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케이트 박 지음 / 느린걸음 출판사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이 문장이  책을 접하고서 드는 소감을 한 줄로 요약한 것이다. 내가 승마에 입문했던

2003년만 해도 국내에 출간되거나 번역된 도서는 극히 미미했으며 최근에 굵직한

도서들이 몇 나와서 그나마 숨통을 틔운 정도라고는 하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출판을 해도 구매할 독서층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우리의 승마는 그만큼 대중화되지

못했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승마의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한다. 하물며 처음 입문한

새내기에게는 새로운 행성에 갓 도착한 것처럼 말이라는 동물이 어떤 동물인지 어떤

습성을 가진지도 몰라 머릿속이 깜깜하고 또 내몸은 어찌 처신할지 팔 다리에 마비라도
 
온 건지 모든게 뜻대로 되는 게 없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사전 이론교육 40시간 이수

이런 프로그램도 가당치 않다. 승마는 내 몸으로 체험해 가면서 맞닥뜨리는 상황과

의문을 그때그때 풀어가면서 지평을 열어가야 하기 때문에 좋은 길잡이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럴 때 <승마 교감의 예술>이라는 책이 유용할 것이다.

이 책은 매우 친절하면서도 성실한 책이다. 저자인 케이트 박이 홍콩에서 10여년 이상을

승마인으로서의 연륜을 쌓았고  승마블로그 '따그닥 따그닥'을 다년간 운영하면서 쌓은
 
결과물이 고스란히 책에 담겨있다. 아무리 승마의 연륜이 오래 되어도 말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세상사람들과 나누고자 하는 열정이 없다면 책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목차를 잠시 소개하자면 1.말의 몸과 마음을 살펴라 / 2. 승마 첫걸음 / 3,깊고도 넓은

승마의 세계 / 4.사람을 위한,말을 위한 물건들 / 5.어떻게 돌볼 것인가 / 6.말이 탈 났을 때 /

7.재활의 빛

각 장마다 수많은 사진들과 자상한 설명이 따르고 저자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교훈도

중간중간 쏠쏠하게 보여주니 실용서이면서도  바로 옆에서 대화를 하는 듯 생생하게

전해져 온다. 그래서 한 호흡으로 다 읽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시시때때로 꺼내들어 가장
 
궁금한 부분을 찾아 생각하며  독서하게 한다. 그러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미처 몰랐던 부분을 발견하고는 '요건 몰랐네'하고 무릎을 친다.

한국인으로서 승마에 입문했다면 이 책 한 권은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러면 승마의

길을 가는 동안 내내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일전에 내가 노틀담복지관에 처음 재활승마 봉사하러 간 날 우연하게도 그곳에서 케이트

박을 만나는 행운이 주어졌다. 게다가 길지는 않았어도  대화도 나누고 말이다.
 
독서는 저자와 독자와의 대화일진데 독자로서 저자를 만나는 기쁨은 색다르고 특별한

추억으로 남는다. 그래서 또 어느 날 노틀담에서 만나게 된다면 긴 말이 따르지 않아도

말을 인연으로 삼고 있는 사람끼리의 느낌이 가슴으로 와닿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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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좋아하는 책인데 표지조차 엔도르핀을 분비시키는 효험을 지닌 신통한 책이다.

언젠가 출판사의 동물 시리즈물로 신문광고에 난 것을 보고 구입해 내 슬하에 두고 아까워 누구 한번 빌려준 적이 없다.

말과 가깝게 지내다 보면 도대체 이 녀석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속을 알 수 없으니 너무나
답답해서 한번 머리 뚜껑을 열고 그 안을 들여다보고 싶어지는 때가 종종 있다. 말이 보이는

행동의 대부분은 종의 유전자에 각인된 메모리가 실행되어 나타난 것인데 <말에 대하여>에

는 말이 천성적으로 가지고 있는 종에 고유한 특성이 무엇인지를 과학적인 근거하에 제시한

다, 스티븐 부디안스키가 들려주는 말 이야기는 고고학,유전학,생리학,수의학,생체역학 분야

의 첨단 연구성과를 근거로 삼기에 직접 말 머리의 뚜껑을 열어보고 싶은 욕구를 시원하게

해소해주는 큰 역할을 한다. 이 책을 읽고나면 말들이 어떤 행동을 할 때 저들이 왜 저러는

것인지 많이 이해가 간다.

바람이와 칸타가 제일 사이가 좋을 때인데 둘이서 서로 잔등을 입으로 쓰다듬어주고 있다.

사람 입장에서 이 장면에 대한 느낌은 둘이서 연애라도 하나보다 싶은데 책에서는 연애모드

상황으로 보지 않는다. 말은 침입에 대비해 1.5미터의 사적공간이 필요하고 이보다 가깝게

접근한다면

바로 이런 험한 눈총을 받게 된다. 1.5 미터 법칙의 교과서적인 예..폴이올시다..

그런데 털다듬기는 이러한 사회적 장벽을 낮추고 유대를 강화하는 효과를 낳는다. 또한 털다

듬기를 하면서 긴장을 감소시킨다고 한다.말들이 좋아하는 털다듬기 부위에는 자율신경계

의  신경절이 집중되어 있어서 이 부분을 어루만지면 심장박동율이 11~ 14% 정도 현저하게

낮아진다고 한다. 결국 털 다듬기는 이런 기분좋은 진정효과를 가지므로 자연스럽게 우정관

계를 공고히 하게 된다는 얘기다.

앞에 바람이와 따르는 칸타 이 둘은 당시 같은 우리 안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부부처럼 한방

을 쓴건데 바람이로선 싱싱하고 아리따운 아가씨랑 단둘이 한공간에서 지내게 되니 무척 행

복했을 것이다.자연에서라면 수컷의 서열싸움으로 얻어지는 결과물인데 말이다. 칸타도 이

상황을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았다. 같은 주인을 둔 사이라는 것을 알고 자기네들끼리도 돈

독한 우호관계가 형성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근거가 있으니 승마를 할 때에도 말이 뭔가에 놀랐을 때 목을 쓰다듬어주면 진정이

되고 다 타고나서나 잘해낸 것을 강화하기 위해 칭찬의 의미로 긁거나 안아주면 인간과 말

사이에 우호와 신뢰가 생겨 훨씬 더 나은 승마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을 새겨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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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서 출판사의 주말에 배우는 시리즈 중 하나로 나온 책이다.

지금 치 책을 구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내가 늘 책과 인연을 맺는 방식으로 어느 날 서점에 가서 둘러보다가 서가에 꽂힌 책을 우연

히 발견했다. 사진이 많고 얇아서 보자마자 무척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사고나서 읽어보니

얼마나 내용이 쏠쏠한지 모른다. 승마입문서로 이만한 책이 없을 정도다. 그뿐 아니라 승마

의 도를 터득해가는 길목에서 한번씩 들쳐보면 또 새로운 뭔가가 발견되고 한수 가르침을 받

고 오늘 마장에 가면 당장 확인해봐야지 하는 자극도 준다.

장황하지 않아 좋고 꼭 알아야 할 포인트를 꼬박꼬박 짚고 넘어가는 미덕을 갖춘 책이다.

말에 관한 한 저자가 여자인 책은 그 세심함에서 무척 만족스러운 것 같다.

매리 고든 와트슨은 머리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승마를 시작 하는 데 나이 제약은 없고 나름대로 여러 수준과 종류로 즐길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올바른 방법으로 배워야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승마를 배우는 일이 말타고 달리는 일이라 여기고 처음부터 성급하게 달리는 것만 추구하는

협소한 시각을 버려야 재대로 된 승마의 묘미를 느끼는 경지에 다다르는 것 같다. 처음에 대

단한 열정으로 승마에 입문했는데 말과 호흡을 맞추어 차근차근 가야 할 텐데 자기 페이스로
무리하게 하다가 예기치 않은 낙마나 심리적 좌절로 승마의 깊은 맛도 못보고 중도하차하는

분들을 많이 봤다. 라면 끓이듯 닭을 삶아서야 살이 녹아내리는 감칠맛나는 백숙이 될리가

없다.

이 아침에 초심을 잃지 말자는 마음으로 <주말에 배우는 승마>를 손에 들어보았다.

화장실 잡지꽂이에 꽂아두고 몇년씩 보아도 질리지 않는 예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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