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돌할망의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책 3탄이다.


동물과 이야기하는 여자
국내도서>자연과 과학
저자 : 리디아 히비(Lydia Hiby) / 김보경역
출판 : 책공장더불어 200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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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히비는 이 책을 통하여 세상 사람들이 동물과 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비웃거나 무시하는 일이 줄어들기를 바라고 있다.동물들은 사람과 대화를 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을 믿기만 한다면 누구나 놀랍게도 대화능력이 살아난다는 것이다.즉 동물과의 대화능력은 모든 사람에게 내재해 있지만 사용하지 않아 퇴화한 능력쯤 되겠다.

사실 리디아는 처음부터 애니멀 커뮤니케이터가 아니었고 오히려 사기꾼이라고 생각할 정도였다.그녀는 어려서부터 말 목장에서 알바도 했고 자라서는 낮에 수의간호사를 하면서 말 목장 관리자로 일하는 동안 이미 나름의 동물대화를 하고는 있었다.그러나 동물과 말을 트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는데 운명이었는지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스승을 만나면서 그녀의 재능을 꽃피워서 그후 20 여년 동안 수많은 동물과 대화를 나누었고 그 내용이 바로 <동물과 이야기하는 여자>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나도 승마를 하기 전에는 주변에서 개나 고양이 기르는 사람이 자기 애완동물이 말귀를 다 알아듣는다고 하면 겉으로 내색은 안해도 속으로는 피식 하고 말도 안된다 여겼었다. 그러다 승마를 하며 말과 지내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말이 내 말을 알아듣고 속으로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의심을 하게 되었다.  말이 어느 정도 말을 알아듣는지 리디아 히비의 얘기를 들어보자.

리디아 히비가 다니엘이란 말을 만났을 때 슬픔,불안,분노,공포의 마음을 느꼈다. 그러나 그 말은 "내 인생은 이제 끝났어."라는 말만 하고는 일체의 대화를 거부했다.너무나 강렬한 인상을 떨칠 수 없어 리디아가 주인 로빈에게 저 말에게 무슨 사연이 있느냐고 묻자 그의 말인즉슨 다니엘의 오랜 마주가 만성 심장병을 앓다가 죽음을 예감하고 로빈에게 자기 말을 맡기고는 이틀 전에 죽었다고 했다.신기한 것은 마주의 죽음을 다니엘에게 알린 바는 없었는데 다니엘은 상황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그러니까 다니엘은 세상의 전부인 주인을 잃은 충격과 미래에 대한 불안에 휩싸여 있던 것이었다. 리디아는 로빈더러 다니엘한테 가서  앞으로에 대한 이야길 해주라고 부탁하는데 로빈은 당연히 황당해 한다. 리디아의 대화 지침은 다음과 같았다.

" 어떻게요? 사람에게 하듯 인간의 말로 얘기하면 돼요.진심을 담아서.그러면 다 알아들어요.앞으로 다니엘은 당신과 함께 살 거란 얘기도 해 주세요.참, 다니엘의 인생이 끝장난 게 아니라는 것도 꼭 얘기하셔야 해요. 그러니까 지금은 실컷 슬퍼해도 된다고도 말해 주세요."

그러구서 리디아가 한바탕 돌며 말들과 상담을 하고 돌아오니 다니엘이 얼굴을 내밀고 질문을 퍼붓고 난리가 났다.

"로빈이 내게 한 말이 사실이야? 로빈이 그러는데 이제 나는 자기의 새 가족이고,지금까지 아빠와 내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서로 사랑하면서 살 수 있을 거래. 믿어도 되는 거야? 정말이지?"

위의 에피소드는 말이 사람의 언어를 정확히 알아듣는다고 밝힌 셈인데 나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 말이 뭘 알아듣기는 해도 감정을 읽고 어렴풋이 느끼는 거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참 놀라웠다. 리디아 히비는 이 책 어디선가 처음 애니멀 커뮤니케이터가 되었을 때 동물이 하는 말이 그토록 분명하게 들린다는 점이 놀라웠다고 털어놓는다.

말이 말귀 알아듣는 또 다른 에피소드 하나...

늘 성적이 지지부진하던 신통잖은 경주마가 하나 있었는데 어느 날부터 우승을 하기 시작해서 갑자기 왜 그런 건지 궁금하다며 상담 의뢰가 들어왔다. 리디아가 말과 대화를 해보니 말이 하는 소리가 어느 날 자기랑 기수가 경주 끝나고 산책 나갔는데 때마침 경주마 하나가 심장마비로 죽어 마구간 밖으로 끌려나오고 있더란다. 놀란 말은 걸음을 멈추었는데 기수가 말에게 귓속말로
"너도 좀더 빨리 뛰지 않으면 저렇게 죽게 될 거야!" 하고 속삭이며 장난을 쳤다.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말은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에 경주 때마다 죽어라 뛰어서 우승을 했던 것이다.
이 말을 들은 기수는 거의 뒤로 자빠질 뻔 했다.

"이 녀석이 정말 그렇게 말해요? 세상에..... 내 말을 알아들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정말로 그렇게 말했단 말이에요? 시기적으로 따져보면,음..... 이 녀석이 우승을 하기 시작한 게 그러니까...정말 제가 그 말을 한 시기랑 ...딱 맞네요,세상에!"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나도 말이 사람 말귀를 알아듣는다고 작정을 하고서 말에게 많은 말을 들려주는 편이다. 애마 칸타빌레는 세상이 온통 무섭게만 보이는   겁덩어리라 쉽사리 불안과 공포에 따른 흥분에 휩싸이기를 잘한다. 그래서 어떤 상황이 있을 때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엄마아빠는 왜 그리 하려고 하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하며 양해를 구하기도 하고 부탁도 한다. 물론 칸타가 그 말을 알아들었는 지는 확인할 방법은 없다.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엄마에 대한 신뢰를 쌓아나가며 더욱 두터운 애정을 보인다는 점은 확실하다.

승마인이 말이 말귀를 알아듣는다고 인정했을 때 손해볼 것은 하나도 없고 오히려 이득이 더 많다.
말이 알아듣는다고 인정했을 때와 아닐 때 승마인의 행동은 엄청나게 달라진다. 말이 먹통이라고 생각하면 기승자의 요구를 그저 강제적으로 행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지만 , 말의 소통능력을 전제로 했을 때는 말이 알아듣고 자발적인 능력을 발휘하여 스스로 협조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말은 사람보다 어마어마하게 힘이 세서 말을 듣지 않기로 마음 먹는다면 통제할 수도 없고 ,말이 털어버리겠다고 마음 먹으면 사람은 잔등에 붙어있을 수도 없다. 그러니 제압이니 길들이기니 하는 말일랑 인간의 오만함에서 비롯된 착각은 아닌 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차라리 말 스스로 정말 사람을 태워주고 싶어서 그러는 게 행복해서 태워주도록 마음을 얻어내는 것이 더 지혜로운 방법이 아닐까 한다. 상대의 마음을 얻어내려면 대화가 기본이지 않은가?

리디아 히비의 말로 이 글의 결론을 대신하고자 한다.

인간이 말보다 힘이 세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그들보다 현명하지도 지혜롭지도 않으니 길들였다는 표현은 옳지 않다.그렇다면 인간은 무슨 복으로 이 크고 멋진 동물과 함께 살 수 있었을까? 정답은 바로 말이 인간을 그들 무리의 한 일원으로 인정해 줬기 때문이다.고맙게도!

말의 시선으로부터 흘러나오는 감정을 마음으로 느껴보세요...

말 옆에 서서 가만히 다정한 목소리로 대화를 하세요... 이 멋진 친구는 당신이 얼마나 길게 말을 이어나가도 다 들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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