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101 SCHOOLING EXERCISES for horse and rider

 

지은이 : Jaki Bell 옮긴이 : 정성환 출판사 : 대한미디어

 


참 똑똑한 마장마술 책이 세상에 얼굴을 드러냈다.2005년에 미국에서 출간되었고  한국에서 번역을 마친 후   지난 8월 8일에   발행된 따근따끈한 출판물이다.옮긴이의 말에 의하면 이 책은 유럽승마선진국의 승마지도자들이 필수 지침서로 사용하고 있단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에는 유명 승마선수들 자신이 선호하는 schooling exercises를 두루두루 수집하여 그 가치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배움을 위하여 승마고수들을 찾아다니며 한 수 배워야하는 수고로움을 대신해주는 셈이니 진정 귀한 책일 것이다.
내 개인적으로 <101가지 말 조교법>이란 책이 반가운 까닭은 꼭 필요한 싯점에 나타나주었기 때문이다.햇수로 9년차 승마인으로서 그동안 인생에서 알지 못하던 말의 세계을 알아나가고 승마가 뭔지 어렴풋이나마 감을 잡는데 세월을 보냈다.말과 지내다보니 반려동물로서 말이 주는 즐거움과 말등에서 느끼는 기쁨이 가장 커다란 행복의 원천이라는 데 전적으로 동의할 수밖에 없어서 앞으로도 승마의 길을 가야만 한다.
한편 칸타와 깐돌이도 제각각 준비가 되었다.칸타는 3살 어린 나이에 자마가 되어  질풍노도의 세월을 거치더니 지금 8살이 되어서는 주인을 무한히 신뢰하고 잔잔한 바다처럼 여유롭고 차분해져서 마장마술을 하나씩 터득해 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또 깐돌이는 얼마 전 만 3세가 지나 바야흐로 승용마로서의 삶을 시작해나갈 출발선에 서 있는 처지이다.갓 태어난 망아지 시절부터 사랑과 정성으로 길러온 깐돌이가   승용마로서 최대한의 잠재력을 꽃피우도록 하는 것이 앞으로 내 승마의 목표가 될 것이다.

내 처지가 아니더라도 오래 전부터 마장마술 공부를 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절실하게 느꼈었다. 우리나라의 승마환경에 비추어볼 때 그렇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좁은 국토에서 그것도 수도권에서 말을 타는 환경은 밖에 나가 안전하면서도 시원하게 내달릴 공간도 없고 하다보니 좁은 승마장 안에서 승마의 즐거움을 느끼며 나아가려는 동기를 부여받으려면 일상적으로 뭔가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도해보아야 한다.
미국에서 호쾌한 웨스턴 승마가 발달하고 몽골에서 신출귀몰한 솜씨로 말타고 날아다니는 문화가 자리잡은 것은 드넓고 거칠 것 없는 자연환경과 무관하지 않다.과거에 만주벌판을 내달리던 고구려인의 기상을 간직한 한국인이 오늘날 그렇게 말을 탈만한 환경은 없다고 보면 딱 맞다. 이런 곳에서 마음만은 고구려 전사처럼 내달린다고 한들 한겨울에 반팔을 입고 돌아다니는 것만큼이나 격에 맞지 않아서 사람이나 말이 다치는 후유증을 남기기도 하는 것이다.
한국땅에서 말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길게 이어나가기를 간절하게 염원한다면 어쩔 수 없이 마장마술이나 장애물을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엘리트승마를 목표로 두지 않는다면 한계는 있겠지만 그 종목 안에서 기수와 말의 기량을 조금씩 업그레이드하여 진화해 나가는 것은 크나큰 성취감과 매 순간 흥미를 끊임없이 불어넣어 주리라 믿는다.
아직까지 우리 승마문화는 구보 배우기가 승마의 절대목표이고 달리고 나면 다 배웠다는 생각을 하고 승마를 그만두거나 더 무리하게 달리는 일에 매진하다가 후유증을 남기기도 하는 분위기가 많아 안타깝다.이는 승마장의 분위기가 많이 좌우하기도 한다.
마장 안에서 앞서 배운 사람들이 경쟁적으로 내달리면 너도나도 다 달리는 것만 추구하는 분위기가 된다.그러나 대부분의 보법을 속보로 채우고 다양한 파노라마를 연출하며 마장마술 연습을 하는 기수가 돌아다니면 모두들 그 아름다움에 넋을 놓고 부러워하게 된다.마장마술을 연습하면 일직선으로 똑바로 나아가기만  수십 번을 해도 성에 안 차고 완벽한 원 하나를 그리기 위해서도 엄청난 공을 들여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이 그런 연습을 하지 않고 밖에서만 바라보면 거 무슨 답답한 짓이 다 있나 속터지는 심정일 것이다.하지만 마장마술의 의미를 알고 개인의 승마발전과 즐거움의 수단으로 삼아 열정을 기울이면 그 매력에 흠뻑 빠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어찌 되었든 어느 승마인이든 마장마술이 자신의 취향이 아니더라도  기본을 터득하기 위해 일상적인 연습을 하는 것이 도리라고 본다.기본기를 갖추는 일은 어느 분야에서건 중요하듯 승마에서도 그렇다는 것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지금까지 왜 한국에서 승마하려면 마장마술을 해야 하는가 나름의 생각을 좀 짚어보았다.새로 출간된 책은 말에 대한 경험도 어느 정도 풍부한 승마인과 그의 말에게 진정한 도움을 줄 것이다.뭐 길게 승마할 사람이라면 미리 책을 사서 틈틈이 보는 것도 미래를 대비하는 의미에서 나쁘지는 않겠다.

새 책은 공짜로 얻은 것이다.정가가 25,000 원인데 승마매거진 정기구독자에게 그냥 보내준 탓이다.승마매거진 발행인이 새 책의 번역자이기 때문이다.정기구독료가 연 60,000 원이고 연간 6회 받아보는 승마잡지이니 승마애호가라면 이참에  정기구독하고 마장마술 책 한권 받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승마매거진 편집부 : 02 - 6357 - 3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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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루이스 글 / 폴린 베인즈 그림 / 햇살과 나뭇꾼 옮김

 


의진이에게 빌린 책이다. 비록 어린이책이긴 하지만 나처럼 판타지장르를 좋아하는 어른이라면 얼마든지 재미있게 읽을 수가 있다.<나니아 연대기> 시리즈는 일부가 영화화되어 나도 두 편이나 보았다.영화도 흥미진진하게 보았지만 <말과 소년>을 읽으니 이 시리즈는 책으로 읽으며 상상력의 필름을 머릿속에 펼쳐가는 재미가 쏠쏠하다.같은 장르인  <반지의 제왕>은 깨알같은 글씨의 내용이 얼마나 방대한지 읽다 지쳐서 그만 영화 나오면 그냥 편하게 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나니아 시리즈물은 작가 루이스가 철저히 어린이를 위하여 어린이를 염두에 두고 쓴 책이다.진실이 사라져버린 위기의 시대에 어린이가 어떤 가치를 깨달으며 살아야 하는지 현실에서 나니아 세계로 들어가 모험에 찬 여정을 겪는 이야기를 통해 그려냈다.
나니아라는 나라는 현실과 병존하는 차원에 속해있다. 이 세계의 1900년이 나니아 1년이다.이 세계의 1949년이 나니아 2555년이니 나니아의 시간개념은 현실과는 좀 다르겠다.주인공인 피터,에드먼드,루시,수잔이 현실과 나니아를 드나들면서 사건이 전개되는데 <말과 소년>에서는 4명의 주인공이 왕과 여왕으로 통치하고 있던 시기를 살아가던 소년소녀와 말들의 이야기쯤 되겠다.
승마인이 단 한 권의 나니아 시리즈를 읽어야 한다면 당연히 <말과 소년>이다.위대한 신 아슬란(사자의 형상)의 땅 나니아는 매우 자유로운 곳이며 인간과 동물이 동등한 자격으로 살아가는데 동물도 모두 말을 한다. 주인공 말인 브레(소년을 태움)와 휜(소녀를 태움)은 나니아에서 태어났는데 망아지 시절에 납치당하여 이방의 땅에서 살아왔다.말을 할 줄 알지만 도망칠 기회를 잃을까봐 그 능력을 숨기고 살다가 나니아로 도망쳐야할 상황에 빠진 소년,소녀를 만나 자기 정체를 드러내고 넷은 친구가 된다.
이야기의 초반 부분이 매우 흥미롭다. 말과 소년이 도망치는데 소년은 승마를 할 줄 모른다.그래서 말의 지도편달을 받아 하룻밤에 열댓 번 떨어지는 곤욕을 치르며 생존형 승마를 배우게 된다. 말이 수장하는 법을 일일이 가르친 후에 뭐라 지도편달 했는고 하니..

" 무릎으로 버티는 거야. 그게 말타기 비법이지.고챙이처럼 꼿꼿이 앉아서 두 무릎을 내 몸에 바싹 붙이고 꽉 조이는 거야.팔꿈치는 몸에 딱 붙이고..." 그러면서도 온갖 비아냥을 서슴치 않는다.

"...사람들이 네가 올라타려고 안간힘을 쓰는 꼴을 보면 내가 무슨 건초더미인 줄 알겠다!...이거야 원 승마경주에서 우승을 하고 기병대의 선두에서 돌격하던 내가 안장 위에 감자 포대 같은 널 태우고 가다니 기가 막힌다,기가 막혀!..."

그 이후로도 소년은 밀가루 포대니 뭐니 하는 소리를 한동안 들어야 했다. 말하는 말 브레는 고향을 떠난 이방을 노예생활이라고 표현했다.나니아에서는 말이 고귀한 존재로서 사람이 당연히 올라타야 할 존재라고 대접하지 않기 때문이다.그러면서도 뒹굴기 좋아하는 자기 버릇 때문에 나니아에 갔을 때 천박하다 놀림감이 되지 않을까 무척 고민하는 면모도 지니고 있다.
나니아에 가서 자유를 얻고 살고자하는 소년은 출생의 비밀을 안고 있었고, 소녀는 정략결혼의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고 용기를 낸 것이었다. 여행중에 만나는 사건과 인물들을 통하여 넷은 몰랐던 삶의 가치를 깨달아간다.

이야기 중에 아슬란은 "눈물에는 눈물,고통에는 고통,피에는 피다."라는 말로써 누구나 자기가 한 일에 반드시 보상을 받거나 대가를 치러야 함을 암시한다.이 말에는 지금 세계가 처한 위기와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를 묻고 있는 것 같다.

많은 부분 잊혀지고 묻혀버린 인류의 고대에는 현 시대처럼 인간이 이토록 자만에 빠져 동물을 노예처럼 다루는 일은 결코 없었을 것이다.연대표에서 말하길 아슬란이 사악하게 변한 주변땅 사람들을 말 못하는 동물로 만들었다고 한다. 인간도 지나간 시간의 한 때에는 동물과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그래서 말하는 말 브레를 통해 드러나는 말의 고귀함과 긍지, 지성미가 신선하고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참으로 모순에 차고 문제투성이의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어른도 갑갑할 때가 많은 이 시대에 고대 신화적 상상력의 힘을 빌어 진리와 정의,성장의 고민을 다룬 판타지동화가 어린이에게 어떤 과학이나 이론보다 지혜를 불어넣을 수도 있겠다.

승마인이라면 말하는 말의 관점에서 브레와 휜의 행적을 따라가보는 독서가 큰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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밋밋한 검정 니트 마스크에 장식을 달았다.

큐빅이 박힌 줄과 꽃문양 장식이다.

마스크의 뒷면..

칸타는 마스크를 쓰고 운동중..

옆모습..

장식하기 전의 마스크

마무리운동 끝나고 등자 걸쳐놓고 스트레칭을..이때 다리가 무척 시원하다. 단아한 마스크..


말의 얼굴에 씌우는 마스크는 운동중에 술이 이리저리 흔들려서 파리를 쫒기도 하고 멋내기소품으로도 활용하는 아이템이다. 작년부터 종종 사용하고 있는데 너무 밋밋한 게 마음에 들지않아 나중에 장식해야지 하고서 미루다가 결국 숙제를 마친 셈이다.
큐빅이 달린 줄은 무대의상 장식용으로 사용하는 재료인데 예전에 동대문에서 비즈,크리스탈 등 별별 장식재료를 사다두었던 것 중에 하나이다.가운데 박힌 꽃은 커텐장식인데 술을 떼어내고 달았다.
장식마스크를 말에게 씌워 밖에서 운동하면 장식이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거리니 갤러리들의 시선을 끈다. 말 또한 훨씬 생동감있게 보인다.
나이든 할머니들의 의상이나 신발에 반짝이가 많이 들어가는 이유는 입는 사람의 기운을 생동감있게 만들어주어서 활씬 활기차게 변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가수나 무용수들에게도 반짝이 의상은 에너지를 끓어올려 폭발하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마찬가지로 승마를 할 때에도 멋진 굴레나,가슴걸이 등의 장식이나 돋보이는 색깔의 안장깔개 등이 기수의 마음을 더욱 활기차게 만들어서 없던 기운도 더욱 북돋아줄 것이다.
한참 운동을 하고 있는데 카우보이 원장님이 다가와 "마스크 참 멋있는데 우리 자연이도 대명항 데리고 갈 때 씌워줘야겠네~"이러신다. 가끔 혼자서도 잘 따라나서는 말 자연이를 타고서 사람들이 모이는 저잣거리에 마실 다니는 취미가 있으신데 기왕 나들이하는 거 말도 좀 치장하고 나가면 말탄 사람이나 구경하는 사람들이나 훨씬 즐거울 것 같다.
말 장식용 마스크는 외승을 자주 다니거나 특별한 날 특별한 기분을 내고싶은 승마인들이 하나쯤 준비해둔다면 간편하게 멋내기용으로 사용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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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르쇼프 원작 / 문정욱 그림 / 조원규 글 / 웅진 책좋아 시리즈

 

주인공의 자태..

 

해피 엔딩...

 


이 동화는 러시아 시인 예르쇼프가 1834년에 러시아의 구전 옛이야기를 장편 시 형식으로 쓴 <곱사등이 망아지>가 원작이다.발표 당시에 큰 인기를 끈 것은 물론이거니와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이야기의 주제가 행복에 관한 보편적 진리를 담고 있기 때문에 시대가 달라져도 읽을 가치가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얻기 원하는 행복을 불러들이려면 서로서로 도와야 하고 내가 먼저 베풀어야 한다는 이치가 <곱사등이 망아지> 전체에 걸쳐서 깃들어 있다.
주인공 이반이 망아지를 얻은 것은 한밤중에 밖에 나가보기 귀찮은 형들을 대신해서 나섰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로 친구가 된 것도 이반이 망아지를 밀도둑으로 몰지 않고 얼마나 배고프면 그럴까 이해해주어서 가능했다.또한 망아지 덕분에 공주도 만나게 되었는데 공주의 반지를 찾아주는 과정에서 고래의 고충을 해결해주니 고래가 반지도 찾아다 준다.이 모습을 모두 지켜본 공주는 이반을 좋아하게 되어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어린이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자신의 행복을 만드는 주체는 자신이라는 것을 알고 세상과 타인에게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는지 잘 표현하고 있으니 참 훌륭한 책이다.

승마인의 행복이라면 말이 기수의 마음을 알고 잘 태워주는 일일 것이다.말이 그리 되도록 사람이 먼저 말에게 다가가 말의 마음을 알아주고 생활의 고충이 무엇인지 헤아려 해결해 주었을 때 말이 가장 바람직하게 봉사하더라는 게 나의 경험에서 얻은 깨달음이니 이 동화의 교훈과도 의미가 일치한다.

그림책을 보는 재미는 그린 이의 독특한 그림세계를 통하여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로 여행할 수 있다는 점이겠다.이 책에서도 달빛 환한 들판과 별이 비치는 들판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새벽 동이 틀 때까지 이반이 말타고 달리는 장면이 표현되어서 잠시 아름다운 환타지에 빠져들게 된다. 어른인 내가 봐도 상상력에 취하는데 어린이라면 더 자유로운 상상를 펼칠 것이다.상상력을 자극하여 활성화시키는 힘으로 인해 한 권의 그림책은 아이의 인생에 핵폭탄과도 같은 위력을 발휘하리라 믿는다.

그럼 상상력이 고갈된 어른은 어쩌냐고요? 현대 사회에서는 잃어버린 문명인의 꿈을 영화가 대신 꾸어 준다. 광활한 들판에서 야생 버팔로와 함께 무한 질주하는 인디언들의 말타는 장면이 나오는 <늑대와 춤을>의 사냥씬은 언제 봐도 압권이다.현실은 이런 저런 구획으로 레이아웃 된 마장에서 대부분 뺑뺑이 도는 운동을 해야 하지만 마음만은 안장도 굴레도 없이 말등에 달라붙어 화살의 속도로 말달리는 인디언 <주먹쥐고 일어서>이다.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ㄲㄲ~정말 멋져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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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츠카 유우조 글/ 아카바 수에키치 그림/ 이영준 옮김/ 한림출판사

 

몽골의 전통악기 '마두금'의 생김새

 

수호라는 소년이 들판에서 갓 태어난 망아지를 데려다 애지중지 길렀다.

 

나쁜 관리가 말을 빼앗았지만 하얀말은 도망쳐온다.

 

수호와 다시 만나지만 상처의 출혈이 심해 말은 그만 숨을 거둔다.

 


이 책은 악기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 소년과 말의 만남과 이별,사랑과 죽음에 대한 내용이다.

수호가 초원에서 홀로 남은 망아지를 데려온다.정황으로 보아 망아지 어미는 출산 후 맹수에게 먹히지 않았나 싶다.수호는 망아지를 사랑과 정성으로 길러서 망아지는 어엿한 하얀말로 컸고,수호를 태우고서 어디든 달렸다. 몽골에 가면 아침부터 밤까지 말을 타고 달려도 초원을 벗어나지 못한다는데 그 광활한 곳에서 언제나 함께 다니던 둘의 교감과 애정은 깊이를 알 수 없는 강물처럼 심원한 것이었으리라.

어느 날 초원에서 말타기 대회가 열렸다.우승자에게 개최자인 원님의 딸과 결혼시켜준다는 큰 상이 걸려있었다. 수호와 하얀말은 어렵지 않게 우승을 했지만 가난한 수호의 처지를 업신여긴 원님은 상은 커녕 말을 빼앗고 수호를 쫒아버린다.재산이나 지위로 상대를 판단하는 원님은 말도 한낱 물건으로 취급한 것이다.그러나 하얀말은 불의에 복종하지 않고 자기를 헌신적인 사랑으로 길러준 수호에게 돌아가고야 만다. 도망치는 과정에서 하얀말은 온몸에 무수한 화살을 맞고 결국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죽게되지만 사랑하는 존재의 품에 안길 수 있어 행복했을 것이다.

슬픔에 빠진 수호의 꿈에  어느 날 하얀말이 나타났다.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슬퍼하지 마. 내 뼈와 가죽과 심줄과 털로 악기를 만들면 난 언제까지나 네 곁에 있을 수 있잖아.
 언제나 너를 위로해 줄게."
마두금은 이런 사연으로 만들어졌다. 수호는 어디든 마두금을 지니고 다녔고 연주하고 있으면 하얀말이 곁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작가가 여기까지만 썼더라도 훌륭한 결말이겠지만 그 뒤로 몇 문장이 더 있어서 이 책의 감동이 더욱 큰 것 같다.

해질 무렵이 되면 양치기들은 한자리에 모여 그 아름다운 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러면 하루의 피로가 스르르 풀렸습니다.

소년과 말의 사랑은 비극적이지만 그 아픔이  승화되어 탄생한 마두금 악기는 고단하고 힘든 세상사람을 어루만져 주었다.마두금 연주가 어떨지 참으로 궁금하다.악기의 생김새로 보아 우리네 악기인 아쟁이나 해금처럼 애잔하고 심금을 울릴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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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이니 생후 11개월 차이다.

 

깐돌은 유순,온화,명랑한 성격이다.이런 깐돌에게도 지킬과 하이드만큼이나 상극인 모습으로 변신하는 때가 있으니 바로 마방에서 밥 먹을 때다.승마장에서 늘 보는 분들에게는 사전 당부를 해서 깐돌이 밥 먹을 때 접근하지 말도록 조치했으나 간간히 당황했다는 제보가 들어온다. 대충 내용은 이렇다.
"글쎄요. 깐돌이가 밥 먹고 있는데 마방 문턱으로 건초가 흘러나왔더라구요.손으로 집어서 던져줄려는데 얘가 귀를 뒤집구 막 쳐다봐요. 귀는 접혀서 보이지도 않아요.얼마나 놀랬는데요.."
건초 한오라기는 딱 부추 한오라기 정도 크기다. 그걸 가지고 "어디 해보자는 거야? " 이런 식으로 나오니 당황할 밖에..
할아버지도 예외는 아니다. 깐돌이가 밥 먹는 모습을 보고 씹는 소리를 듣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인 할방이 마방 앞에 가면 깐돌이 머리를 처박고서 밥을 먹다가도 갑자기 확 덤비며 "우 씨~ 내거야!" 하고 으름장을 한 번 놓고 나서야 다시 먹기에 몰두한다. 먹을 것에 포한이 질 수밖에 없었던 그때 그 시절의 한 장면은 다음과도 같다. 



이 시절 승마장에서는 말들에게 아침,저녁 두끼만 주었다.끼니 사이가 12시간이니 말들이 얼마나 배고프고 무료했을까 싶다. 양을 더 주지 않더라도 두끼분을 세끼로 나누어 주었더라면 말의 위장과 정신에 훨씬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리하지 않은 것은 관리의 편의성을 도모하여 일을 줄이자는 것이다.하루종일 풀을 씹으며 지내는 자연상태의 말생활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어서 말에게 이런 대우를 해주고도 사람에게 봉사를 잘 하라고 바랄 수 있는지 모르겠다.

망아지는 자라는 육성마이므로 하루종일 배고프다. 먹고 뒤돌아서면 또 출출할 것이다. 그래서 깐돌에게 시시때때로 간식 날라다주는 일이 지구의 평화나,세계 경제의 회복같은 문제보다 나에겐 더 중요한 일이었다. 간식을 들고갈 때는 주변에 나돌아다니는 말이 없는지 확인했어야 하는데 이날은 사료 부어주자 어디선가 바람이가 바람처럼 나타났다.그리곤 뒷골목에서 만난 초등학생 삥뜯는 깡패처럼 깐돌이 머리를 저리 치우라며 으름장을 놓고 허겁지겁 망아지몫의 사료를 먹기 시작했다. 깐돌에겐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이 상황이 매우 재미있는 것은 바람이의 갈등하는 심리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바람이는 깐돌이가 칸타가 낳은 자기 조카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보호하고 편들어주어야 하는 존재라 여기고 있다.허나 저 자신도 배가 고프고 먹을 건 눈앞에 있고해서 안 먹을 수가 없어 먹긴 하지만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바람이 성격으로 보아 다른 만만한 상대였다면 아예 저 멀리 쫒아버리고 얼씬도 못하게 했을 것이다.하지만 눈앞의 깐돌에겐 차마 그럴 수가 없다. 이 광경을 보고있던 나나 할방도 이 상황에 끼어들어 바람이를 밥그릇에서 떼놀 수도 없다. 말들 사이의 일에 사람이 개입할 일 아니라는 원칙도 작용했고,바람이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애마가 아니던가! 그래도 할방이 "안돼!" 하며 주의를 던질 때마다 바람이는 자기 행동을 멈추려는 몸짓을 한다.그러면서 '어.. 이러면 안 되는데 안 ..되는데 내가 왜 계속 이러지? 나 꼬맹이 밥 뺏어먹고 싶지 않단 말이야.난 몰라 몰라!' 이 순간의 바람이는 세익스피어의 작품에 등장하는 첨예한 갈등에 사로잡힌 인물로서도 손색이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바람아 미안하다.다 엄마 잘못이다'
아이의 건강을 생각해서 엄마가 아이에게 쿠키를 먹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선 쿠키 접시를 아무 생각 없이 보이는 곳에 놓고 외출했다. 아이는 갈등하며 괴로워하다가 결국 쿠키를 먹는다. 그리곤 죄책감에 사로잡혀 엄마가 돌아왔을 때 흐느끼며 잘못했다며 고백한다.바람이와 내가 꼭 이런 상황에 빠진 것만 같다.

결국 내가 상황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깐돌사료를 다 먹어치운 바람이는 어디로 보내고 다시 사료를 가엾은 깐돌에게 주었다.



그래도 놀란 가슴은 쉽게 진정되지 않는 모양이다.깐돌은 밥을 먹으면서 초조한 듯이 앞발로 장단맞추듯 간헐적으로 긁으며 부리나케 먹는다. 또 어디선가 괴한이 나타나 제몫의 소중한 밥을 빼앗아먹을지 도무지 안심할 수 없는 까닭이다. 이날은 마침 비오는 날이었고 깐돌은 몸통으로는 비를 맞으며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제 몫의 밥을 얼른 제 위장속에 안전하게 옮기는 일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아이들에게 밥주는 임무도 완수하고나니 내 마음은 한결 여유로와졌는데 때마침 해피네 마주 부부가 마장에 왔다. 온 대기가 축축하니 말 타기는 좀 그렇고 해서 해피와 우리 말 셋을 마장에 풀어놓고 이놈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구경하며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경마장 마주가 아닌 승마장의 마주 개개인은 이런 사람들이다. 비가오나 눈이 오나 자기 말을 자식들처럼 아끼고 돌보며 그들과 더불어 웃는다. 좋은 날과 흐린 날을 가리지 않고 말과 생활하기 위하여 마장에 드나드는 진정한 마주들로 인하여 승마장은  말과 사람이 소통하는 생기 넘치는 공간으로 변모한다.

좁은 공간에 갇혀 있다가 넓은 곳에 나오게 된 말은 순간 희열에 차서 꼬리를 치켜들고 환희의 뒷발질을 날리며 마구 질주를 한다.따라서 갇혀있던 말을 풀어주는 그 타이밍엔 사람이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야만 한다. 또한 신들린 질주를 하느라 눈에 뵈는 것이 없는 말이 아무데나 부딪혀 다치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위험한 것은 치워야 한다. 미처 치우지 못한 찌그러진 캔이나 철사 같은 것이 말을 다치게 만들기도 한다. 아직 우리에 갇혀있는 말들은 쳐다보며 부러워한다. 마음 같아선 이들도 풀어주고 싶지만 그럴 순 없다. 모든 말들이 나와 엉키면 다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말들은 승마장이나 어느 개인의 소유이므로 함부로 꺼낼 수가 없다. 그러므로 주인이 오지 않는 말은 어쩔 수 없이 감옥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고 , 말을 소유한 사람은 말 운동시키러 뻔질나게 드나들다 보니 운동도 더 열심히 하게 되고 말에 관해서도 점점 해박한 앎을 얻어가게 되는 이치다.

비오던 날로부터 몇 날이 흘러갔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깐돌은 할머니표 간식을 받아먹는데...



누가 올세라 부리나케 먹으면서 앞다리는 바닥을 긁고있다. 깐돌의 초조한 심리가 나타난 다리로 바닥긁기 행동은 한동안 껌딱지처럼 들러붙어서 밥만 먹으면 그 동작이 자동실행 되었다.그러다 세월이 흘러 더는 나타나는 도적이 없자 그 행동은 그만 두었는데 지금도 경계심은 남아 마방 앞에 누가 나타나면 일단 한번 으름장을 놓게 되었다는, 알고보면 가슴 아픈 사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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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자기 색깔을 지닌 동물 친구들..


 

작가는 어린이에게 자기 개성을 가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어린이에게 일깨워주기 위하여 친근한 당나귀를 내세워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나간다. 가만 생각해 보니 당나귀처럼 호감형에 개성만점인 동물이 있을까 싶은데 유명한 캐릭터 상품 중에 당나귀가 없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혹시 있는데 내가 모르는 걸까?

어린이가 자라면서 '나는 누구인가?' 라는 물음을 가지며 자아가 형성될 무렵에 주변 어른들은  본보기가 되기도 하고 형제나 친구는 비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그럴 때 개별 존재들은 모두 개성을 갖고 있으며 거기서 비롯된 각각의 다른 빛깔들이 어울려 이 세상을 아름답게 구성한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

주인공 덩키덩키는 자신의 커다란 귀가 못마땅하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주변 동물들에게 물어봤더니 모두 자기 스타일 귀가 최고라며 조언을 하는 통에 덩키덩키는 따라해 보지만 그때마다 이런저런 문제에 부딪혀 결국 제 귀가 가장 아름답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는 내용이다.

어린이가 책을 읽고나서 자기만의 개성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그 개성 때문에 나타나는 장점이 어떤 것일까 알아본다면,점차 자신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가 가득해져서 매사에 자신감이 넘치는 어린이로 자라날 것이다.한마디로 자존감이 충만한 아이다.성인이 되어서도 자존감이 없는 사람은   아무리 지위가 높고 부유하더라도 참으로 내면이 빈곤하다.사람이 자존감을 갖지 못하면 어쩔 수 없는 열등감 때문에 권력이나 부, 기타 등등으로 자신을 포장하여 허황된 자만심에 빠지기도 하며 ,내면의 나약함과 빈곤을 감추기 위하여 타인에 대해서도 공격적이거나 방어적인 경향도 보인다.그러면 자신도 힘들고 주변 사람들과의 갈등도 끊이지 않을 것이다.이밖에도 심리학적으로 분석하면 연관된  부정적 요소는 얼마든지 많다. 그러므로 어린이가 자신을 충분히 긍정적으로 믿도록 자라나게 하는 일은 개인들이 모여 만드는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적 효과면에서 어린이가 <덩키덩키> 같은 동화책을 많이 읽고 자란다면 걱정할 일이 없겠다. 요즘은 구나 동에서 운영하는 공공도서관이 많아 어린이가 좋은 그림책을 접할 기회가 많다. 어른들이 할 일은  도서관 나들이를 마트 놀러가는 것만큼이나 일상적인 일이 되도록 어린이의 손을 잡고 이끌어주는 것이다.

덩키덩키와 똑같이 생긴 노틀담 재활승마장의 당나귀 장금이..

재활승마 수업 도중 잠시 휴식중..

장금이가 특별히 주는 것 없는 데도 어린이들은 호감을 느낀다.동화주인공으로는 딱이다.

 


승마계에서 가장 자주 오르내리는 말 중에는 '승마하는 사람들 참으로 말 많다.' '승마하는 사람들 참 개성 강하다' 는 말들이 있다. 두 가지 모두 서로 일맥상통하는 말이다.열 가지 색깔을 가진 사람들이 열 가지 안경을 통해서 승마를 바라보니 열 가지 견해가 쏟아져 그 모든 말들을 귀담아 들어보면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그래서 한 번이라도 머리 아파본 사람들이 쓰는 말이 아닌가 싶다. 아직까지  승마인  대부분은  사회 각 부분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여 뭔가를 이루고 그에 따르는 경제력도 누리는 분들이다.한편으로 운동 파트너인 말도 규격화된 공산품이 아니라 제각각 유기적 생명체라 개성과 능력 다 다르다.이런 사람과 말이 모여 함께 운동하는 승마장은 개성과 개성이 만나 어울어지는 향연장이나 마찬가지다.그런 고로 승마장에서 가장 필요한 미덕은 '조화'라고 생각한다. 나의 잘난 개성을 티나게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튀지 않게 나를 절제하면서 다른 빛깔도 제 빛을 내도록 자리를 내어주는 것이다. 조화를 이루려면 나를 둘러싼 주변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필수적이며 이러한 덕목은 승마가 가르쳐주는 도리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자기 목소리가 너무 높지 않았나 성찰해보고 주변도 살펴보아야 한다. 승마의 길을 여전히 걷고 있는 나 자신에게 되뇌어 본다.조화의 미덕을 실천하는 길은 쉽지가 않지만 늘 놓치지 않도록 해야만 한다.

베어 하트의  <인생과 자연을 바라보는 인디언의 지혜> 에 나오는 말..

어렸을 때 나는 이렇게 가르침을 받았다. <아들아,인생에서 아름다움을 얻는 길은 조화를 통한 것이다.주위의 모든 것들과 조화를 이루어라.하지만 무엇보다 먼저 자신과 조화를 이루어라.앞으로 네 인생에서 많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그중에서 어떤 것은 좋고 어떤 것은 나쁠 것이다. 사람들이 비난을 하고,어떤 사람은 네 인생을 통제하려 들 것이다.하지만 '조화'라는 그 말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네 인생을 아름답게 만들 것이다.>


윗 구절은 <아름답게 걷자>라는 요지의 연설문 일부라고 한다.
 
기왕 말 타고서 걷는 걸음이라면 조화라는 의미를 아로새겨 아름답게 걸으면 좋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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