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호주문학 / 콜린 티엘 글 / 이의경 그림 / 홍인기 옮김 / 다림출판사

 

<조디의 여행>은 지애가 감동깊게 읽었다고 해서 빌려본 책이다. 지애는 이 책을 이미

초4에 읽었으나 그때는 승마를 하지 않았을 때라 지금에 비교하면 감흥이 많지 않았을

것이다.누구나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 대하여 다룬 책은 흥미있게 읽기 마련이다.

주인공과 자신의 경험을 견주어 보고 그 분야를 더 넓고 깊게 알아나가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이 책은 승마를 배우고 있는 어린이나 청소년에게 그러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호주의 시골에 사는 소녀 조디는 자신의 말 모나크를 집에서 기른다. 모나크는 장애물을

넘는 말인데 조디는 스스로 말을 운동시키고 훈련하고 돌봐주는 허드렛일까지를 다 할

줄 알고 여러 장애물대회에 나가 모나크와 한몸이 되어 우승도 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조디에게 류머티스 관절염이란 지독한 병이 찾아와 조디의 몸은 가눌 수도 없는

힘겨운 지경에 이르러 더 이상 승마를 할 수 없게 된다. 조디는 관절염과 힘겹게 투병

하면서도 모나크를 떠나보내지 않는다. 그러던 중에 실제로 호주를 덮쳤던 거대한 산불이

마을에 들이닥쳐 모든 것을 불살라버릴 위기에 자신의 성치않은 몸을 무릅쓰는 필사적인

안간힘으로 모나크를 물가로 대피시키킨다. 그 과정에서 도망쳐 질주하는 말떼를 만나

그들을 따라간 모나크가 심한 부상을 입고 살아남지만 더 이상 장애물을 넘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 하지만 조디는 모나크를 평생의 반려동물로 삼아 돌보며 살아간다. 조디는

자라서 몸은 정상적으로 되지는 않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며 승마와 관련한 활동도 이어

나간다.

사실 이 책은 승마보다는 관절염과 싸우는 인간의 의지에 더 많은 비중이 할애되어 있다.

이는 작가 자신의 경험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승마인 독자의 시각으로 볼 때

조디가 모나크를 만나고 아끼고 사랑하고 승마의 기량을 꽃피워가는 과정이 나오지 않아

무척 궁금하고 아쉽다. 책에서는 조디가 장애물대회에서 우승하는 긴박한 상황부터 출발

하고 있다. 만일 그 이전 상황이 좀 다루어졌더라면 나중에 집이 불타버릴 위기에서

마굿간의 모나크를 대피시키려고 심한 관절염 환자가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는 기승을 시도하고 그것에 실패하자 결국 휠체어를 타고 견마하여 대피처

로 향하는 조디의 마음이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왔을 것이다.

호주는 워낙 땅이 넓고 해서 집집마다 소뿐만 아니라 말 키우는 집도 대다수다. 그래서

조디의 학교에도 말을 타는 아이도 많아 서로 대회의 경쟁자가 되기도 한다.우리 사회와는

다르게 승마문화가 생활저변에 폭넓게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동화에서 조디의 승마

선생은 지역 소방관으로 나오기도 한다.

조디의 품성은 병을 견디는 의지력도 강하고 자신의 말에 대한 책임강도 강하다.관절염

때문에 더 이상 승마를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조디의 부모는 모나크를 팔아버릴 생각도

하지만 조디는 한사코 반대하고 부모는 딸의 의지대로 따라주기로 한다.조디가 평소 말을

제 분신처럼 돌보고 아끼던 사실에 비추어 볼 때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또한 가장

행복한 활동이었던 승마에 열중하면서 의지나 책임감이 더욱 강해졌을 가능성이 높다.

일전에 프랑스의 어린이 승마문화를 다룬 영상물을 보았는데 저학년 정도의 어린이가

포니클럽에 일찌감치 와서 마구를 닦고 손질하는 모습이 나왔다. 그 어린이는 말을 타고

내린 후에도 말이나 마구가 깨끗하기를 원해서 스스로 그 일을 자처한 것이다.

타인에 대한 배려에 눈을 돌리게 되는 계기가 승마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생긴다. 말을

타다가 말이 어디가 불편하지는 않은지 살피고, 타고 나서도 태워주었기 때문에 고마워서

당근도 주면서 남을 돌보는 즐거움에도 눈을 뜨게 된다.이러한 책임감과 배려가 쌓이고

 응축 되어서 산불이라는 자연재해 앞에 조디가 모나크를 구하려는 감동적인 상황이

빚어졌다고 보면 틀림없다.

조디는 관절염을 앓는 순간부터 승마는 못하게 되었지만 나중에 커서 포니클럽 간사로

일하며 계속 자신만의 승마의 길을 간다. 그리고 조디의 곁에는 언제나 절름발이지만

사랑하는 모나크가 있다. 내 개인적으로는 그 결말이 참으로 부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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