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일어나보면

신비한 초원의 빛 속에서 말들이 풀을 뜯고 있다

 

 

 

 

 

 

 

 

 

세상 천지가 풀이다.

 

 

 

 

 

 

 

가슴속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온다.

 

 

 

  

 

몽골이 건네는 첫번째 감동적인 선물이다

 

 

 

 

 

풀은... 하늘과 맞닿아있다.

 

 

 

 

 

풀이 세상의 주인이고 배경이고 토대이다.

 

 

 

 

 

말과 소와 양과 개와 사람들이

 풀의 일부분으로,

 풀에 의지해 살아간다.

풀을 얻기 위해 일어나고 풀을 찾기 위해 이동한다.

 

 

 

 

 

 

풀이 삶의 전부이다.

 

 

 

 

 

 내 말타기의 이력은

 살아있는 한줌의 풀을 얻고자하는 과정에 다름아니었다.

 

 

 

 

 

 

                                            “ 풀밭에서 말과 함께 흐뭇하게 늙어가기위하여...”

그러기위해 말잔등에 오른 나날이었다.

 

 

 

 

  그렇게 풀밭은 현재의 결핍이자 꿈이 되었다 

 

 

 

 

 

 말들의 뷔페음식

 

 

 

 

 

 

몽골마...

 

 

 

 

 

 

 

 

 말들을 보니 갑자기 마음이 설레인다.

 세상 모든 것이 용서된다.

 

 

 

   

                  

                                       ‘당신은 지금 몽골에 와 계신 겁니다

                                         몽골이 주는 두 번째 선물이다.

 

 

 

 

 

                                            

                                                   몽골마들의 등선과 산의 모습이 닮았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풀을 뜯던 말들도 일할 시간이 다가오면 마굿간으로 들어가야한다.

마굿간에 서있는 녀석들에게 설레이는 마음으로 풀을 뜯어 내밀었다

 

 

 

 

 

???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본다....

 “ 이걸 받아먹...으라구요... 풀을 ... 멕여줘요 ? ”

허걱받아먹을 줄 모른다.

                                      

 

 

 

 

 

순간 ...

 

 

풀 한줌을 들고가면

 

 

 

 

 

온갖 애교를 떨며 간절한 눈빛으로

 

 

 

 

  갈망하던 아이들의 얼굴이 휙휙 스쳐 지나간다.

 

 

 

 

 

풀 한줌들고 사교하러갔다가 당했다.

문화적충격이다.

 

 

 

 

 

 

 풀이 천지니,

타기 전에 풀뜯고 안장 매고 풀뜯고 천천히 이동할 때도 틈만나면 풀뜯어물고

 쉬는 시간은 내내 풀뜯는 시간이다...

 

 

 

 

 

굳이 손으로 풀먹일 일이 없어지고 다른  재미에 빠져 시간은 흘러 

몽골마들이 사람이 뜯어주는 풀을 안받아먹는지 다시 확인할 기회는 없었다.

 

 

 

 

 

 

  어린 말들조차 먹을 것을 스스로 챙겨 먹어야하고

영하 3 ~ 40도를 넘나드는 살인적인 몽골의 겨울 초원에서

말 들은 눈속에 묻힌 마른 풀을 파헤쳐 먹고 살아내야한다.

이런 혹독한 조건속에서 몽골마들의 강인함과 독립성은 형성된다.

 

 

 

 

 

여행하는 내내 말들은 풀뜯기에 전심전력한다

그것은  곧이어 다가올 기나 긴 겨울을  이미  예감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고보면  몽골마들의 얼굴에는  공통된 분위기가 있다.

 

 

 

 

 

 

 

보채지도 않고

재롱도 떨지않고

불안해하지도

의심하지도 않는 얼굴

주어진 삶의 조건과 시련들을 묵묵히 건너면서 단련된.

.

.

.

 

아,

 

 

 

 

 

 

 징징대다 지친 ...  내 삶이 부끄러워졌다.

 

 

 

 

 

 

  묵.묵.히  살아야겠다.

저 몽골마들처럼...

 

 

 

 

몽골이 선사한 가장 큰 선물이다.

 

 

 

 

 

 

 

 

 

 

                       그리운 몽.돌.이... 여행내내 함께 한 영특하고도 놀라운 녀석이다

                      

 

 

 

 

이 때의 깊은 인연으로 몽돌이는

  승마에세이 '우리는 지금 유니콘의 숲을 거닐고 있다' ( 김인선 저 / 좋은땅 출판사 / 2013년 11월 발간 )  2부와 3부 표지의 사진모델로 실려 환하게 웃는 멋진 선물을 선사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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