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츠카 유우조 글/ 아카바 수에키치 그림/ 이영준 옮김/ 한림출판사

 

몽골의 전통악기 '마두금'의 생김새

 

수호라는 소년이 들판에서 갓 태어난 망아지를 데려다 애지중지 길렀다.

 

나쁜 관리가 말을 빼앗았지만 하얀말은 도망쳐온다.

 

수호와 다시 만나지만 상처의 출혈이 심해 말은 그만 숨을 거둔다.

 


이 책은 악기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 소년과 말의 만남과 이별,사랑과 죽음에 대한 내용이다.

수호가 초원에서 홀로 남은 망아지를 데려온다.정황으로 보아 망아지 어미는 출산 후 맹수에게 먹히지 않았나 싶다.수호는 망아지를 사랑과 정성으로 길러서 망아지는 어엿한 하얀말로 컸고,수호를 태우고서 어디든 달렸다. 몽골에 가면 아침부터 밤까지 말을 타고 달려도 초원을 벗어나지 못한다는데 그 광활한 곳에서 언제나 함께 다니던 둘의 교감과 애정은 깊이를 알 수 없는 강물처럼 심원한 것이었으리라.

어느 날 초원에서 말타기 대회가 열렸다.우승자에게 개최자인 원님의 딸과 결혼시켜준다는 큰 상이 걸려있었다. 수호와 하얀말은 어렵지 않게 우승을 했지만 가난한 수호의 처지를 업신여긴 원님은 상은 커녕 말을 빼앗고 수호를 쫒아버린다.재산이나 지위로 상대를 판단하는 원님은 말도 한낱 물건으로 취급한 것이다.그러나 하얀말은 불의에 복종하지 않고 자기를 헌신적인 사랑으로 길러준 수호에게 돌아가고야 만다. 도망치는 과정에서 하얀말은 온몸에 무수한 화살을 맞고 결국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죽게되지만 사랑하는 존재의 품에 안길 수 있어 행복했을 것이다.

슬픔에 빠진 수호의 꿈에  어느 날 하얀말이 나타났다.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슬퍼하지 마. 내 뼈와 가죽과 심줄과 털로 악기를 만들면 난 언제까지나 네 곁에 있을 수 있잖아.
 언제나 너를 위로해 줄게."
마두금은 이런 사연으로 만들어졌다. 수호는 어디든 마두금을 지니고 다녔고 연주하고 있으면 하얀말이 곁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작가가 여기까지만 썼더라도 훌륭한 결말이겠지만 그 뒤로 몇 문장이 더 있어서 이 책의 감동이 더욱 큰 것 같다.

해질 무렵이 되면 양치기들은 한자리에 모여 그 아름다운 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러면 하루의 피로가 스르르 풀렸습니다.

소년과 말의 사랑은 비극적이지만 그 아픔이  승화되어 탄생한 마두금 악기는 고단하고 힘든 세상사람을 어루만져 주었다.마두금 연주가 어떨지 참으로 궁금하다.악기의 생김새로 보아 우리네 악기인 아쟁이나 해금처럼 애잔하고 심금을 울릴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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