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과 감자마을의 유니콘> 글.임은주 / 그림.윤재혁 / 지코사이언스 출판사

 

책이 뒷표지

 

귀한 그림책이 세상에 태어났다.내가 좋아하는 말과 제주도가 예쁜 그림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다가 꿈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재미난 이야기도 있다.

 

이야기의 배경은 제주도 삼달리에 있는 c&p리조트이다. 그곳에는 말 십여 마리가 산다. 그 중에 그림책 주인공인 유니콘도 있다. 나도 몇년 전 제주 여행때 찾았던  C&P리조트에서  유니콘이 망아지 시절일 때 곁에서 남다른 애정으로 지켜보았던 행운의 소유자다. 유니콘의 얼굴에는 기다란 뿔 모양의 마킹이 있어서 이름이 유니콘이 되었다고 한다 . 친숙한 장소와 말을 그림책으로 만나니 무슨 마술이라도 본 것처럼 신기하기만 하다.

 

그림책을 창작한 작가와 화가는 실제 부부인데 제주도 올레 여행길에서 우연히 들르게 된 리조트와 말 친구들이 너무 좋아 애정을 갖고서 작업에 임했다고 한다. 그러한 인연의 결과물로 탄생한 그림책은 부부의 노고가 헛되지 않게 아름다운 작품으로 탄생했다.

 

앞표지를 보니 유니콘이 천진한 표정으로 메롱하는 것처럼 혀를 약간 내밀고 있었다. 우리 아마르가 자라는 동안 내내 보던 표정이라 친근한 정이 느껴지고 미소가 지어졌다 .이러한 느낌은 책을 보는 내내 이어졌다 .화가의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졌을 동물들의 표정은 모두 정감이 있다. 얼굴을 하나씩 바라보면 캐릭터마다 독자에게 무슨 말을 건네는 것만 같다.

 

그림에서 특히나 좋았던 부분은 색감이다. 제주땅을 무수히 드나들며 보았을 자연의 색감이 그 질감을 고스란히 품은 채 페이지마다 생동하고 있었다. 제주의 돌담이나 곶자왈 숲의 깊고도 신비스런 색감과 마주했을 때는 '우와'하는 감탄마저 나왔다.

 

그림책은 아이 혼자도 보지만 아이와 어른이 함께 보면서 이야기 나누는 매체다. 그럴 때 페이지 곳곳에 등장하는 디테일 잘 차려낸 만찬처럼 느껴진다. 제주에 실제 서식하는 곤충이나 식물이 다양하게 나오니 여행지에서 만났던 친구와 다시 조우하는 기쁨도 느꼈고 아이에게는 자연스럽게 생태공부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이야기도 나무랄 데 없다. 어린이가 마음에 꿈의 씨앗을 품는다. 씨앗을 틔우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하지만 용기를 내어 미지의 세상으로 나아간다. 나아가는 동안 타인의 도움을 받는다. 위험과 역경에 처해도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한 발을 내딛는다. 결국 꿈에 다가간다.

 

유니콘이 꿈을 이루기 위해 모험의 여정으로 나아갈 때 도와주는 이는 종이 다른 동물이다. 까마귀,노루,소...이 부분이 이 그림책이 가진  또다른 미덕이 아닌가 한다. 어린이가 커나가면서 만나게 되는 세상은 나와는 너무도 다른 존재와 조화를 이루어야만 살아낼 수가 있다. 또 인간이 다른 종의 동물과 관계맺는 우호적인 방식도 가르쳐준다.

 

옛날에는 TV를 비롯한 각종 디지탈 기기가 없었기에 캄캄한 저녁에 화롯불가에 모여 할머니의 옛이야기를 들으며 아이들은 세상에 대한 지혜를 배웠다. 옛이야기속에서 꿈꾸며 어른으로 성장했다. 지금에 와서 그런 문화가 사라진 자리에 그림책이 대신 역할을 해줄 수 있으리라. 좋은 그림책이 세상에 많이 나오고 많이 읽혀져야 하는 까닭이다.

 

그림책은 아이에게 먼저 사랑받아야 한다. 잠들기 전에 아이가 되어 침대에 앉아 그림책을 넘겼다. 혼자 미소지으며 낄낄거리다 손가락으로 그림에 나오는 고사리며 거미며 문질러보는 사이 나는 어느새 제주도 오름과 억새밭 위를 날아다니고 있었다. 이 그림책은 분명 보는 사람을 꿈꾸게 한다. 참 좋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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