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과 동물이 환상적인 호흡을 만들어낼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

 

 

 

2014년 겨울에 <카발리아> 한국공연을 보았고, 블로그에 소감도 올렸다. 그런데도 다시 올리게 되었다. 평소 조선일보를 구독하시는 친정아버지가 '말'이 나온 기사라고 따로 챙겨 두었다가 말 키우는  딸에게 뒤늦게 건네주신 덕분이다. 읽어보니 마법과도 같은 무대를 이뤄낼 수 있었던 그들만의 노하우 같은 것이 엿보였다. 그 마법의 노하우란 결국 말과 보낸 수많은 시간과 교감이었다. 또한 그것은 평범하게 말타는 나의 말에 대한 평소 생각과도 많은 부분 일치한다고 느꼈다.

 

<알.티> 블로그 독자라면 말과 사람 사이에 어떤 교감이 이루어지는지, 그러니까 주인장 깐돌할망은 자신의 말 아이들과 어떻게 교감하며 말과 관계를 맺는지에 대하여 궁금함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뭐 대단한 비법은 없다. 그저 말을 존중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모든 면에서 말과의 관계가 수월해지더라고 말하고 싶을 뿐이다.

 

그러나 나는 말 세계의 프로페셔널이 아니므로 하루에 고작 세 시간 정도를 말과 시간 보내는 정도이다. 한계는 있지만 말과 있을 때는 진정성을 보여서 말의 신뢰를 얻으려고 한다.  말과 보내는 시간의 총량도 중요하지만 ,태도나 마음이 더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카발리아 공연팀은 하루의 대부분을 말과 시간 보내면서 끈끈한 유대가 더욱 촘촘해지도록 다양한 활동으로 채우고 있었다. 세상에 그저 쉽게 되는 것은 없는 모양이다. 말이 선사하는 기쁨을 제대로 느끼기 위하여 그들과 교감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려면 말에게 무조건 이래라 저래라 시키기보다는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노력을 , 야단치기보다는 달래서 바람직한 행동을 이끌어내려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래의 인터뷰 기사를 잘 읽어보면 말에 대한 우리의 태도와 마음을 점검하고 새롭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 거라 믿는다.

 

 

 

흥행주임 / 벤자민 아이요 인터뷰

 

"말은 사람과 같습니다. 말마다 심신의 안정과 삶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특정한 상황에서 대처하는 방식도 말마다 다르죠. 따라서 약간의 기술을 통해서 정신의 밸런스를 맞춰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말들이 우리를 잘 따릅니다. 매번 똑같은 동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근육을 움직이다 보니 지루해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경험을 서로 공유하면서 관계를 만들어 나갑니다. 하루는 마구를 장착하지 않고 기수 없이 자유롭게 다양한 동작을 했다가 ,다음날에는 작은 점프 동작을 하거나 장대 뛰어넘기를 하는 식입니다. 한 부분에서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갖추지 못해도 심신과 삶에 밸런스를 찾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육사들이 말과 매일 다른 활동을 하고 ,말을 신뢰하고, 지루하게 내버려두지 않으면 됩니다. 말에게 선택을 맡겨보면,말의 정신도 건강해져 단단한 관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공연 초반,아무런 마구 없이 혼자 무대에 등장하여 아무런 제약 없이 관객 앞에 모습을 드러내어 연기하는 말에 대하여

 

 

 

 

 

"이 친구는 혼자서도 연기가 가능한데다가 표현력이 더 풍부합니다. 또 좋아하는 것이 뚜렷하고 총명해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많은 기쁨을 안겨줍니다."

 

기수 / 케이티 콕스 인터뷰

 

 

 

 

-공연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입니다. 말과 유대감을 충분히 쌓지 않으면 공연할 수 없어요. 말들이 자신이 무시당하고 이용당하고 있다고 느끼면 안돼요."

 

-말과 어떻게 교감을 나누나

 

"우리는 하루종일 마굿간 안팎에서 말들과 놀아주고 목욕을 시키고 빗질을 해줘요. 그리고 같이 대화도 해요. 말들은 관심을 가져주면 행복해하고 사랑받는 느낌을 좋아해요. 우리는 말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쿠키와 어떤 과일을 제일 좋아하는지,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는지,밖에 나가 누워서 일광욕을 좋아하는지 모조리 꿰고 있어요."

 

-말들도 인간의 감정을 느끼나

 

"말들은 우리가 행복해 하는지,근심에 빠져 있는지 대번에 알아차려요. 말들 앞에서는 숨기지도 연기하지도 못해요. 그래서 공연할 때는 집중해야 말들도 함께 집중합니다."

 

-말과 인간의 차이점은

 

"말들은 절대 연기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행복한지 불행한지 모두 드러내요. 공연을 보면 말들이 얼마나 행복한지 직접 느낄 수 있어요."

 

연출감독 / 노만 라투렐 인터뷰

 

 

 

"카발리아는 예전에 보던 마술쇼가 아닙니다. 카발리아는 말에 대해 이야기하는 쇼입니다. 출연하는 말들이 이 공연의 주인공이죠. 카발리아는 두 시간 동안 꾸는 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라투렐 감독은 "말과 인간의 끈끈한 유대관계가 이 공연의 핵심" 이라고 말한다.

 

"카발리아에는 몇 가지 기본 요건이 있습니다. 먼저 우리는 함께 공연하는 말들을 존중해야 합니다. 말과 함께 무대에 서려면 아티스트가 말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친구가 되어야 합니다. 말이 당신이 누군지 알아보고 함께 있는 것이 편안해 위협을 느끼지 않아야 합니다. 말이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느껴 우리에게 다가오도록 하는 거죠. 승마의 세계에서 쓰이는 많은 도구들은 말에게 위협을 가하는 무기가 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저는 그런 도구들을 모두 제거했습니다. 즉 우리 공연에서는 말에게 채찍질을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런 방식을 통해 말은 무대에서 더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우리는 말들이 무대 위를 놀이터로 느끼고 공연시간을 일이 아닌 재미를 위한 시간으로 즐기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공연을 통해 말의 자연 서식지를 구현해 내고자 한다. 자연환경을 재창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말이 들판이나 야생에서 보여주는 행동특성을 무대 위에서 재현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말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갖추어야 하고 모든 기수들이 자신과 공연하는 말에 대해 충분히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위의 사진들은 조선일보 2014.11..24 지면과 공연 카다로그 이미지임을 밝혀둡니다. )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