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돌은 생후 6개월차다. 실크보다 부드러웠던 밤색털이 두툼하게 자라나 털강아지처럼 한없이 귀여운 시기였다. 마침 옆방에 젤라이모와 인사를 나눈다."이모 안녕?" "아가 안녕?"

"할아버지 갑갑해요~ 나가서 놀고 싶어요~"

"깐도올~ 니 엄마는 바쁘니 수수깡 먹고 재미나게 놀아라~" 그림자에 비친 깐돌의 배가 터질듯 볼록하다. 대마장 옆으로 옥수수밭이 있었는데 추수한 뒤에 수수깡을 베지않아 겨우내내 깐돌의 군것질거리가 되었었다.깐돌은 먹을 걸 입에 물고 돌아다니는 버릇이 있다. 시작은 이때부터인 것 같다. 아이들처럼 망아지도 입이 궁금하지 않도록 입에 뭔가를 항시 물려놔야 어른들이 편하다.

엄마는 또 할머니를 태우고 삥삥 돌고 있군..난 하나도 재미없는데 나랑 놀아주지도 않구서 이잉~..

엄마말이 할아버지랑 할머니는 저렇게 타는 걸 좋아한다는데 정말 좋은가? 참 이상도 하지..

마장 울타리 옆으로는 차가 노상 지나다녀 가끔 깐돌을 놀라 질주하게 만들었다.승마장 정문에서 손을 흔들면 시내버스가 서주기도 했다.한때 관리인으로 일하던 김씨 아저씨가 버스기사로 취직했는데 말타고 걸어가다가 시내버스 창문이 열리면서 " 어이~ 안녕허시요? 시방 타고 간 놈이 누구랑가요?" 하며 웃으며 묻곤 했었다.말타고 가다가 버스에서 아는 사람 만나 인사나누던 추억이 다 있었지..

이 겨울에도 칸타는 스태미너가 철철 넘쳐서 사실 나는 절절 매며 타는 중이다. 회원 한 분이 "칸타 스태미너 좋으니 얘 하나 더 낳아도 되겠네!" 이러셔서 그런 무시무시한 소리는 하도 말라며 손사래 쳤다.



나도 크면 할머니를 태워 줄 거야!

할아버지는 더 많~ 이 태워줄 거야! 깐돌이가 이렇게 결심했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이 시절 깐돌의 속마음에 이런 꿈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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