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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에 해당되는 글 173건
- 2012.03.15 칸타는 미용실을 좋아해! 6
- 2012.03.08 새봄 삼총사는 열공이다 6
- 2012.03.01 프랑스 육아법에서 배우는 말 길들이는 지혜 2
- 2011.12.29 켄타우로스가 된다는 게 이런 기분일까? 4
- 2011.12.15 사총사 치과 진료 받던 날-말(馬)과 치과 9
- 2011.12.13 신경질쟁이 말이 사는 마방을 찾아가다 2
- 2011.10.15 말옷을 준비할 때가 되었네 7
글
칸타는 미용실을 좋아해!
이다.손님이라곤 둘 뿐이다.'>
아빠에게 갈기를 내맡긴 칸타의 편안한 표정 변화가 감상 포인트다.
말도 제각각 어울리는 머리 스타일이 있다. 모발의 특징도 다 다르다.
칸타는 굵고 푸석한 직모,깐돌은 찰랑찰랑 생머리,태풍은 부스스한 곱슬,장군이는 생머리 웨이브다.
칸타는 갈기가 길어도 붕 떠있는 느낌이라 예쁘지 않다. 어여쁜 암말이건만 긴 갈기가 안 어울린다.
아예 스포츠로 잘라야 다이나믹 칸타의 기질에 잘 맞고 목도 굵어 보인다.사실 칸타는 숫말스러운 암말이다.
심미적인 완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아빠가 혼을 사르는 가위질에 몰두했다.세상 어느 미용사도 이보다 열정적이지 않으리.
칸타는 솔질이나 목욕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갈기 자르는 일은 아주 좋은가 보다.
아이 간지러워
마구와 마필관리 친구들.검정 바구니 안에는 보호대,수건,장갑이 칼라바구니엔 그루밍과 세마도구가 담겼다.
깐돌이는 어떤 스타일로 해 줄까?
먼저 꼬리 끝을 다듬자
깐돌은 찰랑찰랑 긴머리로 가기로 했다.삐져나온 끝부분만 다듬으면 되겠다.
어떤 마주는 이런 갈기에 염색과 파마를 시도하기도 한다.마장마술 말처럼 갈래갈래 땋은 후 말아서 콩알머리를 할 수도 있다.
가르마를 5:5로 유지하는 일도 어렵다.돌이는 저절로 5:5 상태지만 말마다 좌편향,우편향,무정부 스타일 제각각이다.
봄 환절기에는 갈기에 비듬이 촘촘하여 밀가루 부어놓은 것 같다.빗질로 긁어내다가 어느 날 샴푸 한번 해주면 되리라.
말 잔등에서 바람에 날리는 갈기를 감상할 때 기분이 좋다.
태풍이가 보인다.왕년에 갈기가 목을 덮었을 때는 별명이 테리우스였다.
다 옛날 얘기고 지금 태풍은 스파를 좋아하고 엄마는 발굽관리가 더 신경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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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새봄 삼총사는 열공이다
모처럼 함께 모인 삼총사.깐돌은 다리에 무리가 갈까봐 너무 뛰지 말라고 안에 가두었다.
태풍이와 칸타는 둘만 자유롭게 되자 더욱 깨소금 맛이었는지 신나게 날아다녔다.
태풍의 꼬리는 전날 땋았다.그 까닭은 곧 알게 될 것이다.
칸타도 기분이 좋으면 꼬리가 점점 치켜올라가서 내려올 줄을 모른다.
달리다가 괜히 뒷발질을 날리는 것도 기쁨의 표현이다.
아휴~ 후련해~
어디선가 새들이 날아와...
지나가고...
새떼를 배경으로 암숫말이 나 잡아봐라 놀이를 하는 듯하다.
'나 잡아봐라~'
한참을 뛰고나니 점점 고요해진다.칸타는 정적인 에너지 상태에 머무른다.
태풍이가 나오지 않은 날에 깐돌은
심심하다.
칸타는 제 아들과 단둘이 있으면 불안해서 안절부절 못한다. 서로가 못 미더운 셈이다.
그럴 때 깐돌은 붙들려가서 30분 미만으로 조마삭운동을 한다.다리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운동도 시키고
순종성도 가르칠 수 있어서 요즘 깐돌 공부의 거의 대부분이다.
좋은 장난꺼리를 발견했다.엄마가 뒹구를 때 훼방 놓는거다.
엄마 부아 치민다.깐돌아 어서 도망가라!
깐돌이 살려어~
그러는 와중에도 신나서 꼬리가 섰다.
..
그 모습을 뒤에서 보면 이렇고..
앞에서 보면 이렇다.손가락으로 꼬랑지 집어올린 쥐새끼 모양새랄까?
한바탕 뛰고나니 말이 고요해졌다.이때가 공부할 때다.
칸타는 요즘 마장마술 공부를 시작했다.칸타도 자기가 뭔 공부를 하는 줄 아는 것 같다.
하룻동안 땋았던 꼬리를 풀면 순정만화에서 갓 나온듯한 곱슬이 된다.
같은 말이래도 훨씬 멋져 보인다.
너희들 언제 까불고 뛰어다녔니? 태풍이도 살아온 세월 그 어느 때보다 제대로 된 트레이닝을 받고있을 것이다.
태풍이가 이러구 있을 때 장난칠 적의 장면을 오버랩시키면 너무나 웃음이 터져나온다.
칸타가 승용마로서 당면한 과제는 유연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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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프랑스 육아법에서 배우는 말 길들이는 지혜
지난 겨울부터 진영씨가 승마장에 와서 우리 말 아이들을 돌보고 타고 그런다.나나 할방이 바쁠 때에 우리를 대신할 사람으로 그녀는 적임자였다.동물에 대한 감수성도 뛰어난 데다 말과 지내는 일이 그녀의 오랜 꿈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맡아줄 동물이 개,고양이도 아니고 하필 덩치도 커다란 말이어서 쉽지는 않았다.자칫 어설프게 말을 다루다가는 말이나 사람이나 모두 다칠 수가 있었다.그런 연유로 난 그녀에게 말 다루는 법 일반과 특히 까탈스러운 우리 아이들 다루는 법에 대하여 세심하게 가르쳐야 했다.그녀는 열심히 경청하고 스스로도 연구를 많이 해서 석 달이 경과한 지금은 아이들과도 친해지고 마필관리와 기승 모두에서 큰 발전을 이루었다.
처음에 가장 조심스러운 부분은 칸타를 다루는 일이었다. 칸타는 예민하고 겁 많고 드세고 난폭하기까지 해서 쉽지 않은 성격의 암말이다.내가 진영씨에게 강조한 것은 "말을 다루는 행위를 할 때는 사전에 무엇을 할지 말에게 설명하라!"였다.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다.
"칸타 ~ 이모가 네 방에 들어간다"
(솔을 보여주며) "이제부터 솔질 할거야"
(발굽파개를 보여주며) "자 발굽파자 (아랫다리를 만지며) 이 발부터 하자"
(굴레를 보여주며) " 굴레 쓰자"
매사를 이런 방식으로 하다보니 처음엔 굴레 씌워서 안장 채우기까지 한 시간씩은 걸렸다.
처음엔 칸타가
"누군데 날 만지고 이런 걸 마구 채우는 거야?"
하듯이 마구 신경질을 부렸는데 지금은 얌전하다.진영씨가 자기에게 해꼬지를 하지 않는 믿을만한 사람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물론 칸타가 모든 일에 대하여 사전 설명을 했다고 다 허락한 것은 아니었다.몸에 솔질하고 땀 닦아내기도 한참 후에나 가능했고 발굽도 뒷발굽은 요즘에서야 파주게 되었다.
내가 말에 대하여 이런 태도를 취한 것은 오래 되었다. 말은 겁이 많고 덩치가 커서 그냥 무작정 작업에 들어가면 놀라고 튀고 반발해서 능률이 오르지 않았다.특히 수의사 치료나 트레일러 오르기 등 같은 일상적이지 않은 작업을 말에게 지시할 때 사전 설명이 있고 없고가 말의 협조가 따르느냐 마느냐를 좌우했다.
말은 마방굴레,안장,조마삭채찍 이런 물건만 보여줘도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있을지 알고 마음의 준비를 한다.진영씨 말이 내가 아이들에게 늘 보여주고 설명해주고 하다보니 칸타가 다른 말에 비해 언어감응력이 매우 뛰어난 것 같다고 한다.그래서 기승할 때 "구보"나 "천천히"등의 말을 잘 알아듣고 눈치가 빠르다고 하니 듣는 내 기분도 나쁘지 않았다.
요사이 어떤 책을 읽다가 나의 말 길들이기가 프랑스 엄마들의 육아법과 일맥상통 하다는 대목을 읽고 무릎을 쳤다.<권지예의 빠리,빠리,빠리>라는 책인데 저자가 프랑스 유학시절 겪은 소소한 일상을 재미나게 풀어나간 에세이다.
어느 날 저자의 둘째가 갓 돌이 지났는데 서혜부탈장으로 수술을 받아야 했다.그때 프랑스 의사는 아이에게 수술로 인한 심리적 불안을 덜어주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며 아이가 납득할 수 있도록 수술의 전 과정과 수술의 불가피성에 대하여 하루에도 몇번씩 규칙적으로 설명해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한다.고작 돌 지난 아이에게 말이다.
이는 프랑스인의 굉장한 인격존중과 엄마와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한 데서 비롯된 자세라고 저자는 말한다.아기도 인간이니까 알 권리가 있다는 얘기다.
저자는 로마법을 따르는 심정으로 아들에게 상황설명을 충분히 했고 드디어 수술실로 향하게 되었다.그 순간 돌 지난 아이는 운명을 받아들이겠다는 각오가 선 초연한 얼굴이었고 수술실에서도 전혀 울지 않았다고 했다.간호사의 말에 따르면 아기가 상황을 아주 잘 이해한다는 거였다.수술 후 퇴원하고 나서도 회복이 끝날 때까지 설명과 안심을 시켜주어야 했다.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매사에 '설명'를 처방했던 것이다.그 결과 저자는 아이의 부모로서 아이를 완전한 인격체로 바라보게 되었다고 한다.
크레슈 원장님의 말씀...
"...늘 상황을 진실된 마음으로 잘 설명해 주는 것이야말로 아이를 가장 사랑해 주는 겁니다.그러면 아이는 점차 자신의 삶을 스스로 계획하고 창조할 줄 알게 되는 거예요..."
난 이 말이 말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생각한다.말도 하나의 생명체로 존중해주면 그 결과 존중해준 사람에 대하여 자발적으로 따라주게 된다는 게 나의 경험에서 건져올린 지혜다.칸타가 살아있는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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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켄타우로스가 된다는 게 이런 기분일까?
8살 칸타...
3살에 나의 딸이 되었고...
5살에 깐돌이를 낳았다.
칸타와 깐돌의 즐거운 한 때
밖에 나와도 늘 어슬렁거리기나 하고 우아하게 서 있기나 하던 칸타가
이날은 어인 일인지 신바람 날리며 뛰어다녔다.
칸타의 존재감은 '다이나믹 칸타'일 때 가장 잘 드러난다.
..
..
내가 아는 한 어느 말도...
칸타의 펄펄 끓는 뜨거움을 따라오지 못한다.
..
이렇듯 나와는 밤하늘의 별 만큼이나 먼 곳에 있는 것 같고...
자기들의 무리에 속한 존재인 것 같은데
가끔..
기승운동을 하면서 내가 말이 되고 말이 내가 되는 듯한 축복이 예기치 않게 찾아오기도 한다.
내가 크리스마스에 켄타우로스 체험을 하고만 것이다.이 신비로운 체험에 대하여 난 말의 정령들이 보내온 크리스마스 선물쯤으로 여기기로 했다.
아시다시피 이번 크리스마스는 무척 추웠다.그런데도 나를 포함하여 가장 기쁜 날 이 기쁨을 말과 함께 나눠야 한다는 주변의 못말리는 승마폐인들과 더불어 승마장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승마클럽의 모든 말 친구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당근을 돌리고 우리끼리 케잌도 먹고 나름대로 한껏 기분을 내다가 드디어 클럽의 하이라이트 기승시간이 되었다.
어찌어찌 말에 안장도 매고 준비를 마쳤는데 어디서 탈 것인가가 문제였다.실내마장에 들어가면 찬바람도 피하고 따뜻하련만 그 안에는 이미 여러 승마폐인들이 우글우글 돌아다니고 있었다.그래서 처음엔 야외마장에서 기승을 하면서 칸타와 깐돌이 몸도 풀릴 겸 한바탕 뛰어다녔다.아이들도 좋은 날이라는 것을 아는지 컨디션이 좋았다.하지만 살을 에는 추위에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백기를 들고 실내마장의 콩나물시루 대열에 합류하기로 했다.
실내마장의 운동규칙은 대략 이렇다. 가장 외곽의 벽면을 따라 도는 라인은 속보 전용라인이다.대부분 초보자가 방향지시 없이 하염없이 돌게 되는 구역이다. 안쪽의 공간에서는 평보나 구보,승마와 하마가 이루어지므로 전체적인 공간사용에 대한 질서가 있다.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을 때는 어지간하면 구보를 자제하고 속보 위주의 운동을 하게 되는데 뛰기 좋아하는 칸타도 좁은 곳에 오면 어쩔 수 없이 그래야 한다는 듯이 조근조근 좌속보를 해주었다.
이날도 칸타는 이미 밖에서 뛸만큼 뛰었으므로 더 뛰겠다는 의욕을 부리지 않아 참 다행이었다.콩나물시루에서 뛰겠다고 앙탈을 부리면 식은 땀이 절로 흐를 만큼 곤란하다.말 제어가 미숙한 초보 승마인이 곤경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행이도 칸타나 깐돌 모두 주어진 상황에 잘 적응하고서 열심히 운동을 하는 모습이었다. 깐돌이도 무리없이 진영이를 잘 태우고 나아가고 있어 안심이 되었다.그 후로는 난 칸타와의 기승에만 몰입할 수 있었다.그러다 어느 순간부터인지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말이 자동으로 나아가고 있었다.분명 내가 뭘 하지 않아도 내가 하는 것처럼 나아가는 그런 상태였다.칸타와 나는 가장 외곽 라인에서 속보를 하다가 앞에 더디게 가는 장애물을 만났을 때 안쪽으로 빠졌다가 다시 공간이 비는 외곽라인을 사용하는 식의 패턴으로 나아가고 있었다.언제 어디에서 장애물이 나타날 지 모르므로 장애물과 한 마신 정도의 거리를 두기 위해선 끊임없이 내가 지시를 하고 칸타가 이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처음엔 문득 '이거 말이 자기 마음대로 하는 거 아니야? 난 뭘 하라구!'이런 생각도 잠깐 들었다.그러나 이런 생각이 무용지물인 것이 칸타는 100% 기수의 의지에 충실하며 기수 자신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었다.말이 죽죽 선을 그으며 나아가는 발걸음은 내가 원하는 바와 완전히 일치했다.난 놀라움에 사로잡혀 한동안 새로운 즐거움에 빠져들었다.이것도 인마일치의 경지일까?
기억력이 너무나 좋은 말은 가끔 운동내용을 외우기도 한다.마장마술 하는 말이 한동안 D클래스 코스를 연습했다고 하자.그러면 어느 순간에 선수가 시키지 않아도 코스를 외워서 B포인트에서 구보 들어간다거나 K에서 평보로 이행해야 하는 과제를 자동으로 실행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칸타와 나에게 주어진 상황은 연속적인 변수가 발생하여 그때마다 대응해야 하는 과제였었다.보통의 말들의 경우 트랙을 따라 돌다가 다시 벗어나고 복귀하는 상황을 만났을 때 기수의 의도를 알더라도 좀 덜 빠져나오고 덜 제자리로 가는 식으로 지름길이나 단축동선을 선호한다.그럼에도 칸타는 내가 시키기 전에 한박자 먼저 스스로 하니 나중엔 뭘 시킬 게 없어져버렸다.
나의 정신을 대신하여 나아가는 칸타와 한몸이 되어 나아가는 동안 점점 내가 칸타의 몸 안으로 녹아드는 게 아닌가 싶었다.정신을 백지로 비우니까 마치 칸타의 몸이 내몸인 것 같아서 칸타와 내 몸 사이에는 어떤 구분이 녹아 없어져버린 것 같았다.그 순간엔 칸타도 엄마와의 합일을 느꼈으려나 모르겠다.숲의 정령과 함께 거니는 켄타우로스가 된다면 이런 기분이리라.
나와 칸타가 올 크리스마스에 멋진 켄타우로스 체험을 한 것은 느닷없이 찾아온 천둥 벼락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햇수로 6년을 함께 동거동락하며 희노애락을 나눈 사이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난 칸타 내면의 가장 어두운 면을 알고 칸타가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가장 가까이에 있었다.가끔 칸타가 엄마를 그윽한 눈으로 바라볼 때 그 눈빛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누군가가 그렇게 아름다운 눈으로 나란 존재를 바라본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어쨌거나 켄타우로스 체험을 하느라 너무 무리했었나 보다.다음 날부터 며칠 삭신이 어찌나 수시고 아픈지 푸느라 애먹었다.이글을 쓰는 즈음에야 겨우 회복이 된 것 같다.모든 신화나 설화에서는 마법의 세계를 엿보는데 톡톡한 댓가를 치루는 것으로 나타난다.인어공주도 다리를 얻는 댓가로 목소리를 잃고 걸을 때마다 고통을 느껴야 했다지.잠시 켄타우로스가 된 값으로 삭신이 두들겨맞은 듯 하니 그만한 값을 한 것 같다.
![](http://deco.daum-img.net/contents/emoticon/etc_27.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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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총사 치과 진료 받던 날-말(馬)과 치과
박철규 수의사 님이 오셨다. 태풍이는 지난 5월에 오래 방치되어 엉망인 치아를 갈아내서 바로잡았다.'으~ 싫은데..' '넌 오늘 안해도 돼'
오신 김에 돌이 콧잔등에 실밥도 뽑아주시고..훤칠하게 잘 자란 녀석의 자태를 감상하시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신다.
망아지 시절에 또래보다 작다는 둥 하시며 백신을 놔주시고 1년에 두어 번은 상처 봉합하러 오셔서 자라는 모습을 지켜본 증인이다.
그래서인가 돌은 비록 귀를 잡혔지만 수의사 선생님을 편안한 눈으로 바라본다.실은 냅둬도 녹지만 그래도 깔끔하라고 제거한 것
황금조끼의 야옹이가 해바라기를 하며 말들을 바라본다.말 친구들의 신상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진 것 같다.
칸타가 일단 진정제 주사를 맞는다.생애 처음 치과진료에 대비코자 난 지난 주부터 칸타볼 때마다 곧 수의사 님 만날 거라 당부해 두었었다.
'이건 뭘까? 칸타?' 칸타가 안심하도록 기구를 미리 보여주었더니 냄새맡아 보면서 경계를 풀었다.칸타 8세에 첫 치과진료 받는 순간..
진정제의 효과는 바로 나타나 칸타가 축 늘어진다. 오늘따라 행색이 꾀죄죄하다.뭐 요즘은 춥다고 목욕을 잘 안해 늘 이 모양인 것 같기도..
말의 입을 벌려주는 기구를 끼워넣고...
적당히 입이 벌어진 채 고정되면 준비가 된 것이다.
작년에 검진받았을 때는 그럭저럭 양호한 상태였고 지금은 울퉁불퉁 갈아주어야 할 부분이 형성되었단다.특히 왼쪽으로 재갈이 세지 않냐고..
전동막대 기구가 입에서 소음을 내며 자극을 주자 칸타가 머리를 급하게 치켜들어 고리가 끊어졌다.그 후 그냥 머리를 올리고 했다.
전동막대가 입에 들어가는 것조차 거부하는 말 환자도 많단다.그건 다 말들이 이런 일 경험하기가 드물어서 그럴 것이다.
칸타는 엄마가 옆에서 바라보며 계속 격려했더니 얌전하게 치료를 잘 받았다.어금니를 가린 혀를 좀 들추고서..드르르르르~
사람도 치과진료실에 앉으면 이런 심정일 것이다.칸타~ 네 아빠가 가장 무서워하는 일 중에 하나가 스케일링이래 ㅎㅎ~
만일 칸타의 이가 들쑥날쑥 자라나 불규칙하게 마모되는 상태가 계속되면 치아가 빨래판처럼 될 거라고 한다.
칸타의 안심도우미로 괜히 옆에 세워둔 장군이다.옆에 벌어지는 상황을 보고 잔뜩 긴장했다.'다음은 내 차롄가?..'
'넌 아니란다 장군아!' 그러나 그말은 거짓말이 되어버렸고 나중에 수의사님이 장군이 이를 만저보더니 후크가 형성되었단다.
다 끝났다. 이를 매끈하게 갈았으니 이제부터 밥도 더 잘 씹고 운동할 때 재갈받이도 편안할 것이다.
아유~ 우리 이쁜이가 고생 많았어요~
얼핏보면 잘린 말머리를 든 엽기사진 같다.과자집을 지어놓고 아이들을 유인해서 가마솥에 끓여먹는 헨젤과 그레텔의 마녀가 떠오른다.
나는 말 잡는 현대판 마녀? 이놈의 상상력은 날개를 달고서 끝간데 없이 날아올라 탈이다.평소엔 하도 푸닥거려 만지기도 쉽지 않은데 어디 실컷 쪼물딱거려야지
'엄마랑 다정하게 사진도 찍자 자 방긋~' '으..엄마는 이 상황이 폼잡고 사진찍을 분위기냐구?' 몽롱하게 늘어진 칸타랑 노느라 신났다.
원래 내 성격이 이게 아닌데 아무래도 '나이를 거꾸로 돌린 놀이의 대가'태풍이나 놀이 바이러스 진원지 깐돌에게 감염당한 것 같다.
장군이 치과 치료 동영상..
말의 이를 정기적으로 갈아주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 걸까?
휘리릭~ 책장으로 뛰어가 케이트 박이 쓴 <승마 교감의 예술> 280페이지를 보니 다음과 같다. 내용을 간추리면..
1.잘 먹으려 하지 않거나 먹을 것을 남긴다.
2.먹으면서 흘리거나 고개를 한쪽으로 돌리며 침을 과도하게 흘리고 침에 피가 섞여나오기도 하고 구취가 있다.
(침이 고름처럼 끈적하고 냄새가 난다...할망)
3.다 소화되지 못한 음식이 변에 나온다.
4.배앓이를 한다.
5.재갈 받기를 싫어한다.
6.코끈을 매거나 볼 만지는 것을 꺼린다.
7.얼굴이 붓는다.
<기승시>
8. 고개를 이리저리 흔든다.
9.구보를 시작하거나 답보전환하기에 어려움을 겪는다.
10.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이거나 돌리는 것을 어려워한다.
11.수축운동을 하려하지 않는다.
12.버킹(bucking) 을 한다.
13.재갈을 제 위치에 물려 커뮤니케이션 하기가 힘들다.
14.입을 벌린다.
승마인이라면 누구나 위에 열거한 현상을 목격한 경험이 있을 거라 본다. 위의 문제점만 잠잠하다면 승마인들이 얼마나 즐겁고 편안한 운동을 하겠는가! 말도 입안에서 발생하는 고통이 없어 훨씬 승용마로서의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 말 치과진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아서 말들은 고통을 참으며 사람을 태워야 하고 승마인은 질이 낮은 승마를 즐길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동물치료 분야이고 다른 동물과 달리 말이 덩치가 크다보니 수의사의 왕진은 필수다.승마클럽의 마필이 10필이라 해도 연 1회 진료서비스를 받았을 때 비용은 매우 크다. 아직도 많은 승마장이 운영이 영세하여 말사료 비용도 아끼는 현실이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새로운 말산업법에 의하면 소규모 형태의 마장도 늘어날 전망이라 걱정이다.
그래서 생각해 보았는데 거시적인 관점에서 말산업의 발전에 공익을 실현한다는 입장으로 한국마사회가 이 일을 맡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개별 승마장에서 한국마사회에 보유 마필을 승용마 등록을 하면 예방백신도 놔주고 1년치 구충제도 준다. 구충제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 이 제도 이전에는 승마장의 큰 부담이었던 것이다.
백신접종과 구충제 서비스에 추가하여 연 1회 마치의 파견 출장서비스나 외부 수의사 치과진료 후 청구시 부담해주는 프로그램을 시행한다면 우리 승마문화에 획기적인 발전이 있을 거라 믿는다.마사회 차원에서 전문 마치의도 양성하면 좋겠다.
제도가 바뀌어 승마환경에 변화가 일어나기 전에는 개인 마주나 마장주 등 소유한 마필에 대하여 책임을 지닌 사람이 말의 구강건강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고 간절히 바란다.
옳소! (뒷발로 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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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신경질쟁이 말이 사는 마방을 찾아가다
점심시간..옆방 사는 3살 동갑 친구는 건초를 한입 물고 깐돌에게 가까이 오곤 한다.녀석에게 돌은 갖은 신경질을 부린다.
밥 먹는데 누가 들이대는 꼴을 유난히 못참는 깐돌인데 대개의 말들도 조용히 혼자 식사하고 싶어한다.
어린말이라 그런지 똑같이 먹여도 참기름 바른 김 마냥 반질반질한데 요샌 앉았다 낙상할 파리가 없다.
먹는 속도도 무척 빨라서 남들 절반 먹었을 때 이놈은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싹 먹어치우고 없다.
요놈의 입에 먹을 게 마구 빨려들어가는 동안 할머니의 행복지수는 마구마구 올라가 금새 만땅이 된다.
우울한 사람은 항우울제를 복용할 게 아니라 동물과 만나는 일이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알팔파의 고소한 내음과 티모시의 허브향도 좋다.
깐돌이 옆방 장군이는 점잖게 먹는다. 성격이 좀 FM이어서 바른생활을 하는 편이다.
밥그릇에 머리를 조아리고 먹는데 어째 밥그릇이 작아보인다. 특히나 스텐레스 물그릇이 유난히 작아보이는 유일한 말일 것이다.
꼬리 뒤 물그릇이 간장종지만하게 보인다 ㅋㅋ~ 장군이 옷은 목도 덮을 수 있는 버버리코트(?)다.그런데 옷이 작아서 엉덩이가 나왔다.
요즘 여러 사람이 타보고 칭송이 자자해서 승마클럽에서 장군이의 인기지수가 급상승하고 있다.원장님의 총애가 대단하시다.
태풍이가 아마도 생애 최고의 호사스런 마의를 입었을 것 같다.
십 몇 년 살면서 내내 먹어온 건초가 지겨운지 천천히 먹고 많이 남기기도 한다.대신 과일이나 당근 등의 신선식품은 무제한 먹고싶어한다.
원래는 밥그릇에 배식받았던 건초가 모두 바닥에 떨어졌다.사람은 사람식으로 차려줬는데 말은 저 좋도록 밥상을 새로 차린 것이다.
'이래야 풀밭에서 풀 뜯어먹는 기분이라니깐~'
우리 이쁜 딸 칸타..꽃분홍색 옷을 입혀놓으니 처음으로 여자애 같은 분위기가 난다. 운동할 땐 정말 선머슴애 그 자체다.
바로 옆방 태풍이의 건초가 아직 수북한데 칸타는 디저트 단계에 들어간 것 같다.
어찌나 성급하게 먹어대는지 모른다.
먹이가 부족하여 배곯아본 칸타는 한 올의 건초가 얼마나 신성한가를 잘 안다.온 방을 돌아다니며 건초 주워먹기 삼매경에 빠진 칸타의 모습은 행복해 보인다. 칸타의 내면 깊숙한 곳에 숨어있던 말 종족의 무의식이 알라딘의 램프에 갇혀있다가 어느 순간 램프뚜껑이 열리더니 탁트인 초원과 산들바람,싱그런 향기가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칸타의 방은 초원이 되었고 칸타는 행복하다.
사람과 함께 살기 위하여 초원의 삶을 잃어버린 말이 현실을 견디기 위하여 하루에 잠깐씩은 마법의 주문을 불러내지 않을까 하고 상상해보니 나조차 행복해지는 것만 같다.
아무튼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우리의 말 친구들은 자기몫으로 주어진 건초를 방에 퍼뜨려서 작은 풀밭을 만들어 식사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나도 아파트에 사는 편안함에 길들었지만 뭔가 부족한 2%를 채우려고 베란다에 화단을 만들어 작은 숲을 조성하고는 이런저런 곤충들도 살게끔 생태환경을 조성해서 가끔 들여다보고 행복해한다. 여름철에 가끔씩 불청객 파리가 승마장에서부터 따라와 내집에 찾아들어 어리둥절해하면 난 단호하게 생활수칙을 일러준다.
"파선생! 딱 한 가지만 지키라구! 똥은 화단에 가서 싸는 거야!"
![](http://deco.daum-img.net/contents/emoticon/etc_08.gif)
동동이의 모던한 세련미가 돋보이는 마의..동동이도 먹을 때 누가 들이대는 것을 싫어한다나
칸타옷과 같은 디자인의 다른 색깔.이 옷도 실물은 참 예쁘다.
태풍이의 모던 스트라이프 디자인...
옆트임이 넓어 앞에서 보면 치마입은 것 같은 깐돌옷 .볼때마다 깔깔 웃게된다. 옛날 유럽 귀족 남자아이들은 치마 입혀서 키웠다고 누가 그런다
말이 삐지면 이 모양으로 얼굴 대신 엉덩이를 들이대고 방문객을 안본다.
요즘 칸타가 신경질도 부쩍 늘고 좀 삐져있기도 한 것 같다.
칸타 왜 그래? 엄마한테 털어놔봐!
칸타의 신경질을 가장 많이 당하는 사람은 당연히 아빠다.매 번 복대조를 때마다 칸타의 신경질과 대면해야 한다.태풍네도 당근 줄 적에 자기 먼저 안준다 등등으로 푸닥푸닥 하니 칸타의 신경질에 대해서는 알만큼 알게 되버렸다.
모르는 사람들은 칸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차분하고 든든한 모범생일 것이다.그러나 사람이든 말이든 겪어봐야 제대로 알게 된다.
요사이 장군이의 출연과 칸타의 두드러기 등으로 칸타의 기승운동이 부족한 가운데 장군이,깐돌이의 급부상으로 칸타는 자기에게 와야할 관심이 좀 시들해졌다고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다시 본격적인 칸타 훈련에 들어간 아빠가 이제는 조마레인의 도움 없이 굴요하고 수축운동을 할 때가 되었다며 그리 하고 있는데 수월하지는 않아서 집요한 밀당 끝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곤 했다.그때 칸타의 표정을 살펴보니 분함이 깃들어 있었다.엄마가 아니라면 눈치채지 못할 정도이리라. 나중에 마방에 찾아가니 눈빛에 서러움마저 배어 있었다. 이것도 엄마만이 알아챌 뉘앙스였다.
그날 저녁에 할방과 칸타에 대하여 훈련의 성격이 말이 정신적으로 감당하기에 좀 벅차지 않았겠나 하는 얘기를 나눴고 다음 날엔 아빠가 칸타를 많이 예쁘다고 해줬는지 칸타의 표정이 밝아보였다.
칸타는 무척 예민한 말이지만 예민함에 비례해서 운동할 때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한다.예민함과 집중력이 모두 정신력일 테니 동전의 양면처럼 단점과 장점이 서로의 다른 면을 이룬다.이는 예민함의 연료를 태워서 집중력의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라 할까?
그러므로 칸타 예민함의 외향적 표출인 신경질도 '이쁘다 이쁘다' 사랑하기로 했다. 만일 '칸타 널 사랑하지만 신경질은 용납하기가 힘들구나!'하는 태도로 대한다면 칸타는 생명체의 본능으로 자기 안의 무언가를 엄마 아빠가 받아들여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예민함이 저 혼자 더 나쁜 뭔가로 바뀌어 '나 여기 있다구!' 하면서 자기 존재를 드러내고 인정을 요구할 것이다.
칸타의 예민함에 대하여 깊이 분석하지 않더라도 칸타가 신경질낼 적에 한번도 미운 적은 없다. 누군가 나와 관계지어진 사람이 그랬다면 분노했을 것 같은데 동물에 대해서는 그런 방어기제가 무용지물이라 소용이 없어진다.이런 점이 동물과 생활하며 배우는 부분이다.말,개,고양이가 아무리 신경질내도 화낸 적이 없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그러구 나와도 화내지 않는 법이 몸에 배어 너그러워지고 평정심을 갖고 상대의 입장에 서보게 되는 것 같다.
나나 할방의 인생에 칸타 같은 왕신경질쟁이가 끼어들 줄은 정말 상상도 못한 일이다.그런 일이 막상 현실이 되고보니 그리 나쁜 것만도 아니다.할방과 할망은 칸타 신경질 패키지의 하나인 욕을 한바탕 뒤집어쓴 일을 떠올리며 이야기꽃을 피우다 이런 대화로 마무리 짓는다.
" 우리 칸타랑 앞으로 한 20년은 살겠지!"
" 으.. 그 신경질쟁이랑 그렇게 오래 살아야 하다니.."
![](http://deco.daum-img.net/contents/emoticon/etc_07.gif)
![](http://deco.daum-img.net/contents/emoticon/etc_10.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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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말옷을 준비할 때가 되었네
우리 아이들 옷으로 76 사이즈를 주문했는데 태풍이의 정확한 사이즈를 알기 위해 입혀봤다.
배 라인이 살짝 드러나니 상하는 좀 짧고 좌우는 좀 길다.저어기서 할방이 "아 왜 내복 입고 밖에 서 있는 거야" 하고 외친다.
원단에 전체 누빔이 들어가면 울거나 처지지 않고 버클 등의 부속이 튼튼해야 떨어지지 않는다.
뒤태를 보자~ 꼬리덮개가 있어야 디자인적으로도 완벽해 보인다.
앞여밈 부속은 매우 튼튼해야 한다.후끈후끈 더웠을 텐데 태풍이가 패션모델 노릇을 잘해주었다.'엄마가 나에게 어떤 옷을 사주려나?'
로이스타 제품 ,17 만원 / 가격 대비 품질이 만족스러운 편이다.
작년에는 말옷을 입히지 않고 겨울을 났지만 올해는 입히기로 했다. 바깥보다야 온도가 높겠지만 마사 공간이 매우 넓어서 추울 거라는 판단이 들어서다.한 번 사면 2~3년 입혀야하니 색깔이며 재질이며 잘 살펴보고 구입해야 한다. 그러나 상품의 성격상 어디가서 시원하게 골라서 구입하기 어렵다. 다행히 말옷은 여러 번 구입해 보았으므로 인터넷 승마용품점을 두루 살펴보고 전화로 문의한 후에 구입을 결정했다.
내 입장에서는 옷을 두 벌 사야하므로 그저 튼튼하고 저렴한 물건으로 사리라 생각했었다. 이미 구입한 사진에 보이는 고동색옷은 깐돌이 입힐 것이고 칸타는 체크무늬로 다른 데에 주문해 두었다. 아이들이 옷을 얌전하게 입어서 앞으로 한동안은 말옷 구입할 일이 없기만을 바랄 뿐이다.
몸값이 나가는 웜블러드들은 대부분 겨울에 털을 바리깡으로 밀고 옷을 꼭 입혀놓는다. 운동할 때 깔끔해 보이거니와 운동 후 털이 땀에 젖어 수분을 품고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방지하자는 거다.평범한 말들은 바리깡으로 미는 절차는 생략하고 옷을 입혀두는데 털이 덜 자라고 결이 부드럽다. 또한 체온유지를 위한 열량소모가 적어서 영양분을 빼앗기지 않게 된다.
과거에 지냈던 어느 하숙집에서는 초겨울에 자마들은 광나는 새옷 얻어입고, 승마장 공용마들은 치수도 안 맞아 너무 작거나 거대한 헌옷을 두르고 그나마도 못 얻어입는 말도 몇 돌아다니는 풍경이 연출되곤 했었다.옷입은 말들의 모습이 꼭 광대들 같아 웃음이 나오는 경우도 많았다.헌옷은 꼬질꼬질 오물이 묻은데다 여기저기 찢어져 천이 늘어지기도 하고 솜이 뭉클뭉클 삐져나오기도 했던 것이다.기적이라는 이름의 암말은 갈기가 금발이었는데 너무 큰 옷을 입어 빅토리아 시대풍의 드레스를 입은 것 같아 백작부인이 연상되기도 했다..반대로 너무 작은 옷을 얻어입은 친구는 배와 엉덩이가 다 드러난 채 옷이 제멋대로 돌아가 있기도 했다.그나마 겨울이 깊어갈수록 너무 낡았던 옷들이 크게 훼손되어 볼썽사나워지면 그냥 벗겨버리게 되니 엄동설한에 알몸(?)신세가 된 말 친구도 여럿 생겼다.
옷 하나 못 입은 말 친구를 보면 인간세상의 불평등함이 너희에게도 적용되는구나 싶었다. 다만 다른 점이라면 인간은 그런 상황에서 상대적 박탈감에 좌절하고 비관할 텐데 말 친구들은 스스로 수북하게 털도 기르고 그저 씩씩하게 잘 돌아다니며 생활했다는 거다. 문득 그 친구들의 얼굴과 이름이 떠오른다. 하루비,칸,번개,흑진주... 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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