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한강승마클럽에 다녀왔다.
5월은 말타기에 너무나 좋은 계절 아닌가!
그러나 말탄지 너무 오래 되어서 엄두가 나지 않아 타지는 못했다. 대신 승마 지인들과 만나 회포를 풀고 지나간 추억도 떠올리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칸타빌레가 떠난 시간이 2018년 6월이다. 그 시간으로부터 만 4년이 흘렀다.
4년이 지나서 가보니 한강승마클럽(이하 한강)이 달라진 모습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 달라진 점을 이전과 비교하는 글을 올려보려고 한다.

전체적으로 전문적인 업그레이드가 되어 환경이 좋아졌다.
시설, 말, 코치, 프로그램 모든 면에서 그렇다.

내가 어느 승마클럽에 가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마필의 상태가 어떠한가이다.
영양상태가 좋아서 보기 좋게 살이 올라있고, 윤기가 나면 참 기분이 좋아진다.
게다가 초롱초롱한 눈으로 사람에 대한 호기심을 드러내며 마방 밖으로 머리를 쏘옥 내민 말을 보면 네가 참 편안하구나! 근심과 괴로움이 없구나 싶어 안심이 된다.
심신이 편안한 말은 사람을 잘 태우고 즐겁게 해줄 수가 있으니까.

예전에 비해 마방도 더 늘어났고, 그만큼 말들도 많아졌다. 보니까 웜블러드가 많고 다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코치님 얘기론 한강이 장애물 전문 승마클럽으로 비전이 있다고 한다.
건너편 마방에는  더러브렛과 포니도 귀여운 자태를 한껏 뿜뿜 했다.

한강은 모두 3개의 마장이 있다.
하나는 야외에 지어진 반실내마장이다. 지붕은 있지만 벽은 뚫려 있는 구조다.
내부에는 원형 트랙이 설치되어 있어 어린이 체험이나, 유소년 승마, 왕초보 교육 시설로 사용되고 있었다.

야외마장은 그야말로 상급자 운동장이라고 할 수 있다.규격마장은 아니다.
앞파벳도 선명하게 마장 구역 표시가 보인다.
운동장 바닥의 모래 상태도 적당하니 괜찮아 보인다.
이곳에서 말을 타면 사방으로 가드닝이 잘 가꾸어진 예쁜 꽃과 나무를 볼 수 있어서 힐링이 된다. 새들도 엄청 지저귀고 주변이 논이어서 바람도 막힘없이 시원하게 지나간다.

실내마장은 가장 실용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공간이다.역시 규격마장은 아니다.
일년을 지내다 보면 비오고 바람부는 궂은 날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 날 실내마장은 얼마나 아늑한가?
궂은 날 말을 탈 기분은 아니지만 말 아이들 기분전환 시키고 운동시키려고 이곳에 풀어놓고 차 마시며 구경하던 옛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밖에 방문객과 회원을 위한 편의시설이 승마클럽 여기저기에 많이 늘어나 있었다.
그 중에 최고는 야외마장을 갤러리 할 수 있는 통유리 카페다. 더운 날 에어컨 공기 쐬면서 커피 홀짝거리며 바깥에 말타는 거 구경하는 재미가 최고다!


승마를 배우려면 코치진(3명)에게 상담을 거친 후에 말을 배정받아 코치의 레슨이나 감독을 받으며 기승할 수 있다. 들어보니 합리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아쉬운 점은 모든 기승은 오후 5시에 종료한다고 한다. 이 마감시간은 겨울엔 맞지만 여름엔 절대 아니다. 여름엔 5시나 되어야 비로소 말탈 수 있는 온도가 된다.

한강에서 나오기 전에 예쁘게 가꾸어져 있는 식물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높은 안목과 재능을 지닌 안주인의 손길이 구석구석 미치지 않은 곳은 없다.

승마를 하고 나면 배도 엄청 고프고 지인들과 차 마시고 뒤둘이 할 일도 많다. 그런데 한강 근처에 좋은 카페나 식당도 많이 생겨났다. '왜 내가 떠나고 나니까 이렇게 좋아지냐고요?'
이렇게 투덜대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다시 다니면 되겠네 .
올해는 어려울 거 같고 내년쯤?
꼭 그리 되었으면 좋겠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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