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좋아하는 책인데 표지조차 엔도르핀을 분비시키는 효험을 지닌 신통한 책이다.

언젠가 출판사의 동물 시리즈물로 신문광고에 난 것을 보고 구입해 내 슬하에 두고 아까워 누구 한번 빌려준 적이 없다.

말과 가깝게 지내다 보면 도대체 이 녀석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속을 알 수 없으니 너무나
답답해서 한번 머리 뚜껑을 열고 그 안을 들여다보고 싶어지는 때가 종종 있다. 말이 보이는

행동의 대부분은 종의 유전자에 각인된 메모리가 실행되어 나타난 것인데 <말에 대하여>에

는 말이 천성적으로 가지고 있는 종에 고유한 특성이 무엇인지를 과학적인 근거하에 제시한

다, 스티븐 부디안스키가 들려주는 말 이야기는 고고학,유전학,생리학,수의학,생체역학 분야

의 첨단 연구성과를 근거로 삼기에 직접 말 머리의 뚜껑을 열어보고 싶은 욕구를 시원하게

해소해주는 큰 역할을 한다. 이 책을 읽고나면 말들이 어떤 행동을 할 때 저들이 왜 저러는

것인지 많이 이해가 간다.

바람이와 칸타가 제일 사이가 좋을 때인데 둘이서 서로 잔등을 입으로 쓰다듬어주고 있다.

사람 입장에서 이 장면에 대한 느낌은 둘이서 연애라도 하나보다 싶은데 책에서는 연애모드

상황으로 보지 않는다. 말은 침입에 대비해 1.5미터의 사적공간이 필요하고 이보다 가깝게

접근한다면

바로 이런 험한 눈총을 받게 된다. 1.5 미터 법칙의 교과서적인 예..폴이올시다..

그런데 털다듬기는 이러한 사회적 장벽을 낮추고 유대를 강화하는 효과를 낳는다. 또한 털다

듬기를 하면서 긴장을 감소시킨다고 한다.말들이 좋아하는 털다듬기 부위에는 자율신경계

의  신경절이 집중되어 있어서 이 부분을 어루만지면 심장박동율이 11~ 14% 정도 현저하게

낮아진다고 한다. 결국 털 다듬기는 이런 기분좋은 진정효과를 가지므로 자연스럽게 우정관

계를 공고히 하게 된다는 얘기다.

앞에 바람이와 따르는 칸타 이 둘은 당시 같은 우리 안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부부처럼 한방

을 쓴건데 바람이로선 싱싱하고 아리따운 아가씨랑 단둘이 한공간에서 지내게 되니 무척 행

복했을 것이다.자연에서라면 수컷의 서열싸움으로 얻어지는 결과물인데 말이다. 칸타도 이

상황을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았다. 같은 주인을 둔 사이라는 것을 알고 자기네들끼리도 돈

독한 우호관계가 형성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근거가 있으니 승마를 할 때에도 말이 뭔가에 놀랐을 때 목을 쓰다듬어주면 진정이

되고 다 타고나서나 잘해낸 것을 강화하기 위해 칭찬의 의미로 긁거나 안아주면 인간과 말

사이에 우호와 신뢰가 생겨 훨씬 더 나은 승마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을 새겨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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