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아사히야마 동물원에서 배우는 승마장 계획
이병욱 지음 / 국일미디어 출
시대의 흐름에 비추어 볼 때 앞으로 대한민국에는 승마장이 매우 많이 생겨날 것이다.승마인으로서 너무나 바람직한 방향이라 생각되고 지금까지 건립되었던 승마장들이
겪은 시행착오를 넘어서는 훌륭한 승마장들이 많이 문을 열었으면 좋겠다.
삼성전자의 모 부회장은 주주총회에서 아사히야마 동물원 같은 삼성전자가 되겠다는
발표도 했다. 세계적 브랜드를 자랑하는 굴지의 기업에서 배우겠다는 이 동물원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일본에서도 변방인 아사히카와 지역에서 1967년 개원하여 4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곳이다. 개원 첫 해에는 45만 명까지 찾았지만 20년이 지나서는 관람
객이 반토막으로 줄었다. 급기야 동물원에서는 경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하여 놀이
시설을 들여놓고 잠시 유원지로 성공하는가 싶었는데 신흥 대형 놀이동산에 밀려 운영이
악화되다가 문을 닫아야 할 위기까지 가고야 말았다.
그러나 그 지역 출신으로 아사히야마 동물원에서 오래 일해온 고스케 마사오 원장이 취임
하면서 사상 유례없는 기적과 신화를 낳았다. 그 결과는 일본 수도에 있는 최고 동물원보다
관람객 숫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례에 대하여 기업들은 경영학적인 관점에서 분석하고 연구하여 경영에 긍정적인
접목을 할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경영자의 마인드 같은 것은 찾기가 힘든 인물
이므로 그저 승마인으로서 사람과 동물이 만나는 장소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시사점만
을 제시하고자 한다.
나의 동물원 방문 경험은 어려서 학교도 안 다닐 시절에 부모님 손잡고 나들이 갔던 일과
20대에 친구들과 갔던 두 번 정도이다. 어려서 일은 생각도 안나고 커서 간 것은 하필
겨울이어서 밖에 나와있는 동물들은 몇 안 되었고 그나마 볼 수 있었던 동물들도 어찌나
활기가 없던지 한 바퀴 돌고난 이후엔 그만 너무나 우울해져서 다시는 동물원에 오고싶지
않았다. 결국 그후로 동물원에는 다시는 가지 않았다. 그러나 승마에 입문하고 말 등에
올라본 후로는 말 보러 승마장에 꿀 발라 놓은 듯 뻔질나게 드나들었다.
쇠락의 길을 걷고있던 아사히야마 동물원에 방문한 관람객들은 청춘의 나처럼 동물원의
동물에게서 생명력이나 재미를 전혀 느낄 수 없었던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도 동물에 대한
문제를 고민하지 않고 놀이동산을 만들었으니 그게 어디 동물원이겠나 문 닫을 지경까지
간 것은 당연한 이치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이 달라진 것은 그곳에서 일하는 사육사들의 열정과 노하우가 크다.
그들은 2~30년 전부터 자신이 돌보는 동물들의 습성과 문제를 기록하고 모임에서 함께
공유하는 학습문화가 형성되어 있었다. 그들은 동물이 건강하게 지내도록 하려면 고유한
습성들을 잘 발휘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그래서 동물원 안이지만 펭귄은 물속을
굉장한 스피드로 헤엄치고,북극곰은 역동적인 점프를 하고 오랑우탄은 17m 높이에 매달려
놀 수 있도록 시설을 디자인하고 이러한 모습을 관람객들이 보도록 했다.그러니 동물들은
평소 야생에서 살아가듯이 생명력 넘치는 행동을 하고 이 모습들은 관랍객에게 살아있는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여 동물원에 와 본 사람이 오고 또 오고 하는 일조차 차차 많아졌다.
동물들이 주는 무한한 감성에너지와 사람이 느끼는 감동의 만남 이것이 바로 아사히야마
동물원 경영의 열쇠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승마장 경영에서도 이 열쇠를 접목할 수가 있지 않을까? 승마장은 단순히 말을
타는 곳만은 아니다. 오며가며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말을 보고서 잠시 들러서 바람을
쐬기도 하고 놀다 가기도 하지만 그러다 승마에 입문하기도 하고 그런다.만일 이들의
눈에 비친 말들의 모습이 활기차고 행복해 보인다면 승마인구도 더욱 늘 것이다.
승마장에서는 사람을 태우는 말만이 다가 아니다. 다쳐서 휴양하는 말,운동 전후로
자유롭게 노는 말, 주인과 산책하는 말,훈련을 받는 말들이 나와있다. 이들의 생동감있는
모습은 승마장 전체에 살아있는 에너지를 불어넣으니 이들을 위한 다양한 공간배치와
활용이 필요하겠다.
한마디로 어떻게 하면 생기가 넘치고 활력으로 가득한 말들의 모습이 많아지고
그 모습을 사람들이 즐길 수 있을까 연구하여 시설의 배치나 프로그램의 구성을
창조해 나가야 한다.
예전에는 평범한 유원지였던 남이섬이 <나미나라공화국>으로 탄생한 것도 디자인경영의
사례라 할 수 있다.자연과 사람의 만남을 그토록 창의적으로 설계한 섬의 리모델링이
경기도 끝자락까지 사람을 끌어들여 인산인해를 이루게 한다. 남이섬 안에 펜션들이 있다.
그 펜션들은 똑같은 동이 하나도 없고 모두 테마가 있는 동화속 집이어서 그곳의 1박은
그냥 숙박이 아니라 차별화된 문화체험을 안겨준다. 숙박료도 더 비싸지도 않아 같은
값이면 영화속에 들어앉은 숲과 강을 체험할 수 있는 그곳에 묵을 것이다.
스타벅스 커피점의 성공도 단순한 커피가게가 아닌 문화적 경험을 브랜드화한 성공사례로
꼽는다.
모두 문화콘텐츠를 강조한 창의적 발상의 성공사례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행동전시나 나미나라공화국의 자연과 문화콘텐츠의 접목,스타벅스의
감성마케팅은 모두 소비자이며 고객인 현대인이 무엇을 원하고 추구하는지를 정확히 읽어
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지금까지 많은 승마장들이 주먹구구로 지어져 운영된 것은 물론 관련 법령의 미비와 규제
등의 이유도 있지만 날 것의 말 만으로도 그들이 주는 무한한 에너지와 즐거움,신비로움에
의지한 탓이 크다. 속된 말로 '말뽕'맞으면 눈에 뵈는 게 없어지니 운영자 입장에선 그냥
말 위에 고객을 얹어놓으면 만사 오케이다. 그러나 더 이상 그리 되어서는 안된다.
말과 사람의 안전을 위하여 시설도 말의 생태와 습성에 따른 것이어야 하고 복잡한 일상을
탈출하여 활력을 충전해야지, 말타러 왔다가 되려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고객 중심의
서비스가 어떠해야 할지도 다른 분야처럼 시장원리에서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그 중심에
말이 있어야 하고,말에서부터 출발한 창의적 발상을 입혀낸다면 아사히야마 동물원처럼
대박나는 승마장이 나오고야 말 것이다.
<나미나라 공화국>의 문화콘텐츠 활용 사례. 숲길을 거닐다가 세계 각국의 어린이책에 나오는 그림을 전시했는데 ㅜ자연과 출판,동화,미술의 접목으로 새로운 경험가치를 창조한다.
제목 그대로 승마장을 지을 계획이 있는 관계자가 실무적 차원에서 알아야 할 가이드를 제시한다. 1장; 인간과 말/2장:말의 습성과 행동/3장:승마장 계획의 환경요소/4장:보조시설/5장:승마장배치계획의 실례. <DSK말사랑호스타운> 지음,ESSAY 출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이지만 비판적 사고를 기를 수 있는 주제여서 미취학 어린이의 즐기는 책부터 고등학생의 토론용 자료로도 손색이 없겠다. 내용은 일가족이 동물원에 간 시시콜콜한 이야기인데 책에 나오는 동물들은 모두 사는 게 재미없는 갇힌 존재이고 결국 화자인 어린이 자신이 갇힌 존재더라는 주제다.이 주제를 스스로 도출하도록 대상과 거리를 두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과정을 거쳐야 지은이의 의도를 알게 된다.
가토 요시코 지음 / 바다출판사. 궁금함이 많은 어린이에게 주변 어른들이 대답해주지 못하는 동물 이야기를 전문가가 쉽고 편안하게 알려주는데 사진과 그림도 많아 이해가 쉽다. 동물에 관심이 많은 어른이라면 잡지 읽을 만한 상황에서 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상식을 전달하지만 관점도 있어서 더욱 흥미롭다. 예를 들어 동물원 동물들이 행복할까?라는 항목에서 이 질문은 자체가 행복하지 않을 거라는 의미를 내포하지만 일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행복하도록 추구한다는 가장 현실적이며 합리적인 답변을 하고 있다.그래서 책의 내용을 더욱 신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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