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어느 봄날, 뚝딱뚝딱 원형마장 짓는 공사가 한창이다.

 

 

 

 

원형마장의 쇠파이프 팬스 뒷편 밭에는 당근씨가 비닐 이불을 덥고 무럭무럭 자란다. 원형마장이나 당근이나 모두 말을 위한 것이다.

 

 

 

 

원형마장은 왜 새로 짓는가? 꼭 필요하다는 의견에 다들 동의하기 때문이다. 강의실에서도 책상 배치를 둥그렇게 하느냐 앞에서 뒤로 줄세우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반응이 달라진다는 연구도 있다. 연구가 아니더라도 학생들이 얼굴을 못보고 교수님만 바라보는 경우와 학생 서로가 표정을 읽을 수 있는 경우,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경험은 많이들 해보셨을 줄 안다.

 

 

 

 

승마도 마찬가지다. 기승운동을 할 때 대부분 마장에서 초보자는 원형,중급자 이상은 사각마장에서 한다. 원형은 넓지 않아 말이 걸음이 커지거나 빨리 뛰어 위험할 염려도 적고 ,둥그런 팬스를 따라 말이 저절로 보내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사각마장은 마장마술에서 필수다. 코너를 활용한 다양한 기술, 대각선의 운용 등 사각이 아니라면 마장마술 훈련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이곳 승마장에서는 초보마장으로 불리우는 비교적 규모가 적은 사각마장에 고깔로 원형모양을 만들어 초보자를 위한 공간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 지어지는 원형마장의 필요성은 다른 곳에 있었다.

 

내츄럴홀스맨십의 기본훈련에 들어갈 때 자유조마를 말에게 가르치는 경우 원형마장이 꼭 필요하다. 특히 방향전환을 시킬 때 한쪽을 거부하는 말의 행동을 교정하려면 원형의 공간이 있어야 훈련이 가능하다.

 

 

승마장 여건으로 보아 원형마장은 조마장 외에 방목장으로도 쓰임새가 많을 것이다. 칸타나 아마르도 원형마장 안에 풀어놓았더니 사방으로 '뷰'가 시원하여 편안한 자세로 구경하며 놀았다. 아직 돌이 많아서 구르면서 모래목욕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눈치를 챈 칸타는 뒹굴지 않았고 아마르는 한 번 누웠다가 돌에 배겨서 얼른 일어났다.

 

 

 

 

 

공사는 남자들 몫이 되었고 말 타러 왔던 아낙네들이 쑥 뜯고 보리 뜯느라 삼매경이다.(나도 있음) 나중에 쑥은  사람 입으로, 보리싹은 말 입으로 들어갔다. 이 순간이야말로 힐링의 시간이다.

 

 

 

 

원형마장이 지어지는  동안 칸타가 사람들이 저기서 뭐하느라 수런거리나 관심을 보였다.

 

 

 

 

                                  뭔가 좋은 일이 생기려나 기대하는 것처럼 응시한다.

 

 

 

 

 

                       딴청 부리고 있는 것 같아도 사람의 일거수일투족 동향을 항상 신경쓰고 있다.

 

 

 

 

 

도심지형 승마장에서는 말의 활동공간이 제한되어 있어 그나마 승마장 안의 여러 공간을 잘 활용하는 것이 말을 지루하지 않게 하고 운동을 흥미롭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만일 어제 실내마장에서 운동했다면 오늘은 야외마장에서 하는 식으로 변화를 주는 것이다. 또 방목도 어느 날은 야외마장에서 어느 날엔 원형마장에서 하는 식으로 옮겨다니면 그런대로 재미난 활동이 된다. 그렇게 컨디션을 조절해주면 말의 기분이 좋아져서 발걸음도 더욱 가벼워진다.

 

 

 

 

 

                                                   칸타와 아마르가 좋아하는 상황이 있다.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다.

 

 

 

 

 

사람들이 팬스 밖에서 다가와 바라보고 말 걸어줄 때, 사각마장 안에서 함께 운동하는 말 동료나 사람들 틈에 섞여 누비고 다니는 것, 이런 것을 좋아한다.  그럴 때 칸타나 아마르가 그 옛날 프랑스나 러시아 궁정 무도회장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커플 춤을 추면서 사교를 하던 그런 분위기로 받아들이는 느낌이다.

 

 

 

 

 

 

     그래서 내게는 승마가 늘 축제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추카추카

 

원형마장 짓느라 애쓰신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그곳에서 우리 아이들과 채워갈 행복한 시간들에 마음 설레입니다.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