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에 한강에서 장제하고 올해 3월 송암에서 처음 장제를 했다. 송암 담당 장제사가 장제하려다 칸타가 무시무시하게 발길질을 해대서 삭제만 겨우 하고 포기했다.
결국 박건영 장제사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결과는 아무 탈 없이 무사히 장제를 했다는 거다.
칸타가 자기를 막 다루는 사람에게 몸을 허락하지 않아 기쁘다. 박장제사에게는 말에게 인정받는 최고의 장제사라고 치켜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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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위 사진은 1월 5일에 부었다고 연락 왔을 때 사진이다. 그로부터 일주일 지나 오늘인 1 월 12일에는 예전처럼 좋아졌다고 한다. 패덕에서 건초 먹는 칸타가 여유로워 보이고 다리도 날씬하니 부기가 쪼옥 빠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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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 일요일 아침에 칸타는 자는 모습을 아빠에게 딱 걸렸어요.그 시간 대한민국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달콤한 휴일 아침잠에 빠져 있겠지요.칸타는 어디 직장 다니는 것도 아니면서 비몽사몽입니다.처음엔 우아하게 앉아서 자다가 그만 머리가 넘어가더니 마방 문턱을 베고서 자고 맙니다.문밖으로 내민 머리가 걱정도 안되나 봅니다.나 같으면 누가 지나가다 툭 차거나 뚝 떼갈 것 같아 불안해서 그리 못할 것 같은데요.그만큼 마음이 편하니까 그럴 테지요.

저는 잠도 우아하게 잔다구요...

 

그러나...

 

잠이 마구 쏟아지면 우아하기도 힘들어...

 

 

칸타가 공룡만한 몸을 내려놓고 자는 동안 등에 따가운 시선이 내리꽂힙니다.시선의 주인공은 엘도라도.이 숫말은 누가 칸타 데려가면 가만 안두겠다는 듯 여왕마마 경호원 못지 않은 단호함으로 무장하고 부동자세로 지키고 있어요.이럴 때 접근하면 엘도라도 귀를 뒤집고 인상 한번 팍 씁니다.우리 칸타는 참 좋겠네.

 

 

칸타 경호원은 엘도라도만이 아닙니다.돌이도 경계근무 중이네요.

 

어쩌면 엘도라도가 경호를 잘 하는지 감독하는 건지도 몰라요.

 

돌이는 늘 엄마는 내가 지켜야하는데 하는 마음이니까요.

 

죄없는 문을 물어뜯는 표정에는 엄마 옆에 서있지 못하는 아쉬움과 엘도라도 아저씨에게 잘 하라며 시위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 것만 같군요.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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끙끙이의 부활

칸타빌레 2013. 6. 12. 10:56

 

세상엔 불행을 가장한 행운이 있는 법이다.지난 겨울 칸타가 아랫니가 뽑히는 마방사고를 당하고 나서 끙끙이를 안하게 되었다.아 칸타 끙끙이 고치려고 그런 일을 당한게지 하며 내심 위안도 삼았다.집에 갈 때 끙끙이방지대를 돌이 목에만 채우면 되니 번거로움도 한결 가벼워졌다.수의사님도 칸타가 끙끙이 고쳤다는 말을 듣고 신기해하셨다.아마 속으로 '끙끙이 고친 말 본 적이 없는데'생각하지 않았을까. 어느날 번개 맞은 것처럼 정신이 번쩍 나는 일이 생겼다.어디서 '끄응~'하고 우렁찬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돌아보니 칸타가 끙끙이를 하느라 낸 소리였다.특유의 끙끙이 소리가 있다.기승 도중에 말이 걸음을 멈추고 똥을 눌 적에는 갸날픈 '끄응'소리가 난다.이에 비해 끙끙이를 하면 우렁찬 굵은 '끄응'에다가 트름 할 때 내는 '꺼억'을 합친 지극히 점잖지 못한 소리가 난다.그래서인지 말이 그럴 때 보는 사람마다 "하지 마라!'하며 나무란다.

 

날이 더워지면서 등장한 티브이 광고가 있다.에어컨 사러 어디로 오라는 광고인데 내용은 이렇다.누군가 찾아와 문을 열어보니 불청객이 "무더위옵니다"한다.가족은 일치단결 전투태세로 불청객을 물리치니 무더위가 "오메~"하며 회오리바람에 날려 사라져버린다.나에겐 그 광고가 계속 끙끙이버전으로 오버랩됐다.지난 겨울 "오메~"하고 북풍한설에 실려 사라졌던 끙끙이 망령이 여름이 되자 불사신처럼 살아나 "끙끙이옵니다~"하며 나타난 것이다.

 

어여쁘고 우아한 칸타가 '끄어어~'하는 점잖지 못한 소리를 낼 때 내 다리는 힘이 풀리는 듯 휘청거렸지만 한 팔로는 난간에 기대고 한 손은 가슴에 얹고서 마음 다스리기에 들어갔다.'끙끙이를 하니 필시 입안이 완벽하게 나은 거야 암 그렇그말구' 부활한 끙끙이를 보니 불행을 가장한 행운은 또 이렇게도 오는구나!

 

 

 

화단 옆으로 조각 빨래들이 바람에 춤춘다.끙끙이방지대 싸개다.금속이 말 목에 닿아 피부가 짓무르는 일을 방지하는 임무를 띤 요원들이다.

 

작열하는 햇볕에 살균소독 당하는 끙끙이 방지대.

 

손수 만든 헝겁싸개는 이 부분을 커버한다.

 

실내라지만 더운 공기에 나른해져서 무료하게 놀던 칸타가 바에 들렀다.엄마가 늘 당근이며 수박이며 맛난 것을 내다 주는 장소라 뭐 없나 하고서 부르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들렀다.

 

뭐 없어요?

 

엄마 어디 갔어?

 

칸타 앞에는 고양이 태평이가 세상 어떻게 돌아가든지 말든지 태평하게 의자 하나를 차지하고 늘어졌다.

 

머리만 겨우 들고는 "무슨 일이세요?"한다.

 

저한테 볼일이 없는 걸 알고 다시 제 팔을 베고서 낮잠에 빠진다.오후 4시 정도가 되면 말을 타려는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므로 그때까지 고양이의 평화는 침범당하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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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게 재갈을 입에 넣고 한 시간쯤 견디는 일이 어떤 느낌이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말할까?

 

만족스러운 기승을 하고 나서 하마하고 칸타에게 선물을 주기로 했다.하마한 자리에서 칸타 몸에 씌웠던 마구를 분리시키는 일이 선물이다.그런 일이 선물이 될 수 있는 것은 내내 지속되던 갑갑증을 한 순간에 해소시켜 해방감을 안겨주기 때문이다.안장이며 굴레며 보호대며 말 몸에 붙어있을 때는 간단했지만 막상 벗겨내면 산더미 같은 짐이다.짐을 제자리로 갖다두려면 마구실까지 동선이 멀어 힘들어진다.

 

그럼에도 그런 번거로움을 감수하는 것은 내가 감당할 힘겨움보다 돌아올 이득이 더 많기 때문이다. 승마에 이득이 무엇이겠나 승용마가 흔쾌히 나를 잘 태워주는 일일 뿐.

 

말이 마구를 벗는데서 맛보는 쾌감은 역설적이게도 마구를 착용한 결과에 따른다.사람도 갑갑한 옷을 입고 있다가 훌훌 벗어던졌을 때 후련함이 무엇인지 잘 안다.그러니 말의 입장에서 마구를 착용하는 것은 좀 괴롭기도 하지만 나중에 벗어던지는 쾌감이 주어질 것이므로 기꺼이 마구를 받아들이도록 해준다.

 

내가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려는 의도는 말과 사람의 관계를 언제까지나 지속가능한 긍정적인 감정을 공유하는 사이로 유지하기 위해서다.그래서 하마 후 말에게 최선의 쾌감을 선사하여 말이 승용마의 본분을 사랑하도록 하려는 거다.

 

대부분의 말은 굴레를 들고 다가가면 도망치거나 반가워하지 않는 기색이다.그 외에도 재갈을 물지 않으려고 회피하거나 안장을 얹지 않으려고 등을 피하기도 한다.그런 말에게서 행복한 기승감을 얻어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그런 점에서 말이 굴레와 안장을 즐거워하며 받아들이는 일은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 칸타와 돌이는 장안하는 과정을 좋아하는 편이다.말이 힘들어하지 않을 정도의 시간만 기승하고 기승후 기분좋은 뒷마무리를 꾸준히 해왔기 때문이다.그 점은 매우 흐뭇한 부분이다.

 

얼마 전 내가 칸타에게 굴레를 씌우려고 굴레의 매무새를 가지런하게 하는 동안 칸타가 얌전히 기다리는 태도로 있었다.왼손으로 굴레를 감싸쥐고 오른손으로 칸타 콧잔등에 얹으니 재갈을 물기 쉽도록 머리가 다소곳하게 내려왔다.그때 곁에서 구경하시던 어떤 분이 "칸타가 머리를 내려주는군요"하며 기특해 하셨다.

 

칸타가 재갈을 문 후에 머리끈을 양쪽귀에 차례로 걸적에 칸타는 잠시 머리를 내품에 폭 파묻는다.파묻는 시간이 길어지라고 난 아주 천천히 귀 뒤로 머리끈을 넘긴다.그 다음으로 턱끈과 코끈을 채우는 순서가 아직 남아있지만 난 그보다 먼저 귀 뒤로 머리끈을 넘겼던 양손을 칸타 목으로 가져가 몇 번이고 쓰다듬으며 "아이 착해! 참 이뻐 ! 재갈을 물어줘서 고마워요!"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해준다.

 

내가 굴레를 씌우는 일에서 이토록 많은 교감을 나누게 된 것은 오래 되지 않았다.그럴만한 계기가 있었다.지난 겨울 칸타가 마방에 턱이 걸려 매달린 사고를 당하고 아랫니 몇개가 뽑혀나가 - 이는 다시 박아서 지금은 고정됐다- 한동안 운동을 쉬었다.그러다 재갈없는 굴레인 해커모어를 씌워 운동을 하다가 상처가 회복되어 다시 예전처럼 운동을 하게 됐다.

 

그런데 칸타에게 어떤 심리적 문제가 생겼다.입안에 상처를 당했던 후유증으로 입안에 재갈 받아들이기를 매우 두려워하게 된 것이다.칸타는 잔뜩 긴장한 채로 재갈을 물지 않으려고 입을 하늘 높이 쳐들었다.이럴 때 말입은 천정처럼 높아서 도저히 손이 닿지 않는다.칸타가 왜 그러는지를 알기에 부드럽게 달래는 수밖에 없었다.동시에 키가 큰 남자를 불러다가 살살 칸타 콧잔등을 내려 조심스레 재갈을 물렸다.한동안은 이런 일이 반복됐고 운동하는 내내 칸타는 온통 제 입안에만 집중하는 것 같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던가.칸타도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얼마쯤 지나 치켜든 콧잔등이 내 손에 닿을 정도로 내려왔다.가까스로 재갈을 물리고 났을 때 콩당거리던 마음은 처음 말에게 재갈을 물렸던 마음과도 비슷했다.재갈을 물고 난 칸타의 눈을 보니 촉촉했다.순간 사고가 났을 때 칸타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가 떠올랐고 한없이 가여워졌다.머리끈만 귀뒤로 넘겨놓고 칸타의 목을 끌어안고 "어유 가엾은 것,어유 불쌍해라.그렇게 아팠던 거니?" 하며 한참을 울먹울먹했다.

 

한동안은 재갈 물려놓고 목을 안고 울었던 거 같다.그러자 말이 재갈을 물려고 입을 내어주는 일이 어찌나 고맙게 느껴졌는지 돌이에게도 재갈을 물고난 후 칭찬을 많이 해주게 됐다.그후부터 칸타는 재갈에 대해서라면 얼마든지 순순히 받아들이겠어요 하는 태도다.재갈이 말 입술 사이로 미끄러져들어가는 순간 벌린 입 틈새로 빠진 걸 다시 박아서 삐뚤한 이빨을 보면 그날의 상처가 다시 떠올라 조금은 마음이 아프다.

 

나의 마음이 아릴수록 칸타는 더욱 다소곳하고 부드러워졌다.'내 아픔 아시는 당신께 내 모두 드려요~'하는 서정적인 멜로디와 노랫말이 칸타의 마음일 것 같다.

 

 

 

여리디여린 분홍빛 잇몸 속살에 차가운 금속을 비비는 일은 승용마가 사람에게 주는 커다란 선물이다.

 

그래서인가 나를 위해 내어준 말 입에 맛난 것을 자꾸 밀어주고 싶기도 해서 승마장에 가는 내 보따리는 해가 갈수록 커지는 모양이다.또한 기승이 끝나고 침과 건초 찌꺼기 같은 게 잔뜩 묻어있는 재갈을 흐르는 물에 세척하여 마른 수건으로 반짝반짝 하도록 닦는 일에 열심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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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다.이런 날은 말도 기분이 좋기 마련이어서 반은 먹고들어가는 운동이 된다.

 

장애물을 설치해놨네 칸타 보이지?

 

언제 칸타를 타고 저걸 폴짝폴짝 넘을까?

 

글쎄 말이에요.아빠는 언제 나에게 저걸 훈련시킬 건지 ...

 

승마장 주변 논에 모를 심으려고 물을 대니 호수나 수변 생태공원처럼 풍경이 바뀌었다.팬스 너머로 찰랑찰랑하는 물결을 보니 어디 다른 곳에서 말 타는 기분이 든다.

 

 

 

바닥에 늘어놓은 횡목 넘어다니기는 일상이 됐다.

 

이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 칸타 걸음걸이가 더욱 아름다워졌다.

 

자고로 승용마는 걸음미인이어야 한다.

 

 

 

 

한 40분 지나 고삐를 다 주고 평보를 하고 있는데 칸타가 은근슬쩍 x자 장애물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갔다.말의 의도를 알아채고 나는 황급히 고삐를 거둬들이고 말머리를 돌렸다."칸타야 네 마음은 알겠지만 뭐든 순리가 있으니 사람 태우지 않은 지상훈련으로 먼저 충분히 연습한 후에 해야돼!"라고 말해주었다.하마한 후에 할방에게 칸타를 조금 더 타게 하고 나는 돌이를 데리고 마사로 들어갔는데 나중에 들으니 칸타는 아빠가 어쩌나 보자고 허용하자 처음엔 속보로 나중엔 구보로 여러 번 x자를 폴짝 넘어버렸다고 한다.구경하던 관리인이 처음 넘는 말치곤 아주 잘한다고 칭찬했다고 한다.그 소식을 들으니 '인내심'이 떠올랐다.보통은 말훈련에서 말이 받아들이도록 사람이 성급함을 버리고 기다려주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인내심'이란 말이 쓰인다.그런데 오늘은 반대로 시켜주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다 못해 인내심의 한계에 다다른 말이 자발적으로 어떤 과제를 해냈다.

칸타가 기승운동하는 동안 돌이는 뒤돌아서서 애꿎은 쇠파이프만 희롱하고 있었다.

 

사는 재미도 없고 ...고뇌하는 청춘이여! 돌이가 사람이라면 이렇게 절규했을 것 같다.

 

이랬는데 며칠 후 할아버지가 데려다 안장 얹고 굴레 씌우고 하니까 얼굴에 화색이 돌고 설레임마저 풍기고 있었다.요즘엔 말이 자기 일을 사랑하고 잘해보려는 자발성도 지니고 있음을 발견하고 승마의 또다른 재미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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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타가 기승운동 끝난 뒤 안장을 풀고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목욕까지 하면 1시간, 안하면 30분 정도 걸린다.

 

말의 얼굴에서 굴레를 벗겨내고 나면 가죽끈이 머물렀던 자리는 땀에 젖어있다.말은 그곳이 가려워 아무곳에나 얼굴을 문지르기 일쑤다.그런 칸타를 위하여 수건을 갖다가 펼쳐서 얼굴을 감싸주면 칸타가 알아서 얼굴을 위아래,좌우로 움직여 수건에 비빈다.아빠는 스스로 얼굴을 문지르는 칸타보다 더 열심히 손으로 벅벅 문질러준다.

칸타가 지병처럼 갖고 사는 좌후지 순환장애 때문에 늘 조금씩은 부어있는데 오늘 따라 유난히 많이 부었다.아무래도 최근에 살찌우느라 늘린 사료량 후유증인 듯하여 승마장에다가는 급여량 증가 중지를 요쳥해놓았다.다리가 좀 많이 부었을 때는 그만큼 공들여 붓기를 빼주어야 한다.최선의 방법은 운동이고 보조요법으로 맛사지와 오버나잇 밴디지 감아주기를 한다.

 

기승운동이 끝나니 붓기가 많이 빠졌지만 그래도 보는 엄마,아빠 마음은 아쉽다.붓기가 좀 더 빠지면 좋을 텐데...

 

 

오늘은 특별히 맛사지 전에 스트레칭을 열심히 해보기로 했다.

 

먼저 앞다리를 앞으로 쭈욱 뻗고.돌이는 앞다리가 공중에 수평으로 올라간다.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칸타 얼굴.

 

ㄱ자로 꺽어 들어서 어깨 연결부위까지 근육을 풀어준다.

 

뒷다리도 뒤로 원없이 뻗어보고.

 

 

말 후지를 사람의 허벅다리에 올려서 자극의 강도를 더해 유지한다.

 

이런 스트레칭을 하는 동안 칸타가 무척 시원해한다.가끔은 칸타가 스트레칭을 간절히 원하는 때도 있다. 말은 가끔 스스로 어디 좀이 쑤시는지 기지개를 펴는 것처럼 몸을 쭉 펴는 때가 있다.

 

아빠가 스트레칭 해주니 기분이 참 좋아요!

 

맛사지에 사용하는 제품. 맨소래담 - 소염,진통 효과 아르니카젤 - 식물성분.순환 및 근육통 완화. 아로마에센셜 오일 - 페퍼민트(근육통 완화),라벤더 ( 상처치유,이완),티트리(항염,독소배출) 베이비로숀 - 맨소래담 희석 및,아로마오일의 캐리어오일 역할.

 

기승운동 많이 한 날은 맨소래담을 많이 섞고 운동 안한 날은 빼기도 한다.일회용장갑 낀 손에 제품을 각각 적당량 덜어 먼저 칸타에게 냄새 맡게 한다.지금부터 맛사지 할거야 하고서 일러둔다.만일 새로운 아로마 오일 등을 사용할 때는 충분한 시간을 들여 말이 탐색하도록 한다.그러면 그 향이 매우 마음에 드는지 거부감이 이는지 알 수 있다.혹여라도 말이 싫어하는 향은 쓰지 않는다.

 

신체에서 순환을 담당하는 기관은 림프계다.림프관은 심장쪽으로 일방통행을 하므로 순환을 돕는 맛사지는 발굽에서 위쪽으로만 실시한다.

 

순환을 돕는 맛사지 강도는 경락맛사지처럼 아프게 지압하는 것이 아니라 털결을 반대로 쓸어내려는 것처럼 부드러워야 한다.

 

맛사지하는 사람은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호흡을 가다듬어 사랑의 에너지를 불러모아 손바닥에 모으고 말 다리에 전달하는 느낌으로 동작을 3분 정도 반복한다.이때 칸타도 절 위하여 뭘 해주는지 알고 동상처럼 가만히 서서 다리에 전해지는 느낌에만 집중한다는 것이 느껴진다.

 

이 맛사지를 해줄 때 마음 같아선 아주 오래 해주고 싶으나 쭈그리고 앉는 자세가 힘들어서 얼마 못가 비틀거리며 일어난다.

 

오홍근박사의 <향기요법>이란 책을 보면 /'아로마테라피'는 향,즉 나무,뿌리,꽃,잎 등 자연의 힘을 이용해 몸과 마음에 긍정적인 효과를 얻어내는 생활치료법이다./p.14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뇌에 메시지를 전달해 각 기관과 호르몬,림프계,혈관계,면역계 등 생리 대사기관의 활동을 원활하게 한다./p.15

 

아픈 소가 열 걸음만 걸을 수 있으면 산다는 말이 있다.초식동물인 소는 본능적으로 풀밭에서 자기 몸의 치유에 필요한 식물을 찾아내서 먹을 줄 안다는 얘기다.말도 자연에서 살아간다면 필시 제몸의 병을 치유하는 풀을 찾아서 뜯어먹을 것이다.사람도 시시때때로 몸에서 필요한 음식이 입맛을 당기지 않는가.

 

마사에서 살아가는 승용마는 스스로 이로운 풀을 찾을 수 없지만 대신 사람이 풀에서 이로운 성분을 추출한 물질을 제공할 수는 있지 않나 하는 생각에 아로마에센셜오일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이로운 식물을 총칭하여 일컫는 허브에서 뽑아낸 에센셜오일이 말이 스스로 몸을 치유하여 복원하는데 도움을 줄 거라 본다.

 

<향기요법>이란 책을 보면 세상엔 허브의 종류가 광범위하고 허브만으로 어지간한 병은 다 치유할 수가 있다.구암 허준이 지은 <동의보감>에 나오는 약초와 허브오일의 사용은 본질적인 효능에서 같아 보인다.

 

허브아로마를 맡았을 때 사람과 말의 차이는 사람은 숨을 깊이 마시며 '음~ 냄새 참 좋네'하고 취하는데 말은 마음에 드는 향일수록 혀를 낼름낼름 하며 '음~ 참 맛나겠네'하고 미각적인 반응을 보인다.

 

 

으흠~ 아주 기분 좋아요!

 

현대인은 자기에게 맡는 아로마오일 몇가지를 찾아서 사용하면 생활에 활력을 얻을 것이다.요즘 허브아로마오일샾은 대형마트에 하나씩은 다 입점해 있어 접하기도 쉽다.

 

에센셜오일은 원래 이런 모습이었다.

 

에센셜오일의 사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할망이 가장 좋아하는 방법은 화장솜에 떨궈 흡입하기다.

 

화장솜이나 티슈 한 장을 접어 책상 위나 쇼파,침대 근처에 놓으면 된다.책상 위에는 정신집중을 돕는 로즈마리가 쇼파나 침대 근처엔 긴장을 이완하고 숙면을 돕는 라벤더를 애용한다.승마를 하고 와서 목이나 어깨가 뻐근할 때는 페퍼민트 오일 한두방울을 떨구어 문지르면 시원한 청량감이 피로를 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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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타의 얼굴

 

지난 겨울의 칸타.

 

칸타가 나를 바라본다.칸타는 방목중에도 한번씩 머리를 들고서 제 아빠나 엄마가 어디에 있나 눈으로 확인한다.확인하고서 곧 기승운동을 하게 될지 아니면 더 놀아도 될지 스스로 가늠해보고 그 후의 제 태도를 결정짓는다.

일주일에 한두 번 승마장에 오는 동생이 - 말 아이들 입장에선 이모 - 하루는 수장대에서 칸타에게 그루밍을 하다가 다급하게 언니,언니! 하고서 외쳐 불렀다.좀 떨어진 마구실에 있던 나는 또 무슨 일이야 싶었지만 말에 관해서라면 느긋해야한다는 태도가 몸에 배어 왜? 라고 입으로는 대답했어도 몸은 퍽이나 굼뜨게 동생에게로 갔다.가보니 동생은 상기된 얼굴로 언니,혼자 보기가 얼마나 아까웠는데요 글쎄 칸타가 제 품에 머리를 폭 파묻고 가만 있었지 뭐예요 이런다.그 소릴 듣고 난 픽 웃고 말았다.나의 싱거운 반응과는 달리 동생의 감동은 계속 남아 이어졌다.동생이 높아진 톤으로 늘어놓는 감동 소감을 한참 더 들은 후에 감동할 만하다고 생각됐다.그도 그럴 것이 일 년 전에 동생이 처음 우리 아이들 만나러 왔을 무렵 칸타는 뉴 페이스 이모에 대하여 까칠하기 짝이 없었다.어느 날인가는 칸타가 마방에서 건초 뒤적질을 하다가 슬그머니 제 방에 들어온 제 이모의 허벅지를 콱 문 적이 있었다.칸타 입장에서는 아직 점심식사도 끝나지 않았는데 제 방에 들어와 무슨 볼일을 보려는 이모의 처사가 못마땅하다는 표현이었다.그렇게 당한 동생의 서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칸타가 저에게 잘해주려는 마음도 몰라주고 물기까지 했으니 얼마나 속상했겠나.그런 과거사가 있었기 때문에 오늘에 이르러 칸타가 동생을 물었던 입을 포함한 얼굴 전체를 동생 품에 고스란히 내어주었다는 상황은 감동 그 자체가 될 수밖에 없었던 거다.요즘 동생은 말에서 고양이로 변신하여 얼굴을 맡기는 칸타를 즐기는 재미가 쏠쏠한 것 같다.

나도 어제 칸타의 머리를 온전히 나만의 것으로 만끽하는 행운을 얻었다.아마도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분들은 동물의 머리를 품에 안은 게 무에 그리 감동이라고 그 난리를 피우는가 의아할 수도 있겠다.말의 머리가 작기나 한가 귀여운 맛도 하나도 없을 텐데 말이지 하는 생각도 들 것 같다.그런 분들에게 커다란 나무둥치나 딱딱한 돌덩이 같은 말의 머리를 감싸안는 일은 쉽지 않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 가능해지는 지점에서 희열이 활화산처럼 터져나오는 거라고 설명하면 이해가 되려나 모르겠다.

말의 근본은 초식동물이다.하루 종일 초원에서 풀을 뜯으면서도 언제 포식자가 나타나 자기를 낚아챌 지도 모르니 경계를 소홀히 해서는 안되는 입장이다.말 눈이 툭 튀어나온 채 얼굴의 양 옆에 붙어있는 것은 분명 주변을 단단히 살피라는 의도이다.그러니 눈이 달린 얼굴을 어딘가에 내맡기면 생존에 위협이 될 수도 있는 일이 된다.말에게 얼굴은 타자에게 내어줄 수 없는 절대적 무엇이다.

그래도 말의 입장이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 사람 입장에서 인감도장을 내어주거나 은행 보안카드에 적인 숫자 전체를 입력하거나 개인신상정보를 노출시키는 위험에 비유하고 싶다.이런 패를 내보일 때는 상대를 절대적으로 신뢰할 때만 가능한 일이다.말이 사람에게 얼굴을 내맡길 때는 당신을 무조건 믿어요,이기 때문에 말에게서 그런 대접을 받는 존재가 된 자신의 존재감이 고양되고 그렇게 만들어준 말이 한없이 예뻐질 수밖엔 없다.

아,어제 일을 말하려다 옆길로 새고 말았다.어제 칸타를 탔다.요즘 칸타는 열 살이 된 기념은 아니지만 드로레인이나 사이드레인을 걸지 않고 운동하는 공부에 들어갔다.보조레인을 걸고서 너무나 잘하는 칸타지만 그걸 제거하면 양상이 달라졌다.보조레인에 너무 의존하게 된 결과다.말이 자신을 속박하는 보조레인에 심리적으로 얽매인 꼴이니 칸타가 그 속박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를 살리기로 했다.서양에서 근대에 이르러 여성을 살인적으로 졸라매던 코르셋을 집어던지고 치렁치렁하던 치마길이를 싹둑 잘라버린 여성해방운동에 버금가는 혁신이 아닐까 싶다.

작년에도 한차례 혁신을 도모했었지만 그만 포기해버렸었다.보조레인을 제거가자 칸타가 멘붕에 빠져 코를 하늘로 향한 채 날아다녔기 때문이다.너무나 감당이 안되어 그냥 편하게 살자는 심정으로 관두었었다.그러다 올해 다시 시도해보니 칸타도 나이가 들었는지 가능성이 보였다.최소한 코가 하늘과 땅의 중간을 가르키고 있었고 제 아빠가 기승할 적엔 제법 굴요가 이루어진 양상을 보였다.칸타의 운동방향이 설정되었으므로 가끔 기승하는 나나 이모도 보조레인 없이 기승을 하게 되었다.

칸타는 제 아빠가 타면 특유의 조용한 엄격함 때문에 원하는 일을 많이 받아들이지만 엄마나 이모에 대해서는 응석을 많이 받아주는 편이라 제 하고싶은 대로 하면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지킨다.

어제 내가 넓은 야외마장에서 혼자 칸타를 타고 운동을 시작했을 때 햇빛은 거침없이 신장되고  바람은 활발하게 - 신장? 활발?승마용어 아닌가 - 불고 하니 칸타가 신바람이 났다.코끝으로 하늘을 툭툭 밀어가면서 거침없이 날아다니기 시작했다.굴요의 반대상황에 있는 말이 운동하는 모습을 보면 발레리나가 눈빛을 천상으로 향한 채 발끝으로 서서 가볍게 튕겨 날아오르듯 무대를 누비고 다니는 모습이 떠오른다.발레리나 놀이를 하는 말의 잔등에 붙어있는 일은 장대끝에 매달려 안간힘을 쓰고 매달려야 하는 것처럼 반동이 위태롭고 불안정하다.그렇다고 매번 고삐를 당겨 통제해서는 돌이킬 수 없느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으니 고삐님께 애원할 수도 없다. 한 30분 이행을 시계추처럼 왕복하다보니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다.그래서 햇빛과 바람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실내마장으로 들어갔다.그러자 칸타도 흥분이 가라앉는 듯 차분해졌다.뛸 거 어지간히 뛰었으니 구보에 대한 욕망도 해소된 상태다.곧이어 평보하는 칸타의 목이 부드러워져서 휘어진 버들가지처럼 낭창 숙여졌다.내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고삐 접촉을 단단하게 하니 칸타 머리가 목쪽으로 들어와 다소곳해졌다.자연스러운 굴요가 이루어진 거다.그 다음부터 한 십여분은 구름에 탄 것처럼 황홀했다.

말에서 내려 황홀한 기분 그대로 칸타의 머리를 품에 감싸안으니 칸타가 그대로 안겨왔다.운동으로 덥혀져 따뜻하고도 축축한 말 머리였다.내가 안아주는 대로 안겨오는 말 머리는 흡사 강보에 쌓인 갓난아기처럼 연약하고도 사랑스러운 존재였다.먼저 칸타의 귀에 내 볼을 대보았다.귀 안쪽에는 보드라운 솜털이 잘 조성해놓은 숲처럼 빼곡하게 나 있어서 볼에 비빌 때 감촉이 무척 좋았다.그 다음으로 칸타의 눈썹으로 내 얼굴 피부의 가려운 곳도 쓸어보았다.손바닥으로 말 눈을 만지면 꼭 계란 한 개 정도의 크기로 잡힌다.양 눈을 모두 비빈 후엔 콧잔등 주변의 실크처럼 부드러운 감촉도 느꼈다.그러는 동안 칸타도 기쁨에 충만하여 그 느낌 그 자체를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있었다.순간 오늘 내가 칸타와 기승운동을 하며 도달하고자 했던 목표가 이 일인 것만 같이 느껴졌다.

말과의 포옹이 끝난 후 함께 실내마장을 걸어나가는 기쁨 또한 크다.수장대에 데려간 칸타의 머리에서 얼른 굴레를 벗겨주고서 수건을 가져왔다.수건놀이도 참 즐거운 시간을 선사한다.사각형의 수건을 펼쳐서 양손으로 잡고 말 얼굴 앞에 대고 들이대,하면 칸타가 얼굴을 수건에 묻는다.그러면 내가 양손을 좌우로 살살살 움직일 때 칸타는 머리를 상하로 움직여서 제 얼굴의 가려운 곳을 스스로 긁기도 했다.한바탕 얼굴을 문지르고 귀 주변이나 목 아래에 난 땀을 세심하게 닦아주면 칸타는 다시 태어난 것처럼 개운한 표정을 짓는데 그때의 내 마음도 참으로 후련하다.

말이 무뚝뚝하다고? 나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사람과 교감을 나누는 말은 마음으로 귀여운 개나 고양이만큼 작아져서 사람의 품 안에 쏘옥 들어올 줄 아는 한없이 애교스럽고 사랑스러운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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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타와 사료수레...

 

칸타가 사료수레를 찾아간 목적이 바로 이거다.

 

흐음 ~...

칸타가 하루의 대부분 시간을 마방에서 지내다가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사료수레 찾아가는 취미생활 한 지가 꽤 되었다.처음엔 우연히 그 곁에 지나다가 사료를 조금 집어먹었는데 그 재미가 좋았던지 중독이 되어서 칸타는 그 일을 그만둘 수 없었다.칸타의 새로운 취미생활이 시작될 무렵 내가 마방에 가서 칸타에게 마방굴레를 씌울 때부터 미세한 징후가 있었다.칸타는 어서 마방굴레를 씌우라며 친절하게 머리를 조아려 주었고 눈빛이 반짝거렸다.금방 나갈 생각에 마방문을 조금 열어두면 칸타는 성급한 마음에 콧잔등으로 문을 열어젖히기도 했다."아니야.기다려." 소리에 수그러들기는 했어도 눈빛은 이미 밖에 머물러 있었다.

 

드디어 칸타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마방문이 활짝 열리는 순간 칸타가 떼는 첫 앞발의 움직임은 힘찬 기운으로 가득했다.말이 흔쾌히 따라나서면 사람도 기분 좋아지는 법이다.그러나 순조로운 기분은 잠시 뿐 칸타의 발걸음이 향하는 방향은 수장대가 아니라 사료간이었다.칸타의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호흡도 빨라졌다.칸타는 뭔가 숨겨놓은 물건을 찾기라도 할 듯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가 곡물사료가 담긴 수레로 가서는 '바로 이거야!' 하는 듯이 입을 사료에 푹 파묻었다.그럴 때 나는 무척 당황하며 말을 나무랐고 했고 칸타도 안절부절 못하며 사료를 얼른 한입 먹은 채 재빨리 목적지를 향해 자발적으로 발길을 떼었다.수장대로 가는 동안 안정되지 못한 호흡 때문에 입안에 든 사료가 바닥에 사방팔방 흩뿌려졌다.그럴 때 칸타의 태도는 뭔가 금지된 일을 하는 자의 죄의식에서 비롯된 떳떳하지 못함 때문에  초조함이 강렬했다.아마도 그 순간 칸타의 심장은 벌렁벌렁 강하게 방망이질 치고 있었으리라.그렇다 할지라도 모든 금지된 일에는 강렬한 유혹이 따르는 법.칸타는 매 번 가슴 졸이면서도 그 일을 그만두기는 커녕 강한 집착에 사로잡혀만 갔다.

 

나의 마음은 어떠했는가? 칸타의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칸타의 행동은 규율 위반이며 부적절한 행동이다.마사에서 생활하는 말은 정해진 급식시간에 주는 정해진 사료량 외에 무단으로 취식해서는 안 된다.말에게 사료량이 과다하면 산통도 일으킬 수도 있고 열량 과다로 운동량과의 균형도 깨질 수 있어서다.마주로서 나를 힘으로 강제로 끌고가서 자기가 사료 훔쳐먹는 일에 공범으로 삼는 말을 어이할거나 머리가 아팠다.다만 칸타가 한 입만 딱 먹고서 바로 뒤돌아서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이었다.어찌 되었든 난 칸타의 부적절한 행동을 교정하기 위하여 야단도 치고 요령을 발휘하여 막으려고 애도 써보았다.그래도 효과는 없었고 내가 허탈한 기분에 사로잡혀 있을 때 칸타는 기운없이 주눅들어 보였다.그 모습을 보면 얼마나 사료가 먹고싶었으면 그러나 가엾기도 했다.

 

승마장의 다른 말들은 어떤가? 어떤 말도 사료수레에 찾아가 염치도 없이 먹어치우거나 하지는 않았다.심지어 돌이조차 사료수레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오로지 칸타만의 은밀한 취미생활이자 사생활이라 할 수 있었다.

이런 일이 한동안 지속되자 내 마음에는 변화가 찾아왔다.'아니 왜 말이 사료수레에 찾아가서 좀 집어먹으면 안 된다는 거지? 한두입 먹는다고 배탈날 것도 아니고 말이지.'하는 생각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던 거다. 그러자 내가 보인 행동이 좀 지나치지 않았나 싶기도 했다.내 태도는 마방규율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만 앞서서 말이 무슨 큰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유난스러웠다.사실 가장 근본적인 문제의 원인은 사료수레가 개방된 공간에 그것도 말이 지나다니는 동선위치에 놓여있다는 거였다.그러니 칸타만 야단친다는 건 부당한 처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을 돌아보니 내가 이토록 바른생활 시민이었나 싶었다.선량한 시민이라 할지라도 타인에게 민폐가 되지 않는 한 가끔 무단횡단도 하고 불법유턴도 하며 살아가지 않는가.

 

나의 마음에 변화가 찾아오자 칸타의 태도에도 변화가 찾아왔다.내가 마방에서 칸타를 데리고 나올 적에 노심초사하지 않으니 칸타가 처음엔 사료수레에 갔을 때 의아한 것 같았다.하지만 눈치 빠른 말은 곧 엄마가 그 문제에 대하여 마음을 내려놓았음을 알고 저도 마음을 내려놓았다.칸타의 죄의식에서 비롯된 모든 긴장된 요소가 태도에서 사라졌다.칸타는 아예 퍼질러 서서 허리띠를 풀어놓고 맘 편하게 먹는 분위기였다.사료수레가 가마솥인데 제 머리가 주걱인 양 휘휘 휘저으며 먹는 장난도 쳤다.사료수레에서 발길을 돌릴 때도 입안에서 흘러내려 떨어지는 사료는 거의 없었다.칸타는 입안에 가득차도록 사료를 취하고는 수장대에 도착해서도 한동안 천천히 그 황홀한 맛을 음미했다.그 모습을 보니 칸타가 처음에 내 눈치를 보며 불편한 마음이었던 게 내 마음을 반영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내가 따로 칸타에게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설득하지 않았는데도 그저 나에게서 전해지는 미묘한 기운에서 그 모든 나의 마음을 알아차렸다.

 

모든 사물은 보는 사람이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규정된다는 명제가 이 경우에도 적용되었다.내가 마음을 내려놓고 칸타 은밀한 사생활의 공범이 되자 그 일에 함께 참여하는 의식이 매우 유쾌한 쪽으로 바뀌었다.나 역시 찰라에 남들 안하는 일 하는데서 생기는 재미를 즐기게 되었다는 얘기다.이럴 때 속된 말로 '간이 부었다'가 딱 들어맞는 표현인 것 같다.난 칸타에게 "칸타야.맛있니? 왜 이 재밌는 놀이를 아무도 안 할까? 칸타 빼고서 다른 말 다 바보인가봐 그치?"하는 소리를 늘어놓을 지경이 됐다.일이 이 지경쯤 되자 처음엔 무심히 범죄현장(?)을 바라보던 마방의 말들이 교도소의 죄수들이 집단시위하는 것처럼 칸타에게 거칠게 항의하기 시작했다.어떤 식이냐면 말이 머리를 쏘옥 내밀고 위아래로 마구 흔들며 귀를 바짝 뒤집고 노려보는 행동이다. 그때의 모습을 보면 사람이라면 입으로 욕을 한바탕 쏟아붓는 상태일 것 같다.말들이 보자보자 하니 너무 정도가 넘어서자 "정말 해도 너무한다 너무해! 염치가 다 실종됐냐?" 이런 아우성이 아니었나 싶다.칸타 마방 동료들의 심정도 이해못할 바는 아니어서 난 매일 마방 전체에 볏짚을 한아름씩 돌리며 인심 아니 마심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신경쓰고 있다.

 

근래에 들어서는 칸타와 협정을 맺었다.즐거운 취미생활을 그만둘 수 없다면 상황에 따라 융통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었다.때때로 시간이 촉박하거나 사료간 옆에서 장제작업을 하거나 해서 한가로이 사료를 집어먹기 힘든 경우가 있었다.그럴 때 마방에서 마방굴레 채울 때 "칸타 오늘은 사료수레 가서 먹을 수가 없어.네가 곧바로 수장대로 들어간다면 대신 내가 좀 집어다 줄게."하고 미리 언질을 줬다.그리고는 마방문을 열고 나올 때 내가 사료수레 쪽에 있는 팔을 들어 - 교통안내원이 깃발을 들어 통행을 차단하듯 - 칸타를 수장대로 유도하면 신통하게도 칸타가 그대로 따라주었다.이모가 찾아온 날에도 이렇게 하면 칸타가 어김없이 지켰다.

 

칸타가 사료수레 찾아가는 취미생활을 하는 동안 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말이 함께 교감을 나누는 사람의 마음을 자기 내면에 있는 거울에 그대로 비춘다는 사실이 놀랍다.오래전부터 그런 느낌은 있었지만 이번엔 마치 상황을 전과 후로 나누어 실험을 해서 결과를 얻은 기분이다.반려동물은 주인의 감정을 그대로 흡수하는 것 같다.만일 주인의 감정이 긍정적이고 밝다면 동물의 내면도 더욱 밝겠지만 그렇지 않고 심한 스트레스로 터질 듯 하다면 동물 역시 그 에너지를 흡수하여 자신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고 본다.

 

뭐니뭐니 해도 가장 큰 깨달음은 사람이 말과 생활을 할 때 말의 모든 것을 손아귀에 통제하려고 강박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처음 내가 승마를 시작했을 때 너무도 커다란 동물을 대하는 일에 참으로 막막한 순간이 많았다.말의 소소한 나쁜 행동에도 내 안전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어서 불안하고 두렵기도 했다.이럴 때 승마 선배들은 대부분 말의 버릇을 고치고 의지를 빼앗고 힘조차 빼서 사람의 말을 고분고분 듣는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고 충고했다.그런 소리를 들으면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듯 말이 조금만 이상한 행동을 해도 불안해져서 용납하기가 힘들었다.그 상태에서는 말에 대하여 모든 행동을 통제하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행동하게 되었다.기승운동에서는 고삐를 세게 틀어쥐어 말 머리의 자유로움도 허용하지 않는 식이었다.말과 지내는 세월이 늘어가면서 말의 습성을 알아가고 이해가 깊어지면서 여유로움은 많이 생겼다.그렇다 할지라도 의식의 한구석에서는 말에 대하여 최후의 보루로 놓아주지 않는 영역이 있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오락가락하고 있었다.지금은 미련없이 그런 생각을 허공에 날려버리련다.진정한 통제는 양보와 신뢰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았으니까.살아있는 예가 바로 칸타와 돌이다.

 

자동모드에 의해 운동하는 칸타도 타기에 편안하고 한편 돌이는 클럽 코치로부터 클럽에서 가장 입이 부드러운 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말에게 친절하고 부드러운 태도로만 대해도 얼마든지 말 잘 듣는 승용마로 키울 수 있다는 것을 우리 말 아이들에게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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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타가 마방에서 사고를 당해 앞아랫니 세 개가 뽑히다시피 해서 제자리에 다시 박아 와이어로 고정시키는 수술을 한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수술후 경과는 좋아서 염증이 없으나 와이어가 살을 좀 파고들어갔다고 했다.이 부분은 다시 한 달이 지나 와이어를 제거하고서 치료를 하면 된다.문제는 칸타 운동시키기다.지금으로부터도 두 달은 입에 재갈을 물릴 수가 없겠고 한파가 계속되는 날씨에 운동장은 꽁꽁 얼어 방목조차 시킬 수 없는 형편이다.실내마장에서 틈나는 대로 조마삭운동을 실시했으나 바깥마장이 얼어버린 관계로 좁은 실내마장이 늘 북새통이어서 그조차도 여의치 못했다.

 

놀고 먹는 백수신세로 휴양하던 칸타의 마음은 어땠을까? 명분이 생겨 사람을 태우지 않아도 되니 마냥 좋았을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았다.대부분의 하루 일과는 엄마나 아빠 둘중 하나나 아니면 둘이 방문하여 칸타와 깐돌을 마방에서 끄집어낸다.깐돌이는 요즘 놀새도 없이 바로 안장 매고서 조마삭 돌고 기승운동한다.그동안 칸타에게는 그루밍을 해주며 쓰다듬고 안아주고 한다.제몸을 돌보라고 맡긴 칸타는 깐돌을 비롯하여 다른 말 운동하는 것 구경이나 하고 있으면 되었다.그러다 기승운동에 신경쓸 일이 있어 종종 칸타를 혼자 수장대에 내버려두고 엄마,아빠가 모두 깐돌에게 가버리는 일이 많았다.승용마라면 혼자 대기상태로 기다리는 일도 필요한 소양이라 생각되어 30분 정도는 그대로 세워두었다.어느 날부터인가 칸타가 마방에서 나가기 싫어했다.내가 마방굴레를 들이대면 한사코 회피했다.마방굴레를 쓴다는 것은 밖에 나가 뭔가 활동을 하게 된다는 약속이다.칸타는 바닥에 건초도 없는데 괜히 뒤적질에 몰두한 척하고 철저히 딴데 신경쓰는 척 하면서 굴레를 받지 않았다.칸타 마음을 헤아려보니 나가봐야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고 괜히 구경꾼 노릇이나 하자니 재미도 없고 소외감도 느껴져 그만 나가는데 대한 의욕을 상실한 것 같았다.

 

칸타가 이런 모습을 보이니 아무래도 기승운동을 해야 말이 행복하겠구나 싶었다.그러던 차에 해커모어가 떠올랐다.입안에 문제가 있어 재갈을 물지 못하는 말에게 사용하는 도구라는데 칸타가 바로 이 경우다.용품샵에 주문을 해서 어제 상자가 도착했다.해커모어 셋트는 양쪽으로 볼에 대는 휘어진 십자가모양 쇠 바와 코둘레 가죽 밴드였다.그외에 일반 굴레 한 셋트를 별도 주문했다.깐돌할방은 처음 사용하게 된 해커모어를 집에 가져가 연구해서 조립하는 즐거움을 독차지하려 했었지만 기대와는 어긋나게 되었다.클럽에서 내가 상자를 개봉한 시간에는 무려 7인이 그닥 바쁘지 않은 상태로 배회하고 있어 한순간에 해커모어 주변에 모여들고 말았다.그때부터 어수선하게 떠들어 가면서 실수를 거듭하며 부분부분을 맞춰나갔다.가장 큰 문제는 십자가모양 쇠 각각의 네 구멍에 어떤 굴레끈을 연결시킬 건가와 코밴드의 적당한 위치였다.처음엔 십자가를 정상위치에서 좌로 한 칸씩 회전시킨 상태로 장착을 했다가 겨우 바로 잡았다.이 과제에서 한 명이 정답을 알았는데 다수가 오답을 정답이라고 우기며 확신했던 웃긴 상황도 있었더랬다.아무튼 할방이 하나도 재미없게 해커모어 셋팅이 공동작업으로 완료됐다.그 다음 문제는 칸타가 새로운 물건을 어떻게 받아들일건가였다.

 

내가 보기에 칸타는 사고당한 후에 새가슴이 됐다.원래 겁많은 소심한 성격인데 더 심한 정도가 됐다.당근 주다가 소음에 적응하라고 일부러 의자끄는 소리라도 내면 멀찌감치 달아나서 그 좋아하는 당근도 포기하니 깐돌이만 수지 맞아서 좋아라 먹기도 했다.할방이 마방에 찾아가 칸타에게 보여주고 마방굴레 위로 해커모어 굴레를 씌워주니 기품있는 표정으로 가만히 있었다."야 멋진데?" "그거 하니까 칸타 아랍 왕비같다!"이러면서 칭찬해주니 좋은 모양이었다.차분하게 새 물건 적응하라고 한 20분 그대로 두었는데 마방에서 굴레를 씌워둔 상태라 안심할 수 없어 난 계속 칸타를 지켜보았다.칸타는 분명 새물건이 싫지 않았다.해커모어를 느끼고 있는 칸타의 내면에는 새로운 뭔가가 차오르는 것 같았다.그것을 할방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표현했다.

 

말은 정확히 안다.마방굴레를 쓰면 무슨 일을 하고 고삐가 달린 가죽굴레를 쓰면 기승운동을 하게 된다는 것을.해커모어가 달린 굴레를 쓴 칸타는 속으로 '내가 사람을 태우는구나.'하고서 기대에 찬 셀레임이 새록새록 살아나는 것을 느꼈을 거라고 본다.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칸타를 마방밖 복도에 세워두고 안장을 올려서 모든 기승준비가 끝났을 때 그곳엔 다른말이 서있었다.의연하고 씩씩하며 한점 흐트러짐 없이 자신감에 찬 말이었다.그럴 때 칸타는 암말이라기보다 숫말스러운 중성 느낌이 난다.그 분위기라면 전쟁터에 선봉을 세워도 능히 감당할 것 같았다.복도에서 한 20분 부동자세로 서 있다가 드디어 실내마장에 입성했다.개선나팔소리라도 우렁차게 울려야할 듯하다.

 

그 시각 깐돌은 엄마의 희망찬 새출발을 보지 못한채 마방에 처박혀 있었다.두어시간 전에 내가 깐돌을 마방에서 데려나가는데 마지못해 따라나와 수장대 어귀에서 절대 가지 않겠다고 동상놀이를 시작했다.동상처럼 뚝 서서 움직이지 않는 녀석의 눈빛을 보니 '내가 며칠 동안 놀지도 못하고 나가자마자 안장매고 운동하느라 넌덜머리가 난다고요.오늘 안하면 안되나요?'하는 것 같았다.내가 아무리 달리고 꾸짖어도 요지부동이었다.말이 자기의 거부의사를 밝힐 때는 미안하거나 주눅든 표정이 묻어있게 마련이다.허나 돌이는 너무도 당당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나는 나대로 "할머니말을 잘 들어야지 이러면 되겠어?" 하고서 리드로프를 움켜쥐고 눈에서 레이저광선을 뿜어 말눈에 쏘았다.이 정도면 대부분 말은 눈알을 내리깔고 깨갱하는데 녀석의 눈빛은 흔들림이 없었다.동상이 된 말과 눈빛을 맞부딪히는 여자의 정지동작이 몇분 흘러가고 때마침 원장님이 지나가시다 말 뒤에서 손짓으로 가라가라 흔드니 깐돌의 발이 마지못해 떨어져 수장대로 들어갔다.'난 절대로 들어갈 마음 없지만 뒤에서 하두 그러니 들어주는 거예요'하는 투였다.돌이가 예전같지는 않다.녀석이 머리 한번만 툭 올리면 난 로프를 잡을 재간이 없다.그리고 튀어버리면 속수무책일 텐데 녀석은 할머니인 날 존중하면서 제 의사표현을 분명히 했다.난 칸타를 마저 데리고 나와 오늘은 널 안 탈 테니 좀 놀아라 하고서 칸타와 깐돌을 실내마장에 밀어넣었다.그랬더니 둘은 좋아라 놀았었다.사람들이 해커모어를 들고 수선을 떨때부터 깐돌은 관심이 많았다.'사람들이 왜 난리들이야? 뭐야?'이러고 내다보다가 결국 엄마인 칸타 운동시키자는 상황인줄 알고서 벌쭘하니 기운이 빠졌다.

 

새로운 마구를 장착한 칸타가 어찌 받아들이는지도 확인할 겸 자유롭게 실내마장을 돌도록 시켜보았다.평보부터 구보까지 돌려봤는데 칸타는 기분이 고양되어서 꼬리를 깃발처럼 치켜들고서 구름 위를 날듯이 휙휙 나아갔다.굴레와 안장을 쓰고서 희열에 찬 말이라니 좀 어울리지는 않지만 실제는 그랬다.칸타는 좀 어색하기는 했으나 입도 편안하고 해서 적응한 것 같았다.

 

드디어 할방이 칸타의 등에 올랐다.그 역시 사무치게 그리워하던 칸타의 등에 올라서 감격스러웠을 것이다.애초에는 오늘이 처음이니 설렁설렁 맛이나 보고 내려와야지 했는데 칸타가 잘해주니 구보까지 신나게 하고서 내렸다.구보를 너무 좋아하는 칸타도 달리는 내내 기분좋은 '푸르륵~'을 연거푸 해댔다.정황을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칸타가 재갈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그만큼 자연스러웠다.

 

나중에 할방의 해커모어 기승 후기를 들어보니 콧잔등을 눌러 제어하는 방식의 해커모어는 말힘을 제압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만일 무진장 힘자랑을 하며 내리쏘는 말을 탔다면 그 힘을 감당할 수는 없겠다고 했다.괜히 기수도 덩달아 고삐를 잡아당겨 힘자랑을 했다간 말 코뼈나 부러뜨리겠다 싶어진다.해커모어 코밴드는 말 코뼈가 점점 좁아지다가 양쪽으로 함몰되는 바로 윗부분에 걸쳐지므로 말 신체의 약한 부분에 작용하는 거라 볼 수 있어서다.칸타는 입이 부드럽고 스스로 사람을 태우려는 의지가 있어서 해커모어가 무리를 주지 않았다.

 

칸타의 트레이드마크인 '달려라 하니'처럼 구보하는 모습을 보는 내 마음은 감동으로 가득했다.아픈말이 털고 일어나 복귀하여 보이는 모습에서 생에 대한 의지와 희망을 발견하기 때문이다.광축구팬이 열광하던 축구스타가 오랜 부상을 딛고 그라운드에 복귀하는 모습을 볼 때와 비슷한 마음일 것 같다.

 

새해 새아침에 칸타가 불의의 사고를 털고서 아빠를 태우는 모습은 내 가슴에도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뭔가 의욕을 불러일으켜 열심히 살아야할 것 같은 힘이 솟아난다.밤에 칸타를 탄 날은 늘 그렇듯이 후즐근하게 피곤한 몸을 누인 할방이 그런다."우리 아이들은 사람 태우는 일을 좋아할까? 참 신기하지!" 그 말을 한 후에 생각에 잠긴 듯하던 할방은 오랫만에 쉽게 깊은 잠속으로 빠져들었다.칸타는 천상 승용마인 것 같고 깐돌은 종종 땡깡을 부리지만 사람을 태운 후에는 어김없이 다소곳하고 자부심을 느끼는듯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서 의젓했다.이 순간들이 홀스맨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마구라는 것들이 사실 말 괴롭혀서 말 부려먹자는 의도에서 고안된 물건이기도 하지만 좋은 마음을 가진 말과 사람에게는 고마운 오작교가 되어준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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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린 세 장의 사진은 모두 지난 여름에 찍은 것이다.우리 아이들이 지내는 마방 구조는 이렇게 생겼다는 자료의 의미다.

 

지난 8일 토요일 저녁 무렵 대형사고가 일어났다.칸타는 기승운동을 마친 후 뒷정리를 하고 마방에서 쉬는 모드로 들어갔다.할방은 옷 갈아입으러 갔다가 누군가 황급히 불러 마방으로 부랴부랴 뛰어갔다.갔더니 칸타가 목을 내민 채 아랫턱이 쇠기둥에 걸려 발버둥을 치다가 후구가 문밖 복도로 밀려나와 기진하여 늘어져 있었다.그 모습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끔찍한 광경이었다고 한다.다행히 그 자리에 회원 여럿이 있어서 도구를 가져다가 쇠기둥을 벌리고 칸타의 턱이 빠지도록 구조활동을 벌였다.널부러졌던 칸타가 가까스로 일어나 마체를 살펴보니 입에서는 피가 철철 흐르고 턱이 주저앉아 있었다고 한다.할방은 즉시 사진을 찍어 수의사님께 전송하였는데 수술을 하면 괜찮을 거란 답변이 돌아와서 불행중 다행이었다.마침 주치의 수의사님은 해외에서 막 귀국한 참이었다고 한다.

 

수술은 다음날 아침에 시작했다.올들어 가장 추운 영하 13도를 기록했던 날이다.날씨 못지 않게 그 자리에 있었던 모든 분들의 마음이 얼어있었을 거다.칸타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앞아랫니 3개가 자리를 이탈하여 뿌리가 드러났다고 했다.난 끔찍할 게 뻔한 수술광경을 차마 볼 수 없어 집에 남았다.나중에 들은 얘기로 치아를 제자리에 조립하듯 맞추고 구멍을 뚫어서 와이어를 끼우고 조이는 과정을 거쳐 조직을 원상복구시켰다.그러는데 2시간이 걸렸다.나중에 내가 사후방문했을 때는 표면상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감쪽 같았고 다만 얼굴에 몇줄 긁힌 자국이 있어 그날의 참상을 짐작케 할뿐이었다.수의사님의 지시사항은 회복기간에 와이어 끼운 곳에 음식물이 끼어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구강세척을 잘 해주라는 거였다.그리고 보름 후에 재방문 할 것이며 2달 정도의 회복기간이 걸릴 거라고 했다.

참으로 황망한 사고가 일어났다.마방에서 그런 끔찍한 사고가 일어날 줄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난 할방에게 사고소식을 들었지만 도무지 그림이 그려지지 않아서 그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다.나중에 마방에 찾아가 목격자의 진술을 듣고서야 제대로 알게 되었다.

 

칸타가 목을 비틀어 쇠기둥에  턱을 걸치는 어려운 요가자세를 한 것은 밖의 동향에 대하여 뭔가 신경을 쓴 까닭인 것 같은데 구체적인 원인은 알지 못한다.사고가 나고 보니 마방 쇠기둥의 간격은 더욱 촘촘하게 좁아야 안전하다고 생각되었다.말의 턱뿐만 아니라 뒹구르기를 하다가 뻗어올린 발굽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여야 안심을 할 수 있겠다.일단 칸타 방은 칸타가 다시는 얼굴을 내밀지 못하도록 뚫린 곳을 철망으로 폐쇄했다.

 

또 말은 턱이 걸려 옴짝달짝 못하고 사로잡힌 상황에 처했을 때 순간적으로 극도의 공포심에 쌓이게 된다.하물며 칸타는 지독하게 예민한 말이니 제몸이 부서지는 것은 생각지도 못하고 죽을 힘을 다해 발버둥쳤다.또 힘은 얼마나 센지 모른다.그 자리에 마주가 있었더라면 곧바로 진정시키기를 하고 시간을 벌어 구조활동을 벌였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말이 곤경에 처하면 사람이 더욱 침착함을 유지하도록 해야 말을 구하기가 더 쉽다.

남들은 말 다칠까봐 밖에도 안내놓고 애지중지 마방에 모셔둔다는데 칸타는 마방에서 그 지경으로 다치니 맥이 풀려서 말이 안 나온다.

 

사실 어린이나 노인 안전사고의 대부분은 집안에서 일어난다고 한다.미끄러운 바닥,뾰족한 가구 모서리 등등.인지능력이나 감각이 떨어진 이들을 보호하려면 최대한 사고 원인제공 요인을 제거하는 수밖에는 없다.마찬가지로 말도 깨지기 쉬운 유리 같아서 아무리 사소한 요인이라도 조금이라도 위험이 예상된다면 제거하는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칸타가 다친 부위만 회복되면 앞으로 승용마로서 삶을 영위하는데 지장은 없다.만일 다리나 골반 부위에 손상을 입었다면 안 좋았을 터인데 천만다행이다.게다가 한밤중 도와줄 이가 아무도 없을 때 다치지 않아서 고마울 뿐이다.

 

칸타의 사고를 목격했던 분들은 모두 정신적 충격을 받은 채로 말을 구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수고하신 그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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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타가 림프염 앓은 이후 엄마,아빠를 고분고분 잘 다르더란 얘기는 일전에 올린 적이 있다.좌후지 부기가 다 빠지지 않아 날마다 30분씩 원형 패덕에서 운동을 시킨다.순조롭게 잘 시키다 보니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칸타는 긴 로프를 맸든 안맸든 뱅글뱅글 도는 패턴의 말 기본 훈련을 매우 싫어한 까닭이다.

 

어쩌다 칸타에게 조마훈련이라도 시킬 요량이면 있는 신경질 없는 신경질 다 부리며 도망가기 일쑤였다.차라리 기승운동 하는 편을 더 좋아했다.그러던 말이 나이가 들어선지 아픈 후로 심경의 변화가 일어났는지 달라졌다.

 

할방은 떡(?)을 보니 자연히 제사지내고픈 마음이 들었다.해서 주섬주섬 페소아 장비를 들고와서 칸타에게 보여줬다.이 물건은 깐돌 교육용으로 쓴 것이지 칸타에겐 한 번도 쓴 적이 없다.칸타가 제 몸에 들이대는 얼기설기 줄에 대하여 일절 군소리가 없었다.이게 웬일이냐!

 

시종일관 편안한 분위기로 흘러가는 페소아훈련 준비과정을 지켜보며 옛날 칸타는 어디로 가고 새로 오신 다른 분이 칸타 안에 들어앉은 것 같기도 했다.

 

칸타가 그러고 있을 때 돌풍형제는 수국 꽃나무 근처에 있었다.앞엣말이 깐돌,뒤엣말이 태풍이다.

 

끙끙이에 여념 없는 깐돌 등 뒤에 숨은 태풍의 존재가 어째 웃음을 좀 자아낸다.얼굴만 가리고서 숨은 척 하는 것 같아 귀여워서 저런 면도 있나 자꾸 쳐다보게 된다.

 

태풍이 없다~~~

 

아니 좀 있다~~~ (사실 한눈으로 엿보고 있다.)

 

그러다 궁금함을 못 참겠는지 얼굴을 절반즘 들어 눈만 '깜박깜박'하다가...

 

다시 숨어서 한 눈으로 동태를 파악한다.자기를 붙들어다가 무슨 훈련이라도 시킬까봐 몸이라도 사리나?

 

할방은 칸타와 계속 말을 주고받고 교감하며 무엇을 요구하고 바라는 건지 알리고 알아들었는지 확인했다.

 

30분 훈련 시간 내내 줄이 말에게 가하는 긴장과 탄력의 정도를 고쳐주었다.

 

 

 

사진을 찍던 나에게 할방이 칸타에게 뭐라 말했는지는 들리지 않았지만 많은 말을 했고 몸짓도 풍부하게 보여주었다.말은 사람이 상상하는 이상으로 잘 알아듣는다.그렇기 때문에 말 앞에서도 할말 안할 말 가리고 말조심해야 한다고 본다.

 

페소아훈련은 말의 상태에 따라 도모하는 개선목표에 따라 적절한 변화를 적용하는 부분이 중요해 보인다.

 

아이고 가려워라~ 잠시 긁고 가자!

 

이제 좀 시원하군!

 

한편 돌풍형제의 관심은 여전히 칸타에게 쏠려 있다.

 

 

 

결국은 자기들끼리 있는 것도 심드렁했는지 다가왔다.언뜻 보면 자기들도 훈련을 받고싶어 안달이 나 줄을 서서 초조하게 기다리는 것처럼 보인다.깐돌은 칸타 훈련 끝나고 "너도 들어와!" 하면 냉큼 들어가서 자발적으로 돈다고 한다.엄마가 하는 거라면 따라하고픈 마음이 있어서다.

 

엄마 뭐해?

 

보면 모르니?

 

재밌어?

 

.....

 

 

 

 

엄마아~

 

깐돌이가 엄마를 애틋하게 바라보다가 지나가던 엄마에게 머리를 들이댔다.

 

 

 

엄마 냄새도 느끼고...

 

따스함도 느껴본다.

 

깐돌이가 몸은 커다래졌어도 엄마에게 다정하게 굴 때는 망아지 때와 다르지가 않다.

 

평소에 칸타는 깐돌이가 와서 친한 척 굴면 잘 받아주지 않고 쫓아버리지만 한 시간이라도 떨어져있다가 만나면 다정하게 부르는 소리를 낸다.

 

 

 

 

 

 

훈련이 금방 끝날 것 같지 않았는지 둘은 또다시 저리로 가서 놀았다.

 

 

 

 

 

 

 

자! 칸타 이리 온! 오늘은 여기까지야!

 

 

 

이제 몸에 씌웠던 것들을 해체하고

 

 

굴레만 벗으면 되겠다.

 

칸타 나가 놀아라!

 

네 아빠!

 

 

자유의 몸이 된 칸타는 돌풍형제에게 다가갔다가...

 

잠시 혼자만의 자유를 만끽했다.

 

아이 후련해~

 

그 순간 철새떼가 자유로운 날개짓을 하며 날아올랐다.

 

깐돌인 언제 기승운동 준비했남? 돌이는 놀다가 내가 다가가면 스스로 걸어나와 날 따라온다.그러면 태풍이와 칸타는 패덕에 들어가야 하는 줄 안다.깐돌이가 기승운동 하는 동안 태풍이와 칸타는 마주보고 얼싸안고 비비고 갈기도 잘근잘근 물어주고 내내 다정하다.미성년자 깐돌이가 혹처럼 붙어다니다가 떨어져서 이 시간이 오기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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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침한 표정을 지으며 수장대에 서 있는 칸타

 

마방 안의 칸타

 

칸타의 눈빛은 무엇을 말하는가?

올여름에 칸타는 곡물사료를 일정 기간 끊어야 했다.승마클럽에 사는 말의 주식은 크게 두 가지다. 조사료라 하는 건초와 농후사료라 하는 가공곡물사료이다.말은 건초보다 곡물사료를 좋아해서 식사가 제공되었을 때 먼저 곡물사료를 허겁지겁 다 먹은 다음에야 느긋하게 건초를 우물거리며 씹는다.곡물사료는 고소한 향이 나고 감칠 맛이 나서 말의 식감을 자극하는 게 틀림없다.

이렇게 맛나는 곡물사료를 칸타에게 주지 않기로 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여름이 되자 원인 모를 두드러기가 칸타의 몸에 돋아난 것이다.보름이 지나도록 올록볼록한 두드러기가 없어지지 않아 지나친 열량이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 싶어 관리인에게 칸타의 곡물사료를 당분간 끊고 대신 건초는 넉넉히 주라 일러두었다.

그로부터 하루,이틀이 지났다.승마클럽에 당도하여 칸타 뭐하니 부르며 마방으로 다가섰다.얼핏 비친 칸타의 표정이 좋지가 않았다.엄마가 부르니 얼굴은 내밀었지만 신경이 예민해져서 귀도 뒤로 파들파들 눈매도 번득번득 했다.얘가 왜 이러나? 이러구 있는데 아빠가 나타났다.전날 아이들을 못 보아서 얼굴에는 반가움과 기쁨이 번져 한껏 웃는 표정이었다.아빠가 그러구서 나타났는데 칸타는 마방으로 얼굴을 쏙 내밀더니 기다렸다는듯이 귀를 납작하게 눕히고 입을 실룩실룩 악악 대는 게 아닌가!

그 표정은 과거에도 목격했던 적이 있었다.1년 전 이곳으로 새로 이사왔을 때 우리 아이들은 자동급수장치에 적응해야 했다.그러나 칸타는 하룻밤 동안 물 먹는 법을 알아내지 못해 물을 한 모금도 먹을 수 없었다.다음 날 오후에 아빠가 나타나니 오늘처럼 머리를 내밀고서 머리 끝까지 치민 분통을 터뜨렸던 것이다.물도 안 주다니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느냐고 항의를 한 것인데 표정으로 보아 좋은 말로 한 것은 아니었고 욕쟁이 할머니가 즐겨쓰는 상용구를 더빙하면 딱 맞았다.

또 다시 칸타가 머릴 내밀고 한바탕 욕을 퍼부우니  아빠는 좋은 얼굴을 하고 와서 갑자기 찬물벼락을 맞는 처지가 됐다.야가 왜 이라노? 하며 의아해하는 관리인에게 칸타가요 지금 욕을 퍼붓는 거예요 그랬더니 관리인도 그냥 웃을 수 밖에.자세히 보니 칸타가 악악대며 욕을 퍼부은 뒤끝에 아쉬운 표정으로 입맛을 쩝쩝 다셨다.오라 이제야 감이 왔다.칸타가 왜 사료를 안 주느냐고 불만을 터뜨린 거구나.

그날 이후로 칸타에게 새로운 악벽 하나가 생겼다.사료를 훔쳐 먹는 일이다.물론 말이니만큼 제 스스로 문을 열고 나가 몰래 훔쳐먹고 들어오는 상황은 아니다.칸타는 하루에 2~4회 정도 마방에서 바깥으로 연결된 통로를 왕래한다.그 통로 중간쯤에 사료간이 있어 곡물사료가 담긴 손수레가 놓여 있었다.누군가 칸타의 마방굴레 끝에 달린 리드줄을 잡고 이동을 할 때 칸타가 이때다 하고서 막무가내로 수레로 재빨리 걸어갔다.당황한 사람이 안돼! 소리치며 줄을 끌고 손바닥으로 때려도 보지만 말의 의지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사료간에 당도한 칸타는 킁킁 냄새로 사료수레를 찾아내고는 파리가 덤비지 못하게 덮어놓은 사료푸대를 들추고는 덥석 하고 사료를 입에 우겨넣었다.두 세번 입질을 한 후에는 사람의 의지에 따라 가고자 하는 곳으로 걸어갔다.이런 일을 아빠,엄마,이모 모두가 당했다.칸타와 함께 차분하게 마방이나 수장대로 향하다가 갑자기 방향을 바꾼 칸타에게 매달려서 끌려가는 꼴은 사람이 힘 앞에서는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여실히 증명했다.

말에게 끌려갈 때 반쯤은 걷고 반쯤은 날아가는 모호한 상황이어서 마치 사람이 말 목에 매달린 길다란 머플러처럼 나풀대는 것 같기도 했다.체면과 품위를 한참 구기고서 말에게 딸려간 후에 나도 첫번에는 무조건 야단을 쳤지만 생각해보니 이일이 마주의 지시로 말의 권리를 일정 부분 박탈한 데 따르는 결과물이어서 나나 할방이나 야단의 기세는 우유부단했다.

몇 번 그런 일이 반복되니 파블로프의 개처럼 학습이 되어 또 그러겠군 싶으면 또 그런 일이 벌어져서 나중엔 아예 그러는 칸타의 얼굴이나 살펴보자고 마음 먹었다.칸타는 사람과의 계약(?)을 위반하고 무턱대고 사료간으로 향하는 행동이 해서는 안되는 짓임을 분명히 알았다.제 의지로 걸음을 떼는 순간부터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는 자의 초조함에 점령당해서 걸음도 빠르고 맥박도 빨라져서 매사에 차분하지 못하고 허둥댔다.사료에 입을 쳐박고 와구와구 씹을 때 사료가 반은 입에서 쏟아졌다.눈빛을 비롯한 얼굴표정 전체는 떳떳하지 못한 일을 치루느라 긴장돼 있었다.사실 칸타의 성격이 겁도 많고 소심해서 이런 일 함부로 할 성격은 못되었다.그런데도 범죄(?)를 자행했으니 사료에 대한 욕망이 얼마나 크길래 그 지경이 되었나 싶어서 칸타가 안됐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

해소되지 못한 욕망이 충족되면 - 사료를 두세번 입에 쑤셔넣고 - 칸타는 군말 없이 제가 갈 곳으로 갔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 말에게 사람 잣대의 도덕성이나 양심을 적용할 수는 없겠으나 말도 제가 해서는 되는 일과 안되는 일을 구분할 줄 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기수를 낙마시킨 말이 좋다고 기뻐하는 경우는 없다.

며칠 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클럽에 당도하니 운동장에 깐돌과 태풍이가 있었다.반가워서 깐돌아 하고 부르니 저끝에 있던 깐돌이가 에상과 달리 전혀 반응이 없었다.평소엔 바로 쳐다보고 구보나 신장속보로 달려오던 녀석이었다.여러 번 불러도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나중에 날 쳐다보았지만 밍그적대며 오지를 않았다.나중에야 깐돌의 속마음을 알았다.내가 오기 전 운동장에서 칸타 깐돌이가 놀다가 곧 들어가 기승운동을 할 예정이었다.그러다 뒤늦게 태풍이가 운동장에 나왔다.칸타는 부름에 응하여 나갔지만 깐돌은 태풍이를 보니 훈련받는 게 싫었고 태풍이랑 실컷 놀고 싶어졌다.그래서 할아버지가 나가자는데 뚝 서서 버티고 한사코 놀겠다고 자기 의지를 세웠다.할방은 깐돌이가 어제 하루종일 갇혀있기도 했으니 오늘 잘 놀면 내일은 공부를 잘 하겠다 싶어서 그냥 네멋대로 놀라고 내버려뒀다.잠시후 할머니가 나타났다.자기를 부르는 소리에 깐돌은 할머니가 자길 데려다가 타려나 생각했나보다.그래서 속으로 아무리 할머니가 불러도 모른 척 해야지 하고서 모르쇠,밍그적 모드로 일관했던 것이다.내가 봤을 때 깐돌에게서 나타난 태도에서는 떳떳함이라고는 없었고 어쩔 수 없이 제 욕망은 채워야겠지만 마음 한구석에서 이러면 안되는데 싶은 그늘이 드리워져서 활발한 기운을 찾아보기 어려웠다.그래 저 녀석도 다 커가지고 속이 멀쩡하구나 싶었다.

다시 우리의 새침녀 칸타에게로 돌아가보자면 대략 보름 지나서 사료금지령이 한 이틀 전에 풀렸다.어제 칸타를 타고서 씻겨 방으로 돌아갈 때였다.저녁식사 시간도 임박했고 운동도 잘 했으니 칸타가 몹시 출출했을 것이다.통로 중간쯤 걸어가니 나와 칸타의 눈에 사료수레가 보였다.여기서 말 걸음으로 서너걸음만 떼면 갈 수 있는 거리였다.순간 나나 칸타의 머릿속에는 사료가 떠올랐을 것이다.너와 나는 같은 것을 보고 있어 ! 그 다음 순간엔 칸타가 수레로 가겠구나 하고 마음의 준비를 했다.그간에 형성된 습관이 관성처럼 작용할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는데 칸타는 눈꺼풀을 내리깔고는 그냥 천천히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이제 사료 주는데 뭐 하는 표정 같았다.

나도 어떤 이유로 빵이나 미숫가루로 끼니를 모두 떼워야 한다면 열흘 후에는 반쯤 미쳐서 쌀밥을 먹기 위해서라면 법이 금지하는 어떤 행위라도 하게 될 것 같다.

 

 

라라이모가 놀러왔던 날 칸타가 이모를 태워주고...

 

이모는 칸타를 목욕시켜주고...

 

풀뜯기 산책도 시켜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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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경청...

 

공감...

 

이완...

 

씻김...

 

웃음...

 

기쁨...

 

승마와 명상...칸타빌레와 나

 

그때 난 울고 있었다.운동장 주변 논은 지난 겨울 깐돌이가 돌아다니며 놀던 놀이터였다.지금은 모를 심으려고 물을 그득하게 대서 호숫가처럼 변해버렸다.사방에 물이 넘쳐나서인가 내 안에서도 물기가 솟아났다.

말 등에 오르면 금새 미소가 번지곤 했는데 이날은 뭔가 가슴이 먹먹하였다.그 상태로 물가를 바라보며 평보로 좀 걷다가 칸타야 엄마가 오늘은 좀 속상하구나 하고 말을 토해냈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속에서 감정이 밀고 올라왔다.어 이러고 싶지는 않은데 싶어 당황스러웠지만 다시 빗장을 걸기에는 이미 늦었다.결국은 한 줄기 눈물이 주루루 흘러내리고 말았다.

엄마가 그러는 동안 칸타는 다소곳했다.결국은 이미 쏟아진 거 더 쏟아보자 싶었다.말 위에서 한숨을 한번 쉬고는 중얼중얼거리며 이러구저러구 푸념을 늘어놓았나보다.칸타의 목은 둥글게 구부러져서 조아리고 있어 차분했다.참 신기한 것은 승마할 때 사진을 찍어보면 그 순간의 내 감정과 말의 표정이 호응한다는 점이다.기수와 말 사이에  비밀스러움이 존재하는 것만 같다.

등자에 한 발을 딛고서 최초로 말 등에 엉덩이를 내려놓으면 먼저 제대로 앉았는지 몸을 먼저 추스리게 된다.말 등에 제대로 잘 앉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처음 수초 동안 몸둘 바를 찾아 헤매는 동안 내 호흡을 의식하면 숨을 안 쉬고 있는 경우도 많다.말이 네 발을 순서대로 땅에 놓는 것을 느끼며 들숨과 날숨을 고르게 해야 비로소 호흡도 편안해진다.

기수가 앉아서 호흡을 찾고 말의 움직임에 자신을 일치시키려고 집중하는 동안이 참으로 중요하다.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는 동안 머릿속에서 번잡스럽게 날아다니던 잡생각들이 잠재워지는 까닭이다.잠드는 순간까지 자신을 괴롭히던 떼쓰는 아이가 잠들었을 때 불현듯 찾아오는 평화가 얼마나 달콤할 것인가!

말의 평보는 참으로 명상에 들기 좋다.말 머리가 꺼덕꺼덕 하면서 나아갈 때 나의 골반으로는 말 몸통의 사각형 모서리 아래에서 말 다리가 출렁거리는 느낌이 차례로 느껴지니 골반과 허리가 시원해진다.말의 다리와 내몸에 집중하게 되니 어느새 의식은 내면으로 향한다.

평보하는 동안에는 헉헉거릴 일이 없어 말과 대화하기에도 좋다.말은 평소 땅에서 만났을 때 감각이 사방으로 열려 있어서 사람에게 온전히 머물지 않지만 사람을 태운 후에는 고삐로 인한 접촉으로 인하여 감각이 사람에게로 모아진다.

여러 말 중에서도 칸타는 집중력이 매우 빼어난 말이다.까탈스러운 예민함의 반대편 얼굴이기도 한데 운동할 때 크나큰 장점이 된다.

칸타의 잔등에 머무르는 동안 칸타의 귀가 내게로 쫑긋할 때 저절로 속내를 털어놓고 싶은 심정이 된다.어느 누가 내 얘기를 진심으로 오래 들어줄까? 아무리 가족이나 친구라도 가릴 부분이 있고 불편하지 않도록 털어놓는 수위도 조절해야 한다.그러나 말은 니편 내편도 없고 입장에 서지 않았으므로 고해성사를 듣는 신부님의 존재와도 유사하다.

말은 경청하는 존재다.경청과 거짓 듣기의 차이점이라면 말하는 상대방의 내면 상태에 함께 머무르느냐 아니냐 하는 차이라고 본다.말하는 이가 슬프든,화나든,억울하든 그 감정의 맛과 농도를 함께 느껴주는 것이다.우리는 흔히 상대의 말을 잘 들어준다고 하지만 자신의 기준틀로 걸러서 듣다가 쉽게 훈계,비판,동정,위로를 하려든다.그 지점에서 상처는 더 커져버리고 마음은 닫혀져 소통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비폭력 대화법>에서 저자는 '서로 마음에서 우러나는 연민으로 다른 사람들과 유대맺을 것'을 강조한다.우리가 비난,판단,지배의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상황을 더욱 폭력적으로 만들 수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말의 신비로움 중에 하나는 생명체 간의 감정전이가 뛰어나다는 거다.내가 어떤 감정상태에 있든지 금새 알아채서 감정의 거울인 것만 같다. 또 말 위에서는 말의 감정이 내게 쉽게 전달되기도 한다.칸타에게 이런저런 속내를 털어놓았을 때 그 상태 그대로 머물러주니 내게 공감하는구나 싶어진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애호가들이 그들에게 쉽게 위로받는 것도 초롱한 눈으로 주인을 빤히 바라보며 언제까지라도 무슨 얘기든 들어주는 미덕 때문이겠다.

어렸을 때 속상한 일을 겪고는 울먹거리며 집에가 엄마를 보고는 으앙 울음을 터뜨렸을 때 얼마나 정서적으로 만족스러웠는가!성인이 되어 정서적 엄마를 잃어버린 우리는 얼마나 불행한가!

평보가 지나간 후엔 속보로 나아간다.절도 있는 스타카토로 흔들리며 나아가는 동안엔 굳어버린 근육의 나사를 풀어 흐물흐물해져야 한다.그러면서도 적당한 근육의 긴장도는 가져야 한다.숨이 가빠오면서 신체가 전체적으로 이완되면 처음에 찾아온 부정적인 감정이 사그러들고 기쁨이 찾아든다.승마가 아니더라도 운동을 해서 몸을 움직여주면 나쁜 감정은 사라지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법이다.그래서 드라마에서도 격한 감정에 휩쌓인 인물들이 격한 스포츠에 미친듯이 몰두하는 장면이 종종 나오는 것이리라.

속보로 몸이 거의 풀어졌다 싶을 때 칸타가 구보를 가고 싶어한다.어떤 때는 구보할 때가 되었는데 왜 신호를 안 주느냐고 보채기도 한다.그래 가자꾸나 하고 허락하면 칸타는 신나게 달린다.따그닥 따그닥 하는 경쾌한 굽소리가 울리고 기분 좋다는 듯이 푸르륵 기침소리를 내고 푸륵푸륵 하고 코푸는 소리가 들린다.그러는 동안 바람이 제 할일이라는 듯이 찾아와 말과 나를 씻어내릴 때 평보 때부터 밀려 올라온 부정적 감정은 허공으로 흩어져 사라진다.바람이 씻김을 했다.어느새 마음이 맑아졌다.

승마할 때 얼굴에 웃음을 거는 일은 중요하다.웃으면 근육의 이완이 쉽게 되어서 긴장을 떨치게 되니 말이 편안하게 나아가도록 돕기 때문이다.웃는 기수에게는 즐거움이나 기쁨,만족감 같은 긍정적인 감정이 찾아든다.승마하는 분들 중에 평소엔 온화하다가 말 위에서는 무섭고 화난 표정을 짓기도 하는데 보기에도 불편해 보이니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심정이다.기수가 그러면 말 역시 좋을 리가 없다.그분들이 그러는 까닭은 내 경험에 비추어보건데 승마가 뜻대로 되지 않아서 과도한 긴장에 휩싸여 그리 되기도 하고 말을 타니 저절로 웃음이 나오지만 실없어 보일까봐 표정관리 하느라 그리 되기도 한다.그러나 자연스런 에너지의 흐름은 흐르도록 터주는 편이 낫다.그리하면 승마도 더 순조롭게 될 터이니.

6년이라는 세월 엄마와 지낸 칸타는 이제 엄마의 속내를 많이 안다.그래서 가장 편안하게도 생각한다.말과의 일과를 시작하는 맨 처음 작업은 마방에 가서 마방굴레를 씌우고 벗기는 일이다.그럴 때 칸타는 이때다 싶어서 엄마품에 얼굴을 폭 들이밀어 안기고 가만히 있는다.칸타가 애교스럽게 구니 더욱 사랑스러워져서 굴레 고리를 다 채우고 볼과 눈을 쓰다듬어주고 가끔 뽀뽀도 해준다.

지난 토요일에 마장에 못 가고 일요일에 갔더니 칸타가 삐져서는 출입문 반대편 벽에 딱 붙어서 흘겨보고 있었다.남들 다 나오는 날에 왜 안 왔냐는 항의다.이미 그럴 줄을 훤히 알고서 '짜잔'하고 봉지를 보여주고 먹이통에 수박껍질이며 달콤한 향내 풍기는 먹거리를 쏟아주니 언제 삐졌냐는 듯이 냉큼 달려와 냠냠 먹었다.역시 엄마밖에 없어 하는 듯이.나도 이제 칸타 속을 훤히 안다.

 

대인관계 뿐만 아니라 말과의 의사소통에서도 어떤 대화법으로 접근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많은 영감을 준 책입니다.

 

 


비폭력 대화

저자
마셜 B. 로젠버그 지음
출판사
한국NVC센터 | 2011-01-24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일방적으로 명령하고 복종만 강요하던 권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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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타의 왼쪽 앞다리에 탈이 났다.

 

열흘이 넘도록 운동을 쉬는 칸타는 무슨 생각을 할까?

 

칸타의 앞다리에 탈이 난지가 열흘이다.느리게 회복되는 중이라 아직 다 낫지 않았다.다리가 붓고 열이 나기 며칠 전부터 칸타의 신경질이 늘고 컨디션이 나빴는데 뚜렷한 증세가 나타나니 진작부터 다리가 아팠나 싶었다.살펴보니 앞다리 중수부의 안쪽으로 계인대가 늘어난 고무줄처럼 부풀고 약간 딱딱해져 있었다.책을 찾아보니 계인대는 다리에 체중이 실릴 때 구절이 과도하게 굴절되는 것을 억제한다고 한다.그러므로 칸타는 뭔가 무리한 장력을 받아 손상을 입었다 할 수 있겠다.칸타를 타는 우리 부부가 늘 말을 아끼며 타건만 말이 부상을 입고 보니 아끼고 안 아끼고를 떠나 사람이 탄다는 조건 자체로 승용마는 부상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칸타가 왜 발병하게 되었나 그간의 운동양상을 되짚어 생각해 보았다.가장 큰 변화는 마장마술 렛슨을 시작한 것이다.두어 달 된 것 같은데 요근래에는 조마레인 없이 굴요하는 연습과 이런저런 동작의 바탕을 만들기 위한 수축운동,후구를 강화하기 위한 원운동 등을 했었다.그렇다고 이러한 프로그램이 특별히 칸타의 앞다리에 부담을 준 것은 아니다.다만 그러는 동안 평소 안 하던 뭔가를 칸타가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어떤 긴장이나 스트레스가 발생해서 신체적 손상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칸타 다리가  병나기 전에 이런 일도 있었다.내가 칸타를 탔는데 초반부터 마장상황이 우측방향 운동으로 진행되어 워밍업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평소와 달리 우구보를 여러 바퀴 했다.칸타는 우측운동이 좌측보다 덜 수월하다.그러고 난 후 평보를 하다가 칸타가 돌연 뒷발질을 해서 난 붕 하고 날랐다.그 순간 말의 앞다리가 디딘 땅이 꺼져내리며 말 머리가 주저앉는 것 같았다.말 등에서 분리되어 허공을 가른 나는 어이없게도 칸타의 목덜미에 걸터앉았다.앉는 순간에 나의 체중은 오른쪽으로 쏟아져 내렸고 난 본능적으로 말 목을 감싸고 버텼다.그러자 칸타의 목이 견고하게 정지했다.그 다음 순서로 땅으로 미끄러져 쏟아질 상황을 예감하고 있을 때 말 목이 가만히 있으니 난 정신을 수습하고 주춤주춤 뒤로 물러앉아 안장의 앞머리를 타고 넘어서 다시 안장의 한가운데 내 엉덩이를 갖다놓을 수 있었다.다시 칸타가 평보로 걸음을 떼니 얼굴이 사색이 된 할방이 눈 앞에 서 있었다.구경하다가 적나라한 목격을 하고 충격을 받은 것이다.정작 당사자인 나는 무덤덤했다.칸타를 5년 넘게 탄 후로 칸타가 기승 중에 그런 행동을 한 적은 없었다. 뭔가 참을 수 없는 불편함으로 본능적인 행동을 했는데 엄마가 자기 목에 올라탈 줄은 몰랐을 것이다.그리고 엄마가 땅에 내동댕이쳐지는 것은 결코 원하지 않았나 보다.말의 습성으로 보아 갑자기 자기 목을 압박하는 물리적 힘이 닥쳤다면  회피하여 달아나는 게 자연스러운데 끝까지 목을 받쳐주었으니 말이다.미끄럼틀처럼 경사진 말 목의 한가운데서 안장 가운데까지 거슬러 돌아오는 일은 에스컬레이터를 거꾸로 오르는 것만큼 부자연스럽기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내가 꾸물떡거리며 제 자리로 돌아오는 동안 가만히 있어준 칸타에게서 엄마를 지켜주고 싶었던 마음이 느껴졌다.그렇기에 말의 뒷발질이 원인이 된 상황이었지만 난 칸타가 한없이 사랑스럽게만 느껴졌다.

그 당시엔 몰랐지만 후유증이 있었다.한동안 나의 오른 무릎이 시큰거려 계단 오를 적에 통증을 느껴야 했다.통증이 느껴질 때마다.말의 차는 힘으로 떠오른 체중을 받아내며 충격을 완화한 최전선 무릎이 감당했을 부담이 상상이 됐다.그 상상은 그때 할방의 사색이 되었던 표정과 비례할 것이다.

칸타의 왼쪽 앞다리 안쪽 인대가 부풀고 나니 이런 생각도 들었다.내 체중이  40kg대이므로  날아가던 속력에 의해 몇 배로 증폭된 하중을 받아낸 것은 나의 오른쪽 무릎만은 아니었다고.칸타도 그 상황에서 난데없는 등짐(?)을 떠받든 채 자기 체중을 지지하려면 딱 왼쪽 앞다리 인대가 작용했어야 한다.

그런 후로 며칠이 지나 마장마술 렛슨 시간에 '렉 일딩'이란 동작을 연습했었다.측면으로 움직이는 마장마술의 가장 기본이 되기도 하는 leg yielding은 아껴서 신중하게 할 동작이어서 하다가 부상이 잘 발생할 수도 있다 한다.렉 일딩 뿐 아니라 말에게 주어지는 마장마술 일련의 훈련은 쉬운 일이 아니다.실제로 마장마술을 전문으로 하는 말이 소소하게 잘 아프기도 한단다.말의 신체가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는데 무리한 욕심으로 시도하려고 하면 탈이 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겠다.

머릿속으로 칸타가 왜 다리병이 났는지 온갖 생각을 끄집어내 보니 이런저런 일이 종합적으로 작용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어쨌거나 지금은 칸타가 하루 빨리 낫도록 돌봐주는 일이 중요할 뿐이다.

칸타의 다리가 붓고 열이 나서 다음과 같은 치료를 해 주었다.일단 붓기와  열감이 사그러질 때까지 소염제 주사를 맞았다. 또 매일 샤워기 호스의 수압 노즐을 약간 센 것으로 맞추고 네 다리에 골고루 쏘았다.열이 내리도록 냉찜질도 되고 혈액순환도 잘 되어 붓기가 내리라는 의도다.그런 후 물기를 산뜻하게 말려서 소염젤로 맛사지를 해준다.소염젤은 안티푸라민이나 파스냄새가 나는 투명젤이다.한번 개봉하면 공기가 닿아 변질될까 싶어 쉽사리 사게 되지 않아 몇 번은 클럽에서 쓰는 걸 발랐다.그러다 매일 발라주다보니 너무 많이 쓰는 것 같아 조제를 하게 됐다.일반 로숀에 맨소래담을 5:1 정도로 섞어 티트리나 라벤다 오일을 한방울 섞고 때로 알로에즙도 첨가하여 섞어 발라주는 것이다.일회용 장갑에 버무린 약용크림을 칸타의 코에 맡게 하니 저도 썩 싫은 눈치가 아니었다.아빠가 맛사지 해 줄 적에 보니 칸타가 고맙다는 듯이 등을 핥기도 하고 아빠의 얼굴에 다정하게 입을 갖다대기도 했다.내가 맛사지 할 때도 칸타는 수장대의 양쪽 고리가 허용하는 최대한 고개를 숙이고 내 얼굴에 부비부비 애교를 부렸다.

칸타 치료의 마무리는 밴디지 감아주는 일이다.손상 조직을 압박하여 얼른 정상으로 돌아오도록 지지하는 역할이다.하루에 한 번 감고풀고를 반복하다보니 밴디지 감는 일이 손에 익어서 재빠르고도 솜씨있게 되었다.칸타가 다 낫더라도 기승운동할 때는 자주 밴디지를 감아주어야겠다.습관이 되면 뭐든 번거로움이 익숙함으로 전환되는 게 세상사 이치다.

칸타의 치료가 시작되어 일상으로 자리잡은 동안 칸타는 한결 누그러지고 깊어진 느낌을 풍겼다.제가 아파서 보살핌을 받으면 어리광도 늘고 할 것 같은데 정반대였다.맛사지를 하고 밴디지를 감는 동안 칸타의 표정은 수심도 언뜻 스치고 지나가고 미안한 느낌마저 품은 것 같았다.

5년이 넘도록 한결같이 엄마,아빠를 태워준 칸타다.심지어 깐돌이 낳고도 20일 만에 아빠를 태우기도 했다.칸타에게 참 너무하기도 했다.그러니 칸타가 아프다고 유세를 부리고 떵떵거려도 그럴 만 하다고 다 받아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칸타는 엄마,아빠를 태워주지 못해 의기소침해 보이니 칸타가 너무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칸타를 타지 못하는 마음의 빈 자리가 가장 크게 느껴지는 사람은 할방이다.그만큼 칸타의 소중함이 더 크게 다가온다.누군가 아플 때 그와 나와 맺어진 관계의 의미가 더욱 선명해진다.엊그제 칸타와 깐돌이를 수장대에 매어두고 잠시 태풍이를 탔다.타면서 보니 둘이서 내내 뚫어져라 날 쳐다보고 있었다.내가 다 알지 못하지만  말 마음에 엿보이는  의미 중에는 엄마를 태우는 말이 나여야 하는데 라는 마음이 한 조각 있으리라 짐작한다.그렇게 짐작하니 뒤이어 내 마음도 내가 타는 말이 칸타나 깐돌이어야 하는데 싶어진다.어서 건강한 칸타나 깐돌이 등에 타고 싶지만 그 시간이 주어지도록 기다리는 지금도 나쁘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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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손님이라곤 둘 뿐이다.'>

아빠에게 갈기를 내맡긴 칸타의 편안한 표정 변화가 감상 포인트다.

말도 제각각 어울리는 머리 스타일이 있다. 모발의 특징도 다 다르다.

칸타는 굵고 푸석한 직모,깐돌은 찰랑찰랑 생머리,태풍은 부스스한 곱슬,장군이는 생머리 웨이브다.

칸타는 갈기가 길어도 붕 떠있는 느낌이라 예쁘지 않다. 어여쁜 암말이건만 긴 갈기가 안 어울린다.

아예 스포츠로 잘라야 다이나믹 칸타의 기질에 잘 맞고 목도 굵어 보인다.사실 칸타는 숫말스러운 암말이다.

심미적인 완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아빠가 혼을 사르는 가위질에 몰두했다.세상 어느 미용사도 이보다 열정적이지 않으리.

칸타는 솔질이나 목욕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갈기 자르는 일은 아주 좋은가 보다.

아이 간지러워

마구와 마필관리 친구들.검정 바구니 안에는 보호대,수건,장갑이 칼라바구니엔 그루밍과 세마도구가 담겼다.

깐돌이는 어떤 스타일로 해 줄까?

먼저 꼬리 끝을 다듬자

깐돌은 찰랑찰랑 긴머리로 가기로 했다.삐져나온 끝부분만 다듬으면 되겠다.

어떤 마주는 이런 갈기에 염색과 파마를 시도하기도 한다.마장마술 말처럼 갈래갈래 땋은 후 말아서 콩알머리를 할 수도 있다.

가르마를 5:5로 유지하는 일도 어렵다.돌이는 저절로 5:5 상태지만 말마다 좌편향,우편향,무정부 스타일 제각각이다.

봄 환절기에는 갈기에 비듬이 촘촘하여 밀가루 부어놓은 것 같다.빗질로 긁어내다가 어느 날 샴푸 한번 해주면 되리라.

말 잔등에서 바람에 날리는 갈기를 감상할 때 기분이 좋다.

태풍이가 보인다.왕년에 갈기가 목을 덮었을 때는 별명이 테리우스였다.

다 옛날 얘기고 지금 태풍은 스파를 좋아하고 엄마는 발굽관리가 더 신경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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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함께 모인 삼총사.깐돌은 다리에 무리가 갈까봐 너무 뛰지 말라고 안에 가두었다.

태풍이와 칸타는 둘만 자유롭게 되자 더욱 깨소금 맛이었는지 신나게 날아다녔다.

태풍의 꼬리는 전날 땋았다.그 까닭은 곧 알게 될 것이다.

칸타도 기분이 좋으면 꼬리가 점점 치켜올라가서 내려올 줄을 모른다.

달리다가 괜히 뒷발질을 날리는 것도 기쁨의 표현이다.

아휴~ 후련해~

어디선가 새들이 날아와...

지나가고...

새떼를 배경으로 암숫말이 나 잡아봐라 놀이를 하는 듯하다.

'나 잡아봐라~'

한참을 뛰고나니 점점 고요해진다.칸타는 정적인 에너지 상태에 머무른다.

태풍이가 나오지 않은 날에 깐돌은

심심하다.

칸타는 제 아들과 단둘이 있으면 불안해서 안절부절 못한다. 서로가 못 미더운 셈이다.

그럴 때 깐돌은 붙들려가서 30분 미만으로 조마삭운동을 한다.다리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운동도 시키고

순종성도 가르칠 수 있어서 요즘 깐돌 공부의 거의 대부분이다.

좋은 장난꺼리를 발견했다.엄마가 뒹구를 때 훼방 놓는거다.

엄마 부아 치민다.깐돌아 어서 도망가라!

깐돌이 살려어~

그러는 와중에도 신나서 꼬리가 섰다.

..

그 모습을 뒤에서 보면 이렇고..

앞에서 보면 이렇다.손가락으로 꼬랑지 집어올린 쥐새끼 모양새랄까?

한바탕 뛰고나니 말이 고요해졌다.이때가 공부할 때다.

칸타는 요즘 마장마술 공부를 시작했다.칸타도 자기가 뭔 공부를 하는 줄 아는 것 같다.

하룻동안 땋았던 꼬리를 풀면 순정만화에서 갓 나온듯한 곱슬이 된다.

같은 말이래도 훨씬 멋져 보인다.

너희들 언제 까불고 뛰어다녔니? 태풍이도 살아온 세월 그 어느 때보다 제대로 된 트레이닝을 받고있을 것이다.

태풍이가 이러구 있을 때 장난칠 적의 장면을 오버랩시키면 너무나 웃음이 터져나온다.

칸타가 승용마로서 당면한 과제는 유연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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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겨울부터 진영씨가 승마장에 와서 우리 말 아이들을 돌보고 타고 그런다.나나 할방이 바쁠 때에 우리를 대신할 사람으로 그녀는 적임자였다.동물에 대한 감수성도 뛰어난 데다 말과 지내는 일이 그녀의 오랜 꿈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맡아줄 동물이 개,고양이도 아니고 하필 덩치도 커다란 말이어서 쉽지는 않았다.자칫 어설프게 말을 다루다가는 말이나 사람이나 모두 다칠 수가 있었다.그런 연유로 난 그녀에게 말 다루는 법 일반과 특히 까탈스러운 우리 아이들 다루는 법에 대하여 세심하게 가르쳐야 했다.그녀는 열심히 경청하고 스스로도 연구를 많이 해서 석 달이 경과한 지금은 아이들과도 친해지고 마필관리와 기승 모두에서 큰 발전을 이루었다.
처음에 가장 조심스러운 부분은 칸타를 다루는 일이었다. 칸타는 예민하고 겁 많고 드세고 난폭하기까지 해서 쉽지 않은 성격의 암말이다.내가  진영씨에게 강조한 것은 "말을 다루는 행위를 할 때는 사전에 무엇을 할지 말에게 설명하라!"였다.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다.
"칸타 ~ 이모가 네 방에 들어간다"
(솔을 보여주며) "이제부터 솔질 할거야"
(발굽파개를 보여주며) "자 발굽파자 (아랫다리를 만지며) 이 발부터 하자"
(굴레를 보여주며) " 굴레 쓰자"
매사를 이런 방식으로 하다보니 처음엔 굴레 씌워서 안장 채우기까지 한 시간씩은 걸렸다.
처음엔 칸타가
"누군데 날 만지고 이런 걸 마구 채우는 거야?"
하듯이 마구 신경질을 부렸는데 지금은 얌전하다.진영씨가 자기에게 해꼬지를 하지 않는 믿을만한 사람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물론 칸타가 모든 일에 대하여 사전 설명을 했다고 다 허락한 것은 아니었다.몸에 솔질하고 땀 닦아내기도 한참 후에나 가능했고 발굽도 뒷발굽은 요즘에서야 파주게 되었다.
내가 말에 대하여 이런 태도를 취한 것은 오래 되었다. 말은 겁이 많고 덩치가 커서 그냥 무작정 작업에 들어가면 놀라고 튀고 반발해서 능률이 오르지 않았다.특히 수의사 치료나 트레일러 오르기 등  같은 일상적이지 않은 작업을 말에게 지시할 때 사전 설명이 있고 없고가 말의 협조가 따르느냐 마느냐를 좌우했다.
말은 마방굴레,안장,조마삭채찍 이런 물건만 보여줘도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있을지 알고 마음의 준비를 한다.진영씨 말이 내가 아이들에게 늘 보여주고 설명해주고 하다보니  칸타가 다른 말에 비해 언어감응력이 매우 뛰어난 것 같다고 한다.그래서 기승할 때 "구보"나 "천천히"등의 말을 잘 알아듣고 눈치가 빠르다고 하니 듣는 내 기분도 나쁘지 않았다.

요사이 어떤 책을 읽다가 나의 말 길들이기가 프랑스 엄마들의 육아법과 일맥상통 하다는 대목을 읽고 무릎을 쳤다.<권지예의 빠리,빠리,빠리>라는 책인데 저자가 프랑스 유학시절 겪은 소소한 일상을 재미나게 풀어나간 에세이다.

어느 날 저자의 둘째가 갓 돌이 지났는데 서혜부탈장으로 수술을 받아야 했다.그때 프랑스 의사는 아이에게 수술로 인한 심리적 불안을 덜어주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며 아이가 납득할 수 있도록 수술의 전 과정과 수술의 불가피성에 대하여 하루에도 몇번씩 규칙적으로 설명해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한다.고작 돌 지난 아이에게 말이다.
이는 프랑스인의 굉장한 인격존중과 엄마와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한 데서 비롯된 자세라고 저자는 말한다.아기도 인간이니까 알 권리가 있다는 얘기다.

저자는 로마법을 따르는 심정으로 아들에게 상황설명을 충분히 했고 드디어 수술실로 향하게 되었다.그 순간 돌 지난 아이는 운명을 받아들이겠다는 각오가 선 초연한 얼굴이었고 수술실에서도 전혀 울지 않았다고 했다.간호사의 말에 따르면 아기가 상황을 아주 잘 이해한다는 거였다.수술 후 퇴원하고 나서도 회복이 끝날 때까지 설명과 안심을 시켜주어야 했다.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매사에 '설명'를 처방했던 것이다.그 결과 저자는 아이의 부모로서 아이를 완전한 인격체로 바라보게 되었다고 한다.

크레슈 원장님의 말씀...

"...늘 상황을 진실된 마음으로 잘 설명해 주는 것이야말로 아이를 가장 사랑해 주는 겁니다.그러면 아이는 점차 자신의 삶을 스스로 계획하고 창조할 줄 알게 되는 거예요..."

난 이 말이 말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생각한다.말도 하나의 생명체로 존중해주면 그 결과 존중해준 사람에 대하여 자발적으로 따라주게 된다는 게 나의 경험에서 건져올린 지혜다.칸타가 살아있는 증거이다.

칸타가 그 다음엔 엄마가 뭘 할 건가 궁금하여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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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 칸타...

3살에 나의 딸이 되었고...

5살에 깐돌이를 낳았다.

칸타와 깐돌의 즐거운 한 때

밖에 나와도 늘 어슬렁거리기나 하고 우아하게 서 있기나 하던 칸타가

이날은 어인 일인지 신바람 날리며 뛰어다녔다.

칸타의 존재감은 '다이나믹 칸타'일 때 가장 잘 드러난다.

..

..

내가 아는 한 어느 말도...

칸타의 펄펄 끓는 뜨거움을 따라오지 못한다.

..

이렇듯 나와는 밤하늘의 별 만큼이나 먼 곳에 있는 것 같고...

자기들의 무리에 속한 존재인 것 같은데

가끔..

기승운동을 하면서 내가 말이 되고 말이 내가 되는 듯한 축복이 예기치 않게 찾아오기도 한다.


얼마 전 지인들과 함께 근처의 승마클럽에 방문했었다.날씨가 너무 추워서 모두들 실내에서 통유리 너머로 승마하는 모습을 구경했다.그러던 중 누군가가 "저기 켄타우로스 있어요!" 라고 소리쳤다.모두들 "어디 어디?'하고 궁금해 했는데 정말 켄타우로스가 윗마장에서 돌아다니는 것이 아닌가! 켄타우로스의 정체는 윗마장의 말 매는 곳 지붕에 천막이 씌워져 있어 딱 기승운동자의 상체와 말 머리를 가리고 있어서 생긴 착시효과로 밝혀졌다.사람들의 눈엔 기수의 머리와 말의 몸통과 다리만 보일 뿐이어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마가 지상에 출연한 격이었다.그 정체를 알고나서도 모두들 깔깔거리며 한동안 켄타우로스를 감상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가 있었다.이 일은 내게 닥칠 현실의 예고편 쯤 되고 말았다.
내가 크리스마스에 켄타우로스 체험을 하고만 것이다.이 신비로운 체험에 대하여 난 말의 정령들이 보내온 크리스마스 선물쯤으로 여기기로 했다.
아시다시피 이번 크리스마스는 무척 추웠다.그런데도 나를 포함하여 가장 기쁜 날 이 기쁨을 말과 함께 나눠야 한다는 주변의 못말리는 승마폐인들과 더불어 승마장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승마클럽의 모든 말 친구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당근을 돌리고 우리끼리 케잌도 먹고 나름대로 한껏 기분을 내다가 드디어 클럽의 하이라이트 기승시간이 되었다.
어찌어찌 말에 안장도 매고 준비를 마쳤는데 어디서 탈 것인가가 문제였다.실내마장에 들어가면 찬바람도 피하고 따뜻하련만 그 안에는 이미 여러 승마폐인들이 우글우글 돌아다니고 있었다.그래서 처음엔 야외마장에서 기승을 하면서 칸타와 깐돌이 몸도 풀릴 겸 한바탕 뛰어다녔다.아이들도 좋은 날이라는 것을 아는지 컨디션이 좋았다.하지만 살을 에는 추위에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백기를 들고 실내마장의 콩나물시루 대열에 합류하기로 했다.
실내마장의 운동규칙은 대략 이렇다. 가장 외곽의 벽면을 따라 도는 라인은 속보 전용라인이다.대부분 초보자가 방향지시 없이 하염없이 돌게 되는 구역이다. 안쪽의 공간에서는 평보나 구보,승마와 하마가 이루어지므로 전체적인 공간사용에 대한 질서가 있다.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을 때는 어지간하면 구보를 자제하고 속보 위주의 운동을 하게 되는데 뛰기 좋아하는 칸타도 좁은 곳에 오면 어쩔 수 없이 그래야 한다는 듯이 조근조근 좌속보를 해주었다.
이날도 칸타는 이미 밖에서 뛸만큼 뛰었으므로 더 뛰겠다는 의욕을 부리지 않아 참 다행이었다.콩나물시루에서 뛰겠다고 앙탈을 부리면 식은 땀이 절로 흐를 만큼 곤란하다.말 제어가 미숙한 초보 승마인이 곤경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행이도 칸타나 깐돌 모두 주어진 상황에 잘 적응하고서 열심히 운동을 하는 모습이었다. 깐돌이도 무리없이 진영이를 잘 태우고 나아가고 있어 안심이 되었다.그 후로는 난 칸타와의 기승에만 몰입할 수 있었다.그러다 어느 순간부터인지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말이 자동으로 나아가고 있었다.분명 내가 뭘 하지 않아도 내가 하는 것처럼 나아가는 그런 상태였다.칸타와 나는 가장 외곽 라인에서 속보를 하다가 앞에 더디게 가는 장애물을 만났을 때 안쪽으로 빠졌다가 다시 공간이 비는 외곽라인을 사용하는 식의 패턴으로 나아가고 있었다.언제 어디에서 장애물이 나타날 지 모르므로 장애물과 한 마신 정도의 거리를 두기 위해선 끊임없이 내가 지시를 하고 칸타가 이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처음엔 문득 '이거 말이 자기 마음대로 하는 거 아니야? 난 뭘 하라구!'이런 생각도 잠깐 들었다.그러나 이런 생각이 무용지물인 것이 칸타는 100% 기수의 의지에 충실하며 기수 자신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었다.말이 죽죽 선을 그으며 나아가는 발걸음은 내가 원하는 바와 완전히 일치했다.난 놀라움에 사로잡혀 한동안 새로운 즐거움에 빠져들었다.이것도 인마일치의 경지일까?
기억력이 너무나 좋은 말은 가끔 운동내용을 외우기도 한다.마장마술 하는 말이 한동안 D클래스 코스를 연습했다고 하자.그러면 어느 순간에 선수가 시키지 않아도 코스를 외워서 B포인트에서 구보 들어간다거나 K에서 평보로 이행해야 하는 과제를 자동으로 실행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칸타와 나에게 주어진 상황은 연속적인 변수가 발생하여 그때마다 대응해야 하는 과제였었다.보통의 말들의 경우 트랙을 따라 돌다가 다시 벗어나고 복귀하는 상황을 만났을 때 기수의 의도를 알더라도 좀 덜 빠져나오고 덜 제자리로 가는 식으로 지름길이나 단축동선을 선호한다.그럼에도 칸타는 내가 시키기 전에 한박자 먼저 스스로 하니 나중엔 뭘 시킬 게 없어져버렸다.
나의 정신을 대신하여 나아가는 칸타와 한몸이 되어 나아가는 동안 점점 내가 칸타의 몸 안으로 녹아드는 게 아닌가 싶었다.정신을 백지로 비우니까 마치 칸타의 몸이 내몸인 것 같아서 칸타와 내 몸 사이에는 어떤 구분이 녹아 없어져버린 것 같았다.그 순간엔 칸타도 엄마와의 합일을 느꼈으려나 모르겠다.숲의 정령과 함께 거니는 켄타우로스가 된다면 이런 기분이리라.
나와 칸타가 올 크리스마스에 멋진 켄타우로스 체험을 한 것은 느닷없이 찾아온 천둥 벼락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햇수로 6년을 함께 동거동락하며 희노애락을 나눈 사이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난 칸타 내면의 가장 어두운 면을 알고 칸타가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가장 가까이에 있었다.가끔 칸타가 엄마를 그윽한 눈으로 바라볼 때 그 눈빛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누군가가 그렇게 아름다운 눈으로 나란 존재를 바라본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어쨌거나 켄타우로스 체험을 하느라 너무 무리했었나 보다.다음 날부터 며칠 삭신이 어찌나 수시고 아픈지 푸느라 애먹었다.이글을 쓰는 즈음에야 겨우 회복이 된 것 같다.모든 신화나 설화에서는 마법의 세계를 엿보는데 톡톡한 댓가를 치루는 것으로 나타난다.인어공주도 다리를 얻는 댓가로 목소리를 잃고 걸을 때마다 고통을 느껴야 했다지.잠시 켄타우로스가 된 값으로 삭신이 두들겨맞은 듯 하니 그만한 값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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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규 수의사 님이 오셨다. 태풍이는 지난 5월에 오래 방치되어 엉망인 치아를 갈아내서 바로잡았다.'으~ 싫은데..' '넌 오늘 안해도 돼'

오신 김에 돌이 콧잔등에 실밥도 뽑아주시고..훤칠하게 잘 자란 녀석의 자태를 감상하시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신다.

망아지 시절에 또래보다 작다는 둥 하시며 백신을 놔주시고 1년에 두어 번은 상처 봉합하러 오셔서 자라는 모습을 지켜본 증인이다.

그래서인가 돌은 비록 귀를 잡혔지만 수의사 선생님을 편안한 눈으로 바라본다.실은 냅둬도 녹지만 그래도 깔끔하라고 제거한 것

황금조끼의 야옹이가 해바라기를 하며 말들을 바라본다.말 친구들의 신상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진 것 같다.

칸타가 일단 진정제 주사를 맞는다.생애 처음 치과진료에 대비코자 난 지난 주부터 칸타볼 때마다 곧 수의사 님 만날 거라 당부해 두었었다.

'이건 뭘까? 칸타?' 칸타가 안심하도록 기구를 미리 보여주었더니 냄새맡아 보면서 경계를 풀었다.칸타 8세에 첫 치과진료 받는 순간..

진정제의 효과는 바로 나타나 칸타가 축 늘어진다. 오늘따라 행색이 꾀죄죄하다.뭐 요즘은 춥다고 목욕을 잘 안해 늘 이 모양인 것 같기도..

말의 입을 벌려주는 기구를 끼워넣고...

적당히 입이 벌어진 채 고정되면 준비가 된 것이다.

작년에 검진받았을 때는 그럭저럭 양호한 상태였고 지금은 울퉁불퉁 갈아주어야 할 부분이 형성되었단다.특히 왼쪽으로 재갈이 세지 않냐고..

전동막대 기구가 입에서 소음을 내며 자극을 주자 칸타가 머리를 급하게 치켜들어 고리가 끊어졌다.그 후 그냥 머리를 올리고 했다.

전동막대가 입에 들어가는 것조차 거부하는 말 환자도 많단다.그건 다 말들이 이런 일 경험하기가 드물어서 그럴 것이다.

칸타는 엄마가 옆에서 바라보며 계속 격려했더니 얌전하게 치료를 잘 받았다.어금니를 가린 혀를 좀 들추고서..드르르르르~

사람도 치과진료실에 앉으면 이런 심정일 것이다.칸타~ 네 아빠가 가장 무서워하는 일 중에 하나가 스케일링이래 ㅎㅎ~

만일 칸타의 이가 들쑥날쑥 자라나 불규칙하게 마모되는 상태가 계속되면 치아가 빨래판처럼 될 거라고 한다.

칸타의 안심도우미로 괜히 옆에 세워둔 장군이다.옆에 벌어지는 상황을 보고 잔뜩 긴장했다.'다음은 내 차롄가?..'

'넌 아니란다 장군아!' 그러나 그말은 거짓말이 되어버렸고 나중에 수의사님이 장군이 이를 만저보더니 후크가 형성되었단다.

다 끝났다. 이를 매끈하게 갈았으니 이제부터 밥도 더 잘 씹고 운동할 때 재갈받이도 편안할 것이다.

아유~ 우리 이쁜이가 고생 많았어요~

얼핏보면 잘린 말머리를 든 엽기사진 같다.과자집을 지어놓고 아이들을 유인해서 가마솥에 끓여먹는 헨젤과 그레텔의 마녀가 떠오른다.

나는 말 잡는 현대판 마녀? 이놈의 상상력은 날개를 달고서 끝간데 없이 날아올라 탈이다.평소엔 하도 푸닥거려 만지기도 쉽지 않은데 어디 실컷 쪼물딱거려야지

'엄마랑 다정하게 사진도 찍자 자 방긋~' '으..엄마는 이 상황이 폼잡고 사진찍을 분위기냐구?' 몽롱하게 늘어진 칸타랑 노느라 신났다.



원래 내 성격이 이게 아닌데 아무래도 '나이를 거꾸로 돌린 놀이의 대가'태풍이나 놀이 바이러스 진원지 깐돌에게 감염당한 것 같다.



장군이 치과 치료 동영상..

말의 이를 정기적으로 갈아주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 걸까?

휘리릭~ 책장으로 뛰어가 케이트 박이 쓴 <승마 교감의 예술> 280페이지를 보니 다음과 같다. 내용을 간추리면..

1.잘 먹으려 하지 않거나 먹을 것을 남긴다.

2.먹으면서 흘리거나 고개를 한쪽으로 돌리며 침을 과도하게 흘리고 침에 피가 섞여나오기도 하고 구취가 있다.
 (침이 고름처럼 끈적하고 냄새가 난다...할망)

3.다 소화되지 못한 음식이 변에 나온다.

4.배앓이를 한다.

5.재갈 받기를 싫어한다.

6.코끈을 매거나 볼 만지는 것을 꺼린다.

7.얼굴이 붓는다.

<기승시>
8. 고개를 이리저리 흔든다.

9.구보를 시작하거나 답보전환하기에 어려움을 겪는다.

10.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이거나 돌리는 것을 어려워한다.

11.수축운동을 하려하지 않는다.

12.버킹(bucking) 을 한다.

13.재갈을 제 위치에 물려 커뮤니케이션 하기가 힘들다.

14.입을 벌린다.

승마인이라면 누구나 위에 열거한 현상을 목격한 경험이 있을 거라 본다. 위의 문제점만 잠잠하다면 승마인들이 얼마나 즐겁고 편안한 운동을 하겠는가! 말도 입안에서 발생하는 고통이 없어 훨씬 승용마로서의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 말 치과진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아서 말들은 고통을 참으며 사람을 태워야 하고 승마인은 질이 낮은 승마를 즐길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동물치료 분야이고 다른 동물과 달리 말이 덩치가 크다보니 수의사의 왕진은 필수다.승마클럽의 마필이 10필이라 해도 연 1회 진료서비스를 받았을 때 비용은 매우 크다. 아직도 많은 승마장이 운영이 영세하여 말사료 비용도 아끼는 현실이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새로운 말산업법에 의하면 소규모 형태의 마장도 늘어날 전망이라 걱정이다.

그래서 생각해 보았는데 거시적인 관점에서 말산업의 발전에 공익을 실현한다는 입장으로 한국마사회가 이 일을 맡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개별 승마장에서 한국마사회에 보유 마필을 승용마 등록을 하면 예방백신도 놔주고 1년치 구충제도 준다. 구충제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이 제도 이전에는 승마장의 큰 부담이었던 것이다.
백신접종과 구충제 서비스에 추가하여 연 1회 마치의 파견 출장서비스나 외부 수의사 치과진료 후 청구시 부담해주는 프로그램을 시행한다면 우리 승마문화에 획기적인 발전이 있을 거라 믿는다.마사회 차원에서 전문 마치의도 양성하면 좋겠다.

제도가 바뀌어 승마환경에 변화가 일어나기 전에는 개인 마주나 마장주 등 소유한 마필에 대하여 책임을 지닌 사람이 말의 구강건강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고 간절히 바란다.

 

 옳소!  (뒷발로 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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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옆방 사는 3살 동갑 친구는 건초를 한입 물고 깐돌에게 가까이 오곤 한다.녀석에게 돌은 갖은 신경질을 부린다.

밥 먹는데 누가 들이대는 꼴을 유난히 못참는 깐돌인데 대개의 말들도 조용히 혼자 식사하고 싶어한다.

어린말이라 그런지 똑같이 먹여도 참기름 바른 김 마냥 반질반질한데 요샌 앉았다 낙상할 파리가 없다.

먹는 속도도 무척 빨라서 남들 절반 먹었을 때 이놈은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싹 먹어치우고 없다.

요놈의 입에 먹을 게 마구 빨려들어가는 동안 할머니의 행복지수는 마구마구 올라가 금새 만땅이 된다.

우울한 사람은 항우울제를 복용할 게 아니라 동물과 만나는 일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알팔파의 고소한 내음과 티모시의 허브향도 좋다.

깐돌이 옆방 장군이는 점잖게 먹는다. 성격이 좀 FM이어서 바른생활을 하는 편이다.

밥그릇에 머리를 조아리고 먹는데 어째 밥그릇이 작아보인다. 특히나 스텐레스 물그릇이 유난히 작아보이는 유일한 말일 것이다.

꼬리 뒤 물그릇이 간장종지만하게 보인다 ㅋㅋ~ 장군이 옷은 목도 덮을 수 있는 버버리코트(?)다.그런데 옷이 작아서 엉덩이가 나왔다.

요즘 여러 사람이 타보고 칭송이 자자해서 승마클럽에서 장군이의 인기지수가 급상승하고 있다.원장님의 총애가 대단하시다.

태풍이가 아마도 생애 최고의 호사스런 마의를 입었을 것 같다.

십 몇 년 살면서 내내 먹어온 건초가 지겨운지 천천히 먹고 많이 남기기도 한다.대신 과일이나 당근 등의 신선식품은 무제한 먹고싶어한다.

원래는 밥그릇에 배식받았던 건초가 모두 바닥에 떨어졌다.사람은 사람식으로 차려줬는데 말은 저 좋도록 밥상을 새로 차린 것이다.

'이래야 풀밭에서 풀 뜯어먹는 기분이라니깐~'

우리 이쁜 딸 칸타..꽃분홍색 옷을 입혀놓으니 처음으로 여자애 같은 분위기가 난다. 운동할 땐 정말 선머슴애 그 자체다.

바로 옆방 태풍이의 건초가 아직 수북한데 칸타는 디저트 단계에 들어간 것 같다.

어찌나 성급하게 먹어대는지 모른다.


금방 배식하고 나서 칸타가 먹는 모양을 보면 배꼽을 잡고 웃게된다. 먼저 말에게 곡물사료를 주고나서 금새 먹어치우고 나면 사각형 건초를 준다.그러면 칸타는 귀를 뒤집고서 밥그릇 위로 머리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절굿공이가 된다.귀를 뒤집는다는 건 심기가 불편하다는 건데 칸타는 밥먹을 때마다 신경질이 팡팡 난다.왜 그런고 하니 건초가 주어진 순간 배도 고프고해서 씹지 않고도 위장으로 훌떡 넘길 수 있는 부스러기를 먼저 먹고 싶기 때문이다.하지만 부스러기들은 몸이 가벼워 거의 바닥에 있다.빨리 먹긴 먹어야겠는데 그놈의 부스러기들이 숨바꼭질을 하자는거야 뭐야 밑에 숨어가지고 말이야 하는 심정이 칸타의 속내다.칸타는 '아이 신경질나!' 하면서 주둥이로 건초를 핑핑 아무데나 날려버린다.그게 머리로 절굿공이질하는 정체다.숨어있던 건초부스러기는 결국 막다른 골목에서 야수에게 먹히듯 칸타의 입안으로 빨려들어가고 날아간 건초들은 공포에 떨며 몸을 사리고 숨죽일 것이다.그러나 칸타의 신경질은 여기까지다.금새 온화한 표정으로 돌아온 칸타는 자기가 날려버린 건초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사죄하고 기도하듯이 건초 한 올 한 올 정성스레 먹어치운다. 마방은 평화로운 공간이 된다.
먹이가 부족하여 배곯아본 칸타는 한 올의 건초가 얼마나 신성한가를 잘 안다.온 방을 돌아다니며 건초 주워먹기 삼매경에 빠진 칸타의 모습은 행복해 보인다. 칸타의 내면 깊숙한 곳에 숨어있던 말 종족의 무의식이 알라딘의 램프에 갇혀있다가 어느 순간 램프뚜껑이 열리더니  탁트인 초원과 산들바람,싱그런 향기가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칸타의 방은 초원이 되었고 칸타는 행복하다.
사람과 함께 살기 위하여 초원의 삶을 잃어버린 말이 현실을 견디기 위하여 하루에 잠깐씩은 마법의 주문을 불러내지 않을까 하고 상상해보니 나조차 행복해지는 것만 같다.
아무튼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우리의 말 친구들은 자기몫으로 주어진 건초를 방에 퍼뜨려서 작은 풀밭을 만들어 식사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나도 아파트에 사는 편안함에 길들었지만 뭔가 부족한 2%를 채우려고 베란다에 화단을 만들어 작은 숲을 조성하고는 이런저런 곤충들도 살게끔 생태환경을 조성해서 가끔 들여다보고 행복해한다. 여름철에 가끔씩 불청객 파리가 승마장에서부터 따라와 내집에 찾아들어 어리둥절해하면 난 단호하게 생활수칙을 일러준다.
"파선생! 딱 한 가지만 지키라구! 똥은 화단에 가서 싸는 거야!"

동동이의 모던한 세련미가 돋보이는 마의..동동이도 먹을 때 누가 들이대는 것을 싫어한다나

칸타옷과 같은 디자인의 다른 색깔.이 옷도 실물은 참 예쁘다.

태풍이의 모던 스트라이프 디자인...

옆트임이 넓어 앞에서 보면 치마입은 것 같은 깐돌옷 .볼때마다 깔깔 웃게된다. 옛날 유럽 귀족 남자아이들은 치마 입혀서 키웠다고 누가 그런다

말이 삐지면 이 모양으로 얼굴 대신 엉덩이를 들이대고 방문객을 안본다.

요즘 칸타가 신경질도 부쩍 늘고 좀 삐져있기도 한 것 같다.

칸타 왜 그래? 엄마한테 털어놔봐!


며칠 전에는 운동 마치고 시간이 없어서 칸타가 당근 먹는 동안 부랴부랴 마의를 입혔는데 칸타가 귀를 뒤집고 눈을 부라리며 입모양을 구겼다폈다 욕을 한바탕 퍼붓길래 앞여밈을 다 채워주지도 못하고 밖으로 나왔다.칸타가 입을 마구 일그러뜨릴 때 성우가 욕지거리로 더빙하면 표정과 입모양이 완벽하게 일치할 것이다.
칸타의 신경질을 가장 많이 당하는 사람은 당연히 아빠다.매 번 복대조를 때마다 칸타의 신경질과 대면해야 한다.태풍네도 당근 줄 적에 자기 먼저 안준다 등등으로 푸닥푸닥 하니 칸타의 신경질에 대해서는 알만큼 알게 되버렸다.
모르는 사람들은 칸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차분하고 든든한 모범생일 것이다.그러나 사람이든 말이든 겪어봐야 제대로 알게 된다.
요사이 장군이의 출연과 칸타의 두드러기 등으로 칸타의 기승운동이 부족한 가운데 장군이,깐돌이의 급부상으로 칸타는 자기에게 와야할 관심이 좀 시들해졌다고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다시 본격적인 칸타 훈련에 들어간 아빠가 이제는 조마레인의 도움 없이 굴요하고 수축운동을 할 때가 되었다며 그리 하고 있는데 수월하지는 않아서 집요한 밀당 끝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곤 했다.그때 칸타의 표정을 살펴보니 분함이 깃들어 있었다.엄마가 아니라면 눈치채지 못할 정도이리라. 나중에 마방에 찾아가니 눈빛에 서러움마저 배어 있었다. 이것도 엄마만이 알아챌 뉘앙스였다.
그날 저녁에 할방과 칸타에 대하여  훈련의 성격이  말이 정신적으로 감당하기에 좀 벅차지 않았겠나 하는 얘기를 나눴고 다음 날엔 아빠가 칸타를 많이 예쁘다고 해줬는지 칸타의 표정이 밝아보였다.
칸타는 무척 예민한 말이지만 예민함에 비례해서 운동할 때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한다.예민함과 집중력이 모두 정신력일 테니 동전의 양면처럼 단점과 장점이 서로의 다른 면을 이룬다.이는 예민함의 연료를 태워서 집중력의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라 할까?
그러므로 칸타 예민함의 외향적 표출인 신경질도 '이쁘다 이쁘다' 사랑하기로 했다. 만일 '칸타 널 사랑하지만 신경질은 용납하기가 힘들구나!'하는 태도로 대한다면 칸타는 생명체의 본능으로 자기 안의 무언가를 엄마 아빠가 받아들여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예민함이 저 혼자 더 나쁜 뭔가로 바뀌어 '나 여기 있다구!' 하면서 자기 존재를 드러내고 인정을 요구할 것이다.
칸타의 예민함에 대하여 깊이 분석하지 않더라도 칸타가 신경질낼 적에 한번도 미운 적은 없다. 누군가 나와 관계지어진 사람이 그랬다면 분노했을 것 같은데 동물에 대해서는 그런 방어기제가 무용지물이라 소용이 없어진다.이런 점이 동물과 생활하며 배우는 부분이다.말,개,고양이가 아무리 신경질내도 화낸 적이 없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그러구 나와도 화내지 않는 법이 몸에 배어 너그러워지고 평정심을 갖고 상대의 입장에 서보게 되는 것 같다.
나나 할방의 인생에 칸타 같은 왕신경질쟁이가 끼어들 줄은 정말 상상도 못한 일이다.그런 일이 막상 현실이 되고보니 그리 나쁜 것만도 아니다.할방과 할망은  칸타 신경질 패키지의 하나인 욕을 한바탕 뒤집어쓴 일을 떠올리며 이야기꽃을 피우다 이런 대화로 마무리 짓는다.
" 우리 칸타랑 앞으로 한 20년은 살겠지!"
" 으.. 그 신경질쟁이랑 그렇게 오래 살아야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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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는 나와 같은 생명체인 말과 더불어 하는 운동이므로 단조롭고도 무료한 것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무척 매력적이다. 같은 말을 타고 1년 내내 운동하더라도 그 느낌은 매 번 틀리다. 어느 날은 내가 가벼운 몸으로 의욕에 차서 여러가지를 시도하고 싶지만 어쩐 일인지 말이 통 집중을 안 한다든가 해서 불만족스러울 때도 있고 반면 어떤 날엔  말은 날아갈 듯 하지만 내 몸이 찌부둥하여 못 맞춰주기도 한다.그래서 사람과 말 모두가 최고로 만족스러운 날의 기분은 천상에 오른 기분이렷다.

지난 일요일에 아는 분이 승마연습을 해야 할 사정이 있어 마장에 칸타를 타러 왔다. 오래 전부터 약속이 되어서 실행한 것인데 하필  비가 주룩주룩 많이도 쏟아졌다. 아는 분은 회원이 많이 몰려드는 오후를 피하여 오전에 방문했다.허나 칸타 입장에서는 난데없이 비오는 오전에 밖으로 나와 낯선 사람을 태워야하는 상황이 달갑지도 않고 무척 황당했을 것이다.그래도 할방이 잘 달래서 먼저 기승하고 손님을 태웠건만 칸타는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결국 손님은 칸타 잔등에 올라본 것에 의미부여를 하고 그만 다른 말로 교체해서 타야만 했다. 칸타가 상황에 비호감을 가지면 마치 지진이 일어나고 있는 땅위에서 의자 쓰러지는 것 같은 모션을 취한다. 이럴 때 단호한 목소리로 야단치며 채찍이나 박차로 가벼운 주의를 주면 사태가 수습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처음 탄 손님이 취할 바도 아니어서 그만 하마했던 것이다.

칸타의 성향은 다른 말도 보이지 않는 바깥에 혼자 나와있는 것을 매우 불안해 한다. 게다가 지난 1년 동안에 오전 운동을 한 적은 거의 없었다. 비가 쏟아지는 날 운동한 일도 거의 없다.또 낯선 사람을 태운 일도 드물다.이렇게 여러가지 익숙하지 않은 상황을 제공받았기 때문에 칸타가 제 능력을 발휘할 수가 없었다.

위에 열거한 칸타가 비우호적으로 여기는 상황은 대부분의 말이 보이는 습성이기도 하다.따라서 기왕 빠듯한 시간을 쪼개서 하는 승마라면 말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운동에 임할 수 있는 조건 하에 잔등에 올라야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다.나의 경험상 말이 기분 좋아하는 조건은 아래와 같다.

1. 날씨가 화창할수록 말 기분도 좋다.
 하늘은 푸르고 흰구름이 뭉게뭉게 흘러가도 좋다. 말갈기가 햇빛에 반사되어 검은빛 속에 숨겨진 보랏빛,갈색빛이 네온사인처럼 빛나보일 때 말의 발걸음은 구름을 걷는  것처럼 가볍다. 반면에 구름이 잔뜩 끼어 찌푸린 날은 말도 몸이 무겁다.특히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은 말도 많이 예민해지니 조심할 일이다.

2. 동료 말들이 많이 나와 함께 운동할수록 더 좋아한다.
말은 무리생활을 기본으로 하므로 남들이 다 마방 들어가면 자기도 들어가고 싶어하며,모두들 운동장에 나와 사람 태우고 다니면 저도 그러고 싶어한다.만일 기수가 북적대는 분위기를 싫어해서 아무도 없을 때 말을 타면 순조롭지 않음을 느낄 것이다. 물론 몇몇 말은 독립성이 강해서 혼자서도 잘 하지만 대부분 무리의 상황을 따르고 싶어한다.

3. 식사시간에서 먼 시간일수록 운동에 집중을 잘한다.
승마장마다 말의 식사시간이 조금씩 다르니 자신이 다니는 마장의 그 시간을 알아두어야 한다. 주로 오전,오후 운동을 하니 아침과 점심 식사 후 소화시키고 난 2시간 후가 최적의 시간이다.그 뒤로는 다음 식사시간이 임박할수록 말은 집중이 깨지고 초조해지며 짜증이 는다. 어쩌다가 말 식사시간이 꼴딱 넘어섰는데도 계속 운동을 한다면 즐거운 승마를 기대하기는 거의 어려울 것이다.

4. 몸풀기가 막 끝난 말일수록 최상의 퍼포먼스를 보인다.
하루 이틀이라도 방목장에 나오지 못한 채 처박혀 있다가 안장매고 나온 말위에 바로 올라가는 것은 전혀 유쾌하지 못하고 말의 기질에 따라 끔찍한 일이 될 수도 있다. 오전에 방목장에서 2시간 정도 놀고 오후에 안장매고 나왔거나, 마방에서 나와  조마삭으로 30분이라도 돌았거나, 상급기승자가 30분 이상  가볍게 앉은 채 롱 앤 딥 ( 말의 목과 등을 최대한 편 상태의 운동) 으로 워밍업 시킨 말은 편안하고 만족스럽게 기수를 잘 태울 것이다.

공용마는 단 1명의 기수만 태우고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쉬엄쉬엄 하더래도 하루종일 이 사람,저 사람 태우기 마련인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몸도 피곤하고,지루하고,목도 마르고, 배도 고프고 컨디션이 나빠질 것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균형감각이 좋지 않고 잘못된 부조를 쓰는 기수를 오랜 시간 태웠다면 말의 기분은 최악이 된다. 그래서 기수가  거의 다 저녁 때 조금만 더라는 심정으로 잠깐 올라탄 말에서 낙마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

5. 평소에 교감을 나누었던 잘 아는 사람일수록 더 편하게 태워준다.
평소 자기에게 친절함을 베풀었던 사람을 태우는 일은 말에게 즐겁고 재미난 일이다. 때론 우쭐하기도 한다.그러나 정체불명의 낯선 사람이라면 무슨 짓을 할 지 모르는 불신 때문에 긴장하고 근육이 딴딴해져서 기수가 느끼는 반동도 부드럽지 못하다.그러다 보면 기수의 마음도 좌불안석이다. 평소 말과 사교를 열심히 해서 친한 말을 타는 것이 최고로 재미있다.

지금까지 지켜본 바로는 자기 시간이 많지 않고 말 탈 기회가 쉽게 주어지지 않는 승마인일수록 1 ~5 항목이 충족되지 않은 상황을 많이 만나는 것 같다. 승마를 배우게 되었는데 직장퇴근하고 달려오면 5시 반이다. 승마장 말 밥시간은 6시.승마장 입장에서도 달갑지도 않으나 승마를 간절히 배우고 싶어하는 회원을 마다할 수가 없다.회원이  어찌어찌해서 말 등에 오르니 5시 50분이다. 타게 된 말은 그 날 일을 가장 적게 했다고는 하나 세 번째 초보기수를 태웠다. 탄 지 10 여분 지나자 밥수레가 지나가고 말들의 술렁거림에 아직도 일이 끝나지 않은 말은 마방만 신경을 쓴다.그러나 기수는 말 위에 오르기까지의 공들임이 아까워 말의 처지가 이해가 되기는 하지만 억지로 1시간은 타고서 내리리라 마음을 다잡는다. 그후로는 승마를 하는 것인지 씨름을 하는 것인지 잘 모르는 채 시간이 흘러간다. 늘 이런 식으로 승마를 한다면 6개월 정도 지났을 때 공들인 시간이나 비용에 비하여 만족도는 현저히 적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운동하고 목욕하니 개운해..

오늘 운동 참 즐거웠어요..



말의 스케쥴이나 상황을 바꿀 수가 없다면 승마인의 스케쥴을 리모델링하는 편이 훨씬 나을 것이다. 나 역시 승마가 삶의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다 보니 생활이 승마중심으로 돌아간다. 날씨가 화창한 날에는 열일 제쳐두고 말타러 간다. 대신 악천후에는 아무리 말타고 싶어도 참고 대신 다른 일을 한다. 말타러 가는 시간도 회원들이 가장 많이 모이고 말도 배고프지 않은 때로 한다. 그리고 매번 다른 상황에서도 말이 좋아하는 타이밍을 찾아내려고 치밀한 계산을 한 뒤에야 말 위에 오른다.이것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승마를 즐기고자 하는 깐돌할망의 노하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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