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승마 - 굿호스맨쉽 ( 지은 이 : 케이트 박 / 펴낸 곳 : 분홍개구리 )

 

 

 

     저자 케이트 박 님과 장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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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매거진은 오래 전부터 구독하고 있는 잡지이며 이미 블로그에 소개한 적도 있다. 지난 호에 나의 승마에세이집 <우리는 지금 유니콘의 숲을 거닐고 있다>가 신간서적으로 소개되고 이번 호부터 글이 연재되면서 새로운 인연을 맺게 되었다.

 

 

이번 호(2014. 3/4 월호. 통권 26호)의 주요 기사를 살펴보면

 

p.20 까발라띠를 활용한 말과 기승자의 훈련법

p.26 DREAM LESSON - The Test

p.34 SCHOOLING - 숄더 인

P.46 COLUMN -말산업의 문화 경영전략 (2)

그 밖에 독일과 뉴질랜드의 말 관련 정보, 각종 대회정보 등이 실렸다.

 

 

나의 글은 승마인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고  정서함양과 사색에 도움을 주는 대중적인 내용으로 잡지의 말미를 장식했다.

 

 

사진에는 미니어처 망아지 레이와 마티,태풍이와 아마르,몽골말이 등장해서 아기자기한 맛을 더했다.평소 내가 아끼던 말이 글과 함께 지면에서 조화를 이루니 기쁘다.발굽의 주인은 아마르인데 색이 푸르딩딩하게 나와서 글의 제목을 <푸른 발바닥이 왔다>로 해도 손색이 없을 듯 .

 

 

이 자리를 빌어 연재글이 실릴 수 있도록

 

귀한  지면을 할애해주신 승마매거진에  감사드립니다.

 

 저의 글이 더 많은 독자와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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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다음 책을 참고하였습니다.

<모두 다 예쁜 말들> 코맥 매카시 / 김시현 옮김 / 민음사

 

코맥 매카시는 윌리엄 포크너,허먼 멜빌,어니스트 헤밍웨이와 비견되는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라고 한다.<모두 다 예쁜 말들>(1992)은 국경 3부작의 첫 번째 작품으로 전미 도서상과 전미 비평가협회상을 받았으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이 책은 꿈을 찾아 용감하게 집을 떠나 온갖 위험 속에서 냉혹한 현실과 맞닥뜨리며 어른이 되어가는 한 소년의 슬프고도 매혹적인 이야기라 할 수 있다.(p.145 옮긴이의 말)

 

좀 더 구체적이며 간략한 줄거리는 이렇다. 열여섯 살 카우보이 소년 존 그래디가 친구 롤린스와 각자 자신의 말을 타고 집을 떠나 멕시코로 향한다.도중에 역시 자신의 말을 탄 말썽꾼 소년 블레빈스를 만나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국경을 넘어 멕시코의 아름다운 목장에 도착한다.이곳에서 존은 말 다루는 솜씨를 인정받아 조련사로 일하게 되고 목장주의 딸과 사랑에 빠지는데......

 

카우보이 하면 신출귀몰하게 말을 다루며 타는 명수로 인식되기도 하고 그 때문인지 남자들에게는 멋진 남성성의 로망으로 비쳐지기도 한다.숱한 서부영화에서 말발굽소리와 총소리가 뒤엉켜 뽀얀 먼지를 일으키고 사투가 끝난 후에 주인공이 모자를 고쳐쓰고 말머리를 돌려 황야를 향해 걸어나가는 장면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서부영화를 보면서 내가 말과 지내는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기에 저 세계에서 살아가는 말은 무슨 생각을 할까 카우보이는 말을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증이 일기도 했다. <모두 다 예쁜 말들>이란 책을 발견했을 때 그러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일말의 기대감이 있었다. 다 읽고 나니 약간은 그 세계를 엿본 듯하다.

 

카우보이의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관이라면 '신께서 말을 지상에 만드신 것은 소를 몰기 위해서라는 점과,남자가 가져야 할 가장 좋은 재산은 바로 소라는 점이었다.'(p.179) 라는 문장 안에 구현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카우보이가 타는 말은 소몰이에 유능해야 하며 그런 일을 위해 야생마 중에서 싹수가 있는  말을 발굴하여 훈련시켜야 하는 목표가 뚜렷하다.그렇다 보니 말을 고르는 기준에서 '소에 대한 관심'이 중요하고 그런 자질이 있다면 웬만한 결함은 다 용서된다고 한다.

 

전체 4부 중에서 2부에 나오는 멕시코 목장에서 야생마 길들이기가 나오는 대목을 간략하게 추려서 소개한다.

 

목장에서 가까운 산에는 야생마가 400 마리 정도 살고 있는데 모두 목장주의 소유다.아주 오래 전부터 유명한 종마의 후손을 풀어놓고 자연 번식시킨 결과다.품종은 쿼터호스. 존과 롤린스가 목장에 도착하여 허드렛 알바로 낙인 찍고,귀에 인식표 달고,거세하고 ,뿔을 자르고,백신을 접종하며 한 이틀 보내고 나서 사흘째에 일꾼들이 3세 야생 망아지를 잡아다가 우리에 가두는 것을 목격했다.야생마들은 겁에 질려 울부짖고 밟고 일어서고 달리고 우리를 부수려 들었다.말로서는 처음 당하는 충격적인 경험이니 당연한 반응일 것이다.

 

3세 야생 망아지를 지켜보던 존은 이들을 길들이기로 마음 먹는다.이곳 일꾼들이 산에서 말들을 몰고내려온 방식을 보니 어떤 방식으로 길들일지 뻔히 보였다.그들은 고리재갈로 말을 고생시킬 게 뻔했다.고리재갈은 잘못 쓰면 말의 턱이 부러질 수 있다고 한다. 존은 나흘만에 야생마들을 다루는데 얌전할 정도로 길들이겠다고 결심한다.

 

준비물 : 용설란 밧줄 12미터 , 보살레아(금속재갈이 달린 조련용 고삐),안장에 깔 담요,삼베자루 2장,등자끈을 미리 줄여놓은 햄리안장

 

길들이기 1단계 :

 

존과 롤린스가 포트레로(망아지용 목초지) 안으로 들어가자 16 마리의 야생 망아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존은 길들일 망아지의 앞다리에 올가미를 걸었다.존은 망아지가 미처 반항하기 전에 순식간에 말목을 움켜쥐고 올라타 주둥이를 옆으로 돌려 자신의 가슴팍으로 곽 잡아 당겼다.그렇게 말 주둥이를 가슴팍에 단단히 붙들어맨 상태에서 존은 한 손으로 말 눈을 가리고 다른 손으로 몸을 어루만지며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앞으로 무엇을 할지 계속 속삭였다.말 눈을 가리고 어루만지는 것은 공포를 몰아내기 위해서다.

그때 롤린스가 목에 걸친 밧줄 하나를 빼내 올가미를 만들어 뒷다리 하나에 걸고 앞다리 쪽으로 바짝 당겨 묶었다.그런 다음 먼저 걸어두었던 올가미를 풀어서 내던지고 조련용 고삐를 씌웠다.(금속재갈을 물린 것임)다음 남은 뒷다리에 두 번째 올가미를 걸고 두 올가미 밧줄을 고삐에 연결시킨다.존은 붙잡고 있던 망아지의 주둥이를 풀고 말에서 뛰어내렸다.망아지는 똑바로 서려고 애쓰다가 털썩 쓰러지고 일어났다가 다시 쓰러지기를 세 번 반복했다.그러더니 누워서 곰곰 생각하다가 다시 일어나 서있다가 껑충거리며 뛰다가 사람을 노려보았다.

 

아침부터 시작된 작업은 정오무렵이 되자 16마리의 말이 모두 앞뒤 발이 묶이고 고삐를 쓴 채 각기 다른 쪽을 바라보고 서 있는 결과를 지어냈다.야생망아지들은 서로 접촉할 수 없었고, 신의 목소리가 깃들기라도 한 듯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조련사의 목소리를 어찌해야 할지 몰라 그저 아이가 장난으로 묶어놓은 짐승 같은 몰골로 마냥 기다렸다.

 

 

 

길들이기 2단계 :

 

야생 망아지 한 마리만을 끌고 포트레 밖으로 나가 조련용 우리로 들어간다.이번에도 조련작업은 존과 롤린스 2인조다.존이 말에게 끊임없이 속삭이는 동안 롤린스가 말의 앞발을 묶고 고삐를 단단히 잡는다.그후 15분 동안 존은 삼베자루를 말의 몸통,머리,얼굴,다리에 문지르고 안아주고 속삭인다.다음 안장을 올릴 차례다.담요를 말 등에 펴고 쓰다듬으며 속삭이며 안장을 얹고 위치를 바로잡았다.여기까지는 말이 미동도 않았으나 뱃대끈을 조이자 말 귀가 젖혀졌다.존은 다시 속삭이며 말에게 기대서서 뱃대끈을 조이며 이것은 위험한 짓도,미친 짓도 아니라는 듯 계속 속삭였다.안장 채우기가 완료됐다.

다음 재갈을 주둥이에 씌운다.조심스럽게 말 다리에 묶은 밧줄을 제거한다.잠시 후 말은 뒷발을 뻗어 휘젓다 멈추더니 몸을 옆으로 틀어 발길질을 해대기도 했다.존이 말 옆구리를 슬쩍 치니 말이 앞으로 나아갔고 고삐를 당겨 방향을 바꾸기도 했다.다시 말머리를 돌려 제자리로 돌아왔다.존은 저녁때가지 열여섯 마리 중 열한 마리에 올랐다.밤에는 모닥불에 의지하여 나머지 다섯마리도 모두 탔다.

 

일이 모두 끝나자 망아지들은 우리 안에 가만히 서 있거나,걷는다 해도 땅에 늘어진 고삐를 밟아 코가 휙 당겨지지 않도록 매우 조심스레 걸었다.그런 모습에서 우아함과 품위가 느껴질 정도였다.아침에만 해도 단지 안에서 소용돌이치는 구슬인 양 미친 듯이 빙빙 돌던 야생마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망아지들은 자신들 중 누군가를,혹은 무엇인가를 잃어버렸다는 듯이 어둠 속에서 나지막한 울음을 주고 받았다.

 

이상의 과정은 하룻동안 진행되었다.첫날 존이 올라탄 말을 블린스가 다시 탔으며 이튿날에도 동일하게 반복됐고 사흘째에 둘은 말을 타고 밖으로 나가 초원을 질주한다.

 

카우보이의 야생마 길들이기를 문학작품을 통해 구체적으로 접하고 나니 어떤 소감이 떠오른다.

자연속에서 태어난 후 3세가 될 때까지 사람을 전혀 본 적이 없는 말을 카우보이가 길들이는 일의 핵심은 두 가지로 보인다.'사람에 대한 공포심 없애기' '마구를 장착하고 사람을 태우는 생경한 감각에 적응시키기'

 

공포심을 없애주기 위한 방편으로는 '목소리를 들려주며 속삭이기'가 쓰였고 생경한 감각 적응을 위해서 삼베자루로 온몸을 문지르며 쓰다듬기가 동원됐다.두 가지 필살기를 말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말의 정신을 재부팅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자연에서 배부를 때까지 풀뜯어먹고 무리와 어울려 사회을 누리고 적이 나타나면 도망치는 당연한 삶을 벗어나 이후로 인간의 삶에 편입되어 새로운 생존조건을 받아들이려면 이전의 삶과는 결별해야 하고 결별을 통과하여 거듭나는 의식으로서 말은 정신적 죽음을 맛보아야 한다.

 

최초로 야생마에게 다가가 다리를 묶고 넘어뜨리는 과정은 말로 하여금 심리적 죽음을 체험케 한다. 야생에서도 말이 불가항력적으로 쓰러져 있는 상황은 포식자에게 사로잡혀 사지를 뻗고 드러누운 것을 뜻한다. 만일 배앓이를 한다거나 출산을 위해 누워있는 상황도 생존을 위해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그러므로 말은 어떤 인과관계에 대한 이해는 없어도 자신이 무력해진 사태를 체험하면서 심리적 죽음을 받아들일 수밖에 도리가 없다.존이 실시한 조련과정을 보니 말을 묶어서 넘어뜨리는 과정은 사람과 교감의 끈을 이어 긍정적인 새삶으로 이끌어내는 준비작업으로 읽힌다.

 

과거에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의 <호스 위스퍼러>란 영화를 보았을 때 말미에 말의 정신을 치유하고자  넘어뜨리는 장면이 나왔는데 당시에는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이 책을 읽고나서는 묶어 넘어뜨리는 기술이 말에 대한 물리적 강제를 최소화하면서 사람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려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쓰였음을 알 듯하다.

 

사람의 삶에 필요한 말의 조달을 교배부터 육성까지 사람의 의도적 개입하에 인위적으로 이루어지는 방식이 아니라 산에서 데려와 길들이는 특수한 상황에 가장 타당하다고 여겨지던 서부개척시대의 말문화이자 말 조련법이라 볼 수 있겠다. 동양의 몽골이 나오는 다큐를 보면 지금도 말 길들이기를 할 때 날을 잡아서 마을주민이 모두 모여 도망다니는 말을 올가미에 걸어 붙잡아 올라타는 행사를 치르기도 하는 것을 본 일이 있다.가축을 기르는 보편적인 문화에 깃든 공통점이 있어 보인다.

 

신대륙을 개척하는 동안 말과 동고동락 했던 아메리칸 후예의 말에 대한 깊은 애정도 엿보인다. 책 내용 중에는 말의 영혼에 대한 이야기 같은 내용도 나온다.그렇기에 세월이 흐르며 그 땅에서 훌륭한 홀스맨십이 발전할 수 있지 않았겠나 짐작해보았다.

 

우리가 현재 타고 즐기는 승용마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사람의 손길이 타고 함께 생활하는 거나 마찬가지라 책에서처럼 카우보이가 야생마에게 실시하는  강제적 브레이크가 필요하지는 않아 보인다.그러나 말에게 속삭이며 목소리를 들려주는 일이나 쓰다듬어주는 일이 말을 릴렉스하게 만드는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예나 지금이나 이후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15세 이상이 독자연령으로 적합하다고 생각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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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발행/양희원,오현미,채준 공저/발행처-한국마사회/제작 plus81 studios출판부

 

p6.에 보니 <말을 보고 말을 걸다>는 한 명의 미술 전문가와 두 명의 말 전문가가 전해주는 그림 이야기라고 적혀 있다.총 48점의 그림이 실려 있으며,이 중 13점이 우리나라 작품이다.

평소에 늘 지니고 있던 생각 하나가 있다.나 같은 말 애호가를 위하여 문화예술 장르별로 말 주제만 책으로 모아놓으면 얼마나 좋을까. 영화,회화,음악,시 등이 특히 간절하게 염원했던 장르다.그 중에서 말 주제 회화를 흥미로운 해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모아놓은 책이 세상에 나와서 기쁘기 그지없다.물론 세상에 있는 모든 말 그림이 다 들어있지는 않다.그렇기는 해도 회화에 담긴 말이 시대적으로 살아온 다양한 모습은 인상깊었다.

 

책이 선뜻 마음에 들었던 이유 중에 하나는 표지에 나온 여인의 기마상 때문인지도 모르겠다.본문을 뒤적여 찾아보니  19세기 프랑스 화가 카롤루스 뒤랑의 작품으로 <해변가의 크로짓>이라는 제목이 붙어있다.아마 책에 수록된 전체 작품 속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그림을 고르래도 이 그림이 아니었을까 싶다.말을 탄 여인의 우아한 자태와 편안한 표정 때문이다.그러나 여인의 표정과 대조되게 여인은 상복 차림이다.여인의 안온한 표정 이면에는 어둡고 그늘지거나 힘겨운 현실이 놓여있을 거라는 짐작을 하게 한다.그녀가 자신의 몸을 의지한 말 역시 맑은 눈망울에도 불구하고 평화로와 보이지만은 않다.턱 아래의 체인은 말이 제어하기 힘든 일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고개를 쳐들어 먼 곳을 응시하는 분위기는 사뭇 불안하기도 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달관한 듯 체념한 것처럼 편안한 그녀의 표정은 말 등에 실려 나아가는 그 순간에 어떤 기운을 얻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어떤 구체적인 현실이 그녀의 뒤에 버티고 있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흐트러지지 않는 기품과 우아함이 손 매무새에 응축되어 있으므로 삶에 순응하며 온전히 받아들이는 느낌으로 와닿는다.그림의 톤은 전체적으로 부드러워서 감상하는 이의 마음결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것도 같다.

 

책장을 넘기며 그림을 감상하다가 문득 승마클럽마다 말 그림이 담긴 액자 하나씩 걸어놓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그림이 힘든 현실 살아내느라 스트레스 받은 승마인의 정서를 어루만져 줄 테니까.그러면  말을 대하고 관계를 풀어나가는 자세도 더욱 여유롭고 편안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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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당나귀를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사랑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라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당나귀도 오늘 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 백석 -

 

   고려원 시문고 008 <흰바람벽이 있어>,1989년,p52

 

백석 시인은 1912년 출생했고 언제 세상을 떠났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시인이며 이후 현대시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 분이다.

 

위의 시를 처음 보았을 때 단지 당나귀가 시에 등장한다는 것 만으로 유심히 읽어내려갔다.온세상이 설경으로 변해버린 시의 배경과 당나귀울음이 빚어내는 시각과 청각의 울림이 마음에 파도치듯 지나가는 동안 이 시가 마냥 좋아졌다.

 

시인이 살았던 시대가 워낙 동떨어져 있어서 시에 담긴 의미를 정확히는 몰랐지만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시가 나에게 다가왔을 때 나타샤와 흰당나귀는 나만의 심상으로 새롭게 되살아났다.

 

위대한 시인은 갔어도 그가 남긴 훌륭한 시는 살아있는 자들의 가슴속에서 끊임없이 살아가는 모양이다.세상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나타샤가 있으므로.

 

당나귀는 사람도 태우고 짐도 실어나르기에 가장 세속적이지만 초월적인 존재로 등장한다.성서에도 나귀는 영적 감수성*(아래 참고)을 지닌 존재로 등장하곤 한다.그렇기에 예술가의 영감의 원천으로서 이미지가 나타나는 일이 참으로 자연스러운 것 같다.실제 당나귀도 아주 매력적인 동물이다.당나귀의 쉰 듯한 목소리가 응앙응앙 들릴 때 속세의 더러움이나 불길한 기운이 물러나는 것처럼 느껴졌다.

 

위의 시를 다시 볼 때마다 좋은 느낌이 마음 속에서 변주를 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살아가는 동안 내내 사랑할 시임에 틀림없다.설경이 배경이지만 이 가을엔 온통 붉은 낙엽천지를 배경으로 상상하며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나의 바람은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를 암송하여 말타고 오솔길을 걸으며 소리내어 읊어보는 것이다.음~ 낭만 제대로다.

 

 

* 참고: <그리스도 정신 안에서 본 재활승마 실천 고찰>  - 강안나 -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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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출간.대한미디어 출판사.지은이 박경원은 국제승마연맹 공인수의사이며 96년부터 현재까지 한국마사회에 근무하고 있다.

 

CONTENTS    

 

제 1장 ...말과 마문화 이야기

 

제 2장 ...말의 건강과 질병 이야기

제 3장 ...말의 행복과 복지 이야기

 

제 4장 ...전하고 싶은 이야기

 

책의 앞머리에 토마스 하트비히라는 독일승마협회 홍보 담당이며 승마 저널리스트가 추천사를 썼는데 이런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개인적으로 지난 40여 년간의 경험을 통해 "건강한 말이 의지력을 갖출 수 있고,건강하면서 의지력을 갖춘 말이 보다 긴 시간 동안 우수한 능력을 발휘하면서 경제적으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배웠습니다....또한 우리와 관계를 맺고 있는 말을 윤리적으로 공정하게 대하지 않는다면,우리는 말의 친구가 될 자격이 없으며,말더러 우리에게 협조하도록 요구할 수도 없습니다....저는 한국에서 말을 사랑하고 말과 함께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재미있게 읽고,나아가 자신의 말과 더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독자인 나는 늘 말 수의사에게 신세를 지고 있는 처지라 이 책이 세상에 나왔을 때 누구보다 반가웠다.게다가 이 책은 저자가 말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으로 더 나은 말 복지를 추구하는 관점에서 쓴 글이다.

 

개인적으로는 제 2장 내용이 도움이 많이 됐다.내가 알고 있는 말의 질병과 궁금했던 질병의 사례가 다루어져 있어서 좋았다.홀스맘의 답답했던 속마음을 풀어주었던 것이다.그밖의 장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도 말에 관심이 많고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도움이 될만한 귀중한 말 상식이 풍부하게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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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에 나온 책이다. 원제는 HORSE RIDING IN A WEEKEND 이다.제인 홀더니스 로댐 저 / 김수현 옮김 / 보누스 출판사

 

CONTENTS

 

승마를 시작하기 전에

 

1. 말에 대해 알아보기

 

2. 첫째 날 : 시작하기

 

3. 둘째 날 : 진도 나가기

 

4. 장애물 비월 배우기

 

5. 다양한 승마 활동

 

책 뒷표지에 나오는 내용.

 

영국 승마 교본의 정석

종합마술 금메달리스트가 공개하는 최상의 승마훈련법

 

마구를 착용시키는 기본 기술부터 야외에서 혼자 기승하는 고급 기술까지 망라한 최적의 승마 입문서.

풍부한 사진과 설명으로 기본기를 완벽하게 체득할 수 있는 훈련노하우와 기법을 제시하며 누구든 쉽게 승마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안내한다.

 

갓 승마에 입문한 누군가가 입문서 한 권을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내가 초보였을 때 이런 책이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마음도 들고 무엇보다 적당히 얇아서 좋다.

 

초보 때는 말과 처음 만나고 타느라 밀려오는 감정의 홍수와 신체가 받아들이는 자극으로 정신이 하나도 없지만 의문은 많다.

 

그럴 때 너무 많이 중언부언 나열하는 대신 꼭 알아야 할 사항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책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입문자가 의욕이 앞서 괜히 두꺼운 책 사는 일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이 책의 구성은 딱 교과서 스타일이다.교과서는 원유에서 쓸 수 있도록 여과된 정유처럼 내용이 정선된 점이 미덕이다.

 

승마 교과서 한 권을 갖고서 인생에서 배움은 끝이 없구나 새삼 깨달아지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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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에 나온 비교적 따근따근한 책이다. 전재식.송상욱.최준상.채준 공저 / 대한미디어

이 책의 부제는 /국가대표와 함께하는 승마 테크닉/ 이다.

 

CONTENTS

 

제 1부 송상욱의 승마,제대로 배우기

         - 승마 기초,말 훈련 방법 및 응용 기술 -

 

제 2부 전재식의 마장마술 B클래스

         - 규정 종목 체크 포인트

 

제 3부 최준상의 원포인트 레슨

        -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승마 Q & A

 

승마를 배우는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문제점을 잘 짚어서 정리한 내용이라 가려운 데를 시원하게 긁어주는 느낌이 든다.

 

너무 어렵지 않게 꼭 필요한 내용만 다루고 있어서 군더더기 없이 알차다.

 

선수들만의 전문용어를 나열하지 않고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서술하고 있어 실용적이다.

 

승마에 입문하여 구보까지는 할 줄 알지만 뭔가 어설프다고 느낄 때 자신의 자세부터 기본을 하나하나 점검해보고 바로잡는데 요긴할 것이다.

 

또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무엇인지 마장마술과 장애물 비월에서 각각 단계별 목표도 알아볼 수 있겠다.

 

우리나라에 몇 안되는 승마 국가대표 선수들이 전하는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으니 도움이 많이 될 책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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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101 SCHOOLING EXERCISES for horse and rider

 

지은이 : Jaki Bell 옮긴이 : 정성환 출판사 : 대한미디어

 


참 똑똑한 마장마술 책이 세상에 얼굴을 드러냈다.2005년에 미국에서 출간되었고  한국에서 번역을 마친 후   지난 8월 8일에   발행된 따근따끈한 출판물이다.옮긴이의 말에 의하면 이 책은 유럽승마선진국의 승마지도자들이 필수 지침서로 사용하고 있단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에는 유명 승마선수들 자신이 선호하는 schooling exercises를 두루두루 수집하여 그 가치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배움을 위하여 승마고수들을 찾아다니며 한 수 배워야하는 수고로움을 대신해주는 셈이니 진정 귀한 책일 것이다.
내 개인적으로 <101가지 말 조교법>이란 책이 반가운 까닭은 꼭 필요한 싯점에 나타나주었기 때문이다.햇수로 9년차 승마인으로서 그동안 인생에서 알지 못하던 말의 세계을 알아나가고 승마가 뭔지 어렴풋이나마 감을 잡는데 세월을 보냈다.말과 지내다보니 반려동물로서 말이 주는 즐거움과 말등에서 느끼는 기쁨이 가장 커다란 행복의 원천이라는 데 전적으로 동의할 수밖에 없어서 앞으로도 승마의 길을 가야만 한다.
한편 칸타와 깐돌이도 제각각 준비가 되었다.칸타는 3살 어린 나이에 자마가 되어  질풍노도의 세월을 거치더니 지금 8살이 되어서는 주인을 무한히 신뢰하고 잔잔한 바다처럼 여유롭고 차분해져서 마장마술을 하나씩 터득해 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또 깐돌이는 얼마 전 만 3세가 지나 바야흐로 승용마로서의 삶을 시작해나갈 출발선에 서 있는 처지이다.갓 태어난 망아지 시절부터 사랑과 정성으로 길러온 깐돌이가   승용마로서 최대한의 잠재력을 꽃피우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 내 승마의 목표가 될 것이다.

내 처지가 아니더라도 오래 전부터 마장마술 공부를 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절실하게 느꼈었다. 우리나라의 승마환경에 비추어볼 때 그렇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좁은 국토에서 그것도 수도권에서 말을 타는 환경은 밖에 나가 안전하면서도 시원하게 내달릴 공간도 없고 하다보니 좁은 승마장 안에서 승마의 즐거움을 느끼며 나아가려는 동기를 부여받으려면 일상적으로 뭔가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도해보아야 한다.
미국에서 호쾌한 웨스턴 승마가 발달하고 몽골에서 신출귀몰한 솜씨로 말타고 날아다니는 문화가 자리잡은 것은 드넓고 거칠 것 없는 자연환경과 무관하지 않다.과거에 만주벌판을 내달리던 고구려인의 기상을 간직한 한국인이 오늘날 그렇게 말을 탈만한 환경은 없다고 보면 딱 맞다. 이런 곳에서 마음만은 고구려 전사처럼 내달린다고 한들 한겨울에 반팔을 입고 돌아다니는 것만큼이나 격에 맞지 않아서 사람이나 말이 다치는 후유증을 남기기도 하는 것이다.
한국땅에서 말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길게 이어나가기를 간절하게 염원한다면 어쩔 수 없이 마장마술이나 장애물을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엘리트승마를 목표로 두지 않는다면 한계는 있겠지만 그 종목 안에서 기수와 말의 기량을 조금씩 업그레이드하여 진화해 나가는 것은 크나큰 성취감과 매 순간 흥미를 끊임없이 불어넣어 주리라 믿는다.
아직까지 우리 승마문화는 구보 배우기가 승마의 절대목표이고 달리고 나면 다 배웠다는 생각을 하고 승마를 그만두거나 더 무리하게 달리는 일에 매진하다가 후유증을 남기기도 하는 분위기가 많아 안타깝다.이는 승마장의 분위기가 많이 좌우하기도 한다.
마장 안에서 앞서 배운 사람들이 경쟁적으로 내달리면 너도나도 다 달리는 것만 추구하는 분위기가 된다.그러나 대부분의 보법을 속보로 채우고 다양한 파노라마를 연출하며 마장마술 연습을 하는 기수가 돌아다니면 모두들 그 아름다움에 넋을 놓고 부러워하게 된다.마장마술을 연습하면 일직선으로 똑바로 나아가기만  수십 번을 해도 성에 안 차고 완벽한 원 하나를 그리기 위해서도 엄청난 공을 들여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이 그런 연습을 하지 않고 밖에서만 바라보면 거 무슨 답답한 짓이 다 있나 속터지는 심정일 것이다.하지만 마장마술의 의미를 알고 개인의 승마발전과 즐거움의 수단으로 삼아 열정을 기울이면 그 매력에 흠뻑 빠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어찌 되었든 어느 승마인이든 마장마술이 자신의 취향이 아니더라도  기본을 터득하기 위해 일상적인 연습을 하는 것이 도리라고 본다.기본기를 갖추는 일은 어느 분야에서건 중요하듯 승마에서도 그렇다는 것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지금까지 왜 한국에서 승마하려면 마장마술을 해야 하는가 나름의 생각을 좀 짚어보았다.새로 출간된 책은 말에 대한 경험도 어느 정도 풍부한 승마인과 그의 말에게 진정한 도움을 줄 것이다.뭐 길게 승마할 사람이라면 미리 책을 사서 틈틈이 보는 것도 미래를 대비하는 의미에서 나쁘지는 않겠다.

새 책은 공짜로 얻은 것이다.정가가 25,000 원인데 승마매거진 정기구독자에게 그냥 보내준 탓이다.승마매거진 발행인이 새 책의 번역자이기 때문이다.정기구독료가 연 60,000 원이고 연간 6회 받아보는 승마잡지이니 승마애호가라면 이참에  정기구독하고 마장마술 책 한권 받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승마매거진 편집부 : 02 - 6357 - 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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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요 승마매거진 편집부 연락처는 02 - 6357 - 3113


우리나라에서 발행되는 전문 승마잡지인데 두 달에 한 번 나온다.지나간 어떤 호는 내용이 너무나 부실하여 실망을 하기도 했는데 이번 호는 새해 첫 호여서인지 내용을 알차게 담아내려고 편집부에서 고심한 것 같다. 특히 Horse Training에 관한 내용이 많아 깐돌네의 관심을 더욱 끌었다.주요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겠다.

INFORMATION - 승마와 골프의 결합, 폴로 (어느 인터넷 동호회의 폴로 체험기)

한국의 토종 명마, 제주마 살리기

DREAM LESSON - Basic Horse Training 1
                       (말을 편안하게 하라 / 부조에 대한 응답 / 접촉 받아들이기 / 롱 앤 로우(스트레칭) / 하프 홀트(리밸런싱     과 수축) /이행 / 미디엄 걸음걸이 )

DREAM LESSON - Basic Training 2
                       (다양한 훈련장비에 대하여)

SCHOOLING - 말과 포니의 혈통

말에 대한 연구 (말의 행동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참된 가능성을 개발하기 위하여)

DREAM LESSON - What's a Transition

위의 내용 중 <말에 대한 연구>에서 말의 성격을 평가하여 5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열거한 도표가 흥미로웠는데 당연히 칸타와 깐돌의 성격유형이 어디에 해당되는가가 궁금해서였다.5가지 유형이란 지나친 흥분에서 지나친 무기력까지 정도에 따른 성격 특성인데 중간유형이 가장 바람직하다.깐돌은 어린 말의 바람직한 행동유형 표본이었다. <평온><온순><안정><경계함><사교적><건강함>이 그것이다.
반면에 칸타는 예전에 <질주><극도로 민감함><기운이 펄펄함><반항><신경질> 같은 극단적,덜 바람직한 행동유형에 속하는 항목이 많다가 <순조로움><열중><신뢰><수용><평온> 등의 novice horse 해당 바람직한 항목이 많고 아직 훈련마의 <자신만만><용감함>에는 도달하지 않은 것 같다. 칸타의 나이를 생각한다면 이제 8살 되었으니 10살이면 매사에 바람직해지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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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마가  매우 위험하다는 인식은 세상에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그래서 승마를 배우려다가

 포하거나 주저하는 배경에는 우리나라 승마선수인 김형칠 씨의 사망이나 슈퍼맨 크리스

토퍼 리브의 전신마비 같은 사례가 한몫한다.나도 크리스토퍼가 승마하다가 사고를 당했다

더라는 얘기는 이미 알고 있었으나 자세한 경위는 알지 못했었다. 그러다 최근에 그의 자서전

을 읽으니 사고경위도 알게 되었고, 배우로서나 인간으로서나 훌륭한 사람이었다는 점도

새롭게 깨달았다.

  크리스토퍼는 원래 말 알레르기가 있어 승마 근처에도 안 갔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출연하는

영화에서 말 타고 달리는 연기를 하게 되어 직업적인 이유로 승마를 배우게 되었노라고 한다.

한번 승마의 길에 들어서자 그는 승마의 매력에 완전히 빠져들었다.그리하여 훌륭한 코치에

게 승마술도 열심히 배우고 좋은 말들도 사들여 수집하고 각종 대회에도 무수히 참가하였다.

원래 크리스토퍼는 기질상 다이나믹하고 위험도가 높은 운동을 매우 즐겼다. 안 해본게 없는

스포츠맨이지만 특히 경비행기나 요트는 그가 매우 즐기던 분야고 모두 인간한계에 도전

하는 모험에 가득찬 것들이었다.

나도 어렸을 땐가 젊었을 땐가 멀티플렉스관이 없던 시절 동네영화관에서 <슈퍼맨>이란

영화를 봤었는데 훌륭한 종마와도 같은 다부진 근육덩어리 몸매가 어떤 활동으로 다져졌는

지를 책을 읽고서야 소상히 알게 되었다.

190센티나 되는 큰키에 우람한 몸을 한 그가 푸른색 쫄타이즈 복장을 한 채 주먹쥔 팔을

내뻗어 '슈~웅~'하고 날아오르는 모습은 너무나 멋졌고 당시 동네 남자아이들에게는 최고

의 우상이었다. 한마디로 인간에너지의 최고의 극치요 화신이었다. 그러던 그가 스스로는

숨쉬기운동조차 할 수 없는 처지로 추락한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크리스토퍼가 사고를 당한 승마종목은 크로스컨츄리이다.말과 함께 지상의 온갖 장애물을

건너와야 하는 위험하고도 박진감 넘치는 종목이다. 유튜브 동영상에서 찾아보면 얼마든지

볼 수 있는데 물속에서 말과 뒤집어지기도 하고 숲속 덤불로 나뒹굴기도 하고 정말 위험천

만하기 짝이 없다.

그렇다고 크리스토퍼가 무턱대고 크로스컨츄리에 참가한 것은 아니다. 사고가 난 대회에

타고나간 말은 오랜 세월 함께 호흡을 맞춘 그 종목 전문마필이었고 대회에 앞서 체계적인

준비도 많이 했다. 대회 전날에는 코스를 꼼꼼하게 답사하기도 해서 만전을 기했기 대문에

그의 사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것이다.

대회 당일도 아무런 사고의 조짐은 없었고 크리스토퍼는 코스 후반부에 넘어야하는 난이도

높은 장애물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난이도도 낮은 1미터 정도의 세번째

장애물 앞에서 말이 급정거했고 크리스토퍼는 전방으로 날아가 장애물대에 머리를 부딪혔

는데 목뼈가 부러지고야 말았다. 그런데 왜 말이 급정거했는지 사실 뚜렷한 원인은 없었고

말만이 자기 행동의 이유를 알 것이다.

그러니 크리스토퍼가 당한 사고는 그가 특별히 안전을 무시한 행위를 했다기보다 운이 나빴

던 탓이 큰 것 같다. 만일 그가 말을 타지 않았어도 다른 상황에서라도 얼마든지 사고를

당했겠다는 얘기다.

인생의 전성기인 42세에 그런 사고를 당해서 청천벽력과도 같은 절망을 맛본 셈이지만 그의

사고 후의 삶이 그를 더욱 슈퍼맨스럽게 만들었다. 비록 몸은 못쓰게 되었지만 사고를 냈던

말을 원망하지도 않고 낙천성과 긍정성을 내세워 초토화된 삶을 일궈나갔다. 제기능을 상실

한 거구의 몸이 죽어가지 않도록 재활하는 과정은 그가 이전에 도전했던 어떤 분야보다

힘겹고도 난이도가 높았다.그러나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의 선물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가족에 대한 사랑과 전세계 척수장애인들을 위한 노력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그는 평생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더욱더 크나큰 도전과 모험에 기꺼이 열정을 바친 사람이다.

책을 다 읽어보니 그는 줄리어드에서 로빈 윌리엄스와 연기를 함께 수학했던 치열한 배우

이기도 했다.책을 다 읽고나니 난 그가 참 좋아졌다.

그렇다면 승마인으로서 크리스토퍼 리브에게 무엇을 배울 것인가?

소설가 공지영은 자신의 소설 어딘가에서 사랑은 상처받는 것을 허락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빗대어 난 승마란 낙마하는 것을 허락하는 행위라고 말하고 싶다. 말 위에 오른다는

자체가 이미 물리적으로 낙마의 가능성을 내포하기 때문이다.그러니 승마의 즐거움을 위해

서 치르는 댓가라고 할 수밖에는 없겠다.어차피 탄생은 죽음을 내포하고 산다는 것은 조금

씩 죽어간다는 것과 같은 얘기니 승마에서도 오른다는 것은 동시에 추락할 수 있다는 이치

가 그대로 적용된다.

그렇다고 누구나 다 크리스토퍼 리브와 같은 사고를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상식에 맞게끔

안전한 시설이 갖추어지고 ,안전하게 태우게끔 훈련된 말위에 올라 무리하지 않게 기승한

다면 혹여 소소한 낙마를 하더라도 큰 손해입을 일은 없다.그리고 낙마를 하지않도록 늘

연구하면서 기량을 닦아간다면 낙마는 저만치 물러서고야 만다.

다만 말위에 오르는 일을 마치 자연을 정복하고 제압한 우월한 존재만이 할 수 있는 행위로
 
바라보지 않고 ,인간도 자연의 일부로서  말과 조화로움 속에 하나되려는 행위로 여긴다면

좋겠다.그러한 겸손한 마음가짐이야말로 불운한 사고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 믿는다.

 크리스토퍼 리브는 슈퍼맨조차 고작 1미터 높이에서 떨어져 육체를 상실할 수 있다고

자신의 몸을 제물로 바쳐 우리에게 경고해주고 겸손함을 가르쳐준 진정한 슈퍼맨이다.

 

 

 

 우리의 가슴에  잊혀지지 않는 별이 된 크리스토퍼 리브도

 저 먼 우주에서 출간을 도와주었을거라 믿는 책. 

 

 <우리는 지금 유니콘의 숲을 거닐고 있다> ( 김인선 저 / 좋은땅 출판사)

마의 여정에서 만난 말과 사람, 사랑과 우정 , 이별과 아픔 , 희망과 치유의 이야기가 담

긴 승마에세이입니다.

말과 함께 삶의 보물을 찾아나가는 여행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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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원제 : CENTERED RIDING 저자 :Sally Swift 이 책은 www.horseholic.com (이은정 교관의 사이트입니다) 에서만 판매합니다.부록으로 DVD 두장이 있음.

사용자 삽입 이미지책에 나오는 인체 해부학적 그림과 설명 중의 하나인데 승마원리를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지금은 돌아가신 저자 sally swift 선생님.은발이 성성한 서양 할머니가 쩡쩡 울리는 목소리로 렛슨하는 모습은 너무나 인상깊었다.몇십년 후 마장의 말들 사이로 거니는 내 모습을 보는듯 ㅎㅎ


이 책은 어떻게 나에게 왔던가?  <중심으로 타는 승마>가 한국어로 번역되어 소개된 지
 
오래 지나지는 않았을 때  승마장 새내기 진영씨가 나에게 불쑥 내밀며 읽어보라던 책이다.

20대의 발랄하고 의욕많은 아가씨답게 인터넷 뒤져 한 권 구입하기는 했는데 펼쳐본즉슨

인체 엑스레이 사진이 즐비한데다가 뭐라뭐라 분석한 설명들을 들여다보니 그만 머리가

혼미해져 차라리 고참(?) 선배인 나더러 읽고 자기에게 알려달라는 취지였다.그래서 읽게

된 셈인데 아직 말에 기승한 경험이 부족한 초보자에게는 말만 타면 정신이 하나도 없으니

구체적인 연결점을 찾기 어려워 와닿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책의 원래 취지는 자상한 승마 선생님 같은 의미로 승마인에게 다가가자는 것이다.

사실 몸을 사용하는 분야에 대해 배운다는 것은 몸으로 배울 수밖에 없다.운전,춤,스포츠

등을 배울 때 지도자가 다리를 놓아주기는 하지만 배우는 사람의 몸이 이런저런 감각의

접촉으로 터득해가야 한다. 그럴 때에 올바른 감각을 쉽게 찾도록 지평을 열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중심으로 타는 승마>는 teaching을 해야하는 입장에 놓인 승마인에게도 큰 힘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 내가 벨리댄스 배울 적에 선생님은 어려서부터 춤이 몸에 밴 프로였

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은 성인이 되어 입문했기에 몸근육의 대부분은 굳어있었다.

선생님은 몇 번 안무를 보여주고는 '이렇게 하시면 되지요'할 뿐이었다.그러니까 선생님은

몸근육이 자동화시스템이 되어 있어서 ,수동화시스템을 가진 학생들에게 춤동작이라는 결과

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경로와 방법으로 근육을 써야 하는지 전혀 설명할 수 없었던 것이다.

승마에서도 초보자는 어떻게 하라는 교관의 주문에 대해 따르고는 싶지만 몸이 협조를 안하

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그 결과에 도달할 수 있을지 깜깜하다.이러한 깜깜함에 한줄기 빛으로
다가오는 책이 <중심으로 타는 승마>이다.

승마에서 사용하는 인체의 골격,근육,관절의 구조와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상상과 예시의

방법으로 승마기법을 가르쳐주니 원리의 이해가 더해져 그동안 말위에서 답답했던 머리와

가슴이 명쾌해질 것이다.

사실 저자가 이런 책을 쓸 수 있었던 것은 어려서부터 신체가 불완전했던 자신을 승마로 교정

해나갔던 경험 때문에 ,신체움직임과 기능을 최적화하는 분야에 훤했던 까닭이다.

이 책에 나오는 개념의 핵심은 '스스로 균형을 잡으라' 이다.처음 보는 사람이 말을 타는 모습

만 봐도 스스로 중심을 잡는 수준에서 승마의 내공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고삐나 등자,안장

손잡이 등에 직접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지나치게 의지할 때에 말에게 민폐승마가 되며 그 수

준에서는 기승자가 아직 자유롭지 못하니 즐거운 승마를 구사할 단계는 아니다.

<중심> 개념은 sally여사만의 고유한 이론은 아니고 이미 다른 스포츠 분야에서도 스스로

몸의 중심을 잡아 통제하는 바의 중요성이 제기되어 왔는데 이는 이미 동양에서 2천년 전에

확립된 것이라고 한다.

승마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저 사람이 말위에 앉아만 있으면 말이 다 알아서 해주는 것

이라고들 여긴다. 하지만 어린아이가 스스로 걸음을 떼듯 기수는 스스로 중심을 잡는 일련의

세부적이고도 풍부하며 적극적인 활동을 해야 비로소 승마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책의 감수자인 이은정교관은 <중심으로 타는 승마>를 통해 많은 이들이 승마의 매력에 빠지

기를 바란다고 한다. '승마의 매력은 사람이 아닌 말을 운동친구로 갖게 된다는 점 아닐까요.

말을 탄다는 표현보다는 말과 단짝 친구가 되어 함께 운동한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겁니

다.'이러한 그녀의 말에 나도 전적으로 동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우리에게 즐거움,재미,치유,자아성장 등등 종합선물세트를 제공하는 말 친구들에게 괴로움을 안겨주지 않으려면 스스로 중심잡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책의 구성 Contents

제 1장 - centered riding 소개
제 2장 - 말인 척 해보기
제 3장 - 네 가지 기초 : 시선,호흡,중심잡기,블록 쌓기
제 4장 - 학습과 뇌의 활동
제 5장 - 승마와 인체구조
제 6장 - 균형과 몸의 자유
제 7장 - 평보와 기좌
제 8장 - 경속보
제 9장 - 손
제10장 - 이행
제11장 - 좌속보
제12장 - 원운동과 회전
제13장 - 반정지와 셀프케리지
제14장 - 구보
제15장 - 힘의 추진
제16장 - 보폭 넓히기
제17장 - 이제적 운동
제18장 - 장애물
제19장 - 유연한 말 만들기
제 20장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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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원제: THE COMPLETE HORSE CARE MANUAL / 지은이 : colin vogel / 펴낸곳 : KRA


이 책은 수의사가 쓴 마필관리를 위한 실무적인 안내서이다. 말관리에 대한 모든 항목을
 
두루두루 망라하고 있는 친절한 책이다. 책의 내용은 애시당초 학문적인 접근을 시도하지

않고 철저하게 경험에서 우러나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것이기에 가치가 있다.
 
읽다보면 말을 관리해본 사람만이 알고있는 그런 내용을 맞닥뜨리고는 깊이 공감하며

다음 내용에 대하여도 더욱 신뢰하게 된다.

책의 세부적인 내용을 이 자리에서 모두 소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지은이의 관점과

시각이 드러나는 머리말 몇 줄을 인용해 보겠다.

"말은 당신을 겁내서가 아니라, 당신이 시키는 것을 기꺼이 하고 싶어서 일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말이 보금자리에서건 일터에서건 행복해 하면, 말은 사람이 요구하는 것을 더욱 기꺼이

그리고 잘 수행할 것이고,말과 사람 모두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요약하면 행복한 말은 자기 능력의 범위내에서 사람이 원하는 일을 훌륭하게 해낼

것이므로 말을 먹이고,재우고,손질하고, 질병예방과 치료에 만전을 기하면 최선이라는

것이다.
 
이 책 안에는 600장이 넘는 사진이 실려 있어 마필관리에 대한 내용을 쉽게 이해하도록

돕고 있다. 그러니 승마장 관계자는 물론이요 개인적으로 마필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필수적으로 구비해야 할 책이라 여겨진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책은 판매용으로 출판된 서적이 아니다. 대한민국에 마필을 소유한

사람이 얼마나 있다고 실용서를 출판하겠는가? 나는 우연히도 승마장 사무실에 비치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여 며칠 빌려다 읽어보았는데 내용이 너무 좋아서 꼭 한 권 소장해야

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어디 알아나보자 하고는 책 뒤에 인쇄된 펴낸곳 전화번호로

연락을 했다. 그리고는 이차저차 책을 알게되어 꼭 필요한 책이니 한 권 얻을 수 없겠냐고

요청하였더니 현재 말을 관리하고 있는  상황인지 묻고 무단복사배포 금지에 대한 약조를

받고는 흔쾌히 보내주었다. 그때의 기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렇게 승마책 식구

하나가 늘어서 책장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나 혼자 보기엔 너무 아까운 책이다.

만일 자신이 말을 소유하고 있는 입장이라면 펴낸곳에 전화를 걸어 정중히 책을 요청해

보라고 권하는 바이다. 그리하여 이 세상 말들이 더욱 행복하고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들 모두가 행복해야 하지 않겠는가!

발행처 : 한국마사회
편집    : 경마처 핸디캡 전문위원
발행일 : 2009년 8월 (3쇄)
경기도 과천시 주암동 685
전화    : 02 - 509 - 1723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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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호스보이> 루퍼드 아이잭슨 지음 / 왕은철 옮김 / 이미지박스 출판사


이번 여름휴가의 여정에서 잠시 서점에 들렀다가 발견한 책이다. 난 우연하게 책과

조우하는 것을 참 좋아한다. 어느 날 문득 서점에 가고싶은 생각이 들면 큰 서점엘 간다.

그리곤 매우 천천히 어슬렁거리며 다니는데 어느 순간에 주변 사물은 모두 흐려지고

그 책만 선명하게 내눈앞에 나타난다. <호스보이>도 이렇게 내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본 순간 느낌이 확 다가왔다. 그럴 때의 짜릿한 전율이란 찰라의 희열에 가깝다.

이 책은 여행다큐멘터리 형식의 실화소설이다. 한 부부에게서 태어난 아이가 점차

자폐임이 드러나고 그들 가족에게 절망과 고통의 나날이 시작된다.그러던 어느 날 아들

로완이 우연히 말과 만났는데 그가 말과 교감하는 특별한 재능이 있음을 아버지가

발견하고는 아들과 함께 말을 타기 시작한다.아버지 역시  어려서부터 말과 깊은 인연을

맺어온 말애호가였다. 말을 타는 동안에는 로완이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아버지는 운명적인 이끌임에 따라 몽골로 치유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치료사들과 샤먼의 이야기들이 신비롭고 그들의 여행은 험난하기만 하다.

결국 그 여정의 끝에 로완은 치유되고 가족은 새로운 희망의 길에 들어선다는 이야기다.

이 책을 읽으면 자폐라는 증상이 어떤 것인지 실감을 하게 된다. 자폐아를 둔 부모의

고통에 대하여 말하지만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잘 알기는 어렵다. 나 역시

<말아톤>에 나오는 내용이나 지인의 아이가 그렇다는 얘기 정도로 알고 있었을 뿐이다.

또 재활승마 자원봉사 가서 만나는 자폐아동에게서도 이렇다 할 시련과 역경을 그다지

못 느꼈었다. 그런데 <호스보이>에 나오는 자폐아 로완은 참으로 힘겹고도 안타까운

모습이었다.

내가 이 책에서 읽고싶었던 것은 말이 어떻게 사람을 치유하는가였다.

그래서 말이야기가 최대한 많이 나오기를 바라는 기대심리가 있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장황하게 이어지는 여행의 이야기가 다큐 영화를 보듯 흘러가기 때문에 그 모든

상황을 일일이 읽어야하는 지루함이 좀 따랐다. 이런 이야기는 그냥 한편의 영화로 보는

것이 훨씬 좋다는 생각이다.<호스보이>는  이미 책의 기획단계에서부터 영화를 염두에

둔 것 같고 이미 영화화 되었다고 한다. 언제 영화가 국내에 소개될지 모르지만 본다면

몽골의 대평원을 시원하게 바라보는 재미가 있겠다.

승마인 입장에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말과 자폐이야기를 다룬 내용에 관심이 있다면

그냥 영화 한편 보듯이 읽을 만한 책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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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김운영 지음 / 김영사


베르아델 승마클럽이라는 곳이 있다. 오픈 당시에 500억을 투자한 승마장이라며 일간지에
 
크게 보도되어서 승마장에서는 대체 어떤 인사길래 그런 어마어마한 일을 저질렀나

승마인들의 입에 회자되며 화제를 모았었다. 그래서 궁금한 마음에 모두 독일에서 수입해

왔다는 고급 승용마의 자태도 볼겸 지인들과 방문도 했었다.

거대한 돔형 건물 안에는 가운데가 마장이었고 바깥 쪽으로는 홍송으로 내부를 마감한

마방에서 멋진 말들이 서 있었다. 말이 입을 갖다대면 자동으로 물이 나오는 급수기 같은

것이 신기했다. 한마디로 승마 선진국의 시설좋은 마장이란 이런 곳이겠구나 하는 문화적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 승마클럽의 대표가 2009년에 승마책을 출간 했으니

바로 <클래식 승마>이다.

저자가 말하는 클래식 승마란 '예술과 자연의 경계를 넘나드는 길이다.' 라고 하는데 나도
 
절대 동의하는 마음에 꼭 드는 말이다.

서문에 이런 글이 나온다.

'승마는 살아있는 악기라고 일컬어지는 승용마를 아름답게 연주하는 것이고,그와 함께

춤추는 것이며,타인과 환경 그리고 자연에 대한 배려를 할 줄 앎으로써 승마자와 승용마가

서로 즐겁고 행복하게 인마일체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승마인이라면 누구나 같은 말이라도 기승자의 기량에 따라 나타나는 결과가  명암이
 
달라지는 퍼포먼스를 낳는다는 사실을 잘 안다.따라서 더 나은 퍼포먼스를 위한 과정이

승마를 위한 활동이 될 것이다.

또한 ' 클래식 승마는 ,인간과 동물의 하모니라는 예술적 가치를 지닌 채 심리적,신체적,

사회적,환경적,교육적 만족과 함께 생활의 활력소가 됨은 물론 건전하고 진지한 여가

선용의 사례가 되어왔으므로...클래식 승마를 배움에 있어서 승용마와 맺는 관계를 마치

운전자가 자동차를 대하듯 기술적인 차원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엄밀히 말하면 승용마는 승마자의 요구와 함께 심리적,신체적,환경적 지각과 감정에 따라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다.'

한마디로 서문의 요지는 승마란 말과 사람의 조화를 추구해야 진정한 가치가 있고

이 가치는 시대를 초월하여 변하지 않는 고전적 가치이므로 클래식 승마라는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장. 즐거운 만남

2장. 승마를 위한 준비

3장. 클래식 승마의 운동역학

4장. 승용마와의 언어 에이드

5장. 승마의 기본 보법

6장. 승마의 응용 보법

7장. 장애물 점핑과 야외 승마

8장. 올림픽의 승마경기

9장. 클래식 승마의 역사와 가치

10장. 클래식 승마의 리더십과 에티켓

성급하게 겉핥기 식으로 내용을 훑어보면 이 책이 기승술에 대한 책인가 하고 오해할 수도

있으리라.그만큼 기승술에 대한 내용도 심층적이다.레저승마를 즐기는 승마인이라면

4장과 5장만 열심히 읽어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이 가지는 진면목은 9장과 10장에 있다고 본다.

만일 누군가 인생의 어느 길목에서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에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폭넓은

시각으로 승마를 바라보고 싶다면 9장과 10장을 먼저 읽어도 좋으리라.

클래식 승마는 2400년 전 그리스인 크세노폰에게서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자연적이고

부드러운 말 훈련방법에 입각하여 활력과 자신감이 넘치는 훌륭한 말을 만들려면 그 말의

혈통도 중요하지만 사랑과 교육,좋은 환경을 형성해줌으로써 가능하고 학대받은 말은

모든 면에서 반대결과를 낳는다고 했다. 이 크세노폰의 제자가 알렉산더 대왕이다.

<알렉산더>라는 영화에서 그가 왕자일 때 아무도 다루지 못했던 흑마 부케팔로스를

올라타는 장면이 잠깐 나온다. 부케팔로스는 그 후 희대의 명마가 되어 전장터를

누비다가 알렉산더에게 날아오는 화살을 무수히 꽂은 채 장렬히 전사하는 것으로

묘사되었다. 알렉산더는 세심한 배려로 인내심을 발휘하여 역량을 발휘하도록 리더십을
 
발휘한 것이다.

그 후 16세기에 이르러 프랑스 최초의 승마 마스터인 플뤼비넬이 근대승마술을 발전시켰다.

이 당시 유럽각국에서 승마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승마 역사의 흐름은 현대로 올수록 인간의 지배에 말이 복종하도록 하는 강압적

체벌 훈육 방식에서 벗어나 말 스스로 기꺼이 즐겁게 행동하도록 하는  협력접근법의

가치가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이는 현 시대의 문화적 트렌드와도 일치한다고 본다.

3D 애니메이션 영화로 화제를 모았던 <아바타> 나 <드래곤 길들이기>에서도 파괴와

복종시키는 방법이 아니라 조화와 소통이 인류의 나아갈 길임을 시사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도 승마트랜드가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제시가 <클래식 승마>에

녹아있다고 여겨진다.

유럽의 왕실교육은 모두 크세노폰의 방법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며 플뤼비넬은 무엇이든

강제성이 발휘되거나 하모니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절대로 아름답지 않다고 했다.

기승자가 아무 것도 안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말이 너무 아름다운 퍼포먼스를 보일 때

가장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승마가 이루어진 것이며 그 기승자는 도의 경지가 높은 마스터로

불리울 수 있다. 누구나 승마 마스터가 될 수 있다. 어떤 말을 타든지 화내지 않고 요구하며

조건없이 사랑하고 단절을 피하는 방법을 배우려고 노력한다면 훌륭한 승마인이면서도

인생에도 성공한 사람으로 존재를 확인하게 될 것이다.

<클래식 승마>는 내용도 좋지만 붉은 표지의 하드커버가 고급스러워 꽂아두는 소장용

으로도 더할나위 없는 만족감을 선사한다.

당신이 말등에 앉았을 때 말의 전체 몸을 앞뒤로 살펴보라. 그 몸은 낮고 아름다운 음색을

내는 첼로와 닮아있고 당신은 첼로를 켜는 활이다. 어떤 음악을 연주하게 될지는 오롯이

당신의 몫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연주를 시작하라! 처음엔 음이 엉망이겠지만 차차 음악은

아름다워지고 당신이 누리는 기쁨은 한없이 커져 누군가 말했던 지상 최고의 낙원은

마상에 있다던 그 말을 떠올리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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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케이트 박 지음 / 느린걸음 출판사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이 문장이  책을 접하고서 드는 소감을 한 줄로 요약한 것이다. 내가 승마에 입문했던

2003년만 해도 국내에 출간되거나 번역된 도서는 극히 미미했으며 최근에 굵직한

도서들이 몇 나와서 그나마 숨통을 틔운 정도라고는 하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출판을 해도 구매할 독서층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우리의 승마는 그만큼 대중화되지

못했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승마의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한다. 하물며 처음 입문한

새내기에게는 새로운 행성에 갓 도착한 것처럼 말이라는 동물이 어떤 동물인지 어떤

습성을 가진지도 몰라 머릿속이 깜깜하고 또 내몸은 어찌 처신할지 팔 다리에 마비라도
 
온 건지 모든게 뜻대로 되는 게 없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사전 이론교육 40시간 이수

이런 프로그램도 가당치 않다. 승마는 내 몸으로 체험해 가면서 맞닥뜨리는 상황과

의문을 그때그때 풀어가면서 지평을 열어가야 하기 때문에 좋은 길잡이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럴 때 <승마 교감의 예술>이라는 책이 유용할 것이다.

이 책은 매우 친절하면서도 성실한 책이다. 저자인 케이트 박이 홍콩에서 10여년 이상을

승마인으로서의 연륜을 쌓았고  승마블로그 '따그닥 따그닥'을 다년간 운영하면서 쌓은
 
결과물이 고스란히 책에 담겨있다. 아무리 승마의 연륜이 오래 되어도 말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세상사람들과 나누고자 하는 열정이 없다면 책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목차를 잠시 소개하자면 1.말의 몸과 마음을 살펴라 / 2. 승마 첫걸음 / 3,깊고도 넓은

승마의 세계 / 4.사람을 위한,말을 위한 물건들 / 5.어떻게 돌볼 것인가 / 6.말이 탈 났을 때 /

7.재활의 빛

각 장마다 수많은 사진들과 자상한 설명이 따르고 저자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교훈도

중간중간 쏠쏠하게 보여주니 실용서이면서도  바로 옆에서 대화를 하는 듯 생생하게

전해져 온다. 그래서 한 호흡으로 다 읽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시시때때로 꺼내들어 가장
 
궁금한 부분을 찾아 생각하며  독서하게 한다. 그러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미처 몰랐던 부분을 발견하고는 '요건 몰랐네'하고 무릎을 친다.

한국인으로서 승마에 입문했다면 이 책 한 권은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러면 승마의

길을 가는 동안 내내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일전에 내가 노틀담복지관에 처음 재활승마 봉사하러 간 날 우연하게도 그곳에서 케이트

박을 만나는 행운이 주어졌다. 게다가 길지는 않았어도  대화도 나누고 말이다.
 
독서는 저자와 독자와의 대화일진데 독자로서 저자를 만나는 기쁨은 색다르고 특별한

추억으로 남는다. 그래서 또 어느 날 노틀담에서 만나게 된다면 긴 말이 따르지 않아도

말을 인연으로 삼고 있는 사람끼리의 느낌이 가슴으로 와닿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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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좋아하는 책인데 표지조차 엔도르핀을 분비시키는 효험을 지닌 신통한 책이다.

언젠가 출판사의 동물 시리즈물로 신문광고에 난 것을 보고 구입해 내 슬하에 두고 아까워 누구 한번 빌려준 적이 없다.

말과 가깝게 지내다 보면 도대체 이 녀석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속을 알 수 없으니 너무나
답답해서 한번 머리 뚜껑을 열고 그 안을 들여다보고 싶어지는 때가 종종 있다. 말이 보이는

행동의 대부분은 종의 유전자에 각인된 메모리가 실행되어 나타난 것인데 <말에 대하여>에

는 말이 천성적으로 가지고 있는 종에 고유한 특성이 무엇인지를 과학적인 근거하에 제시한

다, 스티븐 부디안스키가 들려주는 말 이야기는 고고학,유전학,생리학,수의학,생체역학 분야

의 첨단 연구성과를 근거로 삼기에 직접 말 머리의 뚜껑을 열어보고 싶은 욕구를 시원하게

해소해주는 큰 역할을 한다. 이 책을 읽고나면 말들이 어떤 행동을 할 때 저들이 왜 저러는

것인지 많이 이해가 간다.

바람이와 칸타가 제일 사이가 좋을 때인데 둘이서 서로 잔등을 입으로 쓰다듬어주고 있다.

사람 입장에서 이 장면에 대한 느낌은 둘이서 연애라도 하나보다 싶은데 책에서는 연애모드

상황으로 보지 않는다. 말은 침입에 대비해 1.5미터의 사적공간이 필요하고 이보다 가깝게

접근한다면

바로 이런 험한 눈총을 받게 된다. 1.5 미터 법칙의 교과서적인 예..폴이올시다..

그런데 털다듬기는 이러한 사회적 장벽을 낮추고 유대를 강화하는 효과를 낳는다. 또한 털다

듬기를 하면서 긴장을 감소시킨다고 한다.말들이 좋아하는 털다듬기 부위에는 자율신경계

의  신경절이 집중되어 있어서 이 부분을 어루만지면 심장박동율이 11~ 14% 정도 현저하게

낮아진다고 한다. 결국 털 다듬기는 이런 기분좋은 진정효과를 가지므로 자연스럽게 우정관

계를 공고히 하게 된다는 얘기다.

앞에 바람이와 따르는 칸타 이 둘은 당시 같은 우리 안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부부처럼 한방

을 쓴건데 바람이로선 싱싱하고 아리따운 아가씨랑 단둘이 한공간에서 지내게 되니 무척 행

복했을 것이다.자연에서라면 수컷의 서열싸움으로 얻어지는 결과물인데 말이다. 칸타도 이

상황을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았다. 같은 주인을 둔 사이라는 것을 알고 자기네들끼리도 돈

독한 우호관계가 형성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근거가 있으니 승마를 할 때에도 말이 뭔가에 놀랐을 때 목을 쓰다듬어주면 진정이

되고 다 타고나서나 잘해낸 것을 강화하기 위해 칭찬의 의미로 긁거나 안아주면 인간과 말

사이에 우호와 신뢰가 생겨 훨씬 더 나은 승마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을 새겨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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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서 출판사의 주말에 배우는 시리즈 중 하나로 나온 책이다.

지금 치 책을 구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내가 늘 책과 인연을 맺는 방식으로 어느 날 서점에 가서 둘러보다가 서가에 꽂힌 책을 우연

히 발견했다. 사진이 많고 얇아서 보자마자 무척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사고나서 읽어보니

얼마나 내용이 쏠쏠한지 모른다. 승마입문서로 이만한 책이 없을 정도다. 그뿐 아니라 승마

의 도를 터득해가는 길목에서 한번씩 들쳐보면 또 새로운 뭔가가 발견되고 한수 가르침을 받

고 오늘 마장에 가면 당장 확인해봐야지 하는 자극도 준다.

장황하지 않아 좋고 꼭 알아야 할 포인트를 꼬박꼬박 짚고 넘어가는 미덕을 갖춘 책이다.

말에 관한 한 저자가 여자인 책은 그 세심함에서 무척 만족스러운 것 같다.

매리 고든 와트슨은 머리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승마를 시작 하는 데 나이 제약은 없고 나름대로 여러 수준과 종류로 즐길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올바른 방법으로 배워야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승마를 배우는 일이 말타고 달리는 일이라 여기고 처음부터 성급하게 달리는 것만 추구하는

협소한 시각을 버려야 재대로 된 승마의 묘미를 느끼는 경지에 다다르는 것 같다. 처음에 대

단한 열정으로 승마에 입문했는데 말과 호흡을 맞추어 차근차근 가야 할 텐데 자기 페이스로
무리하게 하다가 예기치 않은 낙마나 심리적 좌절로 승마의 깊은 맛도 못보고 중도하차하는

분들을 많이 봤다. 라면 끓이듯 닭을 삶아서야 살이 녹아내리는 감칠맛나는 백숙이 될리가

없다.

이 아침에 초심을 잃지 말자는 마음으로 <주말에 배우는 승마>를 손에 들어보았다.

화장실 잡지꽂이에 꽂아두고 몇년씩 보아도 질리지 않는 예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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