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돌할망의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책 3탄이다.


동물과 이야기하는 여자
국내도서>자연과 과학
저자 : 리디아 히비(Lydia Hiby) / 김보경역
출판 : 책공장더불어 200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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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히비는 이 책을 통하여 세상 사람들이 동물과 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비웃거나 무시하는 일이 줄어들기를 바라고 있다.동물들은 사람과 대화를 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을 믿기만 한다면 누구나 놀랍게도 대화능력이 살아난다는 것이다.즉 동물과의 대화능력은 모든 사람에게 내재해 있지만 사용하지 않아 퇴화한 능력쯤 되겠다.

사실 리디아는 처음부터 애니멀 커뮤니케이터가 아니었고 오히려 사기꾼이라고 생각할 정도였다.그녀는 어려서부터 말 목장에서 알바도 했고 자라서는 낮에 수의간호사를 하면서 말 목장 관리자로 일하는 동안 이미 나름의 동물대화를 하고는 있었다.그러나 동물과 말을 트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는데 운명이었는지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스승을 만나면서 그녀의 재능을 꽃피워서 그후 20 여년 동안 수많은 동물과 대화를 나누었고 그 내용이 바로 <동물과 이야기하는 여자>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나도 승마를 하기 전에는 주변에서 개나 고양이 기르는 사람이 자기 애완동물이 말귀를 다 알아듣는다고 하면 겉으로 내색은 안해도 속으로는 피식 하고 말도 안된다 여겼었다. 그러다 승마를 하며 말과 지내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말이 내 말을 알아듣고 속으로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의심을 하게 되었다.  말이 어느 정도 말을 알아듣는지 리디아 히비의 얘기를 들어보자.

리디아 히비가 다니엘이란 말을 만났을 때 슬픔,불안,분노,공포의 마음을 느꼈다. 그러나 그 말은 "내 인생은 이제 끝났어."라는 말만 하고는 일체의 대화를 거부했다.너무나 강렬한 인상을 떨칠 수 없어 리디아가 주인 로빈에게 저 말에게 무슨 사연이 있느냐고 묻자 그의 말인즉슨 다니엘의 오랜 마주가 만성 심장병을 앓다가 죽음을 예감하고 로빈에게 자기 말을 맡기고는 이틀 전에 죽었다고 했다.신기한 것은 마주의 죽음을 다니엘에게 알린 바는 없었는데 다니엘은 상황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그러니까 다니엘은 세상의 전부인 주인을 잃은 충격과 미래에 대한 불안에 휩싸여 있던 것이었다. 리디아는 로빈더러 다니엘한테 가서  앞으로에 대한 이야길 해주라고 부탁하는데 로빈은 당연히 황당해 한다. 리디아의 대화 지침은 다음과 같았다.

" 어떻게요? 사람에게 하듯 인간의 말로 얘기하면 돼요.진심을 담아서.그러면 다 알아들어요.앞으로 다니엘은 당신과 함께 살 거란 얘기도 해 주세요.참, 다니엘의 인생이 끝장난 게 아니라는 것도 꼭 얘기하셔야 해요. 그러니까 지금은 실컷 슬퍼해도 된다고도 말해 주세요."

그러구서 리디아가 한바탕 돌며 말들과 상담을 하고 돌아오니 다니엘이 얼굴을 내밀고 질문을 퍼붓고 난리가 났다.

"로빈이 내게 한 말이 사실이야? 로빈이 그러는데 이제 나는 자기의 새 가족이고,지금까지 아빠와 내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서로 사랑하면서 살 수 있을 거래. 믿어도 되는 거야? 정말이지?"

위의 에피소드는 말이 사람의 언어를 정확히 알아듣는다고 밝힌 셈인데 나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 말이 뭘 알아듣기는 해도 감정을 읽고 어렴풋이 느끼는 거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참 놀라웠다. 리디아 히비는 이 책 어디선가 처음 애니멀 커뮤니케이터가 되었을 때 동물이 하는 말이 그토록 분명하게 들린다는 점이 놀라웠다고 털어놓는다.

말이 말귀 알아듣는 또 다른 에피소드 하나...

늘 성적이 지지부진하던 신통잖은 경주마가 하나 있었는데 어느 날부터 우승을 하기 시작해서 갑자기 왜 그런 건지 궁금하다며 상담 의뢰가 들어왔다. 리디아가 말과 대화를 해보니 말이 하는 소리가 어느 날 자기랑 기수가 경주 끝나고 산책 나갔는데 때마침 경주마 하나가 심장마비로 죽어 마구간 밖으로 끌려나오고 있더란다. 놀란 말은 걸음을 멈추었는데 기수가 말에게 귓속말로
"너도 좀더 빨리 뛰지 않으면 저렇게 죽게 될 거야!" 하고 속삭이며 장난을 쳤다.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말은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에 경주 때마다 죽어라 뛰어서 우승을 했던 것이다.
이 말을 들은 기수는 거의 뒤로 자빠질 뻔 했다.

"이 녀석이 정말 그렇게 말해요? 세상에..... 내 말을 알아들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정말로 그렇게 말했단 말이에요? 시기적으로 따져보면,음..... 이 녀석이 우승을 하기 시작한 게 그러니까...정말 제가 그 말을 한 시기랑 ...딱 맞네요,세상에!"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나도 말이 사람 말귀를 알아듣는다고 작정을 하고서 말에게 많은 말을 들려주는 편이다. 애마 칸타빌레는 세상이 온통 무섭게만 보이는   겁덩어리라 쉽사리 불안과 공포에 따른 흥분에 휩싸이기를 잘한다. 그래서 어떤 상황이 있을 때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엄마아빠는 왜 그리 하려고 하는지를 자세하게 설명하며 양해를 구하기도 하고 부탁도 한다. 물론 칸타가 그 말을 알아들었는 지는 확인할 방법은 없다.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엄마에 대한 신뢰를 쌓아나가며 더욱 두터운 애정을 보인다는 점은 확실하다.

승마인이 말이 말귀를 알아듣는다고 인정했을 때 손해볼 것은 하나도 없고 오히려 이득이 더 많다.
말이 알아듣는다고 인정했을 때와 아닐 때 승마인의 행동은 엄청나게 달라진다. 말이 먹통이라고 생각하면 기승자의 요구를 그저 강제적으로 행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지만 , 말의 소통능력을 전제로 했을 때는 말이 알아듣고 자발적인 능력을 발휘하여 스스로 협조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말은 사람보다 어마어마하게 힘이 세서 말을 듣지 않기로 마음 먹는다면 통제할 수도 없고 ,말이 털어버리겠다고 마음 먹으면 사람은 잔등에 붙어있을 수도 없다. 그러니 제압이니 길들이기니 하는 말일랑 인간의 오만함에서 비롯된 착각은 아닌 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차라리 말 스스로 정말 사람을 태워주고 싶어서 그러는 게 행복해서 태워주도록 마음을 얻어내는 것이 더 지혜로운 방법이 아닐까 한다. 상대의 마음을 얻어내려면 대화가 기본이지 않은가?

리디아 히비의 말로 이 글의 결론을 대신하고자 한다.

인간이 말보다 힘이 세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그들보다 현명하지도 지혜롭지도 않으니 길들였다는 표현은 옳지 않다.그렇다면 인간은 무슨 복으로 이 크고 멋진 동물과 함께 살 수 있었을까? 정답은 바로 말이 인간을 그들 무리의 한 일원으로 인정해 줬기 때문이다.고맙게도!

말의 시선으로부터 흘러나오는 감정을 마음으로 느껴보세요...

말 옆에 서서 가만히 다정한 목소리로 대화를 하세요... 이 멋진 친구는 당신이 얼마나 길게 말을 이어나가도 다 들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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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편에 출연한 공무원 당나귀..' height=426>

제목,지은이,출판사가 아주 잘 보이네요..

결국 이야기를 다 읽고나면 세상에 가족과 함께 하는 삶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는 결론과 마주치게 된다.



당나귀 캐릭터는 어린이에게 무척 인기다. 토끼에게도 결코 꿀리지 않을 커다란 귀와 순하고 평화로운 얼굴이 자꾸 시선을 잡아끌어 쳐다보고 있노라면 살그머니 웃음이 배어나오고야 만다.우리나라에서야 어린이가 일상적인 공간에서 당나귀와 마주칠 일이 거의 없지만 지구촌 곳곳에서는 당나귀가 여전히 인간과 희노애락을 함께 하며 살아가니 어린이들이 느낄 애정도 클 것이다.
어린이 동화에서 흥미로운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스토리에 붙들어두는 힘은 당연히 등장인물의 캐릭터일 것이다.어른조차 어떤 상품을 떠올릴 때 그 상품보다는 광고에 나왔던 스타의 이미지가 더욱 강렬하게 떠오른다. 그러다 보니 호감 만점의 동물이 등장하여 이끌어 나가는 동화라면 어린이에게 즐거움을 안겨주면서도 유익한 사람살이의 덕목을 가르칠 수가 있겠다.
이 동화의 구조는 행운의 만남과 뒤이어 찾아오는 가족과의 이별,아픔,그러나 감동적인 가족과의 재회로 이루어진다. 실베스터가 마법의 조약돌을 줍고서 금방 바위가 되어 버렸을 때 어른이 읽어주다가 잠시 책을 덮고서 그 다음이 어떻게 될 지 한번 상상해 보라며 어린이가  나름의 뒷이야기를 지어보도록 이끌어 간다면 좋을 것이다.
세상엔 조약돌과 같은 욕망의 상징이 많다. 로또 당첨,재벌과의 결혼,유산 상속 등등.. 이 책의 작가는 실베스터가 마법의 조약돌을 주워서 얼마나 행운을 얻었는지가 아니라 오히려 조약돌 때문에 가족과 이별을 하게 되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처지에 놓이도록 설정한다. 이 지독한 상실이 있었기에 다시 가족과 만났을 때 세상에서 가장 큰 행복을 맛보았고 마법의 조약돌 따위는 당나귀 가족에게 하잖은 물건 외엔 아무 것도 아니다.

미취학 어린이라면 읽어주기에 알맞고 저학년 어린이라면 다 읽고나서 '나도 어떤 행운을 가졌었는데 그것 때문에 불행한 경험을 한 적 없었나?" 에 대하여 이야기 해보고 '행복이란 무엇일까?'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모아보면 좋겠다.

2011년 2월21일 방영편.' height=426>

터키의 어느 시에 소속되어 환경미화원과 다니며 하루종일 쓰레기를 주워담아 하치장에 쏟아부어야 일과가 끝난다. 정말 사회를 위하여 너무나 중요한 일을 묵묵히 해내니 착하고 기특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당나귀 한마리당 감당하는 운송량은 100 ~ 200kg이라고 하니 놀랍다. 게다가 동물운송 방식이므로 연간 지구적으로 절감되는 탄소량은 얼마나 클 것인가? 당나귀는 지구온난화를 낮추는 효자노릇까지 하고 있다.

나로써는 이 공무원 당나귀의 복리후생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4대보험이나 연금,또는 퇴직금의 혜택은 있는지 ..하는 일 때문에 스타일이 폼나지 않아 그렇지 배도 빵빵하고 표정도 찌들어보이지는 않아 다행이다.

환경미화 공무원 이전에는 마트(?)에서 주문받은 생필품 배달 당나귀가 나왔었다. 높은 계단과 골목을 오르내리며 사람 일을 대신해주니 터키 사람들은 당나귀를 없어서는 안될 귀한 존재로 여기고 있었다.

와 같은 책을 더 많이 읽게 되고 출판사에서도 당나귀 나오는 책 뭐 없나? 알아볼 것이다.' height=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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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 애너 스웰 /글쓴이 : 로빈 맥킨리 / 그린이 : 수잔 제퍼즈 / 옮긴이 : 정회성 / 출판사 : 동쪽나라


도서관에서 블랙뷰티를 만났다. 어린이열람실에 뭐 없나? 하고서 눈으로 훑어가다가 어느 곳에서 말 눈동자가 강결하게 응시하며 '날 그냥 지나쳐서는 안되죠' 불러세우는 바람에 꼼짝없이 사로잡히고야 말았다.
놀라운 것은 이 책이 1877년에 처음 출간되었다는 것이다.지금으로부터 134년 전의 이야기다.원작자는 어려서 다리를 다쳤기 때문에 평생 말을 타고 다녔다.죽기 한 해 전에 달랑 이 작품 하나만을 남기고 생을 마감했다.원작자가 평생을 함께 친구로 살았던 말 친구의 이야기를 세상에 던지고 간 것은 이후에 태어날 모든 말들을 위해 크나큰 선물이 된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 블랙뷰티는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낸다. 그러다 아름다운 시절이 다 가고 일을 시작한다. 그 시절에는 자동차가 해야 할 일을 모두 말이 맡아 해서 하나의 일꾼으로서 사람도 태우고 짐도 실어나르며 노동력을 제공해야 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말의 처지에서 공통점이 있다면 어떤 주인을 만나느냐에 따라 말팔자가 달라진다는 것이다.블랙뷰티도 평생에 걸쳐 수도 없이 많은 주인을 만났는데 결국은 두 부류이다. 친절맨과 악독맨.블랙뷰티는 좋은 유년기를 보냈기 때문에 품성이 좋아서 자기 앞에 어떤 시련이 와도 참으며 최선을 다하는 말이다. 반면에 친구인 진저라는 암말은 어려서부터 황량하고 삭막한 환경에서 자라 성격도 포악해졌다. 블랙뷰티나 진저나 결국엔 몸이 망가질 대로 망가져서 거의 폐품이 되어간다.막바지에 이르러 진저는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고 블랙뷰티는 친절했던 옛주인을 다시 만나 나머지 여생을 행복하게 보낸다는 이야기다.
애너 스웰은 인간이 말에게 대하는 태도와 행위에 따라 말이 얼마나 고통스럽고도 불행해질 수 있는지 말입장에서 생생하게 보여준다. 재갈이나 굴레 등의 마구 일체가 주는 불편함에서부터 사람의 이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가하는 수많은 물리적 압력이 기름을 짜내듯 말의 생명력으로부터 끝모를 고통을 짜낸다. 고통을 견디다못해 죽음을 바라던 진저가 드디어 눈을 감고 수레에 실려갈 적에 블랙뷰티는 진심으로 진저가 죽었기를 바란다.그래야 비로소 쉴 수 있게 되므로... 스토리가 진행되어가는 대목대목엔 이렇듯 말 편에 서서 그들의 아픔을 응시하는 작가의 연민과 애정이 배어있다.
이 책이 처음 나왔던 시대는 흑인조차도 가축과 다름없는 취급을 받았던 시대여서 인권이란 개념조차 없었을 텐데 사람이 기르는 동물에 대하여 이만한 시선으로 바라본 것은 가히 혁명적인 수준이었겠다.그렇다면 지금은 어떤가? 아직도 동물에 대한 야만적인 행위는 멈춰지지 않았다. 오히려 동물실험과도 같이 은폐된 채로 교묘하게 숨겨져서 자본주의의 논리에 충실하게 봉사한다. 어쩌다 <동물자유연대> 사이트에 들러보면 눈뜨고 볼 수 없는 동물의 고통들이 넘쳐난다.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말은 길거리에서 운임을 받고 손님을 태워야 하는 생활 따윈 없지만 사람의 의식수준이 진보하지 않는 한 불행하기는 매한가지다.난 이 순간에도 블랙뷰티나 진저와 같은 말을 승마장에서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산전수전 다 겪고 나이가 든 말의 얼굴엔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모르긴 몰라도 살아오면서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을 더 많이 겪었을 것이다.
그러나 애너 스웰의 간절한 바람이 100년도 훨씬 넘어 나의 가슴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듯 나 한 사람의 태도야말로 세상을 변화시킬 힘을 보태리라 믿는다.이런저런 인연으로 말과 연루된 행복하고 선택받은 사람이라면 자신의 말에 대한 윤리의식에 대하여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블랙뷰티>는 어린이에게 생명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가르치려는 의도로 출간되었지만 모든 승마인이 승마에 입문하면서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바람이 있다면 전국의 모든 승마장마다 연필 세밀화가 아름다운 이 책이  한 켠에 비치되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블랙뷰티의 행복한 어린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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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10일의 기록이다.밥을 잔뜩 먹고서 올챙이처럼 볼록 튀어나온 배를 주체 못하고 이리 뒹굴,저리 뒹굴 모양새가 천하태평이다.

드러누워 뒹구는 것도 힘들어지자 반쯤 몸을 일으켜 쭈그린 자세로 꾸벅꾸벅 조는 깐돌 주니어..이 당시 깐돌은 정오에 낮밥을 먹고는 3시 무렵까지 늘어지게 낮잠자는 일이 정해진 일과였다.옆에서 운동하는 말들이 모래를 튀기며 구보로 달리든 말든 참 잘도 잤다.

마방을 지나가다 보면 성마도 이런 자세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말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편안한 자세가 아닌가 싶다.

졸립고 몸이 늘어지니 머리가 무거워져서 땅에 세워놓았다. 그 다음엔 꾸벅꾸벅 조는 리듬에 맞춰서 머리가 이리 기우뚱,저리 기우뚱 할 것이다.

음냐음냐~ 맛있는 걸 먹는 꿈이라도 꾸는걸까? 옆방에서 칸타가 제 새끼 잘 있나 쳐다본다..

그.그런데..어떤 신호가...

아무래도 일어나야겠다.. 말이 일어설 때는 먼저 앞발로 버티어선다.


아직 비봉사몽이라 깐돌은 쉽게 몸을 일으키지 못하고 비실거리며 안간힘을 쓴다.

휴우~ 일어났으니 자세를 잡아야지..

자세를 낮추어 뒷발굽은 발레리나처럼 발굽끝으로 간신히 서고 꼬리는 최대한 들어올린 후에 ..발사~

쉬가 다 나왔나?

어~ 시워언~ 허다!!!


깐돌의 유년시절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던 방은 얼기설기 끊어졌다 이어진 철망 울타리가 둘러쳐진 돌투성이 흙바닥이었다.
사냥활동을 하기에 적합하도록 유연한 몸을 가진 개와 고양이에 비해서  말은 일어났다 앉았다 하는 동작이 꽤 어색하고 불편
해 보인다.

그러다보니 맨땅에서 생활하면 앞겨드랑이나 뒷꿈치 같은 곳이 늘 까지기 일쑤였다.내가 후시딘 연고 같은 것을 늘 상비하고
다녔던 이유이기도 하다.오늘은 여기가 까졌는데 내일은 거기가 아물고 다른 곳에 상처가 나고 해서 꼭 상처와 숨박꼭질 하는
것만 같았다.

말을 사육하기에 너무 열악했던 이 시설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었다면 깐돌이가 야생에서처럼 자연과 호흡하며 지냈다는 거다.
비오면 비맞고,바람불면 바람맞고,눈오면 눈맞고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새들과 벗하며 떠오르는 태양과 달을 바라보며 자란 것
이다.

그런 걸 보면  어떤 비극적인 상황일지라도 한줄기 빛과 같은 축복은 꼭 깃들어 있으니 삶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생각해보아도 누추한 환경에서나마 잘 먹고 무럭무럭 몸집을 불려 미래의 승용마로 적합하도록 자라주었던 깐돌이에게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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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요 승마매거진 편집부 연락처는 02 - 6357 - 3113


우리나라에서 발행되는 전문 승마잡지인데 두 달에 한 번 나온다.지나간 어떤 호는 내용이 너무나 부실하여 실망을 하기도 했는데 이번 호는 새해 첫 호여서인지 내용을 알차게 담아내려고 편집부에서 고심한 것 같다. 특히 Horse Training에 관한 내용이 많아 깐돌네의 관심을 더욱 끌었다.주요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겠다.

INFORMATION - 승마와 골프의 결합, 폴로 (어느 인터넷 동호회의 폴로 체험기)

한국의 토종 명마, 제주마 살리기

DREAM LESSON - Basic Horse Training 1
                       (말을 편안하게 하라 / 부조에 대한 응답 / 접촉 받아들이기 / 롱 앤 로우(스트레칭) / 하프 홀트(리밸런싱     과 수축) /이행 / 미디엄 걸음걸이 )

DREAM LESSON - Basic Training 2
                       (다양한 훈련장비에 대하여)

SCHOOLING - 말과 포니의 혈통

말에 대한 연구 (말의 행동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참된 가능성을 개발하기 위하여)

DREAM LESSON - What's a Transition

위의 내용 중 <말에 대한 연구>에서 말의 성격을 평가하여 5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열거한 도표가 흥미로웠는데 당연히 칸타와 깐돌의 성격유형이 어디에 해당되는가가 궁금해서였다.5가지 유형이란 지나친 흥분에서 지나친 무기력까지 정도에 따른 성격 특성인데 중간유형이 가장 바람직하다.깐돌은 어린 말의 바람직한 행동유형 표본이었다. <평온><온순><안정><경계함><사교적><건강함>이 그것이다.
반면에 칸타는 예전에 <질주><극도로 민감함><기운이 펄펄함><반항><신경질> 같은 극단적,덜 바람직한 행동유형에 속하는 항목이 많다가 <순조로움><열중><신뢰><수용><평온> 등의 novice horse 해당 바람직한 항목이 많고 아직 훈련마의 <자신만만><용감함>에는 도달하지 않은 것 같다. 칸타의 나이를 생각한다면 이제 8살 되었으니 10살이면 매사에 바람직해지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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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돌은 생후 6개월차다. 실크보다 부드러웠던 밤색털이 두툼하게 자라나 털강아지처럼 한없이 귀여운 시기였다. 마침 옆방에 젤라이모와 인사를 나눈다."이모 안녕?" "아가 안녕?"

"할아버지 갑갑해요~ 나가서 놀고 싶어요~"

"깐도올~ 니 엄마는 바쁘니 수수깡 먹고 재미나게 놀아라~" 그림자에 비친 깐돌의 배가 터질듯 볼록하다. 대마장 옆으로 옥수수밭이 있었는데 추수한 뒤에 수수깡을 베지않아 겨우내내 깐돌의 군것질거리가 되었었다.깐돌은 먹을 걸 입에 물고 돌아다니는 버릇이 있다. 시작은 이때부터인 것 같다. 아이들처럼 망아지도 입이 궁금하지 않도록 입에 뭔가를 항시 물려놔야 어른들이 편하다.

엄마는 또 할머니를 태우고 삥삥 돌고 있군..난 하나도 재미없는데 나랑 놀아주지도 않구서 이잉~..

엄마말이 할아버지랑 할머니는 저렇게 타는 걸 좋아한다는데 정말 좋은가? 참 이상도 하지..

마장 울타리 옆으로는 차가 노상 지나다녀 가끔 깐돌을 놀라 질주하게 만들었다.승마장 정문에서 손을 흔들면 시내버스가 서주기도 했다.한때 관리인으로 일하던 김씨 아저씨가 버스기사로 취직했는데 말타고 걸어가다가 시내버스 창문이 열리면서 " 어이~ 안녕허시요? 시방 타고 간 놈이 누구랑가요?" 하며 웃으며 묻곤 했었다.말타고 가다가 버스에서 아는 사람 만나 인사나누던 추억이 다 있었지..

이 겨울에도 칸타는 스태미너가 철철 넘쳐서 사실 나는 절절 매며 타는 중이다. 회원 한 분이 "칸타 스태미너 좋으니 얘 하나 더 낳아도 되겠네!" 이러셔서 그런 무시무시한 소리는 하도 말라며 손사래 쳤다.



나도 크면 할머니를 태워 줄 거야!

할아버지는 더 많~ 이 태워줄 거야! 깐돌이가 이렇게 결심했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이 시절 깐돌의 속마음에 이런 꿈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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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보이는 마방은 지난 겨울 깐돌이가 지냈던 방이다. 사면이 막혔지만 지붕이 없어

추울까봐 바닥에 보온덮개를 깔고 정미소에서 퍼 온 쌀겨를 두툼하게 깔아주었었다.

할방은 그 방에 날마다 드나들면서 똥도 치워주고 물도 주고 극진히 보살펴 주었다.

깐돌이는 할아버지가 늘 삽자루를 들고서 자기를 찾아오니 그 삽자루마저 정다운 친구나

장난감으로 여겼던 모양이다. 그래서 틈만 나면 삽자루쇼를 공연했는데 동영상으로 찍어

두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어쨌거나 말도 어렸을 때는 갖은 놀이를 궁리해서

재롱을 피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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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마가  매우 위험하다는 인식은 세상에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그래서 승마를 배우려다가

 포하거나 주저하는 배경에는 우리나라 승마선수인 김형칠 씨의 사망이나 슈퍼맨 크리스

토퍼 리브의 전신마비 같은 사례가 한몫한다.나도 크리스토퍼가 승마하다가 사고를 당했다

더라는 얘기는 이미 알고 있었으나 자세한 경위는 알지 못했었다. 그러다 최근에 그의 자서전

을 읽으니 사고경위도 알게 되었고, 배우로서나 인간으로서나 훌륭한 사람이었다는 점도

새롭게 깨달았다.

  크리스토퍼는 원래 말 알레르기가 있어 승마 근처에도 안 갔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출연하는

영화에서 말 타고 달리는 연기를 하게 되어 직업적인 이유로 승마를 배우게 되었노라고 한다.

한번 승마의 길에 들어서자 그는 승마의 매력에 완전히 빠져들었다.그리하여 훌륭한 코치에

게 승마술도 열심히 배우고 좋은 말들도 사들여 수집하고 각종 대회에도 무수히 참가하였다.

원래 크리스토퍼는 기질상 다이나믹하고 위험도가 높은 운동을 매우 즐겼다. 안 해본게 없는

스포츠맨이지만 특히 경비행기나 요트는 그가 매우 즐기던 분야고 모두 인간한계에 도전

하는 모험에 가득찬 것들이었다.

나도 어렸을 땐가 젊었을 땐가 멀티플렉스관이 없던 시절 동네영화관에서 <슈퍼맨>이란

영화를 봤었는데 훌륭한 종마와도 같은 다부진 근육덩어리 몸매가 어떤 활동으로 다져졌는

지를 책을 읽고서야 소상히 알게 되었다.

190센티나 되는 큰키에 우람한 몸을 한 그가 푸른색 쫄타이즈 복장을 한 채 주먹쥔 팔을

내뻗어 '슈~웅~'하고 날아오르는 모습은 너무나 멋졌고 당시 동네 남자아이들에게는 최고

의 우상이었다. 한마디로 인간에너지의 최고의 극치요 화신이었다. 그러던 그가 스스로는

숨쉬기운동조차 할 수 없는 처지로 추락한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크리스토퍼가 사고를 당한 승마종목은 크로스컨츄리이다.말과 함께 지상의 온갖 장애물을

건너와야 하는 위험하고도 박진감 넘치는 종목이다. 유튜브 동영상에서 찾아보면 얼마든지

볼 수 있는데 물속에서 말과 뒤집어지기도 하고 숲속 덤불로 나뒹굴기도 하고 정말 위험천

만하기 짝이 없다.

그렇다고 크리스토퍼가 무턱대고 크로스컨츄리에 참가한 것은 아니다. 사고가 난 대회에

타고나간 말은 오랜 세월 함께 호흡을 맞춘 그 종목 전문마필이었고 대회에 앞서 체계적인

준비도 많이 했다. 대회 전날에는 코스를 꼼꼼하게 답사하기도 해서 만전을 기했기 대문에

그의 사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것이다.

대회 당일도 아무런 사고의 조짐은 없었고 크리스토퍼는 코스 후반부에 넘어야하는 난이도

높은 장애물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난이도도 낮은 1미터 정도의 세번째

장애물 앞에서 말이 급정거했고 크리스토퍼는 전방으로 날아가 장애물대에 머리를 부딪혔

는데 목뼈가 부러지고야 말았다. 그런데 왜 말이 급정거했는지 사실 뚜렷한 원인은 없었고

말만이 자기 행동의 이유를 알 것이다.

그러니 크리스토퍼가 당한 사고는 그가 특별히 안전을 무시한 행위를 했다기보다 운이 나빴

던 탓이 큰 것 같다. 만일 그가 말을 타지 않았어도 다른 상황에서라도 얼마든지 사고를

당했겠다는 얘기다.

인생의 전성기인 42세에 그런 사고를 당해서 청천벽력과도 같은 절망을 맛본 셈이지만 그의

사고 후의 삶이 그를 더욱 슈퍼맨스럽게 만들었다. 비록 몸은 못쓰게 되었지만 사고를 냈던

말을 원망하지도 않고 낙천성과 긍정성을 내세워 초토화된 삶을 일궈나갔다. 제기능을 상실

한 거구의 몸이 죽어가지 않도록 재활하는 과정은 그가 이전에 도전했던 어떤 분야보다

힘겹고도 난이도가 높았다.그러나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의 선물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가족에 대한 사랑과 전세계 척수장애인들을 위한 노력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그는 평생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더욱더 크나큰 도전과 모험에 기꺼이 열정을 바친 사람이다.

책을 다 읽어보니 그는 줄리어드에서 로빈 윌리엄스와 연기를 함께 수학했던 치열한 배우

이기도 했다.책을 다 읽고나니 난 그가 참 좋아졌다.

그렇다면 승마인으로서 크리스토퍼 리브에게 무엇을 배울 것인가?

소설가 공지영은 자신의 소설 어딘가에서 사랑은 상처받는 것을 허락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빗대어 난 승마란 낙마하는 것을 허락하는 행위라고 말하고 싶다. 말 위에 오른다는

자체가 이미 물리적으로 낙마의 가능성을 내포하기 때문이다.그러니 승마의 즐거움을 위해

서 치르는 댓가라고 할 수밖에는 없겠다.어차피 탄생은 죽음을 내포하고 산다는 것은 조금

씩 죽어간다는 것과 같은 얘기니 승마에서도 오른다는 것은 동시에 추락할 수 있다는 이치

가 그대로 적용된다.

그렇다고 누구나 다 크리스토퍼 리브와 같은 사고를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상식에 맞게끔

안전한 시설이 갖추어지고 ,안전하게 태우게끔 훈련된 말위에 올라 무리하지 않게 기승한

다면 혹여 소소한 낙마를 하더라도 큰 손해입을 일은 없다.그리고 낙마를 하지않도록 늘

연구하면서 기량을 닦아간다면 낙마는 저만치 물러서고야 만다.

다만 말위에 오르는 일을 마치 자연을 정복하고 제압한 우월한 존재만이 할 수 있는 행위로
 
바라보지 않고 ,인간도 자연의 일부로서  말과 조화로움 속에 하나되려는 행위로 여긴다면

좋겠다.그러한 겸손한 마음가짐이야말로 불운한 사고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 믿는다.

 크리스토퍼 리브는 슈퍼맨조차 고작 1미터 높이에서 떨어져 육체를 상실할 수 있다고

자신의 몸을 제물로 바쳐 우리에게 경고해주고 겸손함을 가르쳐준 진정한 슈퍼맨이다.

 

 

 

 우리의 가슴에  잊혀지지 않는 별이 된 크리스토퍼 리브도

 저 먼 우주에서 출간을 도와주었을거라 믿는 책. 

 

 <우리는 지금 유니콘의 숲을 거닐고 있다> ( 김인선 저 / 좋은땅 출판사)

마의 여정에서 만난 말과 사람, 사랑과 우정 , 이별과 아픔 , 희망과 치유의 이야기가 담

긴 승마에세이입니다.

말과 함께 삶의 보물을 찾아나가는 여행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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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어렵사리 대마장에 나온 칸타와 깐돌이가 아빠가 배달한 마른 풀을 함께 먹는다

 

http://blog.naver.com/photokr/20109254952
...이 주소는 이종호 사진작가의 블로그인데 클릭하면 두일목장 방문기가 뜨고 , 목장의 말풍경이 나오는데 망아지란 자고로 그런 데서 자라야 함을 알 수 있다. 사방에 철망이 둘러치고 잔돌이 깔린 맨 땅에서 자란 깐돌이의 어린 시절이 얼마나 황량했는지 알 수 있다.그 황량함에 깐돌이가 불운하지 않도록 우리 부부는 온 사랑을 쏟아부어 메꾸어 주었다.

만일 단 한 사람이라도 이 블로그에 방문하고 나서 "망아지를 키우다니 그것 참 재미있겠는

데?"  하며 승마장에서 망아지를 길러보겠다고 나선다면 난 지구 끝까지라도 쫒아가서 말리

고 싶은 심정이다.애초에 승마장이란 곳은 승용마 구실을 하는 마필을 모아놓고서 회원들이

운동하는 공간이기에 망아지나 휴양마 등 다른 용도의 마필이 살아나가기에는 녹록치 않은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깐돌이가 젖 뗄 무렵에는 어디 목장으로 보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예 떠나보내는 것이 아니라 위탁사육이라면 깐돌이 만나러 먼 길을

오고가기도 해야 할 것이고 매일 눈앞에 어른거릴 일이 못 견딜 것 같아  백기를 들고서 승마

장에서 기른 것이다.

갓 젖을 뗀 망아지의 본분은 그저 햇빛아래 너른 풀밭에서 자유롭게 놀며 무럭무럭 튼튼하게

자라는 것이다. 그러나 승마장에는 풀밭은 커녕 늘 운동하는 회원들이 있어 깐돌이가 나와 놀

만한 공간이 없었다.그렇다고 하루종일 고시원 쪽방만한 곳에 망아지를 가두어 둔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그래서 회원들이 비교적 없는 12시에서 오후 3시 사이에 깐돌이 방목

시키는 일이 나의 큰 소임으로 자리잡았다. 지금 생각하면 승마의 즐거움이나 기량향상을

위한 고민 같은 것은 꿈꾸어보지도 못하고 어쩌다 망아지 기르는 일에 모든 열정을 다 바쳐

야 했는지 머리가 어질어질할 정도다. 난 타고난 귀차니스트에 남일에 절대 관여하지 않는

성미지만 온전히 나에게 안겨진 과제는 열 일을 제치고 올인하는 기질이 있었다.

깐돌이를 방목시키는 일은 결코 쉬운 미션이 아니다.기억을 더듬어 그때의 메뉴얼을 열거해

보겠다.
 
자! 승마장에 도착한다. 깐돌이,칸타에게 인사를 하고 잘 있나 확인하고 도우미를 찾아서

부탁한다. 도우미는 꼭 남자여야 한다.도우미를 깐돌방 앞에 세워두고 스패너를 갖다가 출입

문 구실을 하는 쇠파이프의 잠금장치를 느슨하게 푼다. 그러면서 초짜 도우미라면 행동지침

을 설명해둔다. 이미 이때부터 칸타와 깐돌이는 밖에 나간다는 기대감으로 제 방에서 펄쩍

거리고,소리 지르고 난리가 난다.그 다음 칸타방으로 가서 마찬가지로 잠금장치를 푼다.

이때가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흥분하여 난리치는 칸타의 마방굴레를 한손으로 잡고 좀 진정

시킨다. 칸타가 좀 누그러지면 한손은 여전히 마방굴레를 잡은 채 다른 한손으로 천천히

파이프를 아래로 내린다. 만일 이러는 와중에 말이 튀어나간다면 상황은 수습할 길이 없이

엉망이 되고야 만다. 튀어나가려는 칸타의 마방굴레를 강하게 틀어쥐고서 '워~워~천천히'

진정시키며 마사의 문을 걸어나올 때 도우미더러 깐돌이를 꺼내라고 한다. 깐돌이의 튀어

나감 현상은 동작이 매우 크기에 힘있는 남자가 아니면 제어가 힘들다.마사에서 중마장까지

10여 미터 ,중마장 입구도 미리 열어놓은 상태다.이 10여미터가 무슨 시한폭탄을 운반하는

것처럼 진땀이 나게 한다. 만일 말을 놓친다면 팽팽하게 바람든 풍선을 놓았을 때 방향도

없이 날아다니는 것처럼 사방팔방으로 질주하는 말 모자의 풍선쇼를 망연자실 바라볼 수

밖에 없다.겨우 중마장 입구에 칸타가 발을 들여놓으면 마방굴레를 놓아준다. 그러면서

뒤의 도우미에게 "놓으세요!" 외치면 칸타와 깐돌이가 동시에 앞으로 미친듯이 달려나간다.

전쟁영화에서 흔히 보는 대장이 "전군 돌격 앞으로~!"하고 외쳤을 때처럼 칸타와 깐돌이는

무엇을 위한 돌격인지도 모른 채 용맹한 돌격대가 되어 뒷발로 모래를 박차 흩부리며 달려

나갔다. 그후엔 얼른 중마장 문을 닫아야 한다. 그 순간 안도의 한숨을 일차 '후우~'내쉬지만

임무는 여기가 끝이 아니다.중마장을 거쳐 대마장으로 완전히 내보내야만 상황이 종료된 것

이다. 그런데 중마장 간이마방에는 언제나 말들이 있으므로 칸타와 깐돌은 돌아다니며 인사

하고 장난치고 하는 통에 쉽사리 그곳을 벗어나지 않는다. 얼마쯤 있다가 칸타를 유도하여

대마장으로 보내면 깐돌이가 따라나간다. 헌데 망아지는 공간감각이 없어 엄마를 따라가고

싶은데 어디로 나가야 하는지 몰라 우왕좌왕 사이렌을 불고서 찾아다닌 후에야 겨우 나가곤

했다. 눈앞에 있는 열린 문을 못찾아 헤매는 동안 칸타가 제 새끼 찾으러 다시 올라왔다가

안 내려가고 돌아다니기라도 하면 혼란은 더욱 커졌다. 어떤 날은 두 모자가 대마장에서

놀다가 허술한 울타리가 무너져 열린 틈새로 탈출하여 바깥 도로를 질주했는데 정말 보고

있기에 너무나 끔찍했다.다행히 질주하다가 승마장 정문으로 다시 들어오긴 했지만 깐돌

이는  어린시절  도로를 질주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를 것이다. 그 상황에서는 둘 다 몽유병

환자의 몽환의식으로 행동한 꼴이기 때문이다.

오후 3시쯤에는 할방이 승마장에 도착했다.그러면 내가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마방에 다시

들어갈 시간이 되면 다시 한번 비상사태 대처요령으로 움직였다. 마방에 미리 당근을 흩뿌려

놔야 한다. 엄마와 다시 헤어지기 싫어하는 깐돌이를 방에 넣으려면 주의를 끌만한 게 있어

야 하니까.한 사람이 칸타를 데려가 방에 넣고 그 움직임에 보조를 잘 맞추어 타이밍 놓치

지 말고 깐돌을 방에 넣어야 한다. 처음엔 깐돌이가 안 들어가겠다고 복도에서 몸을 날려

스스로 바닥에 패대기쳐지기도 했다.그러다 나중엔 자동으로 방에 들어가야 하는 줄 알고

냉큼 들어갔다.

이러한 일들이 나날이 이루어지고 있는 동안 마장주의 시선은 고울 리가 없었다.관리소홀로

태어난 말이므로 마주가 키우겠다니 어찌하지는 못하지만 말들이 튀어 날아다니니 신경이

쓰여서 깐돌이를 무슨 똥개 키우듯이 한곳에 붙들어 매두라는 주문도 했다. 하지만 개와

말의 습성이 엄연히 다르기 때문에 그리 키울 수 없다는 것이 우리 부부의 입장이었다.

이 당시 칸타의 상태는 늘 초조,불안,흥분이 일상적으로 머물러 있었다. 특별한 사건이 없었

는데도 그러했다는 것은 당시 엄마,아빠의 정신상태도 많이 반영된 것이라고 여겨진다. 사람

들끼리도 감정의 전염성이 있는데 말은 상대의 감정전이 속도가 무척 빨라서 거울처럼 반영

하는 것 같기도 하다.그래서 주인의 정신적 상황에 영향도 많이 받는다. 당시 승마장에서

망아지 기르기라는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우리 부부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하고 있었고
 
마장주도 망아지사육에 대한 불편함을 은근히 드러내고 있어서 이런 사람들과 지내는 칸타

의 마음도 편치는 않았을 것이다. 칸타의 이러한 불안심리는 올봄에 승마장을 옮기면서

말끔히 해소되었다. 우리 부부도 승마장 옮김과 동시에 마음이 가벼워졌고 칸타도 이사온
 
지 2~3일 지나자 바로 평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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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아지가 5~6개월 정도 크면 엄마젖은 먹을 만큼 먹었고 점차 사료의존도가 많아지는 시기

이므로 엄마곁에서 떠나야 하는 통과의례를 치뤄야 한다.망아지로서는 생애 최초로 겪는

크나큰 정신적 아픔이다. 이런 아픔도 다 말이 사람과 함께 살아야 하는 사육환경 조건 때문

에 필요한 일이다.

야생 상태라면 우두머리 숫말이 이끄는 말무리 안에서 서열도 짓고 관계의 교통정리를 하고

살기 때문에 억지로 모마와 자마가 분리의 아픔을 겪지 않아도 된다.하지만 사람이 기르는

말들은 모두 주어진 직분이 있기 때문에 어미말에 딸린 망아지가 늘 따라다닌다면 어미말은

자기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그래서 어느 날을 잡아 어미와 자식은 서로 이별해야 하고

각자의 삶을 살아나가야 한다.

일반 목장에서 망아지 분리순치 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5~6개월 정도 자란 망아지는 어미

와 떨어져서 다른 방에 머물게 된다. 망아지는 2~3일 정도 애타는 적응기간을 거쳐서 2주

정도는 마방에서 지내야 한다. 이때 사람이 끌기,만져주기 등을 실시하며 어미에게만 향했던

의존도를 사람에게로 모아들인다. 그 후 2세가 될 때까지는 방목을 한다.

망아지 분리 메뉴얼은 간단하게 그러한데 언젠가 <여성시대>라는 작은 잡지에 평창의 두일

목장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거기에 분리순치에 대한 내용이 나왔던 기억이 난다.

망아지를 어미와 떨어뜨리면 한 이틀 정도는 밤새 서로를 불러대는 소리에 목장이 떠나갈

정도라고 한다.그러다 2~3일 지나면 잠잠해지는데 방목하면 망아지는 단짝친구를 사귀어서

하루종일 딱 붙어다니며 엄마를 잊고 잘 살아나가게 된다는 것이다.어미와 자식이 떨어지는

것은 대단한 스트레스지만 결국 각자의 삶을 찾아나가는 게 자연의 순리이므로 그렇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처음 분리되어 서로를 찾는 시기가 매우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다.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사로잡힌 말이 무시무시한 힘을 발휘하여 자칫 다칠 수도 있는 행동을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도저히 뛰어오를 엄두를 못낼 팬스를 뛰어넘다가 부수고 말도

다칠 수가 있다.그러므로 안정되기까지 다치지 않도록 잘 막혀있고 위험요소가 없는 방에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점을 감안한다면 분리를 한 번에 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엔 서로가

눈에 보이는 옆방에 있다가 서서히 거리가 먼 방으로 이동하면 말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깐돌이는 형편상 분리를 할 때 위의 기본적인 절차를 잘 따를 수가 없어 상황에 따라 대처할

수밖에  없었다.처음에 깐돌이와 칸타는  마방 복도를 사이에 두고 각 방에서 지냈다.그러다

가 생후 1년이 지나 서로 눈에 보이지 않는 먼 방에서 각자 생활했다. 하지만 같은 주인을 둔

관계로 놀이나 운동할 때는 다시 만나서 지냈다. 그 후 1년 9개월 무렵 승마장을 옮기면서

둘은 다시 옆방에 붙어지내는 생활을 하게 되었다.그러니 결국 깐돌이는 엄마와 떼어지지

못하고 계속 살게 된 것이다.상황에 밀려 깐돌이의 처지가 여느 망아지와는 다른 삶을 살게

된 것인데 칸타든 깐돌이든 하나씩 따로 나와 기승을 해도 서로 난리를 친다거나 하는 일은

없으니 생활에 아무런 불편은 없다.

이러한 과정을 미루어 보건데 깐돌이가 정서적으로 매우 안정되고 편안한 것은 생물학적

엄마가 늘 곁에 머물러 있었던 덕도 한몫 했겠다는 생각이다.

예전에 깐돌이가 태어난 승마장에서는 과거에도 망아지가 태어난 일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

모두는 생후 3개월이 갓 지나자마자 강제로 붙잡혀 제주도에 보내지고야 말았다.그들은

어미와 떨어지는 강력한 스트레스에다가 먼 여정을 혼자 실려가야 하는 낯선 스트레스가

더해져 정서적 장애를 안고 살아가게 되지 않았으려나 걱정된다. 그들을 추적해서 확인해

보지는 않았지만 그 어린 망아지들이 감당했을  아픔의 무게를 가늠하면 가슴이 미어지듯

가엾다.

우리들이 승마를 즐기기 위해 타는 모든 말들은 사람을 태우는 삶을 받아들이기 위해 어렸

을 때 어미와 떨어지는 아픔을 겪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성인이 된 사람이라면 이별의

아픔을 한 번이라도 다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소중한 존재와의 사별,친했던 친구나 연인과의 이별 등 떠나보내고 멀어짐은 우리네 인생의

한 부분을 이룬다.바로 우리들 마음 깊은 곳에 머물러 있을 이별의 아픈 기억을 승용마들도

똑같이 간직하고 있다.말의 눈을 깊게 바라보고 내면에 다가가면 어렵지 않게 우리들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공감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말도 사람에게 깊게 다가와

기꺼운 마음으로 사람을 태워주는데 이것이 보통 사람들이 잘 모르는 승마의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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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원제 : CENTERED RIDING 저자 :Sally Swift 이 책은 www.horseholic.com (이은정 교관의 사이트입니다) 에서만 판매합니다.부록으로 DVD 두장이 있음.

사용자 삽입 이미지책에 나오는 인체 해부학적 그림과 설명 중의 하나인데 승마원리를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지금은 돌아가신 저자 sally swift 선생님.은발이 성성한 서양 할머니가 쩡쩡 울리는 목소리로 렛슨하는 모습은 너무나 인상깊었다.몇십년 후 마장의 말들 사이로 거니는 내 모습을 보는듯 ㅎㅎ


이 책은 어떻게 나에게 왔던가?  <중심으로 타는 승마>가 한국어로 번역되어 소개된 지
 
오래 지나지는 않았을 때  승마장 새내기 진영씨가 나에게 불쑥 내밀며 읽어보라던 책이다.

20대의 발랄하고 의욕많은 아가씨답게 인터넷 뒤져 한 권 구입하기는 했는데 펼쳐본즉슨

인체 엑스레이 사진이 즐비한데다가 뭐라뭐라 분석한 설명들을 들여다보니 그만 머리가

혼미해져 차라리 고참(?) 선배인 나더러 읽고 자기에게 알려달라는 취지였다.그래서 읽게

된 셈인데 아직 말에 기승한 경험이 부족한 초보자에게는 말만 타면 정신이 하나도 없으니

구체적인 연결점을 찾기 어려워 와닿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책의 원래 취지는 자상한 승마 선생님 같은 의미로 승마인에게 다가가자는 것이다.

사실 몸을 사용하는 분야에 대해 배운다는 것은 몸으로 배울 수밖에 없다.운전,춤,스포츠

등을 배울 때 지도자가 다리를 놓아주기는 하지만 배우는 사람의 몸이 이런저런 감각의

접촉으로 터득해가야 한다. 그럴 때에 올바른 감각을 쉽게 찾도록 지평을 열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중심으로 타는 승마>는 teaching을 해야하는 입장에 놓인 승마인에게도 큰 힘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 내가 벨리댄스 배울 적에 선생님은 어려서부터 춤이 몸에 밴 프로였

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은 성인이 되어 입문했기에 몸근육의 대부분은 굳어있었다.

선생님은 몇 번 안무를 보여주고는 '이렇게 하시면 되지요'할 뿐이었다.그러니까 선생님은

몸근육이 자동화시스템이 되어 있어서 ,수동화시스템을 가진 학생들에게 춤동작이라는 결과

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경로와 방법으로 근육을 써야 하는지 전혀 설명할 수 없었던 것이다.

승마에서도 초보자는 어떻게 하라는 교관의 주문에 대해 따르고는 싶지만 몸이 협조를 안하

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그 결과에 도달할 수 있을지 깜깜하다.이러한 깜깜함에 한줄기 빛으로
다가오는 책이 <중심으로 타는 승마>이다.

승마에서 사용하는 인체의 골격,근육,관절의 구조와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상상과 예시의

방법으로 승마기법을 가르쳐주니 원리의 이해가 더해져 그동안 말위에서 답답했던 머리와

가슴이 명쾌해질 것이다.

사실 저자가 이런 책을 쓸 수 있었던 것은 어려서부터 신체가 불완전했던 자신을 승마로 교정

해나갔던 경험 때문에 ,신체움직임과 기능을 최적화하는 분야에 훤했던 까닭이다.

이 책에 나오는 개념의 핵심은 '스스로 균형을 잡으라' 이다.처음 보는 사람이 말을 타는 모습

만 봐도 스스로 중심을 잡는 수준에서 승마의 내공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고삐나 등자,안장

손잡이 등에 직접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지나치게 의지할 때에 말에게 민폐승마가 되며 그 수

준에서는 기승자가 아직 자유롭지 못하니 즐거운 승마를 구사할 단계는 아니다.

<중심> 개념은 sally여사만의 고유한 이론은 아니고 이미 다른 스포츠 분야에서도 스스로

몸의 중심을 잡아 통제하는 바의 중요성이 제기되어 왔는데 이는 이미 동양에서 2천년 전에

확립된 것이라고 한다.

승마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저 사람이 말위에 앉아만 있으면 말이 다 알아서 해주는 것

이라고들 여긴다. 하지만 어린아이가 스스로 걸음을 떼듯 기수는 스스로 중심을 잡는 일련의

세부적이고도 풍부하며 적극적인 활동을 해야 비로소 승마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책의 감수자인 이은정교관은 <중심으로 타는 승마>를 통해 많은 이들이 승마의 매력에 빠지

기를 바란다고 한다. '승마의 매력은 사람이 아닌 말을 운동친구로 갖게 된다는 점 아닐까요.

말을 탄다는 표현보다는 말과 단짝 친구가 되어 함께 운동한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겁니

다.'이러한 그녀의 말에 나도 전적으로 동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우리에게 즐거움,재미,치유,자아성장 등등 종합선물세트를 제공하는 말 친구들에게 괴로움을 안겨주지 않으려면 스스로 중심잡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책의 구성 Contents

제 1장 - centered riding 소개
제 2장 - 말인 척 해보기
제 3장 - 네 가지 기초 : 시선,호흡,중심잡기,블록 쌓기
제 4장 - 학습과 뇌의 활동
제 5장 - 승마와 인체구조
제 6장 - 균형과 몸의 자유
제 7장 - 평보와 기좌
제 8장 - 경속보
제 9장 - 손
제10장 - 이행
제11장 - 좌속보
제12장 - 원운동과 회전
제13장 - 반정지와 셀프케리지
제14장 - 구보
제15장 - 힘의 추진
제16장 - 보폭 넓히기
제17장 - 이제적 운동
제18장 - 장애물
제19장 - 유연한 말 만들기
제 20장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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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호주문학 / 콜린 티엘 글 / 이의경 그림 / 홍인기 옮김 / 다림출판사

 

<조디의 여행>은 지애가 감동깊게 읽었다고 해서 빌려본 책이다. 지애는 이 책을 이미

초4에 읽었으나 그때는 승마를 하지 않았을 때라 지금에 비교하면 감흥이 많지 않았을

것이다.누구나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 대하여 다룬 책은 흥미있게 읽기 마련이다.

주인공과 자신의 경험을 견주어 보고 그 분야를 더 넓고 깊게 알아나가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이 책은 승마를 배우고 있는 어린이나 청소년에게 그러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호주의 시골에 사는 소녀 조디는 자신의 말 모나크를 집에서 기른다. 모나크는 장애물을

넘는 말인데 조디는 스스로 말을 운동시키고 훈련하고 돌봐주는 허드렛일까지를 다 할

줄 알고 여러 장애물대회에 나가 모나크와 한몸이 되어 우승도 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조디에게 류머티스 관절염이란 지독한 병이 찾아와 조디의 몸은 가눌 수도 없는

힘겨운 지경에 이르러 더 이상 승마를 할 수 없게 된다. 조디는 관절염과 힘겹게 투병

하면서도 모나크를 떠나보내지 않는다. 그러던 중에 실제로 호주를 덮쳤던 거대한 산불이

마을에 들이닥쳐 모든 것을 불살라버릴 위기에 자신의 성치않은 몸을 무릅쓰는 필사적인

안간힘으로 모나크를 물가로 대피시키킨다. 그 과정에서 도망쳐 질주하는 말떼를 만나

그들을 따라간 모나크가 심한 부상을 입고 살아남지만 더 이상 장애물을 넘을 수 없는

상태가 된다. 하지만 조디는 모나크를 평생의 반려동물로 삼아 돌보며 살아간다. 조디는

자라서 몸은 정상적으로 되지는 않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며 승마와 관련한 활동도 이어

나간다.

사실 이 책은 승마보다는 관절염과 싸우는 인간의 의지에 더 많은 비중이 할애되어 있다.

이는 작가 자신의 경험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승마인 독자의 시각으로 볼 때

조디가 모나크를 만나고 아끼고 사랑하고 승마의 기량을 꽃피워가는 과정이 나오지 않아

무척 궁금하고 아쉽다. 책에서는 조디가 장애물대회에서 우승하는 긴박한 상황부터 출발

하고 있다. 만일 그 이전 상황이 좀 다루어졌더라면 나중에 집이 불타버릴 위기에서

마굿간의 모나크를 대피시키려고 심한 관절염 환자가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는 기승을 시도하고 그것에 실패하자 결국 휠체어를 타고 견마하여 대피처

로 향하는 조디의 마음이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왔을 것이다.

호주는 워낙 땅이 넓고 해서 집집마다 소뿐만 아니라 말 키우는 집도 대다수다. 그래서

조디의 학교에도 말을 타는 아이도 많아 서로 대회의 경쟁자가 되기도 한다.우리 사회와는

다르게 승마문화가 생활저변에 폭넓게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동화에서 조디의 승마

선생은 지역 소방관으로 나오기도 한다.

조디의 품성은 병을 견디는 의지력도 강하고 자신의 말에 대한 책임강도 강하다.관절염

때문에 더 이상 승마를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조디의 부모는 모나크를 팔아버릴 생각도

하지만 조디는 한사코 반대하고 부모는 딸의 의지대로 따라주기로 한다.조디가 평소 말을

제 분신처럼 돌보고 아끼던 사실에 비추어 볼 때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또한 가장

행복한 활동이었던 승마에 열중하면서 의지나 책임감이 더욱 강해졌을 가능성이 높다.

일전에 프랑스의 어린이 승마문화를 다룬 영상물을 보았는데 저학년 정도의 어린이가

포니클럽에 일찌감치 와서 마구를 닦고 손질하는 모습이 나왔다. 그 어린이는 말을 타고

내린 후에도 말이나 마구가 깨끗하기를 원해서 스스로 그 일을 자처한 것이다.

타인에 대한 배려에 눈을 돌리게 되는 계기가 승마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생긴다. 말을

타다가 말이 어디가 불편하지는 않은지 살피고, 타고 나서도 태워주었기 때문에 고마워서

당근도 주면서 남을 돌보는 즐거움에도 눈을 뜨게 된다.이러한 책임감과 배려가 쌓이고

 응축 되어서 산불이라는 자연재해 앞에 조디가 모나크를 구하려는 감동적인 상황이

빚어졌다고 보면 틀림없다.

조디는 관절염을 앓는 순간부터 승마는 못하게 되었지만 나중에 커서 포니클럽 간사로

일하며 계속 자신만의 승마의 길을 간다. 그리고 조디의 곁에는 언제나 절름발이지만

사랑하는 모나크가 있다. 내 개인적으로는 그 결말이 참으로 부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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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이병욱 지음 / 국일미디어 출

시대의 흐름에 비추어 볼 때 앞으로 대한민국에는 승마장이 매우 많이 생겨날 것이다.

승마인으로서 너무나 바람직한 방향이라 생각되고 지금까지 건립되었던 승마장들이

겪은 시행착오를 넘어서는 훌륭한 승마장들이 많이 문을 열었으면 좋겠다.

삼성전자의 모 부회장은 주주총회에서 아사히야마 동물원 같은 삼성전자가 되겠다는

발표도 했다. 세계적 브랜드를 자랑하는 굴지의 기업에서 배우겠다는 이 동물원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일본에서도 변방인 아사히카와 지역에서 1967년 개원하여 4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곳이다. 개원 첫 해에는 45만 명까지 찾았지만 20년이 지나서는 관람

객이 반토막으로 줄었다. 급기야 동물원에서는 경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하여 놀이

시설을 들여놓고 잠시 유원지로 성공하는가 싶었는데 신흥 대형 놀이동산에 밀려 운영이

악화되다가 문을 닫아야 할 위기까지 가고야 말았다.

그러나 그 지역 출신으로 아사히야마 동물원에서 오래 일해온 고스케 마사오 원장이 취임

하면서 사상 유례없는 기적과 신화를 낳았다. 그 결과는 일본 수도에 있는 최고 동물원보다

관람객 숫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례에 대하여 기업들은 경영학적인 관점에서 분석하고 연구하여 경영에 긍정적인

접목을 할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경영자의 마인드 같은 것은 찾기가 힘든 인물

이므로 그저 승마인으로서 사람과 동물이 만나는 장소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시사점만

을 제시하고자 한다.

나의 동물원 방문 경험은 어려서 학교도 안 다닐 시절에 부모님 손잡고 나들이 갔던 일과

20대에 친구들과 갔던 두 번 정도이다. 어려서 일은 생각도 안나고 커서 간 것은 하필

겨울이어서 밖에 나와있는 동물들은 몇 안 되었고 그나마 볼 수 있었던 동물들도 어찌나

활기가 없던지  한 바퀴 돌고난 이후엔 그만 너무나 우울해져서 다시는 동물원에 오고싶지

않았다. 결국 그후로 동물원에는 다시는 가지 않았다. 그러나 승마에 입문하고 말 등에

올라본 후로는 말 보러 승마장에 꿀 발라 놓은 듯 뻔질나게 드나들었다.

쇠락의 길을 걷고있던 아사히야마 동물원에 방문한 관람객들은 청춘의 나처럼 동물원의

동물에게서 생명력이나 재미를 전혀 느낄 수 없었던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도 동물에 대한

문제를 고민하지 않고 놀이동산을 만들었으니 그게 어디 동물원이겠나 문 닫을 지경까지

간 것은 당연한 이치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이 달라진 것은 그곳에서 일하는 사육사들의 열정과 노하우가 크다.

그들은 2~30년 전부터 자신이 돌보는 동물들의 습성과 문제를 기록하고 모임에서 함께

공유하는 학습문화가 형성되어 있었다. 그들은 동물이 건강하게 지내도록 하려면 고유한

습성들을 잘 발휘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그래서 동물원 안이지만 펭귄은 물속을

굉장한 스피드로 헤엄치고,북극곰은 역동적인 점프를 하고 오랑우탄은 17m 높이에 매달려

놀 수 있도록 시설을 디자인하고 이러한 모습을 관람객들이 보도록 했다.그러니 동물들은

평소 야생에서 살아가듯이 생명력 넘치는 행동을 하고 이 모습들은 관랍객에게 살아있는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여 동물원에 와 본 사람이 오고 또 오고 하는 일조차 차차 많아졌다.

동물들이 주는 무한한 감성에너지와 사람이 느끼는 감동의 만남 이것이 바로 아사히야마

동물원 경영의 열쇠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승마장 경영에서도 이 열쇠를 접목할 수가 있지 않을까? 승마장은 단순히 말을

타는 곳만은 아니다. 오며가며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말을 보고서 잠시 들러서 바람을

쐬기도 하고 놀다 가기도 하지만 그러다 승마에 입문하기도 하고 그런다.만일 이들의

눈에 비친 말들의 모습이 활기차고 행복해 보인다면 승마인구도 더욱 늘 것이다.

승마장에서는 사람을 태우는 말만이 다가 아니다. 다쳐서 휴양하는 말,운동 전후로

자유롭게 노는 말, 주인과 산책하는 말,훈련을 받는 말들이 나와있다. 이들의 생동감있는
 
모습은 승마장 전체에 살아있는 에너지를 불어넣으니 이들을 위한 다양한 공간배치와

활용이 필요하겠다.

한마디로 어떻게 하면   생기가 넘치고 활력으로 가득한 말들의 모습이 많아지고

그 모습을 사람들이 즐길 수 있을까  연구하여  시설의 배치나 프로그램의 구성을

창조해 나가야 한다.

예전에는 평범한 유원지였던 남이섬이 <나미나라공화국>으로 탄생한 것도 디자인경영의

사례라 할 수 있다.자연과 사람의 만남을 그토록 창의적으로 설계한 섬의 리모델링이

경기도 끝자락까지 사람을 끌어들여 인산인해를 이루게 한다. 남이섬 안에 펜션들이 있다.

그 펜션들은 똑같은 동이 하나도 없고 모두 테마가 있는 동화속 집이어서 그곳의 1박은

그냥 숙박이 아니라 차별화된 문화체험을 안겨준다. 숙박료도 더 비싸지도 않아 같은

값이면 영화속에 들어앉은 숲과 강을 체험할 수 있는 그곳에 묵을 것이다.

스타벅스 커피점의 성공도 단순한 커피가게가 아닌 문화적 경험을 브랜드화한 성공사례로

꼽는다.

모두 문화콘텐츠를 강조한 창의적 발상의 성공사례다.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행동전시나 나미나라공화국의 자연과 문화콘텐츠의 접목,스타벅스의

감성마케팅은 모두 소비자이며 고객인 현대인이 무엇을 원하고 추구하는지를 정확히 읽어

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지금까지 많은 승마장들이 주먹구구로 지어져 운영된 것은 물론 관련 법령의 미비와 규제

등의 이유도 있지만 날 것의 말 만으로도 그들이 주는 무한한 에너지와 즐거움,신비로움에

의지한 탓이 크다. 속된 말로 '말뽕'맞으면 눈에 뵈는 게 없어지니 운영자 입장에선 그냥

말 위에 고객을 얹어놓으면 만사 오케이다. 그러나 더 이상 그리 되어서는 안된다.

말과 사람의 안전을 위하여 시설도 말의 생태와 습성에 따른 것이어야 하고 복잡한 일상을

탈출하여 활력을 충전해야지, 말타러 왔다가 되려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고객 중심의

서비스가 어떠해야 할지도 다른 분야처럼 시장원리에서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그 중심에

말이 있어야 하고,말에서부터 출발한  창의적 발상을 입혀낸다면 아사히야마 동물원처럼

대박나는 승마장이 나오고야 말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나미나라 공화국>의 문화콘텐츠 활용 사례. 숲길을 거닐다가 세계 각국의 어린이책에 나오는 그림을 전시했는데 ㅜ자연과 출판,동화,미술의 접목으로 새로운 경험가치를 창조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제목 그대로 승마장을 지을 계획이 있는 관계자가 실무적 차원에서 알아야 할 가이드를 제시한다. 1장; 인간과 말/2장:말의 습성과 행동/3장:승마장 계획의 환경요소/4장:보조시설/5장:승마장배치계획의 실례. <DSK말사랑호스타운> 지음,ESSAY 출

사용자 삽입 이미지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이지만 비판적 사고를 기를 수 있는 주제여서 미취학 어린이의 즐기는 책부터 고등학생의 토론용 자료로도 손색이 없겠다. 내용은 일가족이 동물원에 간 시시콜콜한 이야기인데 책에 나오는 동물들은 모두 사는 게 재미없는 갇힌 존재이고 결국 화자인 어린이 자신이 갇힌 존재더라는 주제다.이 주제를 스스로 도출하도록 대상과 거리를 두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과정을 거쳐야 지은이의 의도를 알게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가토 요시코 지음 / 바다출판사. 궁금함이 많은 어린이에게 주변 어른들이 대답해주지 못하는 동물 이야기를 전문가가 쉽고 편안하게 알려주는데 사진과 그림도 많아 이해가 쉽다. 동물에 관심이 많은 어른이라면 잡지 읽을 만한 상황에서 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상식을 전달하지만 관점도 있어서 더욱 흥미롭다. 예를 들어 동물원 동물들이 행복할까?라는 항목에서 이 질문은 자체가 행복하지 않을 거라는 의미를 내포하지만 일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행복하도록 추구한다는 가장 현실적이며 합리적인 답변을 하고 있다.그래서 책의 내용을 더욱 신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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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도에 맞춘 승마부츠.몇년 지나 지인에게 물려 받았는데 상태가 좋다.같이 맞춘 원래 내 부츠는 파란만장하게 살다가 폐기처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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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매는 스타일 부츠는 발등이 밋밋하지 않아 멋스럽다.하지만 대부분 위의 기본형 스타일을 선호한다. 끈 스타일은 자라는 어린이용으로 좋다. 발 길이를 좀 남게 맞추고 커가는 발둘레를 끈으로 조절하면 더욱 오래 신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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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새 부츠를 신으면 발목에 주름이 없어 불편하다가 점점 주름이 형성되면서 발목이 부드럽고 편안해진다. 주름이 생기면 부츠 길이가 그만큼 짧아지는데 이를 감안하여 처음엔 긴 부츠가 무릎 안쪽을 자극하여 거북하다. 이래저래 길이 들어야 내 신발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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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이 박음질 처리된 윗창과 밑창 사이는 벌어지기 쉬운 부위다. 처음에 케익용 초를 세심하게 문질러 메꾸어두면 습기도 침투하지 않아 오래 보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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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꿈치에 달린 꼭지는 박차가 걸리는 부분이다.이게 없으면 박차가 자꾸 흘러내린다. 또 부츠 벗을 때 어디 모서리에 대고 발을 당기면 쉽게 벗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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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츠의 뒷부분으로 가죽의 이음새인데 신다보면 자꾸 터지는 부분이다. 구두수선하는 곳에 가져가면 다시 깔끔하게 꿰매어 줄 것이다. 종아리 안쪽은 늘 마찰하는 부분이라 변색이 되는데 심해지면 가죽염색으로 다시 새것처럼 만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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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부츠가 일반부츠랑 다른 특징 중에 하나는 지퍼가 바깥쪽에 달려있다는 거다. 그래야 말털이 톱니에 엉기거나 지퍼고리로 말을 상처내지 않을 테니까.그런데 습기가 많이 차서 장마철 같은 때는 뻑뻑해져서 올라가지도 않을 수 있으니 자주 초칠을 해야 한다. 지퍼가 망가진다면 역시 구두수선소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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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부츠엔 뒷굽이 꼭 있어야 한다. 그래야 발이 등자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이 신발의 밑창은 많이 닳기도 해서 맨질맨질 한데 가로로 골이 파인 줄이 많아야 등자에서 덜 미끄러울 것이다.

승마에 입문하던 시기에 새로 장만해야 했던 장비들은 목돈이 들어가야 하는 탓에 꼭

있어야 하는 물건인가? 하고 의문을 가지며 대충 비슷한 물건으로 쓰면 될 거라고 여긴

적도 있지만 오래 가지 않아 승마용품은 다 존재의 이유가 있는 거라고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특히 승마부츠는 더욱 필요한 장비이다.일반 신발은 발등덮개가 등자 안쪽으로

들어가 다시 안 빠지기도 하고 앞부리가 부드러워 말에게 밟혔을 때 발가락이 많이 다칠

수도 있다. 승마부츠라고 밟혔을 때 안 아프지는 않으나 그나마 좀 더 보호해 주기는 한다.

발목도 가죽으로 감싸주지 않으면 등자에 부딪혀 멍이 들기도 한다.또 일반 부츠를 신고

기승해 보았더니 여러가지로 불편했다. 일단 종아리 부위가 남아돌아서 밀착감이 떨어지는

데다가 지퍼에 말털이 자꾸 껴서 지퍼가 얼마 못갈 것 같았다. 게다가 통굽이나 뾰족한

굽도 영 맞지가 않았다.

하여 무릎 아래의 부위별 사이즈를 측정하여 대략 보름 후에 세상에 하나뿐인 내 부츠를
 
받아 신게 되었다. 생애 최초의 승마부츠인 셈인데 초보운전자에게 간 신차의 팔자가

초반부터 순조롭지 않듯이 내 부츠의 운명도 그러했다. 말을 통제하지 못하여 끌려다니다가

벽이나 난간에 쓱 밀어붙여져서 부츠의 가죽 표피가 허옇게 벗겨지기도 하고 여러 번 말에게

밟히기도 하다가  2~3년 지나서는 터지고,문드러지고 벗겨져서 여러 번 구두병원 신세를

졌지만 행색이 말이 아니어서 그만 은퇴시켰다.

같은 가죽이라도 승마용품으로 탄생한 가죽들의 신세는 매우 고달프다. 운동을 쾌적하고

안전하게 해주도록 하는 것이 임무인데 늘 말과 사람의 땀에 젖어 습기를 뒤집어쓰고 살
 
수 밖에 없으니 습기와 천적관계인 가죽으로선 최악의 상황이다. 그러므로 승마부츠도 잘

돌봐주어야 오래도록 멀쩡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겠다.
 
승마가 끝나고 나서 먼지와 모래를 털어내고 가죽크림이나 구두약을 잘 발라주어야 한다.

그리고 융같은 부드러운 천으로 오래 문질러 광을 낸다면 매우 훌륭한 부츠의 상태가 된다.

한때 승마장 회원들의 분위기가 좋을 때에는  말타고 삼삼오오 둘러앉아 모두들 구두를

닦고 광내며 한바탕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내곤 했었다. 외부인들이 보면  환경미화소에서

단체로 구두닦는 풍경인데 평소 승마하면 귀족스포츠니 럭셔리운동이니 하는 선입견을

가졌다면 그 관념과 현실의 괴리감에 당혹스러울 수도 있겠다. 사실 승마를 하다보면

그다지 우아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승마복에는 늘 말털이나 침 같은 것을 묻히고 다니며

말냄새를 폴폴 풍기기 일쑤다.

내가 아는 승마인 여성 중에 대조적인 두 사람이 있었다. 하나는 운동 끝나고 무슨 보물

단지처럼 공들여 신발을 닦는 스타일이고 하나는 말에서 내리기 무섭게 '애고 힘들어!'

하며 부츠 벗어 집어던지고 뒤도 안 돌아보는 스타일이었다. 그녀들의 승마시작 연도는

비슷했는데 한 5년 지나니 한 신발은 은은한 광택이 나는 부드러운 가죽이 새 신발과

다름 없었는데 또 한 신발은 공사판 작업화처럼 보였다. 그 신발들이 말 배 옆에 붙어서

나타내는 이미지는 너무도 달랐다. 광택나는 부츠는 그 주인인 기승자까지 품위있게

보이도록 했지만 작업화는 아무리 기승술이 좋아도 별로 고급스럽지 못하게 보였다.

나도 부지런한 성격은 못되어 광택까지는 못 미치고 먼지나 털고 신는 정도이다. 다만

가끔 안장이나 굴레를 가죽보호크림을 듬뿍 묻혀 닦은 후에 천에 남은 크림으로 부츠를

맛사지 시켜주는 정도의 노력을 한다. 닦고 난 부츠의 보관은 그늘지고 바람이 통하는
 
장소가 최상이며 부츠 안에 신문지를 두껍게 말아서 끼워두면 부츠의 모양도 잡아지고

습기도 제거해서 다음 기승 때 더욱 쾌적하게 신을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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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아멜리아 킨케이드 지음 /원제 : straight from the horse's mouth / 루비박스 출판사


원 제목을 의역하자면 <말들에게 직접 듣기> 정도라고 할까? 하지만 국내에서 horse

운운하는 제목이 대중적으로 다가가기는 힘들다고 판단하여 <엄마 내 맘 알지?>라는

제목을 붙인 것 같은데  아주 쏙 잘 뽑았다고 생각된다.

승마인은 물론이거니와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식용 가축을 사육하는 사람이라 할지

라도 아멜리아 킨케이드는 꼭 알아야 할 인물이라고 본다. 그녀가 유명한 애니멀 커뮤

니케이터라는 지명도 때문이 아니라 이미 시대와 문명의 흐름은 동물은 인간과 동등한

생명의 존엄성과 가치를 지니고 있고 그들과 조화롭게 살아나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

하다는 것을 설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 자신은 동물을 좋아하지도 않고 기르지도

않으니 아무 상관없다고는 발뺌할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가 사용하는 상품의 대다수

에서 동물실험을 하기 때문에 동물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았다고 볼 수가 없고 채식주의

자가 아니라면 식탁에 오른 고기가 고통스럽게 사육되고 도살되었을지도 모르는 현실

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교식으로 말하면 동물에게 부당한 처우를

한 사람도 업보를 쌓는 것이지만 그러한 상품을 사서 쓰고 섭취하는 것도 간접적으로나마

업보를 쌓는 일이라고 한다. 이 책의 부록에 동물실험을 한 기업명이 소상하게 나와

있으니 참고하시라.

아멜리아 킨케이드는 동물의 말을 알아듣는 능력을 상실한 우리들에게 동물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녀의 말에 귀기울여 보는 일은 누구라 할지라도 이로울 것이라

여겨진다.

내가 이 책을 만난 것은 친구 라라의 소개 때문이다.바람이를 저 세상으로 보내고

슬픔에 잠겨있을 때 자기도 우연히 알게 되었다고 한 번 읽어 보라고 했는데 읽다보니

동물도 영혼을 가진 존재이고 영혼의 속성은 이 세상에서의 삶이 끝나더라도 없어지는

것이 아니며 다른 차원에 머물다가 언젠가는 사랑하는 이의 곁에 돌아와 다시 만나게

된다는 사례와 메시지가 있었다. 그 대목을 읽으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누구든

반려동물을 잃은 사람이라면 나와 똑같은 심정이었으리라.

이 책의 내용은 아멜리아가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에 입문하게 된 계기부터 의뢰인의 동물

들과 대화를 나눴던 수많은 사례들이 나온다. 그녀는 시종일관 동물들에 대한 깊은

연민과 애정으로 작업한다. 그 사례속에서 동물과 대화하는 방법에는 투시,투감,투청 등

여러 가지가 있으며 사람들 안에는 누구나 이러한 능력이 깃들어 있지만 일깨워지지

않은 것 뿐이라고 한다.이 책 안에는 동물과 대화하는 방법도 상세히 나와 있지만 우리가

이론을 듣는다고 갑자기 마장마술을 하거나 장애물을 넘게 되는 것이 아니듯이 갑자기

동물과 말을 트게 되지는 않는다. 동물의 말을 들으려면 제일 먼저 내 안에 외부로부터

연결된 모든 코드를 뽑아버리고 텅빈 상태로 만들라는 것이다. 하지만 머릿속에 아무

생각도 안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눈감고 1분만 침묵해도 먼지처럼 날아다니는

사념의 어지러움에 백기를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동물과의 채널을 개설한다는

것은 명상의 기본부터 일상적으로 꾸준히 수련해야 조금씩 도가 높아지면서 가능하게

될 것이다. 물론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느 날 난파당한 배안에서 어떤 주파수가

잡혀 스피커가 터지는 것 같은 기적을 맛볼 수도 있겠다. 안타깝게도 나 역시 생각이

많은 사람이라 아직 말들과 말을 트는 사이는 못된다. 다만 다른 사람들보다 좀 통찰력이

생겨서 말의 감정이나 요구사항을 조금 더 아는 정도이다.

책 중간에 나오는 승마인과 직접 관련된 내용을 한 대목 소개하겠다. 아멜리아가 말하길

말과 기수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그들의 두려움을 들어주고 이해하는 것으로 문제가

쉽게 해결 되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 일을 꺼려해서 말들이 불평을 꽁하고 참았다가

털어놓는다고 한다.

"뭘 원하는지 알려주면 들어줄 텐데.주인이 뭘 원하는지 통 모르겠어요."

말들은 자기에게 향하길 바라는 장소,해주기 바라는 것을 제대로 알아듣게 명령해

주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이는 승마에서 쓰는 공통적인 신호와 함께 영상으로 보내면

말이 바로 답한다고 한다. 또 성급하게 발로 뻥뻥 차면서 게으르니,고집을 부리느니

하고 불평하기 보다 말의 내면에 귀기울이고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이 책 전체에서 말이 등장하는 사례들만 골라 읽고서 내려지는 판단은 무뚝뚝한 그들

표정의 이면은 결코 먹통이 아니라 참 많은 것을 알고 있고 윤리의식이나 미래 예지능력

같은 면에선 인간보다 한 수 위의 면모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가끔 어떤 말들은

거만하고 사람을 얕잡아보기도 하는데 말의 입장에서 보면 인간이 한심할 때도 많을 것
 
같다. 어찌 되었든 말의 세계에 대하여 많은 이해를 얻게 되는 유용한 책이다.

책의 말미에 보석과도 같은 팁이 있으니 바로 알베르트 슈바이처 박사의 <생명존중에

대하여>라는 글이다. 근대철학의 아버지 뻘인 데카르트가 동물은 영혼이 없고 고통을

느끼는 존재에 불과하다고 규정하여 현대철학의 주류가 이 입장에 서는 바람에 인간이

다른 동물들에게 저지른 수많은 죄악을 정당화시키는 데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하지만

이제 그만 종지부를 찍고 생명존중의 흐름으로 나아가야 인간성도 바로 선다는 성찰

이다. 말을 가까이 하고 그 잔등 위에 올라갔을 때의 즐거움을 아는 사람이라면 동물에
 
대한 철학과 세계관을 다시 한번 성찰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고  아멜리아 킨케이드의

저서는 동물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즐거움과 의미를 더해줄 것이다.

법정스님이 남긴 말로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아멜리아 킨케이드도 작가가 아닌

어려움을 극복하고 심혈을 기울여 이 책을 쓴 이유일 것이다.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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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원제: THE COMPLETE HORSE CARE MANUAL / 지은이 : colin vogel / 펴낸곳 : KRA


이 책은 수의사가 쓴 마필관리를 위한 실무적인 안내서이다. 말관리에 대한 모든 항목을
 
두루두루 망라하고 있는 친절한 책이다. 책의 내용은 애시당초 학문적인 접근을 시도하지

않고 철저하게 경험에서 우러나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것이기에 가치가 있다.
 
읽다보면 말을 관리해본 사람만이 알고있는 그런 내용을 맞닥뜨리고는 깊이 공감하며

다음 내용에 대하여도 더욱 신뢰하게 된다.

책의 세부적인 내용을 이 자리에서 모두 소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지은이의 관점과

시각이 드러나는 머리말 몇 줄을 인용해 보겠다.

"말은 당신을 겁내서가 아니라, 당신이 시키는 것을 기꺼이 하고 싶어서 일을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말이 보금자리에서건 일터에서건 행복해 하면, 말은 사람이 요구하는 것을 더욱 기꺼이

그리고 잘 수행할 것이고,말과 사람 모두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요약하면 행복한 말은 자기 능력의 범위내에서 사람이 원하는 일을 훌륭하게 해낼

것이므로 말을 먹이고,재우고,손질하고, 질병예방과 치료에 만전을 기하면 최선이라는

것이다.
 
이 책 안에는 600장이 넘는 사진이 실려 있어 마필관리에 대한 내용을 쉽게 이해하도록

돕고 있다. 그러니 승마장 관계자는 물론이요 개인적으로 마필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필수적으로 구비해야 할 책이라 여겨진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책은 판매용으로 출판된 서적이 아니다. 대한민국에 마필을 소유한

사람이 얼마나 있다고 실용서를 출판하겠는가? 나는 우연히도 승마장 사무실에 비치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여 며칠 빌려다 읽어보았는데 내용이 너무 좋아서 꼭 한 권 소장해야

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어디 알아나보자 하고는 책 뒤에 인쇄된 펴낸곳 전화번호로

연락을 했다. 그리고는 이차저차 책을 알게되어 꼭 필요한 책이니 한 권 얻을 수 없겠냐고

요청하였더니 현재 말을 관리하고 있는  상황인지 묻고 무단복사배포 금지에 대한 약조를

받고는 흔쾌히 보내주었다. 그때의 기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렇게 승마책 식구

하나가 늘어서 책장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나 혼자 보기엔 너무 아까운 책이다.

만일 자신이 말을 소유하고 있는 입장이라면 펴낸곳에 전화를 걸어 정중히 책을 요청해

보라고 권하는 바이다. 그리하여 이 세상 말들이 더욱 행복하고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들 모두가 행복해야 하지 않겠는가!

발행처 : 한국마사회
편집    : 경마처 핸디캡 전문위원
발행일 : 2009년 8월 (3쇄)
경기도 과천시 주암동 685
전화    : 02 - 509 - 1723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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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호스보이> 루퍼드 아이잭슨 지음 / 왕은철 옮김 / 이미지박스 출판사


이번 여름휴가의 여정에서 잠시 서점에 들렀다가 발견한 책이다. 난 우연하게 책과

조우하는 것을 참 좋아한다. 어느 날 문득 서점에 가고싶은 생각이 들면 큰 서점엘 간다.

그리곤 매우 천천히 어슬렁거리며 다니는데 어느 순간에 주변 사물은 모두 흐려지고

그 책만 선명하게 내눈앞에 나타난다. <호스보이>도 이렇게 내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본 순간 느낌이 확 다가왔다. 그럴 때의 짜릿한 전율이란 찰라의 희열에 가깝다.

이 책은 여행다큐멘터리 형식의 실화소설이다. 한 부부에게서 태어난 아이가 점차

자폐임이 드러나고 그들 가족에게 절망과 고통의 나날이 시작된다.그러던 어느 날 아들

로완이 우연히 말과 만났는데 그가 말과 교감하는 특별한 재능이 있음을 아버지가

발견하고는 아들과 함께 말을 타기 시작한다.아버지 역시  어려서부터 말과 깊은 인연을

맺어온 말애호가였다. 말을 타는 동안에는 로완이 상당히 좋은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아버지는 운명적인 이끌임에 따라 몽골로 치유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치료사들과 샤먼의 이야기들이 신비롭고 그들의 여행은 험난하기만 하다.

결국 그 여정의 끝에 로완은 치유되고 가족은 새로운 희망의 길에 들어선다는 이야기다.

이 책을 읽으면 자폐라는 증상이 어떤 것인지 실감을 하게 된다. 자폐아를 둔 부모의

고통에 대하여 말하지만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잘 알기는 어렵다. 나 역시

<말아톤>에 나오는 내용이나 지인의 아이가 그렇다는 얘기 정도로 알고 있었을 뿐이다.

또 재활승마 자원봉사 가서 만나는 자폐아동에게서도 이렇다 할 시련과 역경을 그다지

못 느꼈었다. 그런데 <호스보이>에 나오는 자폐아 로완은 참으로 힘겹고도 안타까운

모습이었다.

내가 이 책에서 읽고싶었던 것은 말이 어떻게 사람을 치유하는가였다.

그래서 말이야기가 최대한 많이 나오기를 바라는 기대심리가 있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장황하게 이어지는 여행의 이야기가 다큐 영화를 보듯 흘러가기 때문에 그 모든

상황을 일일이 읽어야하는 지루함이 좀 따랐다. 이런 이야기는 그냥 한편의 영화로 보는

것이 훨씬 좋다는 생각이다.<호스보이>는  이미 책의 기획단계에서부터 영화를 염두에

둔 것 같고 이미 영화화 되었다고 한다. 언제 영화가 국내에 소개될지 모르지만 본다면

몽골의 대평원을 시원하게 바라보는 재미가 있겠다.

승마인 입장에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말과 자폐이야기를 다룬 내용에 관심이 있다면

그냥 영화 한편 보듯이 읽을 만한 책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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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마타 윌리암스 지음 / 황근하 옮김 / 샨티 출판사


SBS<동물농장>이란 프로그램에 나왔던 하이디를 기억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방송에서 그녀가 만난 문제성 동물과의 의사소통으로 주인과의 관계를 화해와 회복으로

이끄는 과정이 감동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이디처럼 이 세상에는 동물의사소통가라는

직업이 있다. 의뢰를 해오는 고객에게 동물의 사진을 받아 지구 반대편에서도 상담을

해준다. 또 만나는 동물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도 들리고 보내오는 영상도 받고 심지어

보디스캔이라고  동물 몸속에 영혼이 직접 들어가 아픈 곳을 감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들이 동물의사소통가이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이 한결같이

하는 얘기가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러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쓰지 않아서 잘 작동이

안되고 녹슬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누구나 이 능력을 계발하려고 노력한다면

어느 정도는 동물과 의사소통 할 수 있다고 한다.

사람마다 적성분야가 틀리듯이 직관이 매우 발달한 사람이라면 훨씬 수월할 것이고

이성적인 사고로 똘똘 뭉치고 늘 tv같은 영상물에 빠져서 사는 사람이라면 좀 힘들

것이다. 동물을 기르거나 다루어야 하는 사람들이라면 동물과의 의사소통 가능성에

대하여 마음을 열고 다가가야 할 것이다. 나 역시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의 책 몇 권을

읽으며 늘 말과 의사소통을 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아직 형편없는 수준이지만 그래도

내가 말과 생활하면서 중요했던 몇몇 순간에 직관적 의사소통의 덕을 보았다.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대인관계의 소통능력이나 삶에 대한 통찰력 같은 것도 덩달아 나아진

것 같다.

동물과 자연에 이 책을 바칩니다.
동물과 자연은 자기 존재의 근원을 잊어버리고
다른 생명들을 저버린 우리 인간에게
너무 오랫동안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 책이 작은 변화를 만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은이 마타 윌리암스가 이 책을 바치는 헌사이다. 사람과 동물이 소통할 수 있다면

이 세상의 많은 고통과 괴로움이 사라질 거라는 바람에서 쓴 글로 보인다.

처음 승마에 입문한 많은 분들이 말에 대한 궁금증의 하나로 말의 사고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물어온다. 그러면 대개 지능이 70 정도이며 이해력은 떨어지지만 기억력은

뛰어나다는 대답을 듣는다. 그러나 IQ라는 잣대가 얼마나 편협한 잣대인지 사람에 대해

적용해도 드러나지 않은가?  대개 말들은 사람보다 대단히 저능하여 한참 떨어지는

존재로 여기기 쉬워서  인간 우월감과 오만에 도취하기가 쉽다. 하지만 동물의사소통가가
 
전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얼마나 많은 사고를 하고 풍부한 희노애락의 감정을

지니고 있는지 까무러칠 정도다.그래서 이미 인디언들은 말을 매우 영적인 동물로 존중

해왔고 정통승마의 세계에서도 말을 '그'와 '그녀'의 인칭대명사로 부르는 것을 합당한

것으로 여겼다.그러니 말을 하찮은 짐승으로 여기는 사고는 우물안 개구리의 안목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청소년 권장도서라는 마크가 떡하니 붙어있는 만큼 내용이 그리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마타 윌리암스가 그간 만났던 동물주인과 동물의

에피소드를 모아놓은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개,고양이,말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나는 말 이야기가 우선 궁금하여 말 에피소드만 미리 찾아읽고 다시 천천히 순서대로

읽었다. 동물이 이런 이야길 하다니 하고 신기해 하면서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만나는

모든 동물마다 텔레파시로 말을 걸어보는 습관이 생긴다. 또 못 알아듣겠지 하고서 말

앞에서 그 말을 흉보거나 불평을 늘어놓는 말을 삼가하게 된다. 그리고 승마하면서
 
나의 요구사항을 생각으로 먼저 전달하고 응답에 귀 기울여보는 쌍방 의사소통 채널이

가동된다.

뉴에이지 계열의 책을 보면 먼 미래에는 사람의 텔레파시 능력이 회복될 거라는 견해

가 심심찮게 나온다.그리 된다면 사람과 동물이 수다를 트고 외국어를 공부할 일이

없어지며 언어장애가 있는 이들이 더 이상 장애자가 아니게 된다.

그럼 어떻게 동물과 의사소통 하느냐고? 책을 직접 읽어보시고 깨달으시기를 권한다.

이 책은 방법에 대한 제시는 좀 미흡하다. 애니멀커뮤니케이터인 아멜리아 킨케이드의

<straight from the horse's mouth> 라는 책에서 방법론을 자세히 거론하므로 나중에

다시 소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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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김운영 지음 / 김영사


베르아델 승마클럽이라는 곳이 있다. 오픈 당시에 500억을 투자한 승마장이라며 일간지에
 
크게 보도되어서 승마장에서는 대체 어떤 인사길래 그런 어마어마한 일을 저질렀나

승마인들의 입에 회자되며 화제를 모았었다. 그래서 궁금한 마음에 모두 독일에서 수입해

왔다는 고급 승용마의 자태도 볼겸 지인들과 방문도 했었다.

거대한 돔형 건물 안에는 가운데가 마장이었고 바깥 쪽으로는 홍송으로 내부를 마감한

마방에서 멋진 말들이 서 있었다. 말이 입을 갖다대면 자동으로 물이 나오는 급수기 같은

것이 신기했다. 한마디로 승마 선진국의 시설좋은 마장이란 이런 곳이겠구나 하는 문화적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 승마클럽의 대표가 2009년에 승마책을 출간 했으니

바로 <클래식 승마>이다.

저자가 말하는 클래식 승마란 '예술과 자연의 경계를 넘나드는 길이다.' 라고 하는데 나도
 
절대 동의하는 마음에 꼭 드는 말이다.

서문에 이런 글이 나온다.

'승마는 살아있는 악기라고 일컬어지는 승용마를 아름답게 연주하는 것이고,그와 함께

춤추는 것이며,타인과 환경 그리고 자연에 대한 배려를 할 줄 앎으로써 승마자와 승용마가

서로 즐겁고 행복하게 인마일체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승마인이라면 누구나 같은 말이라도 기승자의 기량에 따라 나타나는 결과가  명암이
 
달라지는 퍼포먼스를 낳는다는 사실을 잘 안다.따라서 더 나은 퍼포먼스를 위한 과정이

승마를 위한 활동이 될 것이다.

또한 ' 클래식 승마는 ,인간과 동물의 하모니라는 예술적 가치를 지닌 채 심리적,신체적,

사회적,환경적,교육적 만족과 함께 생활의 활력소가 됨은 물론 건전하고 진지한 여가

선용의 사례가 되어왔으므로...클래식 승마를 배움에 있어서 승용마와 맺는 관계를 마치

운전자가 자동차를 대하듯 기술적인 차원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엄밀히 말하면 승용마는 승마자의 요구와 함께 심리적,신체적,환경적 지각과 감정에 따라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다.'

한마디로 서문의 요지는 승마란 말과 사람의 조화를 추구해야 진정한 가치가 있고

이 가치는 시대를 초월하여 변하지 않는 고전적 가치이므로 클래식 승마라는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1장. 즐거운 만남

2장. 승마를 위한 준비

3장. 클래식 승마의 운동역학

4장. 승용마와의 언어 에이드

5장. 승마의 기본 보법

6장. 승마의 응용 보법

7장. 장애물 점핑과 야외 승마

8장. 올림픽의 승마경기

9장. 클래식 승마의 역사와 가치

10장. 클래식 승마의 리더십과 에티켓

성급하게 겉핥기 식으로 내용을 훑어보면 이 책이 기승술에 대한 책인가 하고 오해할 수도

있으리라.그만큼 기승술에 대한 내용도 심층적이다.레저승마를 즐기는 승마인이라면

4장과 5장만 열심히 읽어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이 가지는 진면목은 9장과 10장에 있다고 본다.

만일 누군가 인생의 어느 길목에서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에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폭넓은

시각으로 승마를 바라보고 싶다면 9장과 10장을 먼저 읽어도 좋으리라.

클래식 승마는 2400년 전 그리스인 크세노폰에게서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자연적이고

부드러운 말 훈련방법에 입각하여 활력과 자신감이 넘치는 훌륭한 말을 만들려면 그 말의

혈통도 중요하지만 사랑과 교육,좋은 환경을 형성해줌으로써 가능하고 학대받은 말은

모든 면에서 반대결과를 낳는다고 했다. 이 크세노폰의 제자가 알렉산더 대왕이다.

<알렉산더>라는 영화에서 그가 왕자일 때 아무도 다루지 못했던 흑마 부케팔로스를

올라타는 장면이 잠깐 나온다. 부케팔로스는 그 후 희대의 명마가 되어 전장터를

누비다가 알렉산더에게 날아오는 화살을 무수히 꽂은 채 장렬히 전사하는 것으로

묘사되었다. 알렉산더는 세심한 배려로 인내심을 발휘하여 역량을 발휘하도록 리더십을
 
발휘한 것이다.

그 후 16세기에 이르러 프랑스 최초의 승마 마스터인 플뤼비넬이 근대승마술을 발전시켰다.

이 당시 유럽각국에서 승마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승마 역사의 흐름은 현대로 올수록 인간의 지배에 말이 복종하도록 하는 강압적

체벌 훈육 방식에서 벗어나 말 스스로 기꺼이 즐겁게 행동하도록 하는  협력접근법의

가치가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이는 현 시대의 문화적 트렌드와도 일치한다고 본다.

3D 애니메이션 영화로 화제를 모았던 <아바타> 나 <드래곤 길들이기>에서도 파괴와

복종시키는 방법이 아니라 조화와 소통이 인류의 나아갈 길임을 시사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도 승마트랜드가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제시가 <클래식 승마>에

녹아있다고 여겨진다.

유럽의 왕실교육은 모두 크세노폰의 방법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며 플뤼비넬은 무엇이든

강제성이 발휘되거나 하모니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절대로 아름답지 않다고 했다.

기승자가 아무 것도 안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말이 너무 아름다운 퍼포먼스를 보일 때

가장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승마가 이루어진 것이며 그 기승자는 도의 경지가 높은 마스터로

불리울 수 있다. 누구나 승마 마스터가 될 수 있다. 어떤 말을 타든지 화내지 않고 요구하며

조건없이 사랑하고 단절을 피하는 방법을 배우려고 노력한다면 훌륭한 승마인이면서도

인생에도 성공한 사람으로 존재를 확인하게 될 것이다.

<클래식 승마>는 내용도 좋지만 붉은 표지의 하드커버가 고급스러워 꽂아두는 소장용

으로도 더할나위 없는 만족감을 선사한다.

당신이 말등에 앉았을 때 말의 전체 몸을 앞뒤로 살펴보라. 그 몸은 낮고 아름다운 음색을

내는 첼로와 닮아있고 당신은 첼로를 켜는 활이다. 어떤 음악을 연주하게 될지는 오롯이

당신의 몫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연주를 시작하라! 처음엔 음이 엉망이겠지만 차차 음악은

아름다워지고 당신이 누리는 기쁨은 한없이 커져 누군가 말했던 지상 최고의 낙원은

마상에 있다던 그 말을 떠올리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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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케이트 박 지음 / 느린걸음 출판사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이 문장이  책을 접하고서 드는 소감을 한 줄로 요약한 것이다. 내가 승마에 입문했던

2003년만 해도 국내에 출간되거나 번역된 도서는 극히 미미했으며 최근에 굵직한

도서들이 몇 나와서 그나마 숨통을 틔운 정도라고는 하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출판을 해도 구매할 독서층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우리의 승마는 그만큼 대중화되지

못했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승마의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한다. 하물며 처음 입문한

새내기에게는 새로운 행성에 갓 도착한 것처럼 말이라는 동물이 어떤 동물인지 어떤

습성을 가진지도 몰라 머릿속이 깜깜하고 또 내몸은 어찌 처신할지 팔 다리에 마비라도
 
온 건지 모든게 뜻대로 되는 게 없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사전 이론교육 40시간 이수

이런 프로그램도 가당치 않다. 승마는 내 몸으로 체험해 가면서 맞닥뜨리는 상황과

의문을 그때그때 풀어가면서 지평을 열어가야 하기 때문에 좋은 길잡이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럴 때 <승마 교감의 예술>이라는 책이 유용할 것이다.

이 책은 매우 친절하면서도 성실한 책이다. 저자인 케이트 박이 홍콩에서 10여년 이상을

승마인으로서의 연륜을 쌓았고  승마블로그 '따그닥 따그닥'을 다년간 운영하면서 쌓은
 
결과물이 고스란히 책에 담겨있다. 아무리 승마의 연륜이 오래 되어도 말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세상사람들과 나누고자 하는 열정이 없다면 책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목차를 잠시 소개하자면 1.말의 몸과 마음을 살펴라 / 2. 승마 첫걸음 / 3,깊고도 넓은

승마의 세계 / 4.사람을 위한,말을 위한 물건들 / 5.어떻게 돌볼 것인가 / 6.말이 탈 났을 때 /

7.재활의 빛

각 장마다 수많은 사진들과 자상한 설명이 따르고 저자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교훈도

중간중간 쏠쏠하게 보여주니 실용서이면서도  바로 옆에서 대화를 하는 듯 생생하게

전해져 온다. 그래서 한 호흡으로 다 읽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시시때때로 꺼내들어 가장
 
궁금한 부분을 찾아 생각하며  독서하게 한다. 그러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미처 몰랐던 부분을 발견하고는 '요건 몰랐네'하고 무릎을 친다.

한국인으로서 승마에 입문했다면 이 책 한 권은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러면 승마의

길을 가는 동안 내내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일전에 내가 노틀담복지관에 처음 재활승마 봉사하러 간 날 우연하게도 그곳에서 케이트

박을 만나는 행운이 주어졌다. 게다가 길지는 않았어도  대화도 나누고 말이다.
 
독서는 저자와 독자와의 대화일진데 독자로서 저자를 만나는 기쁨은 색다르고 특별한

추억으로 남는다. 그래서 또 어느 날 노틀담에서 만나게 된다면 긴 말이 따르지 않아도

말을 인연으로 삼고 있는 사람끼리의 느낌이 가슴으로 와닿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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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마복장 이상하게 갖추면 말들이 보고 흉본다.말들은 옷한벌로 태어나 계절에 따라 털이 빠졌다 났다가 길었다 하니 너무 좋은 시스템을 갖췄고 인간이 그런 면에서 참 불리하다


승마복장은 기본적으로 계절에 상관없이 긴팔과 긴바지에 안전모와 부츠를 갖춰야

완성된다.예기치 않은 낙마나 돌발적으로 어딘가에 스치기도 하여 찰과상의 우려가

늘 있는 까닭이다. 평소엔 잘 하다가도 어쩌다 반팔 입었는데 낙마를 해서 훌렁 까지기도
 
한다. 온몸을 다 덥는 복장을 해야하니 여름엔 참 고역일 때가 많다. 더운 날 승마 하고

내리면 머리통은 삶은 호박처럼 되고 상하의는 방금 물기짜낸 빨래를 입은 꼴이 된다.

내가 그 지경이면 말은 오죽 덥겠는가 잘못하면 말 체온이 과열되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나와 말을 위해서 여름엔 한층 강도가 낮은 차원의 운동으로 짧게 운동하는 것이

품위있고 건강한 승마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은 승마장에서 간혹 볼 수 있는 꼴불견 사례들이다.

품위있는 승마문화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도록 피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적어본다.

먼저 남성의 경우이다. 말에서 내려 셔츠를 훌렁 벗고서 흰 런닝셔츠 바람으로 앉아

한 술 더 뜬다면 승마바지도 무릎까지 걷어올리고 슬리퍼 차림이다.본인은 매우 시원하고

편안할지 모르지만 보는 여성들 매우 민망하다. 말에서 내린 후에 옷이 너무 젖었다면

즉시 수건으로 땀을 닦고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서 담소와 친교에 임한다면 번거롭기는

하겠지만 자기관리가 철저한 사람으로 비쳐 매우 멋져 보일 것이다.

여성의 경우는 더 주의할 점이 많아 보인다. 평소 휘트니스나 댄스 등의 운동을 즐기던

여성이라면 습관 때문에 끈달린 쫄민소매 상의 입고 과감하게 말을 탈 수가 있다. 하지만

노출이 심하니 눈을 어디 둬야 할지도 모르고 저러다 만일 낙마라도 하면 어쩌나 하고

조마조마하기까지 하다. 또 가끔 체험승마하러 들른 여성중엔 일정에 없이 갑자기 말타게

된 경우도 많은데 미니 반바지 차림으로 말위에 올라 허벅지를 다 드러내고 말을 타니

여자인 내가 봐도 허걱 하고 숨이 막혀온다. 차라리 승마장 측에 '긴바지 잠깐 빌릴까요?'
 
하면 누구 회원바지라도 갖다줬을 것이다.

또한 악세사리도 흉기가 될 수 있으니 피하는 게 좋다. 끝이 날카로운 귀걸이나 목걸이가

위험할 수 있고 테가 없는 안경이나 선글라스도 종종 얼굴에 상해를 입힌다. 그리고
 
커다란 머리핀이나 집게 ,방울도 위험할 수 있다.

이런 물건으로 인한 사고가 어쩌다 가끔 나는 것이긴 하지만 사전 예방 차원에서

지킨다면 온전히 승마에만 몰두할 수 있어서 더욱 즐겁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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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좋아하는 책인데 표지조차 엔도르핀을 분비시키는 효험을 지닌 신통한 책이다.

언젠가 출판사의 동물 시리즈물로 신문광고에 난 것을 보고 구입해 내 슬하에 두고 아까워 누구 한번 빌려준 적이 없다.

말과 가깝게 지내다 보면 도대체 이 녀석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속을 알 수 없으니 너무나
답답해서 한번 머리 뚜껑을 열고 그 안을 들여다보고 싶어지는 때가 종종 있다. 말이 보이는

행동의 대부분은 종의 유전자에 각인된 메모리가 실행되어 나타난 것인데 <말에 대하여>에

는 말이 천성적으로 가지고 있는 종에 고유한 특성이 무엇인지를 과학적인 근거하에 제시한

다, 스티븐 부디안스키가 들려주는 말 이야기는 고고학,유전학,생리학,수의학,생체역학 분야

의 첨단 연구성과를 근거로 삼기에 직접 말 머리의 뚜껑을 열어보고 싶은 욕구를 시원하게

해소해주는 큰 역할을 한다. 이 책을 읽고나면 말들이 어떤 행동을 할 때 저들이 왜 저러는

것인지 많이 이해가 간다.

바람이와 칸타가 제일 사이가 좋을 때인데 둘이서 서로 잔등을 입으로 쓰다듬어주고 있다.

사람 입장에서 이 장면에 대한 느낌은 둘이서 연애라도 하나보다 싶은데 책에서는 연애모드

상황으로 보지 않는다. 말은 침입에 대비해 1.5미터의 사적공간이 필요하고 이보다 가깝게

접근한다면

바로 이런 험한 눈총을 받게 된다. 1.5 미터 법칙의 교과서적인 예..폴이올시다..

그런데 털다듬기는 이러한 사회적 장벽을 낮추고 유대를 강화하는 효과를 낳는다. 또한 털다

듬기를 하면서 긴장을 감소시킨다고 한다.말들이 좋아하는 털다듬기 부위에는 자율신경계

의  신경절이 집중되어 있어서 이 부분을 어루만지면 심장박동율이 11~ 14% 정도 현저하게

낮아진다고 한다. 결국 털 다듬기는 이런 기분좋은 진정효과를 가지므로 자연스럽게 우정관

계를 공고히 하게 된다는 얘기다.

앞에 바람이와 따르는 칸타 이 둘은 당시 같은 우리 안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부부처럼 한방

을 쓴건데 바람이로선 싱싱하고 아리따운 아가씨랑 단둘이 한공간에서 지내게 되니 무척 행

복했을 것이다.자연에서라면 수컷의 서열싸움으로 얻어지는 결과물인데 말이다. 칸타도 이

상황을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았다. 같은 주인을 둔 사이라는 것을 알고 자기네들끼리도 돈

독한 우호관계가 형성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근거가 있으니 승마를 할 때에도 말이 뭔가에 놀랐을 때 목을 쓰다듬어주면 진정이

되고 다 타고나서나 잘해낸 것을 강화하기 위해 칭찬의 의미로 긁거나 안아주면 인간과 말

사이에 우호와 신뢰가 생겨 훨씬 더 나은 승마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을 새겨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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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서 출판사의 주말에 배우는 시리즈 중 하나로 나온 책이다.

지금 치 책을 구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내가 늘 책과 인연을 맺는 방식으로 어느 날 서점에 가서 둘러보다가 서가에 꽂힌 책을 우연

히 발견했다. 사진이 많고 얇아서 보자마자 무척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사고나서 읽어보니

얼마나 내용이 쏠쏠한지 모른다. 승마입문서로 이만한 책이 없을 정도다. 그뿐 아니라 승마

의 도를 터득해가는 길목에서 한번씩 들쳐보면 또 새로운 뭔가가 발견되고 한수 가르침을 받

고 오늘 마장에 가면 당장 확인해봐야지 하는 자극도 준다.

장황하지 않아 좋고 꼭 알아야 할 포인트를 꼬박꼬박 짚고 넘어가는 미덕을 갖춘 책이다.

말에 관한 한 저자가 여자인 책은 그 세심함에서 무척 만족스러운 것 같다.

매리 고든 와트슨은 머리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승마를 시작 하는 데 나이 제약은 없고 나름대로 여러 수준과 종류로 즐길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올바른 방법으로 배워야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승마를 배우는 일이 말타고 달리는 일이라 여기고 처음부터 성급하게 달리는 것만 추구하는

협소한 시각을 버려야 재대로 된 승마의 묘미를 느끼는 경지에 다다르는 것 같다. 처음에 대

단한 열정으로 승마에 입문했는데 말과 호흡을 맞추어 차근차근 가야 할 텐데 자기 페이스로
무리하게 하다가 예기치 않은 낙마나 심리적 좌절로 승마의 깊은 맛도 못보고 중도하차하는

분들을 많이 봤다. 라면 끓이듯 닭을 삶아서야 살이 녹아내리는 감칠맛나는 백숙이 될리가

없다.

이 아침에 초심을 잃지 말자는 마음으로 <주말에 배우는 승마>를 손에 들어보았다.

화장실 잡지꽂이에 꽂아두고 몇년씩 보아도 질리지 않는 예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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