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과 감자마을의 유니콘> 글.임은주 / 그림.윤재혁 / 지코사이언스 출판사

 

책이 뒷표지

 

귀한 그림책이 세상에 태어났다.내가 좋아하는 말과 제주도가 예쁜 그림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다가 꿈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재미난 이야기도 있다.

 

이야기의 배경은 제주도 삼달리에 있는 c&p리조트이다. 그곳에는 말 십여 마리가 산다. 그 중에 그림책 주인공인 유니콘도 있다. 나도 몇년 전 제주 여행때 찾았던  C&P리조트에서  유니콘이 망아지 시절일 때 곁에서 남다른 애정으로 지켜보았던 행운의 소유자다. 유니콘의 얼굴에는 기다란 뿔 모양의 마킹이 있어서 이름이 유니콘이 되었다고 한다 . 친숙한 장소와 말을 그림책으로 만나니 무슨 마술이라도 본 것처럼 신기하기만 하다.

 

그림책을 창작한 작가와 화가는 실제 부부인데 제주도 올레 여행길에서 우연히 들르게 된 리조트와 말 친구들이 너무 좋아 애정을 갖고서 작업에 임했다고 한다. 그러한 인연의 결과물로 탄생한 그림책은 부부의 노고가 헛되지 않게 아름다운 작품으로 탄생했다.

 

앞표지를 보니 유니콘이 천진한 표정으로 메롱하는 것처럼 혀를 약간 내밀고 있었다. 우리 아마르가 자라는 동안 내내 보던 표정이라 친근한 정이 느껴지고 미소가 지어졌다 .이러한 느낌은 책을 보는 내내 이어졌다 .화가의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졌을 동물들의 표정은 모두 정감이 있다. 얼굴을 하나씩 바라보면 캐릭터마다 독자에게 무슨 말을 건네는 것만 같다.

 

그림에서 특히나 좋았던 부분은 색감이다. 제주땅을 무수히 드나들며 보았을 자연의 색감이 그 질감을 고스란히 품은 채 페이지마다 생동하고 있었다. 제주의 돌담이나 곶자왈 숲의 깊고도 신비스런 색감과 마주했을 때는 '우와'하는 감탄마저 나왔다.

 

그림책은 아이 혼자도 보지만 아이와 어른이 함께 보면서 이야기 나누는 매체다. 그럴 때 페이지 곳곳에 등장하는 디테일 잘 차려낸 만찬처럼 느껴진다. 제주에 실제 서식하는 곤충이나 식물이 다양하게 나오니 여행지에서 만났던 친구와 다시 조우하는 기쁨도 느꼈고 아이에게는 자연스럽게 생태공부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이야기도 나무랄 데 없다. 어린이가 마음에 꿈의 씨앗을 품는다. 씨앗을 틔우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하지만 용기를 내어 미지의 세상으로 나아간다. 나아가는 동안 타인의 도움을 받는다. 위험과 역경에 처해도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한 발을 내딛는다. 결국 꿈에 다가간다.

 

유니콘이 꿈을 이루기 위해 모험의 여정으로 나아갈 때 도와주는 이는 종이 다른 동물이다. 까마귀,노루,소...이 부분이 이 그림책이 가진  또다른 미덕이 아닌가 한다. 어린이가 커나가면서 만나게 되는 세상은 나와는 너무도 다른 존재와 조화를 이루어야만 살아낼 수가 있다. 또 인간이 다른 종의 동물과 관계맺는 우호적인 방식도 가르쳐준다.

 

옛날에는 TV를 비롯한 각종 디지탈 기기가 없었기에 캄캄한 저녁에 화롯불가에 모여 할머니의 옛이야기를 들으며 아이들은 세상에 대한 지혜를 배웠다. 옛이야기속에서 꿈꾸며 어른으로 성장했다. 지금에 와서 그런 문화가 사라진 자리에 그림책이 대신 역할을 해줄 수 있으리라. 좋은 그림책이 세상에 많이 나오고 많이 읽혀져야 하는 까닭이다.

 

그림책은 아이에게 먼저 사랑받아야 한다. 잠들기 전에 아이가 되어 침대에 앉아 그림책을 넘겼다. 혼자 미소지으며 낄낄거리다 손가락으로 그림에 나오는 고사리며 거미며 문질러보는 사이 나는 어느새 제주도 오름과 억새밭 위를 날아다니고 있었다. 이 그림책은 분명 보는 사람을 꿈꾸게 한다. 참 좋은 그림책이다.

설정

트랙백

댓글


C.S.루이스 글 / 폴린 베인즈 그림 / 햇살과 나뭇꾼 옮김

 


의진이에게 빌린 책이다. 비록 어린이책이긴 하지만 나처럼 판타지장르를 좋아하는 어른이라면 얼마든지 재미있게 읽을 수가 있다.<나니아 연대기> 시리즈는 일부가 영화화되어 나도 두 편이나 보았다.영화도 흥미진진하게 보았지만 <말과 소년>을 읽으니 이 시리즈는 책으로 읽으며 상상력의 필름을 머릿속에 펼쳐가는 재미가 쏠쏠하다.같은 장르인  <반지의 제왕>은 깨알같은 글씨의 내용이 얼마나 방대한지 읽다 지쳐서 그만 영화 나오면 그냥 편하게 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나니아 시리즈물은 작가 루이스가 철저히 어린이를 위하여 어린이를 염두에 두고 쓴 책이다.진실이 사라져버린 위기의 시대에 어린이가 어떤 가치를 깨달으며 살아야 하는지 현실에서 나니아 세계로 들어가 모험에 찬 여정을 겪는 이야기를 통해 그려냈다.
나니아라는 나라는 현실과 병존하는 차원에 속해있다. 이 세계의 1900년이 나니아 1년이다.이 세계의 1949년이 나니아 2555년이니 나니아의 시간개념은 현실과는 좀 다르겠다.주인공인 피터,에드먼드,루시,수잔이 현실과 나니아를 드나들면서 사건이 전개되는데 <말과 소년>에서는 4명의 주인공이 왕과 여왕으로 통치하고 있던 시기를 살아가던 소년소녀와 말들의 이야기쯤 되겠다.
승마인이 단 한 권의 나니아 시리즈를 읽어야 한다면 당연히 <말과 소년>이다.위대한 신 아슬란(사자의 형상)의 땅 나니아는 매우 자유로운 곳이며 인간과 동물이 동등한 자격으로 살아가는데 동물도 모두 말을 한다. 주인공 말인 브레(소년을 태움)와 휜(소녀를 태움)은 나니아에서 태어났는데 망아지 시절에 납치당하여 이방의 땅에서 살아왔다.말을 할 줄 알지만 도망칠 기회를 잃을까봐 그 능력을 숨기고 살다가 나니아로 도망쳐야할 상황에 빠진 소년,소녀를 만나 자기 정체를 드러내고 넷은 친구가 된다.
이야기의 초반 부분이 매우 흥미롭다. 말과 소년이 도망치는데 소년은 승마를 할 줄 모른다.그래서 말의 지도편달을 받아 하룻밤에 열댓 번 떨어지는 곤욕을 치르며 생존형 승마를 배우게 된다. 말이 수장하는 법을 일일이 가르친 후에 뭐라 지도편달 했는고 하니..

" 무릎으로 버티는 거야. 그게 말타기 비법이지.고챙이처럼 꼿꼿이 앉아서 두 무릎을 내 몸에 바싹 붙이고 꽉 조이는 거야.팔꿈치는 몸에 딱 붙이고..." 그러면서도 온갖 비아냥을 서슴치 않는다.

"...사람들이 네가 올라타려고 안간힘을 쓰는 꼴을 보면 내가 무슨 건초더미인 줄 알겠다!...이거야 원 승마경주에서 우승을 하고 기병대의 선두에서 돌격하던 내가 안장 위에 감자 포대 같은 널 태우고 가다니 기가 막힌다,기가 막혀!..."

그 이후로도 소년은 밀가루 포대니 뭐니 하는 소리를 한동안 들어야 했다. 말하는 말 브레는 고향을 떠난 이방을 노예생활이라고 표현했다.나니아에서는 말이 고귀한 존재로서 사람이 당연히 올라타야 할 존재라고 대접하지 않기 때문이다.그러면서도 뒹굴기 좋아하는 자기 버릇 때문에 나니아에 갔을 때 천박하다 놀림감이 되지 않을까 무척 고민하는 면모도 지니고 있다.
나니아에 가서 자유를 얻고 살고자하는 소년은 출생의 비밀을 안고 있었고, 소녀는 정략결혼의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고 용기를 낸 것이었다. 여행중에 만나는 사건과 인물들을 통하여 넷은 몰랐던 삶의 가치를 깨달아간다.

이야기 중에 아슬란은 "눈물에는 눈물,고통에는 고통,피에는 피다."라는 말로써 누구나 자기가 한 일에 반드시 보상을 받거나 대가를 치러야 함을 암시한다.이 말에는 지금 세계가 처한 위기와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를 묻고 있는 것 같다.

많은 부분 잊혀지고 묻혀버린 인류의 고대에는 현 시대처럼 인간이 이토록 자만에 빠져 동물을 노예처럼 다루는 일은 결코 없었을 것이다.연대표에서 말하길 아슬란이 사악하게 변한 주변땅 사람들을 말 못하는 동물로 만들었다고 한다. 인간도 지나간 시간의 한 때에는 동물과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그래서 말하는 말 브레를 통해 드러나는 말의 고귀함과 긍지, 지성미가 신선하고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참으로 모순에 차고 문제투성이의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어른도 갑갑할 때가 많은 이 시대에 고대 신화적 상상력의 힘을 빌어 진리와 정의,성장의 고민을 다룬 판타지동화가 어린이에게 어떤 과학이나 이론보다 지혜를 불어넣을 수도 있겠다.

승마인이라면 말하는 말의 관점에서 브레와 휜의 행적을 따라가보는 독서가 큰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설정

트랙백

댓글


예르쇼프 원작 / 문정욱 그림 / 조원규 글 / 웅진 책좋아 시리즈

 

주인공의 자태..

 

해피 엔딩...

 


이 동화는 러시아 시인 예르쇼프가 1834년에 러시아의 구전 옛이야기를 장편 시 형식으로 쓴 <곱사등이 망아지>가 원작이다.발표 당시에 큰 인기를 끈 것은 물론이거니와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이야기의 주제가 행복에 관한 보편적 진리를 담고 있기 때문에 시대가 달라져도 읽을 가치가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얻기 원하는 행복을 불러들이려면 서로서로 도와야 하고 내가 먼저 베풀어야 한다는 이치가 <곱사등이 망아지> 전체에 걸쳐서 깃들어 있다.
주인공 이반이 망아지를 얻은 것은 한밤중에 밖에 나가보기 귀찮은 형들을 대신해서 나섰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로 친구가 된 것도 이반이 망아지를 밀도둑으로 몰지 않고 얼마나 배고프면 그럴까 이해해주어서 가능했다.또한 망아지 덕분에 공주도 만나게 되었는데 공주의 반지를 찾아주는 과정에서 고래의 고충을 해결해주니 고래가 반지도 찾아다 준다.이 모습을 모두 지켜본 공주는 이반을 좋아하게 되어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어린이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자신의 행복을 만드는 주체는 자신이라는 것을 알고 세상과 타인에게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는지 잘 표현하고 있으니 참 훌륭한 책이다.

승마인의 행복이라면 말이 기수의 마음을 알고 잘 태워주는 일일 것이다.말이 그리 되도록 사람이 먼저 말에게 다가가 말의 마음을 알아주고 생활의 고충이 무엇인지 헤아려 해결해 주었을 때 말이 가장 바람직하게 봉사하더라는 게 나의 경험에서 얻은 깨달음이니 이 동화의 교훈과도 의미가 일치한다.

그림책을 보는 재미는 그린 이의 독특한 그림세계를 통하여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로 여행할 수 있다는 점이겠다.이 책에서도 달빛 환한 들판과 별이 비치는 들판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새벽 동이 틀 때까지 이반이 말타고 달리는 장면이 표현되어서 잠시 아름다운 환타지에 빠져들게 된다. 어른인 내가 봐도 상상력에 취하는데 어린이라면 더 자유로운 상상를 펼칠 것이다.상상력을 자극하여 활성화시키는 힘으로 인해 한 권의 그림책은 아이의 인생에 핵폭탄과도 같은 위력을 발휘하리라 믿는다.

그럼 상상력이 고갈된 어른은 어쩌냐고요? 현대 사회에서는 잃어버린 문명인의 꿈을 영화가 대신 꾸어 준다. 광활한 들판에서 야생 버팔로와 함께 무한 질주하는 인디언들의 말타는 장면이 나오는 <늑대와 춤을>의 사냥씬은 언제 봐도 압권이다.현실은 이런 저런 구획으로 레이아웃 된 마장에서 대부분 뺑뺑이 도는 운동을 해야 하지만 마음만은 안장도 굴레도 없이 말등에 달라붙어 화살의 속도로 말달리는 인디언 <주먹쥐고 일어서>이다.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ㄲㄲ~정말 멋져부러~

 

설정

트랙백

댓글


오츠카 유우조 글/ 아카바 수에키치 그림/ 이영준 옮김/ 한림출판사

 

몽골의 전통악기 '마두금'의 생김새

 

수호라는 소년이 들판에서 갓 태어난 망아지를 데려다 애지중지 길렀다.

 

나쁜 관리가 말을 빼앗았지만 하얀말은 도망쳐온다.

 

수호와 다시 만나지만 상처의 출혈이 심해 말은 그만 숨을 거둔다.

 


이 책은 악기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 소년과 말의 만남과 이별,사랑과 죽음에 대한 내용이다.

수호가 초원에서 홀로 남은 망아지를 데려온다.정황으로 보아 망아지 어미는 출산 후 맹수에게 먹히지 않았나 싶다.수호는 망아지를 사랑과 정성으로 길러서 망아지는 어엿한 하얀말로 컸고,수호를 태우고서 어디든 달렸다. 몽골에 가면 아침부터 밤까지 말을 타고 달려도 초원을 벗어나지 못한다는데 그 광활한 곳에서 언제나 함께 다니던 둘의 교감과 애정은 깊이를 알 수 없는 강물처럼 심원한 것이었으리라.

어느 날 초원에서 말타기 대회가 열렸다.우승자에게 개최자인 원님의 딸과 결혼시켜준다는 큰 상이 걸려있었다. 수호와 하얀말은 어렵지 않게 우승을 했지만 가난한 수호의 처지를 업신여긴 원님은 상은 커녕 말을 빼앗고 수호를 쫒아버린다.재산이나 지위로 상대를 판단하는 원님은 말도 한낱 물건으로 취급한 것이다.그러나 하얀말은 불의에 복종하지 않고 자기를 헌신적인 사랑으로 길러준 수호에게 돌아가고야 만다. 도망치는 과정에서 하얀말은 온몸에 무수한 화살을 맞고 결국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죽게되지만 사랑하는 존재의 품에 안길 수 있어 행복했을 것이다.

슬픔에 빠진 수호의 꿈에  어느 날 하얀말이 나타났다.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슬퍼하지 마. 내 뼈와 가죽과 심줄과 털로 악기를 만들면 난 언제까지나 네 곁에 있을 수 있잖아.
 언제나 너를 위로해 줄게."
마두금은 이런 사연으로 만들어졌다. 수호는 어디든 마두금을 지니고 다녔고 연주하고 있으면 하얀말이 곁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작가가 여기까지만 썼더라도 훌륭한 결말이겠지만 그 뒤로 몇 문장이 더 있어서 이 책의 감동이 더욱 큰 것 같다.

해질 무렵이 되면 양치기들은 한자리에 모여 그 아름다운 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러면 하루의 피로가 스르르 풀렸습니다.

소년과 말의 사랑은 비극적이지만 그 아픔이  승화되어 탄생한 마두금 악기는 고단하고 힘든 세상사람을 어루만져 주었다.마두금 연주가 어떨지 참으로 궁금하다.악기의 생김새로 보아 우리네 악기인 아쟁이나 해금처럼 애잔하고 심금을 울릴 것만 같다.

설정

트랙백

댓글

저마다 자기 색깔을 지닌 동물 친구들..


 

작가는 어린이에게 자기 개성을 가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어린이에게 일깨워주기 위하여 친근한 당나귀를 내세워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나간다. 가만 생각해 보니 당나귀처럼 호감형에 개성만점인 동물이 있을까 싶은데 유명한 캐릭터 상품 중에 당나귀가 없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혹시 있는데 내가 모르는 걸까?

어린이가 자라면서 '나는 누구인가?' 라는 물음을 가지며 자아가 형성될 무렵에 주변 어른들은  본보기가 되기도 하고 형제나 친구는 비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그럴 때 개별 존재들은 모두 개성을 갖고 있으며 거기서 비롯된 각각의 다른 빛깔들이 어울려 이 세상을 아름답게 구성한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

주인공 덩키덩키는 자신의 커다란 귀가 못마땅하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주변 동물들에게 물어봤더니 모두 자기 스타일 귀가 최고라며 조언을 하는 통에 덩키덩키는 따라해 보지만 그때마다 이런저런 문제에 부딪혀 결국 제 귀가 가장 아름답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는 내용이다.

어린이가 책을 읽고나서 자기만의 개성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그 개성 때문에 나타나는 장점이 어떤 것일까 알아본다면,점차 자신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가 가득해져서 매사에 자신감이 넘치는 어린이로 자라날 것이다.한마디로 자존감이 충만한 아이다.성인이 되어서도 자존감이 없는 사람은   아무리 지위가 높고 부유하더라도 참으로 내면이 빈곤하다.사람이 자존감을 갖지 못하면 어쩔 수 없는 열등감 때문에 권력이나 부, 기타 등등으로 자신을 포장하여 허황된 자만심에 빠지기도 하며 ,내면의 나약함과 빈곤을 감추기 위하여 타인에 대해서도 공격적이거나 방어적인 경향도 보인다.그러면 자신도 힘들고 주변 사람들과의 갈등도 끊이지 않을 것이다.이밖에도 심리학적으로 분석하면 연관된  부정적 요소는 얼마든지 많다. 그러므로 어린이가 자신을 충분히 긍정적으로 믿도록 자라나게 하는 일은 개인들이 모여 만드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적 효과면에서 어린이가 <덩키덩키> 같은 동화책을 많이 읽고 자란다면 걱정할 일이 없겠다. 요즘은 구나 동에서 운영하는 공공도서관이 많아 어린이가 좋은 그림책을 접할 기회가 많다. 어른들이 할 일은  도서관 나들이를 마트 놀러가는 것만큼이나 일상적인 일이 되도록 어린이의 손을 잡고 이끌어주는 것이다.

덩키덩키와 똑같이 생긴 노틀담 재활승마장의 당나귀 장금이..

재활승마 수업 도중 잠시 휴식중..

장금이가 특별히 주는 것 없는 데도 어린이들은 호감을 느낀다.동화주인공으로는 딱이다.

 


승마계에서 가장 자주 오르내리는 말 중에는 '승마하는 사람들 참으로 말 많다.' '승마하는 사람들 참 개성 강하다' 는 말들이 있다. 두 가지 모두 서로 일맥상통하는 말이다.열 가지 색깔을 가진 사람들이 열 가지 안경을 통해서 승마를 바라보니 열 가지 견해가 쏟아져 그 모든 말들을 귀담아 들어보면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그래서 한 번이라도 머리 아파본 사람들이 쓰는 말이 아닌가 싶다. 아직까지  승마인  대부분은  사회 각 부분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여 뭔가를 이루고 그에 따르는 경제력도 누리는 분들이다.한편으로 운동 파트너인 말도 규격화된 공산품이 아니라 제각각 유기적 생명체라 개성과 능력 다 다르다.이런 사람과 말이 모여 함께 운동하는 승마장은 개성과 개성이 만나 어울어지는 향연장이나 마찬가지다.그런 고로 승마장에서 가장 필요한 미덕은 '조화'라고 생각한다. 나의 잘난 개성을 티나게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튀지 않게 나를 절제하면서 다른 빛깔도 제 빛을 내도록 자리를 내어주는 것이다. 조화를 이루려면 나를 둘러싼 주변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필수적이며 이러한 덕목은 승마가 가르쳐주는 도리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자기 목소리가 너무 높지 않았나 성찰해보고 주변도 살펴보아야 한다. 승마의 길을 여전히 걷고 있는 나 자신에게 되뇌어 본다.조화의 미덕을 실천하는 길은 쉽지가 않지만 늘 놓치지 않도록 해야만 한다.

베어 하트의  <인생과 자연을 바라보는 인디언의 지혜> 에 나오는 말..

어렸을 때 나는 이렇게 가르침을 받았다. <아들아,인생에서 아름다움을 얻는 길은 조화를 통한 것이다.주위의 모든 것들과 조화를 이루어라.하지만 무엇보다 먼저 자신과 조화를 이루어라.앞으로 네 인생에서 많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그중에서 어떤 것은 좋고 어떤 것은 나쁠 것이다. 사람들이 비난을 하고,어떤 사람은 네 인생을 통제하려 들 것이다.하지만 '조화'라는 그 말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네 인생을 아름답게 만들 것이다.>


윗 구절은 <아름답게 걷자>라는 요지의 연설문 일부라고 한다.
 
기왕 말 타고서 걷는 걸음이라면 조화라는 의미를 아로새겨 아름답게 걸으면 좋지 않겠는가?

설정

트랙백

댓글



작가의 이름으로 보아 독일이 동화의 배경이 아닌가 싶다. 주인공 릴리가 사는 동네에서는 집에서 작은 말 포니를 키울 수도 있어서 릴리는 자연스럽게 포니와 친근하게 자라난다.그러다가 옆집 포니가 아기를 출산하자  릴리가 돌봐주게 되는데 ...

말과 생활을 하다가 집 밖으로 탈출한 말을 잡으러 다니는 에피소드는 심심찮게 접할 수가 있다. 얼마 전 깐돌하숙집에서도 보라와 태풍이가 탈출하여 - 보라가 뛰쳐나가자 태풍이가 따라간 것임 - 관리인과 원장님이 출동하고 평소 이 말들과 각별했던 지애도 쫒아나가고 한바탕 난리가 빚어졌다.다행히도 말은 귀소본능이 있기 때문에 곧 돌아오고야 만다. 보라,태풍이도 사람이 붙잡았다기 보다는 말들이 스스로 발길을 돌려 돌아오던 중에 데려왔다고 한다. 며칠 있다가는 태풍이 혼자 단독으로 탈출했다가 돌아왔다고도 한다. 나 역시  애마가 문 밖으로 뛰쳐나가 혹여 차에 치이기라도 할까봐 가슴이 콩당콩당 하며 잡으러 간 일이 여러 번이다.

이 동화에서는 어린이가 다른 생명체를 돌보며 배려하고 책임감을 배워나가는 과정을 그려보이고 있다.

릴리는 집안의 막내라서 귀염 받으며 응석받이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을 배우기 전부터 포니를 너무 좋아하다보니 의젓한 큰 언니처럼 자라난 것 같다. 그래서 포니가 생활하는 마굿간도 청소하고 도로로 질주하는 아기 포니도 따라가 잡은 것이다.
어린이가 동물과 생활하면 늘 돌보아지던 약자의 입장에서 벗어나 누군가를 돌봐야하는 입장에 서보는 일이 가능해져서 정신적으로도 한결 성숙해질 수가 있다.

그래서 난 어린이가 동물과 더불어 자라나가는 일이 무척 좋다고 생각한다. 사실 지구상의 많은 어린이들이 지금도 생존을 위하여 집에서 기르는 가축을 돌보는 생활을 한다.인디언 어린이들도 어려서부터 기르는 동물을 돌보는 일을 하며 그들을 존중하도록 교육되어진다.어떤 책에 나오는 일화이다. 말에 탄 채 그  부족이 기르는 말들을 몰고서 이주행렬을 따라가는 임무를 맡았던 소년이 있었다.아주 어린 소년이었는데 영리했으니까 중요한 임무를 맡았을 것이다. 순조롭게 가던 중에 어쩌다가 말 무리가 일행과 좀 떨어지게 되었는데 그 상황이 견딜 수 없었던 성급한 말이 따라잡으려고 질주를 하자 모든 말들이 일제히 뛰었다. 그 바람에 난생 처음으로 날으는 화살처럼 변한 말위에서 죽을 똥,살 똥 매달려 있어야만 했던 소년은 일행과 합류하여 말들이 멈췄을 때 비로소 엉엉 울음을 터뜨리고야 말았다. 하지만 그 울음이 그치고 난 소년의 가슴엔 무사히 일을 해냈다는 벅찬 자부심과 자신감,희열이 가득차 오르고 정신은 쑤욱 자라났을 것이다.

동물을 배려하는 습관이 몸에 배었던 어린이들이 자라서 이루는 사회는 타인에 대한 존중,배려,책임감에서 비롯된 성숙한 의식이 자리잡게 되고 폭력성도 한결 줄어들 것이라 믿는다.

위의 책은 말을 접하게 된 어린이가 흥미를 갖고서 책읽기에 빠져들 만한 좋은 책이다.

설정

트랙백

댓글

터키 편에 출연한 공무원 당나귀..' height=426>

제목,지은이,출판사가 아주 잘 보이네요..

결국 이야기를 다 읽고나면 세상에 가족과 함께 하는 삶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는 결론과 마주치게 된다.



당나귀 캐릭터는 어린이에게 무척 인기다. 토끼에게도 결코 꿀리지 않을 커다란 귀와 순하고 평화로운 얼굴이 자꾸 시선을 잡아끌어 쳐다보고 있노라면 살그머니 웃음이 배어나오고야 만다.우리나라에서야 어린이가 일상적인 공간에서 당나귀와 마주칠 일이 거의 없지만 지구촌 곳곳에서는 당나귀가 여전히 인간과 희노애락을 함께 하며 살아가니 어린이들이 느낄 애정도 클 것이다.
어린이 동화에서 흥미로운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스토리에 붙들어두는 힘은 당연히 등장인물의 캐릭터일 것이다.어른조차 어떤 상품을 떠올릴 때 그 상품보다는 광고에 나왔던 스타의 이미지가 더욱 강렬하게 떠오른다. 그러다 보니 호감 만점의 동물이 등장하여 이끌어 나가는 동화라면 어린이에게 즐거움을 안겨주면서도 유익한 사람살이의 덕목을 가르칠 수가 있겠다.
이 동화의 구조는 행운의 만남과 뒤이어 찾아오는 가족과의 이별,아픔,그러나 감동적인 가족과의 재회로 이루어진다. 실베스터가 마법의 조약돌을 줍고서 금방 바위가 되어 버렸을 때 어른이 읽어주다가 잠시 책을 덮고서 그 다음이 어떻게 될 지 한번 상상해 보라며 어린이가  나름의 뒷이야기를 지어보도록 이끌어 간다면 좋을 것이다.
세상엔 조약돌과 같은 욕망의 상징이 많다. 로또 당첨,재벌과의 결혼,유산 상속 등등.. 이 책의 작가는 실베스터가 마법의 조약돌을 주워서 얼마나 행운을 얻었는지가 아니라 오히려 조약돌 때문에 가족과 이별을 하게 되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처지에 놓이도록 설정한다. 이 지독한 상실이 있었기에 다시 가족과 만났을 때 세상에서 가장 큰 행복을 맛보았고 마법의 조약돌 따위는 당나귀 가족에게 하잖은 물건 외엔 아무 것도 아니다.

미취학 어린이라면 읽어주기에 알맞고 저학년 어린이라면 다 읽고나서 '나도 어떤 행운을 가졌었는데 그것 때문에 불행한 경험을 한 적 없었나?" 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고 '행복이란 무엇일까?'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모아보면 좋겠다.

2011년 2월21일 방영편.' height=426>

터키의 어느 시에 소속되어 환경미화원과 다니며 하루종일 쓰레기를 주워담아 하치장에 쏟아부어야 일과가 끝난다. 정말 사회를 위하여 너무나 중요한 일을 묵묵히 해내니 착하고 기특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당나귀 한마리당 감당하는 운송량은 100 ~ 200kg이라고 하니 놀랍다. 게다가 동물운송 방식이므로 연간 지구적으로 절감되는 탄소량은 얼마나 클 것인가? 당나귀는 지구온난화를 낮추는 효자노릇까지 하고 있다.

나로써는 이 공무원 당나귀의 복리후생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4대보험이나 연금,또는 퇴직금의 혜택은 있는지 ..하는 일 때문에 스타일이 폼나지 않아 그렇지 배도 빵빵하고 표정도 찌들어보이지는 않아 다행이다.

환경미화 공무원 이전에는 마트(?)에서 주문받은 생필품 배달 당나귀가 나왔었다. 높은 계단과 골목을 오르내리며 사람 일을 대신해주니 터키 사람들은 당나귀를 없어서는 안될 귀한 존재로 여기고 있었다.

와 같은 책을 더 많이 읽게 되고 출판사에서도 당나귀 나오는 책 뭐 없나? 알아볼 것이다.' height=426>

설정

트랙백

댓글



원작자 : 애너 스웰 /글쓴이 : 로빈 맥킨리 / 그린이 : 수잔 제퍼즈 / 옮긴이 : 정회성 / 출판사 : 동쪽나라


도서관에서 블랙뷰티를 만났다. 어린이열람실에 뭐 없나? 하고서 눈으로 훑어가다가 어느 곳에서 말 눈동자가 강결하게 응시하며 '날 그냥 지나쳐서는 안되죠' 불러세우는 바람에 꼼짝없이 사로잡히고야 말았다.
놀라운 것은 이 책이 1877년에 처음 출간되었다는 것이다.지금으로부터 134년 전의 이야기다.원작자는 어려서 다리를 다쳤기 때문에 평생 말을 타고 다녔다.죽기 한 해 전에 달랑 이 작품 하나만을 남기고 생을 마감했다.원작자가 평생을 함께 친구로 살았던 말 친구의 이야기를 세상에 던지고 간 것은 이후에 태어날 모든 말들을 위해 크나큰 선물이 된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 블랙뷰티는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낸다. 그러다 아름다운 시절이 다 가고 일을 시작한다. 그 시절에는 자동차가 해야 할 일을 모두 말이 맡아 해서 하나의 일꾼으로서 사람도 태우고 짐도 실어나르며 노동력을 제공해야 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말의 처지에서 공통점이 있다면 어떤 주인을 만나느냐에 따라 말팔자가 달라진다는 것이다.블랙뷰티도 평생에 걸쳐 수도 없이 많은 주인을 만났는데 결국은 두 부류이다. 친절맨과 악독맨.블랙뷰티는 좋은 유년기를 보냈기 때문에 품성이 좋아서 자기 앞에 어떤 시련이 와도 참으며 최선을 다하는 말이다. 반면에 친구인 진저라는 암말은 어려서부터 황량하고 삭막한 환경에서 자라 성격도 포악해졌다. 블랙뷰티나 진저나 결국엔 몸이 망가질 대로 망가져서 거의 폐품이 되어간다.막바지에 이르러 진저는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고 블랙뷰티는 친절했던 옛주인을 다시 만나 나머지 여생을 행복하게 보낸다는 이야기다.
애너 스웰은 인간이 말에게 대하는 태도와 행위에 따라 말이 얼마나 고통스럽고도 불행해질 수 있는지 말입장에서 생생하게 보여준다. 재갈이나 굴레 등의 마구 일체가 주는 불편함에서부터 사람의 이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가하는 수많은 물리적 압력이 기름을 짜내듯 말의 생명력으로부터 끝모를 고통을 짜낸다. 고통을 견디다못해 죽음을 바라던 진저가 드디어 눈을 감고 수레에 실려갈 적에 블랙뷰티는 진심으로 진저가 죽었기를 바란다.그래야 비로소 쉴 수 있게 되므로... 스토리가 진행되어가는 대목대목엔 이렇듯 말 편에 서서 그들의 아픔을 응시하는 작가의 연민과 애정이 배어있다.
이 책이 처음 나왔던 시대는 흑인조차도 가축과 다름없는 취급을 받았던 시대여서 인권이란 개념조차 없었을 텐데 사람이 기르는 동물에 대하여 이만한 시선으로 바라본 것은 가히 혁명적인 수준이었겠다.그렇다면 지금은 어떤가? 아직도 동물에 대한 야만적인 행위는 멈춰지지 않았다. 오히려 동물실험과도 같이 은폐된 채로 교묘하게 숨겨져서 자본주의의 논리에 충실하게 봉사한다. 어쩌다 <동물자유연대> 사이트에 들러보면 눈뜨고 볼 수 없는 동물의 고통들이 넘쳐난다.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말은 길거리에서 운임을 받고 손님을 태워야 하는 생활 따윈 없지만 사람의 의식수준이 진보하지 않는 한 불행하기는 매한가지다.난 이 순간에도 블랙뷰티나 진저와 같은 말을 승마장에서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산전수전 다 겪고 나이가 든 말의 얼굴엔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모르긴 몰라도 살아오면서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을 더 많이 겪었을 것이다.
그러나 애너 스웰의 간절한 바람이 100년도 훨씬 넘어 나의 가슴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듯 나 한 사람의 태도야말로 세상을 변화시킬 힘을 보태리라 믿는다.이런저런 인연으로 말과 연루된 행복하고 선택받은 사람이라면 자신의 말에 대한 윤리의식에 대하여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블랙뷰티>는 어린이에게 생명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가르치려는 의도로 출간되었지만 모든 승마인이 승마에 입문하면서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바람이 있다면 전국의 모든 승마장마다 연필 세밀화가 아름다운 이 책이  한 켠에 비치되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블랙뷰티의 행복한 어린 시절...

설정

트랙백

댓글





사용자 삽입 이미지호주문학 / 콜린 티엘 글 / 이의경 그림 / 홍인기 옮김 / 다림출판사

 

<조디의 여행>은 지애가 감동깊게 읽었다고 해서 빌려본 책이다. 지애는 이 책을 이미

초4에 읽었으나 그때는 승마를 하지 않았을 때라 지금에 비교하면 감흥이 많지 않았을

것이다.누구나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 대하여 다룬 책은 흥미있게 읽기 마련이다.

주인공과 자신의 경험을 견주어 보고 그 분야를 더 넓고 깊게 알아나가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이 책은 승마를 배우고 있는 어린이나 청소년에게 그러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호주의 시골에 사는 소녀 조디는 자신의 말 모나크를 집에서 기른다. 모나크는 장애물을

넘는 말인데 조디는 스스로 말을 운동시키고 훈련하고 돌봐주는 허드렛일까지를 다 할

줄 알고 여러 장애물대회에 나가 모나크와 한몸이 되어 우승도 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조디에게 류머티스 관절염이란 지독한 병이 찾아와 조디의 몸은 가눌 수도 없는

힘겨운 지경에 이르러 더 이상 승마를 할 수 없게 된다. 조디는 관절염과 힘겹게 투병

하면서도 모나크를 떠나보내지 않는다. 그러던 중에 실제로 호주를 덮쳤던 거대한 산불이

마을에 들이닥쳐 모든 것을 불살라버릴 위기에 자신의 성치않은 몸을 무릅쓰는 필사적인

안간힘으로 모나크를 물가로 대피시키킨다. 그 과정에서 도망쳐 질주하는 말떼를 만나

그들을 따라간 모나크가 심한 부상을 입고 살아남지만 더 이상 장애물을 넘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 하지만 조디는 모나크를 평생의 반려동물로 삼아 돌보며 살아간다. 조디는

자라서 몸은 정상적으로 되지는 않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며 승마와 관련한 활동도 이어

나간다.

사실 이 책은 승마보다는 관절염과 싸우는 인간의 의지에 더 많은 비중이 할애되어 있다.

이는 작가 자신의 경험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승마인 독자의 시각으로 볼 때

조디가 모나크를 만나고 아끼고 사랑하고 승마의 기량을 꽃피워가는 과정이 나오지 않아

무척 궁금하고 아쉽다. 책에서는 조디가 장애물대회에서 우승하는 긴박한 상황부터 출발

하고 있다. 만일 그 이전 상황이 좀 다루어졌더라면 나중에 집이 불타버릴 위기에서

마굿간의 모나크를 대피시키려고 심한 관절염 환자가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는 기승을 시도하고 그것에 실패하자 결국 휠체어를 타고 견마하여 대피처

로 향하는 조디의 마음이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왔을 것이다.

호주는 워낙 땅이 넓고 해서 집집마다 소뿐만 아니라 말 키우는 집도 대다수다. 그래서

조디의 학교에도 말을 타는 아이도 많아 서로 대회의 경쟁자가 되기도 한다.우리 사회와는

다르게 승마문화가 생활저변에 폭넓게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동화에서 조디의 승마

선생은 지역 소방관으로 나오기도 한다.

조디의 품성은 병을 견디는 의지력도 강하고 자신의 말에 대한 책임강도 강하다.관절염

때문에 더 이상 승마를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조디의 부모는 모나크를 팔아버릴 생각도

하지만 조디는 한사코 반대하고 부모는 딸의 의지대로 따라주기로 한다.조디가 평소 말을

제 분신처럼 돌보고 아끼던 사실에 비추어 볼 때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또한 가장

행복한 활동이었던 승마에 열중하면서 의지나 책임감이 더욱 강해졌을 가능성이 높다.

일전에 프랑스의 어린이 승마문화를 다룬 영상물을 보았는데 저학년 정도의 어린이가

포니클럽에 일찌감치 와서 마구를 닦고 손질하는 모습이 나왔다. 그 어린이는 말을 타고

내린 후에도 말이나 마구가 깨끗하기를 원해서 스스로 그 일을 자처한 것이다.

타인에 대한 배려에 눈을 돌리게 되는 계기가 승마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생긴다. 말을

타다가 말이 어디가 불편하지는 않은지 살피고, 타고 나서도 태워주었기 때문에 고마워서

당근도 주면서 남을 돌보는 즐거움에도 눈을 뜨게 된다.이러한 책임감과 배려가 쌓이고

 응축 되어서 산불이라는 자연재해 앞에 조디가 모나크를 구하려는 감동적인 상황이

빚어졌다고 보면 틀림없다.

조디는 관절염을 앓는 순간부터 승마는 못하게 되었지만 나중에 커서 포니클럽 간사로

일하며 계속 자신만의 승마의 길을 간다. 그리고 조디의 곁에는 언제나 절름발이지만

사랑하는 모나크가 있다. 내 개인적으로는 그 결말이 참으로 부러울 뿐이다.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