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이름으로 보아 독일이 동화의 배경이 아닌가 싶다. 주인공 릴리가 사는 동네에서는 집에서 작은 말 포니를 키울 수도 있어서 릴리는 자연스럽게 포니와 친근하게 자라난다.그러다가 옆집 포니가 아기를 출산하자  릴리가 돌봐주게 되는데 ...

말과 생활을 하다가 집 밖으로 탈출한 말을 잡으러 다니는 에피소드는 심심찮게 접할 수가 있다. 얼마 전 깐돌하숙집에서도 보라와 태풍이가 탈출하여 - 보라가 뛰쳐나가자 태풍이가 따라간 것임 - 관리인과 원장님이 출동하고 평소 이 말들과 각별했던 지애도 쫒아나가고 한바탕 난리가 빚어졌다.다행히도 말은 귀소본능이 있기 때문에 곧 돌아오고야 만다. 보라,태풍이도 사람이 붙잡았다기 보다는 말들이 스스로 발길을 돌려 돌아오던 중에 데려왔다고 한다. 며칠 있다가는 태풍이 혼자 단독으로 탈출했다가 돌아왔다고도 한다. 나 역시  애마가 문 밖으로 뛰쳐나가 혹여 차에 치이기라도 할까봐 가슴이 콩당콩당 하며 잡으러 간 일이 여러 번이다.

이 동화에서는 어린이가 다른 생명체를 돌보며 배려하고 책임감을 배워나가는 과정을 그려보이고 있다.

릴리는 집안의 막내라서 귀염 받으며 응석받이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을 배우기 전부터 포니를 너무 좋아하다보니 의젓한 큰 언니처럼 자라난 것 같다. 그래서 포니가 생활하는 마굿간도 청소하고 도로로 질주하는 아기 포니도 따라가 잡은 것이다.
어린이가 동물과 생활하면 늘 돌보아지던 약자의 입장에서 벗어나 누군가를 돌봐야하는 입장에 서보는 일이 가능해져서 정신적으로도 한결 성숙해질 수가 있다.

그래서 난 어린이가 동물과 더불어 자라나가는 일이 무척 좋다고 생각한다. 사실 지구상의 많은 어린이들이 지금도 생존을 위하여 집에서 기르는 가축을 돌보는 생활을 한다.인디언 어린이들도 어려서부터 기르는 동물을 돌보는 일을 하며 그들을 존중하도록 교육되어진다.어떤 책에 나오는 일화이다. 말에 탄 채 그  부족이 기르는 말들을 몰고서 이주행렬을 따라가는 임무를 맡았던 소년이 있었다.아주 어린 소년이었는데 영리했으니까 중요한 임무를 맡았을 것이다. 순조롭게 가던 중에 어쩌다가 말 무리가 일행과 좀 떨어지게 되었는데 그 상황이 견딜 수 없었던 성급한 말이 따라잡으려고 질주를 하자 모든 말들이 일제히 뛰었다. 그 바람에 난생 처음으로 날으는 화살처럼 변한 말위에서 죽을 똥,살 똥 매달려 있어야만 했던 소년은 일행과 합류하여 말들이 멈췄을 때 비로소 엉엉 울음을 터뜨리고야 말았다. 하지만 그 울음이 그치고 난 소년의 가슴엔 무사히 일을 해냈다는 벅찬 자부심과 자신감,희열이 가득차 오르고 정신은 쑤욱 자라났을 것이다.

동물을 배려하는 습관이 몸에 배었던 어린이들이 자라서 이루는 사회는 타인에 대한 존중,배려,책임감에서 비롯된 성숙한 의식이 자리잡게 되고 폭력성도 한결 줄어들 것이라 믿는다.

위의 책은 말을 접하게 된 어린이가 흥미를 갖고서 책읽기에 빠져들 만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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