재라는 미완성된 집에 머물러있다. 기쁨은 집짓기 자체에 있다.

 

 

 

 

 

 

 

 

 

 

 

*** 돌이할방의 몽골사진과 '소멸의 아름다움'을 소개하는 이 글은 몇차례에 걸쳐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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