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골드승마클럽에 방문했다.그곳엔 그리운 말 친구들이 많다.오늘은 특별히 방문해야 할 건수가 생겼다.16일에 승마국토종주 떠나는 윈디를 격려하고 얼마 전 하숙집을 옮겨온 깐돌애비와 만나기 위해서다.사진에서 정면을 응시하는 녀석이 바로 윈디다.

 

윈디는 5년도 전에 처음 만났는데 경마장에서 갓 나온 3살배기 숫말이었다.덩치가 좀 컸고 윤기가 자르르르 했는데 어찌나 예민한지 패덕 옆으로 차만 지나가도 놀라기 일쑤였다.윈디의 그런 모습이 나의 애마 바람이에게도 매우 어줍잖게 보였는지 군기를 잡고 텃세를 부리다가도 장난을 치며 잘 놀았었다.그랬던 어린말이 이제 승용마로서 산전수전 다 겪고 늠름하게 자랐다.

 

이지네 가족의 자마로 지내는 동안 윈디는 한 번도 다리나 굽에 탈이 났었다는 소릴 듣지 못했다.그러니 장장 600키로의 여정을 가야할 말로 신체적 자격은 갖추었다.

 

함께 뭉쳐다니는 윈디 친구 해피와

 

위키(좌)다. 이름을 불러주니 와서 아는 척을 하고 인사를 한다.모두들 애마 바람이와 동고동락했던 오래된 친구들이고 모두 자마다.다들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서 기뻤다.

 

윈디아빠는 왜 자처하여 고생길에 오르려는 걸까? 오래 전에 조짐은 있었다.몇 년 전에 윈디와 함께 김포에서 여의도까지 다녀온 이력이 있다.복잡한 수도권 안에 승마인과 애마를 위한 좋은 길 같은 환경은 없다.한강을 따라 이어진 아름다운 길도 사람이나 자전거 트래킹이나 가능할 뿐이지 말은 들어갈 수가 없다.그런데도 윈디아빠는 애마와 함께 어디든 가고픈 열정을 실천했다.

그 당시 경찰도 출동했다 하고 윈디도 힘들어해서 그런 일은 다시는 없으려니 했는데 웬걸! 그때 일이 배꼽이라면 이번 일은 배 만한 규모다. 프로젝트명은 바로 승마국토종주!!!

 

윈디아빠는 자신의 블로그에 밝히기를 승마국토종주는 무모하지만 꼭 이루고픈 도전이라고 한다.대체 얼마나 무모한 일을 저지르려는 걸까 하고서 블로그를 살펴보니 사전계획하에 치밀하게 준비되고 있었다.윈디와 함께 몇 해를 보내면서 말에 대한 이해나 애정이 밑바탕에 깊이 깔려있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다.

승마국토종주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10월 16일 김포를 출발하여 18박 19일 동안 하루 40~50 키로를 나아가 부산에 당도할 예정이다.장장 600키로의 여정을 가는 동안 행선지 근방에 있는 승마클럽에서 하룻밤씩 쉬어가게 된다.협조요청은 사전에 공문을 보내 승낙 받았고 승낙이 없는 곳에서는 일부 숙박업소 주차장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무엇을 위한 승마국토종주인가?

 

"말산업활성화를 위한 규제 철폐"가 이번 종주의 취지다.

 

국내 승마장의 80%가 미신고시설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정부나 마사회에서는 오래 전부터 말산업육성법이니 하며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지만 현실에서는 그런 법이 제대로 통용되지를 않는다.그러다보니 승마장 운영하시는 분들이 범법자 아닌 범법자가 되어 불법이니 민원이니 하는 현실적 규제나 제약으로 어려움이 많다.그 어려움은 마필관리를 위탁하거나 여가로 즐기려는 승마인에게도 이런저런 애로사항을 겪게 만드는 형편이다.김포지역의 승마장 형편이 어려운 줄로 안다.

 

윈디아빠는 좀 더 사회적으로 우호적이고 편안한 환경에서 말을 기르고 승마를 즐기고픈 승마인들의 염원을 담아 자신의 오랜 꿈과 함께 승마국토종주에 나선 거다.비록 그 어려운 길에 동행은 하지 못하지만 마음으로 응원하며 윈디아빠와 윈디의 여정이 무사히 마쳐지기를 기원한다.지원차량으로 함께 여정에 따라나선 윈디엄마에게도 격려의 마음을 보낸다.

 

전국의 승마장 및 승마인들께서 승마국토종주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윈디아빠 블로그에서 일정 확인해보시고 근처에 지나게 될 때 편의와 협조를 제공해주셨으면 한다.

http://blog.naver.com/reinstate10/130149387960  

 

 

 

 

말들이 매일 바라보는 김포 황금 들판

 

추수가 끝나고...

 

억새가 춤추는 가을 한가운데서...

 

누군가는 먼 길을 떠나고 또 누군가는 여기로 와 머문다.

 

저 꺼먼 놈이 내 말 사위 마루치렸다! 주변에 계신 분께 여쭈니 내 예상이 맞았다.

 

어디로 가나 했더니 끙끙이를 하러 가는 거였다.

 

2년 만에 보는 앞얼굴은 좀 나이들어 보였고

 

옆얼굴은 돌이와 붕어빵처럼 보였다.신참이라고 터줏대감 말들에게 여기저기 물린 자국이 보였다.신고식 치렀나보다.

 

이런 표정도 보이니 언제까지 맞고만 살지는 않을 것 같다.말 사위 마루치 화이팅!

 

구절과 굽 사이 목이 긴 것도 깐돌과 닮았다. 입매도...

 

꼬리끝이 와인 빛깔인 것도 돌이와 같다.

 

안녕 마루치? 나 장모야.모르겠니? 인사를 건넸는데 그닥 반가운 티는 안난다.애초에 마서방은 무뚝뚝했다.

 

어쨌거나 탈없이 이때껏 살아와서 다행이다.앞으로도 이곳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렴!

 

온 김에 지인이 최근에 입양한 러시아에서 건너온 가을이와도 인사를 나누었다.생김은 러시아 영화에 나오는 마차끄는 말을 상상하면 된다.

 

두 살인가 세 살인가 하는 아기라는데 사람에 대한 친근감이 풍부했다.가을이가 오래오래 아빠와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

 

한참 후에 사돈댁이 도착했다.얼마만의 상봉인가!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사돈댁과 마루치는 운동준비를 시작했다.다음에 또 만날 것을 기약하며 김포골드클럽을 떠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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