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다.이런 날은 말도 기분이 좋기 마련이어서 반은 먹고들어가는 운동이 된다.

 

장애물을 설치해놨네 칸타 보이지?

 

언제 칸타를 타고 저걸 폴짝폴짝 넘을까?

 

글쎄 말이에요.아빠는 언제 나에게 저걸 훈련시킬 건지 ...

 

승마장 주변 논에 모를 심으려고 물을 대니 호수나 수변 생태공원처럼 풍경이 바뀌었다.팬스 너머로 찰랑찰랑하는 물결을 보니 어디 다른 곳에서 말 타는 기분이 든다.

 

 

 

바닥에 늘어놓은 횡목 넘어다니기는 일상이 됐다.

 

이 프로그램을 실시한 결과 칸타 걸음걸이가 더욱 아름다워졌다.

 

자고로 승용마는 걸음미인이어야 한다.

 

 

 

 

한 40분 지나 고삐를 다 주고 평보를 하고 있는데 칸타가 은근슬쩍 x자 장애물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갔다.말의 의도를 알아채고 나는 황급히 고삐를 거둬들이고 말머리를 돌렸다."칸타야 네 마음은 알겠지만 뭐든 순리가 있으니 사람 태우지 않은 지상훈련으로 먼저 충분히 연습한 후에 해야돼!"라고 말해주었다.하마한 후에 할방에게 칸타를 조금 더 타게 하고 나는 돌이를 데리고 마사로 들어갔는데 나중에 들으니 칸타는 아빠가 어쩌나 보자고 허용하자 처음엔 속보로 나중엔 구보로 여러 번 x자를 폴짝 넘어버렸다고 한다.구경하던 관리인이 처음 넘는 말치곤 아주 잘한다고 칭찬했다고 한다.그 소식을 들으니 '인내심'이 떠올랐다.보통은 말훈련에서 말이 받아들이도록 사람이 성급함을 버리고 기다려주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인내심'이란 말이 쓰인다.그런데 오늘은 반대로 시켜주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다 못해 인내심의 한계에 다다른 말이 자발적으로 어떤 과제를 해냈다.

칸타가 기승운동하는 동안 돌이는 뒤돌아서서 애꿎은 쇠파이프만 희롱하고 있었다.

 

사는 재미도 없고 ...고뇌하는 청춘이여! 돌이가 사람이라면 이렇게 절규했을 것 같다.

 

이랬는데 며칠 후 할아버지가 데려다 안장 얹고 굴레 씌우고 하니까 얼굴에 화색이 돌고 설레임마저 풍기고 있었다.요즘엔 말이 자기 일을 사랑하고 잘해보려는 자발성도 지니고 있음을 발견하고 승마의 또다른 재미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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